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5화 〉 174화
* * *
나는 내 사랑들이 경기에 참가한다는 결정을 내리자마자 다시 세르자를 통해서 루카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호텔로 찾아온 루카스의 부하로부터 이벤트경기에 대한 안내서가 담긴 서류봉투를 하나 받았다.
기본적으로 ‘스포츠’를 표방하는 만큼 심각한 수준의 경기는 없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며 봉투를 열어서 안내서를 꺼내보았다.
안내서는 4장이 들어있었고, 나는 내 사랑들에게 1장씩 나누어주었다.
루카스가 자필로 쓴 안내서에 따르면 내 사랑들은 일주일 뒤에 사흘에 걸쳐서 한 명씩 이벤트경기에 출전한다.
난 처음에는 루카스가 멋대로 종목을 정해서 거부감이 확 들었지만 내용을 읽어보니 각자의 특성에 맞는 경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첫째 날에는 라우라가 육상3종 경기에 나간다.
진행은 달리기와 수영, 장애물달리기 순서대로 이루어지고, 각각 1km씩 총 3km 거리를 주파해야한다.
방식은 단순하게 최대한 빨리 각 종목을 완주해서 기록을 내는 것이다.
달리기는 검투경기장에서 시작하여 도시와 접한 강으로 코스가 이어지고, 선수가 강에 만들어둔 수영코스를 왕복하는 사이에 기존의 달리기코스에 장애물들이 설치된다고 한다.
장애물은 흔히 생각하는 허들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장치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단순히 달리기만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주최 측에서 제공한 선수복만 입을 수 있고, 신체능력을 향상시키는 특수능력, 약물, 마법도구는 허용되지 않는다.
평소 라우라의 체력을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는 경기이지만 훈련을 받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성적이 날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난 라우라라면 분명 상위권 성적을 낼 것이라고 믿는다.
둘째 날에는 이리스가 사격3종 경기에 출전한다.
제자리에서 30초 동안 고정된 표적들을 쏘는 권총사격과 정해진 실내코스를 돌면서 무작위로 등장하는 표적을 쏘는 산탄총사격 그리고 1분 동안 공중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장거리표적을 쏘되, 표적에 명중시킬 때마다 자리를 이동해야하는 소총사격 순으로 진행된다.
권총사격과 소총사격은 명중시킨 표적으로 얻는 점수가 얼마나 높으냐가 관건이고 산탄총사격은 맞춘 표적의 개수와 코스를 완주하는 시간을 종합해서 점수를 산출한다.
총기는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것만 사용할 수 있고, 실탄이 아니라 연습탄을 사용한다.
표적은 5개의 색으로 구분되어있고, 가운데는 5점, 제일 바깥은 1점이다.
따라서 총기 특성상 표적을 맞추는 것으로 끝인 산탄총사격경기를 제외하면 최대한 가운데를 노려서 쏴야한다.
사격에 도움을 주는 특수능력과 약물, 마법도구는 모두 금지이기 때문에 순수한 실력만으로 경기에 임해야한다.
이리스는 마안이 없어도 아주 뛰어난 사격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소심한 성격이 성적에 발목을 잡을 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셋째 날에는 에리카가 참가하는 기마술 경기가 열린다.
단순히 말을 타고 달려서 기록을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말을 타고서 각종 묘기를 벌여서 점수를 얻는 게 목표이다.
말을 타면서 최대한 어려운 자세를 잡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고, 묘기를 부리다 실패하면 감점, 말에서 떨어지면 실격이다.
도중에 장애물도 있는데, 말을 탄 상태로 장애물을 뛰어넘으면서 묘기를 성공시키면 추가점수를 받는다고 한다.
이건 사실상 말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야 가능한, 서커스나 다름없는 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참고로 말과 복장, 안전장비는 주최 측에서 제공하며, 다른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각종 능력, 약물, 마법도구는 철저하게 금지된다.
