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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세상에서 마음껏 살아간다-176화 (176/271)

〈 176화 〉 175화

* * *

나는 이른 아침부터 마법갑옷을 입고서 이동식 본부를 훈련장으로 바꾸느라 바빴다.

일단 불필요한 잡동사니는 전부 치워버리고 가구를 적당한 곳으로 옮겨서 단조로운 내부에 약간의 복잡함을 첨가했다.

그리고 식당 칸에 있던 접시들로 만든 표적을 곳곳에 배치하는 것으로 일을 끝냈다.

나는 물건을 새로 만들거나 개조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갑자기 불쑥 튀어나오는 식의 장치는 만들 수 없어서 그냥 표적을 그럴싸한 곳에 놔두는 것이 최선이었다.

내가 일을 끝내고 이동식 본부 밖으로 나오니 마침 자동화축사로 내려온 내 사랑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오늘은 누구보다 내가 먼저 일어나는 바람에 아침키스를 받을 틈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 내 사랑들로부터 아침키스를 받고, 서로 애정 어린 스킨십을 나누었다.

“레베카님, 수고 많으셨어요. 저를 위해서 이렇게 준비해주셔서 고마워요.”

“나 때문에 경기에 나가는데 뭐든지 지원해줘야지. 더 필요한 것은 없니?”

“지금 당장은 없어요. 열심히 훈련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할게요.”

“그래. 기대하고 있을게. 라우라, 에리카. 너희들은 부족한 것 없어?”

나는 이리스의 입맞춤을 받은 뒤에 다른 두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둘은 동시에 고개를 저으며 씩 웃었다.

굳이 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은 아닌 모양이다.

“너희들 아침은 먹었니?”

“네, 몸을 움직이려면 배가 든든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이건 저희가 함께 만든 레베카님의 도시락이에요. 아침에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가셔서 준비했어요.”

“정말 고마워! 안 그래도 배고프던 참이었는데 잘 됐다. 난 진짜 행복한 사람이야.”

나는 도시락을 내미는 에리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랑들도 한꺼번에 포옹해주었다.

어쩜 이리도 세세하게 날 챙겨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

가끔은 나보다 세 사람이 더 많은 사랑을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앞으로 더 잘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럼 저희들은 각자 훈련을 하고 있을 테니까. 쉬고 계세요.”

“응. 다들 무리하는 일 없도록 해. 아참, 아침 먹고 다른 곳에 들를 예정이니까 나한테 텔레파시가 닿지 않더라도 당황하지 마. 알았지?”

“네, 레베카님.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애들은 저한테 맡기고요.”

라우라는 맏언니 같은 믿음직한 분위기를 풍기며 말했다.

난 항상 라우라 덕분에 세 사람과 떨어지는 일이 있어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내 사랑들에게 손을 흔들어준 뒤에 그녀들을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마법승강기를 타고 1층으로 올라갔다.

마법승강기에 타고 있으니 문득 어제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내가 어제 리제르카에서의 볼 일을 끝내고 특수상점으로 돌아왔을 때, 혹시나 싶어서 마법승강기를 타고 자동화축사로 내려가 봤었다.

그러자 분명 볼르디아에 있어야할 내 사랑들과 바로 만나게 되었다.

난 그때만 하더라도 모든 특수상점들이 자동화축사를 통해 연결되어 있고, 앞으로는 굳이 전송실에 얽매일 필요가 없을 거라는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서 다시 마법승강기에 탑승하자 내 사랑들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깜짝 놀라서 마법승강기 밖으로 나왔고, 당혹감을 감추질 못하거나 울먹거리는 내 사랑들과 마주쳤다.

즉, 자동화축사는 모든 특수상점이 공유하고 거기서는 다른 지역의 특수상점을 통해서 들어온 사람과 만날 수 있지만 마법승강기를 타는 순간부터는 공간이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서로 같이 다닐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리제르카의 전송실을 통해서 볼르디아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정말 웃기는 경험이었어. 그럼 어디 도시락을 열어볼까? 와, 글자를 다 써놨네.”

나는 도시락통의 뚜껑을 열자마자 밥 위에 김으로 ‘사랑해요.’라는 글을 써놓고 계란말이 위에 케첩으로 하트모양을 만들어놓은 것을 보자마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어쩌면 유치할 수도 있는 연출이었지만 난 너무나도 감격스러웠다.

