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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세상에서 마음껏 살아간다-185화 (185/271)

〈 185화 〉 184화

* * *

우리가 건물로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내부에 조명이 들어왔다.

함정 같은 것은 아니고 움직임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불이 들어오는 장치에 불과했다.

조명 자체는 그렇게 밝지 않았고 종종 눈에 거슬릴 정도로 깜빡거리기는 했지만 더 이상 정찰드론의 야간투시기능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

“라우라, 여기도 함정 같은 게 있을까?”

“음... 일단 보기엔 없어 보이는데 확인을 좀 해볼게요.”

“부탁할게.”

나는 라우라에게 함정탐색을 맡기고 지도창을 펼쳐보았다.

루카스가 보여줬던 지도는 동굴에 대해서는 아주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었지만 지금 이 공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그래서 지도창에도 내가 지나온 길만 밝혀져 있었는데, 방금 좀비들과 술래잡기를 하느라 열심히 뛰어다닌 덕에 그 범위가 전체 공간의 절반 정도에 달했다.

나는 지도창에서 라우라가 움직이는 모습을 주기적으로 지켜보면서 드론의 새로운 기능을 좀 더 살펴보았다.

이제 내가 한 번에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드론은 총 4대이고 1대의 정찰드론과 3대의 무장드론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드론을 소환할 때마다 일일이 내 사랑들에게 배정할 필요 없어졌다.

미리 내 사랑들을 드론대여목록에 추가해두면 본인들이 원할 때마다 정찰드론과 무장드론을 1대씩 소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은 다들 이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내가 나중에 직접 가르쳐줘야겠다.

정찰드론은 이제 마력권총을 한 자루 장착한 상태로 소환되기 때문에 정찰을 하다가 필요하다면 각종 특수탄으로 적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무장드론 역시 마력권총 한 자루가 장착된 상태에서 소환되고, 거기다 추가로 두 자루의 총기를 장착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소환이 가능한 모든 무장드론에 마력산탄총과 마력소총을 한 자루씩 달아서 대부분의 전투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난 정찰드론에 시야공유를 사용해서 열화상기능을 체험해봤다.

예상했던 대로의 화면이 나와서 조금 심심하긴 했지만 이 버려진 유적마을이 생각보다 생물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조금 흥미로웠다.

그래봤자 시궁쥐나 박쥐같은 더럽고 불쾌한 동물들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나는 정찰드론을 그런 짐승들에게 보내서 화염탄을 쐈는데, 이것만으로도 레벨업 조건에 명시되어 있는 누적 살해 수가 올라갔다.

굳이 마족이나 큰 짐승들을 찾아다닐 필요 없이 도시의 하수구에 드론을 내려다보내 해수구제를 하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생명의 무게는 누구나 똑같다는 걸 이런 식으로 가르쳐주려는 건가?

하지만 난 아무리 그래도 사람과 짐승의 생명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작 이런 걸로 생명의 무게를 저울질하며 철학적인 고찰을 할 생각은 없다.

내가 정찰드론을 몰고 다니며 눈에 보이는 해수들을 족족 처리하다보니 어느새 라우라가 내 곁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는데, 마치 하루 종일 게임만 하던 나를 바라보던 내 동생 같았다.

난 뭔가 죄책감이 들어서 그녀의 눈치를 살피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반겨주었다.

“어서와, 라우라. 상황은 어땠니?”

“일단 제가 파악할 수 있는 함정은 모두 제거했어요.”

“수고 많았어. 역시 우리 라우라는 믿음직해.”

“그렇죠? 앞으로도 이런 일은 저한테 맡겨주세요.”

“알았어. 그렇게 할 게. 그래도 무리하면 안 돼.”

“네, 레베카님. 히히히. 길은 제가 안내할게요. 얘들아, 너희들도 날 따라와.”

라우라는 내게 칭찬을 받아서 기분이 아주 좋아졌는지 내게 쪽하고 입을 맞추고는 헤실헤실 웃으며 내 손을 꼭 잡았다.