나는 에리카가 말을 타고 묘기를 부리는 모습을 몇 번 봤기 때문에, 그녀가 실격할 일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단지 평소에 타고 다니는 드라쿠스가 아니라 처음 보는 말을 타고 경기를 펼치는 것이라 뽑기 운이 중요할 것 같다.
내가 안내서를 다 읽고 소파에 기대자 나보다 먼저 다 읽어본 라우라가 말을 걸었다.
“이런 경기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겠어요. 건전한 경기를 한다고 하더니 정말이네요. 전 다소 위험한 일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예를 들자면?”
“격투기나 검술시합 같은 걸 예상했었어요. 제 검술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가 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난 그런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나 때문에 네가 다치는 건 싫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어차피 일어나지 않은 일이잖아요.”
라우라는 내 입술을 가볍게 훔치며 싱긋 웃었다.
그래,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인상을 쓸 필요는 없겠지.
라우라는 너무나도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지만 소심한 이리스는 그렇지 못했다.
그녀는 안내서를 읽는 내내 불안에 떠는 표정을 짓더니 이젠 아예 손톱을 깨물고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서 그녀가 손톱을 깨물지 못하게 했다.
“이리스, 너 괜찮니?”
“벌써부터 너무 긴장이 되서 죽을 것 같아요.”
“자, 자. 진정하고 심호흡을 해. 사격은 네 특기니까 평소에 하던 대로만 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을 거야.”
나는 이리스를 안아서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러자 떨리던 그녀의 몸이 점점 안정을 되찾았고, 잔뜩 굳었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죄송해요. 레베카님을 위해서 참가하겠다고 큰 소리를 쳐놓고는...”
“괜찮아. 원래 막상 일이 다가오면 긴장이 될 수밖에 없잖아.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야. 단지, 그걸 극복한다면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믿어.”
“위로해주셔서 고마워요.”
나는 수줍게 미소를 짓는 이리스의 이마에 뽀뽀를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이리스 정도는 아니더라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에리카의 손을 살포시 잡았고 옆으로 돌아보는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에리카, 너도 많이 긴장되니?”
“제가 떨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관중들이 부담스러워서요.”
“나도 그 기분 잘 알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는 건 보통 일이 아니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말을 더듬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하지만 네가 할 일에 집중한다면 사람들의 시선이나 목소리는 더는 들리지 않게 될 거야.”
“그렇군요.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리카는 내게 고개를 꾸벅 숙여서 인사했다.
나는 포옹이나 키스 같은 애정 어린 스킨십을 바라고 있었는데 말이다.
내가 못내 아쉬워하는 태도를 보이자, 에리카는 뒤늦게 내게 안겨들었다.
에리카가 내 가슴에 얼굴을 반쯤 파묻은 채 고개를 들어서 나를 바라보는 모습은 언제 봐도 귀엽다.
“다른 문제는 없어?”
“안내서에 구체적인 채점방식은 없어서 어떤 식으로 훈련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벤트경기니까 가볍게 진행할 생각이겠지. 그게 아니라면 너희들의 평소 실력을 가늠해보기 위한 자리일 수도 있어.”
“왜 하필이면 레베카님이 아니라 저희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러게.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을 지도 모르지. 하지만 루카스는 자신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 너희들이 경기에 참가하기를 원했다고 말했어. 난 그게 진심이길 바라고 있어.”
나는 루카스가 우리에게 거짓말은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 마법소녀물의 하얀 축생처럼 딱히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며 사람을 엿 먹이는 부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황제의 친구라는 사람이 황제의 심기를 거스르는 짓, 다시 말해서 날 위협하는 행위를 대놓고 벌이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정황을 봐서는 황제는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이지 제거하려는 사람이 아니니 말이다.
아무튼 지금 내가 할 일은 내 사랑들의 승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해주는 것이라고 본다.
일단 연습할 장소를 만들어주는 게 좋겠지.
“얘들아, 자동화축사에 가서 연습을 하는 건 어때?”
“좋은 생각이에요. 거기라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마음껏 연습할 수 있을 거예요.”
라우라는 박수까지 치면서 나를 치켜세웠고, 이리스와 에리카도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마침 자동화축사가 엄청나게 넓어서 다행이다.