이런 정성 하나, 하나가 모여서 날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도시락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식사를 즐겼고, 밥알 한 톨, 소스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았다.

밥을 먹고 나니 갑자기 졸음이 몰려왔지만 나는 잠을 자는 대신에 원래부터 들를 예정이었던 악마촉수의 둥지로 향했다.

이유는 간단하게 어제 생산을 명령했던 중급 악마촉수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동굴 안에는 하급 악마촉수들이 저마다 맡은 일을 하고 있었고, 태어난 지 하루도 되지 않은 아성체 중급 악마촉수들이 식량을 먹고 있었다.

녀석들의 크기는 최고레벨에 도달한 하급 악마촉수와 비슷하고 생김새도 똑같아서 그냥 같은 종류처럼 보였다.

참고로 아성체는 성체보다 최고레벨이 10레벨 더 낮기 때문에 아성체 중급 악마촉수의 경우엔 50까지만 올릴 수 있다.

나는 일단 가까이에 있는 중급 악마촉수 1호에게 다른 녀석을 잡아먹도록 지시했고, 그것만으로는 모자라서 주변의 하급 악마촉수들도 녀석의 먹이로 만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녀석의 레벨은 50이 되었고, 덩치도 커졌는데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몸이 터질 것 같았다.

녀석은 갑자기 몸을 몇 번 정도 꿈틀거리더니 몸의 윗부분이 쩍하고 갈라지면서 번데기가 튀어나왔다.

뭔가 싶어서 설명을 찾아보니 중급 악마촉수부터는 성체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번데기를 거쳐야한다고 한다.

번데기가 필요하다는 건 다시 말해서 형태가 완전히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서 나비가 되듯이 말이다.

번데기는 점점 더 크기가 커졌고, 내부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치트가방에서 의자를 하나 꺼내서 앉았고, 책을 보면서 번데기에서 성체 중형 악마촉수가 태어나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3시간이 지난 뒤에야 번데기가 찢어지더니 새로운 형태의 악마촉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책을 덮고서 곰처럼 커다란 녀석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이건 좀 크네...”

나는 나보다 훨씬 큰 촉수괴물을 보면서 침을 꿀꺽 삼켰다.

분명 나에게 절대복종하는 걸 알고 있는데도 괜히 긴장이 되었다.

성체가 된 중급 악마촉수는 하체와 머리, 촉수가 모두 튼튼한 갑각으로 뒤덮여있어서 아래 급들 보다 훨씬 더 튼튼해보였다.

녀석은 아래 급들처럼 굵은 촉수를 다리처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갑각류의 다리처럼 생긴 굵고 튼튼한, 제대로 된 다리 8개로 몸 전체를 지탱했다.

하체에는 육식곤충처럼 생긴 입이 각 방향으로 4개나 달려있었는데, 각각의 입마다 다용도 촉수가 한 쌍씩 붙어있었다.

4갈래로 갈라지는 집게발과 빨판이 달린 촉수가 몸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하는 모습은 여전히 적응이 되질 않는다.

머리는 반구 형태이고 12개의 큼지막한 눈이 시계방향으로 둥글게 나열되어있었다.

그리고 머리의 중심부에서 12개의 공격촉수들이 돋아나서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공격촉수들은 마치 지네의 몸통처럼 보였고 끄트머리에 양손 장검의 칼날에 버금가는 길이의 예리한 생체칼날이 붙어있었다.

“이쯤 되니 제대로 된 생체병기 같네. 이전까지는 그냥 특이한 야생동물 같았단 말이지.”

나는 만족감을 느끼며 새로운 부하에게 기존의 부하들을 또 다시 먹이로 넘겨주었다.

녀석은 하급 악마촉수들을 계속해서 잡아먹었고, 결국 최고레벨인 60에 도달하며 덩치가 더 커졌다.

중급 악마촉수는 최종적으로 하체의 너비는 4미터로 커졌고, 공격촉수를 제외한 높이는 2미터, 공격촉수는 6미터 정도로 길어졌다.

이게 중급이면 상급과 최상급은 대체 얼마나 크고 험악하게 생겼을까?

엘리사는 상급 악마촉수까지 낳을 수 있으니 얼른 레벨업 조건을 만족시켜서 스킬레벨을 4레벨로 올려야겠다.