우리는 라우라의 안내에 따라서 건물 안쪽으로 들어갔다.

내부로 들어갈수록 멀쩡한 마법등의 수가 점점 더 적어졌고 나중에는 아예 어둑어둑할 정도였지만 야간투시기능에 의존할 정도는 아니었다.

곳곳에 사람의 뼈로 추정되는 뼈 무더기가 보였지만 이미 좀비들과 잔뜩 술래잡기를 해서 그런지 아무런 흥미도 느껴지지 않았다.

복도에는 주기적으로 문이 하나씩 달려있었는데 대부분 부서진 상태였고, 내부의 집기들도 거의 다 망가져서 쓸 만해 보이는 건 전혀 없었다.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던 복도는 굳게 닫힌 녹슨 문 앞에서 끝이 났다.

녹이 슬었어도 여전히 튼튼해 보이는 문 앞에는 사람의 두개골과 팔, 손과 손가락뼈가 불에 탄 상태로 널려있었다.

그리고 문의 바닥에는 뼈의 주인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가 새카맣게 눌어붙어 있었다.

아마도 미처 다 빠져나오지 못한 채로 문이 닫혀서 죽었고 이후에 불태워진 것 같다.

대체 이 너머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났기에 사람이 다 빠져나오지도 않았는데 문을 닫아버린 걸까?

뭔가 꺼림칙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단 열지 않고 레베카님을 여기로 모셔왔어요.”

“내 생각엔 이 너머에 뭔가 위험한 게 있는 것 같아.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식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겠지. 흠... 이 너머의 상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을 텐데.”

나는 팔짱을 끼고서 고민을 해봤지만 딱히 좋은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나는 문득 반쯤 열려있는 환풍구를 발견하고는 정찰드론을 그 안으로 넣어보려고 했지만 덩치가 커지는 바람에 회전날개가 부딪힐 것 같았다.

“레베카님, 제가 여기로 올라가서 넘어가볼까요?”

에리카는 내가 정찰드론을 물리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확실히 우리 중에서 가장 작고 슬렌더한 체형을 가진 에리카라면 저런 환풍구도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내가 가고 싶었지만 난 일단 가슴 때문에라도 들어갈 수가 없고 라우라와 이리스는 들어갈 수 있더라도 좁아서 움직이기가 힘들 것이다.

결국 지금 상황에서는 에리카 말고는 적임자가 없다.

“에리카, 너 정말 괜찮겠니?”

“네, 레베카님. 무모한 짓은 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알았어. 만약 상황이 심상치 않으면 일단 여기로 도망치도록 해.”

“걱정 마세요. 전 도망치는 것 하나는 잘하니까요. 그런데 죄송하지만 저를 위로 들어주시겠어요?”

에리카는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뒤면서 말했다.

그녀는 진지하게 말했지만 우리는 그런 그녀가 너무나도 귀여워서 한 번씩 꼭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인형취급을 받은 에리카는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이었지만 내심 싫지는 않은 듯 입가에 살포시 미소가 보였다.

우리는 귀여운 에리카의 받침대가 되어주었고, 그녀는 간단하게 환풍구 안으로 들어갔다.

에리카가 포복으로 전진하는 소리가 처음엔 꽤나 요란하게 들렸지만 곧 조용해졌고 다행히 낡아 보이는 환풍구가 무너지거나 휘청거리지는 일은 없었다.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품고서 지도창으로 에리카의 움직임을 살펴보았는데 환풍구가 좀 복잡해서 문이 코앞에 있는데도 제법 돌아가야 했다.

10분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야 에리카는 문 너머에 도착했고, 곧 텔레파시를 통해 보고를 해왔다.

‘레베카님, 내부는 완전 물바다에요. 너비는 일반적인 수영장 정도이고 깊이는 복도보다 높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바닥에 사람의 뼈가 엄청나게 많아요.’

나는 에리카의 보고를 듣고 나니 내 불길한 예감이 단순히 기분 탓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루카스는 대체 왜 이런 기분 나쁜 곳으로 날 보낸 거야? 혹시 사기를 친 건가?