거기가 없었다면 연습할 곳을 물색하느라 시간을 낭비했을 것이다.
“아직 일주일의 시간이 있으니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각자 연습하도록 하자.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뭐든 다 말하도록 하고.”
“네, 레베카님.”
“그럼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까 가볍게 몸을 푸는 수준으로만 진행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연습하면 되겠다.”
나는 내 사랑들을 데리고 호텔에서 나와서 특수상점으로 향했다.
아, 그 전에 드라쿠스를 호텔의 마구간에서 데리고 나오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른 말들도 나가고 싶어 하는 듯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특수상점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우리에게 호객행위를 하거나 관심을 끌려고 시도하는 사람은 더는 없었다.
아마도 루카스가 아랫사람들에게 우리에 대한 행동지침을 내린 것 같다.
덕분에 우리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특수상점 앞에 도착했다.
“에리카, 특수상점 안으로 드라쿠스를 데려갈 수 있을까?”
“음... 문은 좀 아슬아슬하지만 내부가 넓으니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에리카는 드라쿠스의 고삐를 잡고서 녀석을 살살 달래면서 특수상점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곧장 마법승강기가 있는 방으로 드라쿠스를 데려갔다.
마법승강기는 드라쿠스와 에리카가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꽉 차버려서 나는 둘을 먼저 내려 보내고, 나중에 라우라외 이리스를 데리고 자동화축사로 내려갔다.
우리가 자동화축사에 도착하자, 이미 드라쿠스를 타고서 묘기를 연습하고 있는 에리카의 모습이 보였다.
“레베카님, 저는 그냥 몸을 쓰면 되니까 문제가 없지만 이리스는 표적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까요?”
“고정표적은 가방에 있는 잡동사니로 해결하고, 이동표적은 드론으로 연습하면 될 거야. 문제는 실내코스인데...”
“그건 합판 같은 것으로 가건물을 만드는 게 최선일 것 같아요.”
“하지만 난 그런 걸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 가능하더라도 오래 걸릴 것 같아. 그렇지! 이동식 건물 같은 게 있다면 그걸 내 가방에 넣어서 여기로 가져올 수 있을 텐데. 그걸 몇 개 이으면 그럴싸한 훈련장이 만들어질 거야.”
“예전에 다리우스 용병단이 사용했던 이동식 본부 같은 거라면 주문제작을 해야 하는 거라서 당장 구하기가 어려워요.”
“혹시 리제르카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니까 그쪽 기사단에 물어봐야겠다. 생각난 김에 바로 다녀올게.”
“혼자 가시게요?”
“응. 너희들은 여기서 훈련하고 있어.”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나는 가방에서 표적으로 쓸 만한 잡동사니를 잔뜩 꺼낸 뒤에 다시 지상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전송실로 가려다가 문득 악마촉수의 본거지로 워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즉시 그 기능을 사용했다.
전송실을 사용할 때와 다를 바가 없는 묘한 느낌과 함께 나는 리제르카의 북서쪽 숲에 있는 동굴의 입구 앞에 도착했다.
숲이 어둑어둑해서 좀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지만 주변에 위험한 생물은 전혀 없었다.
악마촉수들이 본거지 주변을 늘 안전하게 관리하기 때문이다.
나는 동굴 안으로 들어갔고, 상당히 많은 수의 하급 악마촉수들과 끝도 없는 쾌락 속에 삼켜진 모체로 전락한 엘리사를 보았다.
동굴내부는 생각보다 굉장히 넓었는데, 하급 악마촉수들이 벽을 파서 넓힌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그리고 식량보관창고, 쓰레기장, 수면실 등을 별도로 구분해놓았다.
내가 따로 세세하게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군체의식이 어느 정도 재량권을 가지고서 알아서들 잘 움직이는 건 마음에 든다.
생각해보니 내가 군체의식에 포함되는 게 아니라 그 위에 군림하면서 그것을 통제하는 식이라서 다행이다.