참고로 레벨업 조건은 기생적합도 B등급 이상의 숙주로 중급 악마촉수를 5마리 생산하여 성체로 키워낼 것, 중급 악마촉수로 누적 살해 수 500마리 또는 100명을 달성할 것 그리고 중급 악마촉수 5마리가 최대레벨에 도달할 것이다.

중급 악마촉수 1호를 키워내느라 절반가량의 하급 악마촉수들을 희생시켰으니 일단 녀석들의 물량을 보충한 뒤에 추가적으로 중급 악마촉수들을 생산해야겠다.

나는 방금 생각한 것 그대로 번식촉수에게 명령을 내렸고, 녀석은 엘리사를 이용해서 생산 활동에 들어갔다.

엘리사의 교성이 내 귓가에 울렸고, 나는 그녀가 감당하기 힘든 쾌락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잠깐 지켜보다가 중급 악마촉수에게로 관심을 돌렸다.

“이거 한 마리면 웬만한 마족 무리는 간단하게 쓸어버릴 수 있겠어.”

나는 아마도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중급 악마촉수의 딱딱한 몸을 쓰다듬었다.

내부에서 맥동하는 강인한 생명력이 내 손을 통해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난 녀석을 데리고 동굴 밖으로 나왔고, 근처의 개울가에서 부족한 수분을 보충시켰다.

그리고 그 사이에 정찰드론을 띄워서 지도창에 있는 마족의 서식지로 날려 보냈다.

주변에 있는 것들은 전부 하급 악마촉수들이 쓸어버렸지만 새롭게 정착한 무리들도 적게나마 있었다.

난 그 중에서 그럭저럭 가깝고, 적들의 개체수가 많은 곳을 목표로 삼고서 중급 악마촉수를 이동시켰다.

맨몸으로는 녀석의 속도를 따라잡기 힘드니 중량 마법갑옷을 입고 따라갔다.

동물들은 중급 악마촉수 1호를 보자마자 온 힘을 다해서 도망쳤고, 그건 맹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거 왠지 내가 엄청 강해진 기분이 드는 걸.

중급 악마촉수는 없는 길을 만들어가면서 계속 전진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목적지가 내려다보이는 곳까지 도달했다.

난 일단 녀석을 정지시키고 정찰드론으로 상황을 다시 살펴보았다.

내가 지정한 목적지는 하천을 끼고 있는 규모가 큰 야수족의 부락이다.

얼마 전에 내 하급 악마촉수에게 다 쓸려나가서 텅 비어버렸는데 지금은 오크족 무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놈들의 수는 대략 40마리 정도였고 다들 큼지막한 곡도와 각궁, 기병창, 둥근 금속방패로 무장한 상태였다.

그리고 놈들의 주변에는 말들이 무리를 지어서 풀을 뜯고 있었다.

내가 오크는 기본적으로 유목과 약탈을 병행한다고 설정했기 때문에 놈들이 말을 많이 끌고 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쨌든 저 정도 규모라면 애꿎은 마을 하나 털어버리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여기서 예방차원에서 놈들을 처리하는 게 타당하겠지.

난 일단 지도창으로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다.

촉수괴물이 날뛰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 모험가길드나 리제르카 기사단에서 직접 움직일 테니 말이다.

“1호야. 가서 다 죽여.”

나는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직접 말로 중급 악마촉수에게 명령했고, 녀석은 즉시 8개의 발을 현란하게 놀리면서 빠른 속도로 오크들을 향해 돌진했다.

녀석을 발견한 오크들은 고함을 내지르면서 말에 올라타 싸울 준비를 했는데, 용감한 게 아니라 무모해보였다.

오크들은 말을 타고 중급 악마촉수에게 달려가며 활을 쏘아댔다.

놈들의 기마궁술 실력은 뛰어나서 쏘는 족족 화살이 중급 악마촉수에게 명중했다.

그 중에서 갑각에 관통하는 것은 없었지만 눈 몇 개가 화살에 맞고 말았다.

오크들은 중급 악마촉수를 주변을 둥글게 돌면서 계속 활을 쐈고, 공격촉수의 사거리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중급 악마촉수는 처음에는 수세적인가 싶더니 갑자기 돌진하여 앞에 있던 오크와 말들을 통째로 썰어버렸다.