하지만 무작정 루카스를 탓하기에는 애매한 것이 그가 여기에 온 것은 무려 30년 전의 일이니 그동안 무슨 일이 발생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물론 루카스가 보여준 지도에는 이 공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으니 나중에 좀 따지러가긴 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30년 전에 봤다는 걸 곧이곧대로 믿었던 내가 제일 어리숙했던 것 같기도 하다.

친해졌다 싶은 사람은 쉽게 믿어버리는 내 나쁜 버릇은 몸이 바뀌어도 그대로인 것 같다.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다.

‘에리카, 주변에 위험한 생물이나 장치 같은 것은 보이지 않니?’

‘제 눈에 그런 건 전혀... 어라? 갑자기 물이 출렁이면서 붉게 변하고 있어요.’

‘당장 거기서 도망쳐! 그건 슬라임이야!’

‘네, 레베카님. 바로 갈게요.’

나는 슬라임이라는 말에 바로 에리카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

세상에 그렇게나 커다란 슬라임이 이 문 너머에 도사리고 있을 줄이야.

에리카의 보고를 듣는 것만으로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슬라임이라고 하면 보통 약해빠진 최하급 몬스터의 이미지가 강한 편이지만 아르카디아에서 서식하는 슬라임은 굉장히 위험하다.

처음에는 탁구공 정도의 크기에서 시작하여 닥치는 대로 먹이를 먹어치우며 빠르게 성장하는데, 그 성장은 한도가 없어서 이론적으로는 행성 전체를 뒤덮을 수도 있다.

슬라임은 물처럼 흐르듯이 움직여 작은 틈만 있으면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고 잡은 먹이는 강력한 소화액으로 순식간에 분해해서 먹어치운다.

에리카의 보고에 과장이 없다면 이 문 너머에 있는 슬라임 정도의 덩치라면 아마도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해일처럼 덮쳐올 것이다.

약점은 당연히 불이지만 이렇게 덩치가 큰 녀석이라면 어중간하게 횃불을 들고 덤볐다가는 횃불 째로 잡아먹혀서 산채로 녹아버린다.

슬라임을 허접하게 설정하지 않은 과거의 나와 그걸 곧이곧대로 재현한 인공지능 리디머에 대한 원망이 들었다.

내가 슬라임에 대해서 생각하는 사이에 갑자기 환풍구에서 에리카가 뛰어내렸고, 난 깜짝 놀라서는 그녀를 반겨주지도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내 비명을 들은 내 사랑들은 처음엔 다들 놀라더니 상황을 파악하고는 다들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지금 시끄럽게 웃을 때가 아니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너무 부끄러워서 입이 잘 떨어지질 않았다.

“레베카님, 저 때문에 많이 놀라셨나보네요.”

“그러게 말이야. 너희들이 날보고 신나게 웃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

“헤헤헤. 죄송해요, 그게 비명을 지르는 것도 모자라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줄은 몰랐거든요.”

나는 에리카가 하는 말을 듣고 난 뒤에야 내가 어린 소녀처럼 바닥에 힘없이 앉아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으으... 오늘따라 왜 이렇게 부끄러운 일이 자꾸 생기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내 사랑들이 내미는 손을 잡고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녀들의 위로하는 마음이 담긴 포옹과 입맞춤을 받은 뒤에야 마음이 편해졌다.

“에리카, 아까는 고생했어.”

“감사합니다, 레베카님.”

“그럼 이제 벨쿠레를 들여보내서 전체적으로 살펴봐야할 것 같아.”

“괜찮을까요? 덩치가 큰 슬라임들은 몸을 뻗어서 날짐승도 공격한다고 들었거든요.”

“부엉이는 거의 무소음 비행을 하기 때문에 들키지 않을 거야.”

나는 걱정이 앞서는 에리카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에 벨쿠레를 소환해서 환풍구 안으로 들여보냈다.

녀석은 한참동안 종종거리며 환풍구를 걸어간 끝에야 슬라임이 있는 곳에 도착했고, 곧 조용히 그 위를 날기 시작했다.