만약 촉수들의 군체의식에 내 의식이 포함되는 방식이었다면 난 정말 괴물이 되어버렸을 테니 말이다.
“뭐,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드는 것을 보면 이미 괴물이 되어버린 걸지도 모르겠어.”
나는 혼잣말을 하면서 엘리사에게 다가가 그녀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최근 들어서 알을 낳은 적이 없지만 더는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지경이었고, 그저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중얼거리며 본능적인 쾌락만 추구할 뿐이었다.
엘리사가 황홀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게 벌인지 포상인지 모르겠지만 자유를 빼앗긴 채 죽을 때까지 촉수의 알만 낳는 것은 분명 지옥과도 같은 일일 것이다.
물론 나는 엘리사를 동정하지 않는다.
그녀로 인해서 죽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것도 관대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그럼 중급 악마촉수를 한 번 만들어볼까?”
나는 번식촉수에게 중급 악마촉수를 생산할 것을 명령했고, 녀석은 역동적으로 꿈틀거리며 엘리사를 상대로 번식활동을 시작했다.
태어나려면 6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여기서 기다리는 것보다 원래 하려던 일을 하러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는 교성을 내지르는 엘리사를 뒤로하고 동굴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테리제나를 소환해서 녀석에게 안장과 고삐를 씌웠다.
원래는 말에 쓰는 것이라서 맞지 않을까 걱정이었지만 끈으로 길이를 조종하자 어떻게든 딱 맞게 조절되었다.
테리제나는 자리에 앉아서 내가 타기 쉽게 해주었고, 내가 등에 타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는 제하트를 몰 때처럼 테리제나를 몰았는데, 녀석의 목이 길어서 시야가 좀 불편하고 더 흔들린다는 것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테리제나는 생각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숲을 주파했고, 곧 사람들이 사용하는 길이 나오자 더 빠른 속도로 달렸다.
종종 마주치는 사람들은 커다란 공포새의 등장에 깜짝 놀라서 도망가거나 몸을 숨겼고, 종종 총을 꺼내드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행히 진짜로 쏘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테리제나 덕분에 해가 지기 전에 리제르카에 도착할 수 있었고, 나는 곧장 기사단 본부로 향했다.
보통 사건현장에서 압수한 것들은 기사단 본부에서 보관하니 다리우스 용병단에서 사용했던 이동식 본부도 여기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기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자연스럽게 본부 안으로 들어갔고, 마구간에 테리제나를 묶어두었다.
녀석의 힘이라면 그냥 줄을 끊어버릴 수 있지만 나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상태라 그런 식으로 난폭하게 구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지나가는 병사 한 명을 붙잡고 압수품이 있는 장소를 물었다.
그 병사는 친절하게도 내게 직접 안내를 해주었고, 나는 압수품을 관리하는 기사와 대면하게 되었다.
“레베카경,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온 것이오? 도움이 필요한 것이오?”
“다름이 아니라 다리우스 용병단의 이동식 본부가 있는지 궁금해서요.”
“그건 우리 측에서 보관하고 있소. 지금은 경의 명의로 보관된 상태라오.”
“제 명의라고요? 그럼 바로 가져갈 수 있나요?”
“이 서류를 작성하고 보관료를 지불하면 가능하오.”
기사는 내게 복잡한 서류를 하나 내밀면서 말했다.
나는 꼼꼼하게 서류를 읽으면서 빈칸을 모두 채워 넣었고, 제법 비싼 보관료를 지불했다.
내 입장에선 별로 비싼 것도 아니었지만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 큰 것을 혼자 어떻게 끌고 갈 생각이오?”
“걱정 마세요. 저한테는 특별한 마법도구가 있거든요.”
나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드넓은 보관실 안으로 들어갔고, 구석에 주차되어있던 이동식 본부를 통째로 치트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그걸 본 기사는 충격을 받았는지 입을 떡 벌린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나는 그에게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준 뒤에 어깨를 으스대며 보관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다시 테리제나를 타고서 슬슬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리제르카의 특수상점으로 향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