사방으로 피와 내장이 흩뿌려지고 경악한 표정 그대로 참수된 오크의 머리통들이 바닥을 뒹굴었다.

중급 악마촉수는 피를 뒤집어쓴 채로 다리를 현란하게 움직이며 사방으로 공격촉수를 휘둘러 오크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오크들은 곡도나 방패로 공격을 애써 막아보았지만 사각으로 파고드는 공격촉수의 칼날에 몸이 잘려나갔다.

중급 악마촉수는 오크였던 살덩이를 마구잡이로 밟으면서 학살극을 벌였고, 자신만만했던 오크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래도 아직 싸울 의지가 남아있는 오크들은 다시 거리를 벌려서 활로 눈을 쏘려고 했지만 놈들이 타고 있는 말과 같은 속도로 뛰는 중급 악마촉수에게 금방 뒤를 잡혔다.

중급 악마촉수는 공격촉수를 앞으로 쭉 뻗어서 오크를 꼬챙이로 만들어서 입에 집어넣거나 세로로 내리쳐서 반으로 갈라버렸다.

오크들은 결국 완전히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고 죽어라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다쳤던 눈을 오크를 먹는 것으로 금방 회복시킨 중급 악마촉수는 오크 놈들을 모두 다 죽이라는 내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이제 남은 오크는 고작 5마리였는데, 놈들은 사방으로 도망쳐서 생존확률을 최대한 높이려고 했다.

이래서야 중급 악마촉수가 녀석들을 모두 죽일 수는 없을 것 같으니 내가 나서야겠다.

나는 무장드론을 소환해서 멀찍이 도망가는 놈들을 추적해서 사살했다.

그리고 중급 악마촉수가 마지막 오크를 산채로 씹어 먹는 모습을 구경했다.

순식간에 30마리가 넘는 오크들을 도륙한 중급 악마촉수는 다시 나에게 돌아와서 얌전히 대기했다.

녀석에게서는 역한 피비린내가 진동했고, 곳곳에 살점과 내장조각들이 붙어있어서 정말 보기 안 좋았다.

나는 중급 악마촉수를 하천에서 씻도록 명령하고, 하급 악마촉수들에게는 방금 도축한 고기를 수집하도록 명령했다.

“그나저나 한 마리가 이런 위력이라니, 목표인 다섯 마리가 모이면 기사단이 아니고서야 무서울 게 없겠는 걸.”

나는 중급 악마촉수의 위력에 다시 한 번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직 이 정도 무력으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후작령 기사단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갖춰야한다.

그걸 위해서라면 상급 악마촉수를 생산할 필요가 있겠지.

“1호야. 다음 명령이 있을 때까지는 너 혼자서 마족들을 죽이고 다녀야겠다. 해가 지면 활동하고 해가 뜨면 동굴에서 쉬어라.”

나는 씻고 돌아온 중급 악마촉수의 몸을 쓰다듬으며 명령했다.

그러자 중급 악마촉수는 지나가던 하급 악마촉수가 옮기던 오크의 시체를 뺏더니 그걸 질겅질겅 씹으면서 동굴로 돌아갔다.

어디든 일단 급이 높고 볼 일이네.

나는 중량 마법갑옷을 벗고 테리제나를 소환하여 리제르카로 향했다.

그리고 가는 길에 촉수의 현황을 보다가 개체 수 제한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개체 수 제한은 말 그대로 내가 부릴 수 있는 악마촉수의 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 제한을 늘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모체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지금은 엘리사 혼자 밖에 없지만 기생적합도가 A등급이라서 개체 수 제한이 상급 악마촉수 1마리, 중급 악마촉수 5마리, 하급 악마촉수 50마리, 최하급 악마촉수 100마리다.

아직까진 이 정도만 하더라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앞으로 다가올 위협을 생각해보면 턱없이 부족하다.

“슬슬 모체사냥에 나서야할 때가 온 것 같네. 기왕이면 기생적합도가 높은 녀석들을 잡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나는 악당에게나 어울릴 법한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나도 모르게 씩 웃고 말았다.

물론 죄 없는 사람들은 절대로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만에 하나 그런 날이 온다면, 난 아마도 모두에게 버림받은 괴물이 되어있겠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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