나는 벨쿠레와 시야를 공유한 상태에서 제단처럼 보이는 내부를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에리카의 말처럼 거의 수영장과 비슷한 너비를 가진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슬라임이 기분 나쁘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사람의 뼈뿐만 아니라 각종 갑옷과 무기들도 가라앉아있었다.

다행히도 녀석은 잠깐 흥분을 하며 붉은색을 띄었다가 다시 평온을 되찾고는 물처럼 투명한 색으로 바뀌었다.

슬라임은 감정에 따라서 색이 변하는데 사람처럼 섬세한 감정을 가지지는 못하다.

그래서 평소에는 투명한 색, 흥분은 붉은색, 공포는 파란색, 공황상태는 검은색으로 바뀌는 게 전부다.

어쨌든 루카스가 말해줬던 스킬책이 들어있는 보관함은 분명 저 슬라임 아래에 깔려있을 것이다.

슬라임은 유기물만 소화시킬 수 있으니 만약 보관함을 나무로 만들었다면 이미 스킬책도 끝장이 난지 오래일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고 돌아가기엔 시간이 아까우니 좀 더 상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나는 일단 주변을 꼼꼼하게 둘러보며 지도창을 갱신했고, 슬라임이 어디서 들어왔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구멍 같은 것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나는 천장에 뚫려있는 커다란 구멍을 발견해냈다.

추측을 좀 해보자면 슬라임은 이 구멍을 통해서 갑자기 이 방으로 내려왔고, 방에 있던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발버둥을 쳤을 거야.

밖에 있던 사람들은 급한 대로 문을 닫으려고 했고, 안에 있던 사람들을 어떻게든 빠져나오려다가 문에 끼여서 죽었겠지.

그리고 밖에 있던 사람들이 화염탄 같은 걸 사용해서 슬라임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끼인 시체를 치워서 문을 완전히 닫아버렸을 거야.

하지만 밖에 있던 사람들도 결국엔 죽거나 좀비가 되어버린 것 같고.

만약 우리가 이 문을 열었더라면 분명 이 뼈만 남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끝장이 나버렸을 것이다.

마법방어막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게 질식사까지 막아주진 못하니 말이다.

나는 벨쿠레를 천장의 구멍을 통해서 위로 날아가도록 명령했고, 녀석은 열심히 날갯짓을 하며 쭉 올라갔다.

벨쿠레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날아간 끝에 겨우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지도창으로 확인을 해보니 이 근방에 있는 언덕위로 연결되는 구멍이었고, 주변에는 상당히 규모가 큰 마족의 부락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녀석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싶었지만 벨쿠레가 구멍으로 나오는 걸 본 놈들이 벨쿠레에게 활을 쏘기 시작했다.

난 바로 벨쿠레를 소환해제하여 자동화축사로 돌려보내 녀석이 다치지 않도록 했다.

“레베카님, 상황이 어떤가요?”

“천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어. 아마도 거기로 슬라임이 들어온 것 같아. 그리고 구멍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언덕으로 이어지는데 마족들의 마을 한 가운데에 있었어.”

“그렇다면 거길 공격한 뒤에 구멍 아래로 기름을 부어서 불을 지르면 슬라임도 죽어버리지 않을까요?”

“좋은 생각이야, 이리스.”

나는 마침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이리스가 기특하게 느껴져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여기서 문을 열고 엄청나게 큰 슬라임과 정면승부를 하느니 마족을 쓸어버리고 화공으로 슬라임을 태워서 죽이는 게 훨씬 더 안전하다.

“일단 여기서 나가도록 하자. 더는 여기에 볼 일은 없을 것 같아.”

“네, 레베카님.”

나는 내 사랑들을 데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동굴 밖으로 빠져나왔다.

동굴 안이나 숲이나 어둡고 주변이 막힌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바깥이 더 좋다.

난 지도창을 보면서 새로운 목적지인 언덕까지 향하는 길을 모색했고, 곧 계곡을 따라가는 게 제일 낫다는 판단을 내리고 그쪽으로 움직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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