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3화 〉 17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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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밤이 되어서야 호텔로 돌아왔다.
관광안내책자에 있는 관광지들 중에서 검투경기장을 제외한 모든 곳을 다 방문했고, 도중에 간식을 사먹거나 식당에서 끼니를 하면서 실컷 즐겼다.
나는 내 사랑들보다 먼저 샤워를 하면서 도시에서 느낀 점을 머릿속으로 정리해보았다.
일단 볼르디아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나 마찬가지다.
주민들은 이상하리만치 다들 친절하기만하고 불량스러운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눈길을 두는 곳마다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이 보였다.
지나치는 사람들은 다들 행복해보이고 근심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마치 여기서 살면 평생 즐거울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하지만 샤워를 하면서 머리를 식히고 나니 이 모든 게 정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전부 마약이라도 빨고 밖으로 나온 것 같았다.
이 도시에 오래 머물렀다가는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맛이 가버릴 게 분명하다.
그나마 이 호텔에 숙박하는 사람들이나 모험가길드 직원들은 평범해보여서 다행이다.
내가 샤워를 끝내고 밖으로 나오자 라우라가 나를 맞이했다.
“방금 호텔직원이 방에 들렀었는데, 루카스님이 레베카님을 곧 만나러 오신다고 해요.”
“지금? 생각보다 엄청 빨리 오네. 내가 그렇게 많이 보고 싶은가?”
“왠지 싫은 기분이 들어요.”
“걱정 마. 별 일 없을 거야. 얼른 머리 말리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지.”
“제가 말려드릴게요.”
“고마워.”
나는 라우라가 정성스럽게 머리를 말려주고 빗어주는 손길을 즐긴 뒤에 바디슈트를 입고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변신시켰다.
음... 이대로 그냥 루카스를 맞이하는 건 좀 썰렁하니 먹을 거라도 준비하는 게 좋겠지.
“이리스, 나와 손님을 위해서 커피를 끓어줄 수 있겠니?”
“그럼요. 디저트도 같이 준비해드릴게요.”
“응. 부탁할게.”
이리스는 언제나처럼 내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었고, 나는 흐뭇한 표정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이리스의 엉덩이를 감상하는 사이에 에리카가 내 옆에 앉아서 손을 잡았다.
“레베카님, 전 무엇을 해드리면 좋을까요?”
“글쎄? 어디보자... 어깨를 안마해줄래? 오늘따라 좀 뻐근하네.”
“좋아요. 맡겨만 주세요.”
에리카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뒤로 가서는 열심히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우리 중에서 가장 작고 앙증맞은 손으로 해주는 안마는 생각보다 굉장히 시원해서 나도 모르게 앓는 소리가 났다.
남자일 때는 몰랐지만 여자의 몸이 되고 제법 큰 가슴을 가지게 되니 은근히 불편한 게 많았다.
땀이 많이 차고, 무거워서 어깨가 결리고, 뛸 때 어떻게든 고정하지 않으면 난리가 났다.
그래도 난 가슴을 크게 설정한 게 마음에 든다.
내 사랑들이 다들 내 가슴을 좋아해주고, 내가 보기에도 엄청 섹시하거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커피향기가 넓은 방 전체를 향긋하게 채웠고, 내 어깨의 뭉침은 거의 다 사라졌다.
그리고 딱 좋은 타이밍에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루카스의 도착을 알렸다.
나는 미니맵을 통해서 붉은 점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라우라에게 문을 열라고 지시했다.
라우라가 현관문을 활짝 열자 마치 세계적인 아이돌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젊고 잘생긴 것도 모자라 키까지 크고 늘씬한 젊은 휴먼족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마치 신이 정성을 다해 조각해서 세상에 내어놓은 것처럼 외모적으론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었고, 무언의 카리스마도 느껴졌다.
루카스의 복장은 기본적으로 정장이었지만 색깔이 도시처럼 알록달록하고 반짝거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만약 루카스가 엄청나게 잘생기지 않았더라면 추할 정도로 과도한 옷이었다.
그나저나 분석스킬을 써도 통하지 않는 것을 보니 역시나 나와 같은 이세계인이다.
“만나서 반가워, 레베카! 난 볼르디아 스포츠협회의 협회장인 루카스 레벤타론이야. 내 초대에 응하지 않아서 무척 아쉬웠는데 이렇게라도 리제르카의 영웅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야.”
루카스는 한 치의 가식도 없는 멋들어진 미소를 지으며 내게 악수를 청했다.
초면에 다짜고짜 반말을 하는 건 좀 재수 없었지만 그의 과하게 잘생긴 얼굴이 내 부정적인 생각을 간단하게 무마시켜버렸다.
“반갑습니다. 저는 명예기사...”
“잠깐, 잠깐! 그건 아니지. 딱딱하게 존댓말 쓸 필요 없어. 우리 사이에 그런 거추장스러운 예의는 휙 던져버리자고.”
“좋아,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너도 알다시피 난 레베카 카론이야.”
“넌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야. 애인이 없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어차피 난 남자와 사귈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 네가 아쉬워할 필요는 없어. 일단 안으로 들어와서 마저 이야기하자.”
내 제안을 받은 루카스는 눈빛만으로 수행원들을 모두 돌려보냈다.
수행원들은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루카스의 카리스마 앞에선 누구도 반발하지 않고 조용히 물러났다.
루카스에게선 수행원들의 보호를 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쪽으로 와서 앉아. 널 위해서 미리 커피와 디저트를 준비해뒀어.”
“역시 센스가 좋은 사람이네. 잘 먹을게.”
루카스는 내가 지정한 1인용 소파에 앉아서는 이리스가 주는 커피잔을 받았고, 그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줬다.
검투경기장의 주인이라는 사람이 노예에게 친절한 것을 직접 두 눈으로 보니 참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그가 단순히 좋은 사람이라서 친절을 베푸는 것이라면 좋겠지만 분위기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낮을 것 같다.
“이런 좋은 대접을 받아놓고 하기엔 미안한 말이지만 네 사랑스러운 노예들이 우리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해. 너도 알다시피 민감한 부분이 있잖아.”
“알았어. 네 뜻대로 해줄게.”
나는 루카스가 웃으면서 하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내 사랑들을 거실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방으로 보냈다.
루카스는 내 사랑들이 방문을 닫는 것을 확인한 뒤에 갑자기 손가락을 튕기더니 차단막 같은 것을 주변에 둘렀다.
난 혹시나 싶어서 내 사랑들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봤는데, 다행히 그것까지는 막지 못하는 것 같다.
“이건 뭐야?”
“바깥에서 우리 대화를 들을 수 없도록 차단하는 방음결계스킬이야. 내가 가지고 있는 스킬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유용한 스킬이지. 사업을 하다보면 비밀이 계속 늘어나는 법이거든.”
“그 스킬은 어디서 얻을 수 있어?”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스킬이야. 난 전투스킬을 습득할 수 없는 디버프스킬을 가지고 있지만 대신에 사람을 다루는데 필요한 스킬들을 갖춘 상태로 이 세상으로 전생했어.”
“혹시 너도 게임을 하다가 넘어왔어?”
“아니.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을 썼지. 자세한 건 적당한 조건이 갖춰지면 알려줄게.”
루카스는 커피를 홀짝이면서 쓸데없이 잘생긴 미소를 지으며 대충 넘어갔다.
말하는 걸 보니까 분명 나에게 진실을 알려준답시고 이상한 조건을 걸어버릴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악의가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난 볼르디아에 오기 전부터 네가 검투경기장에서 스포츠경기를 연다는 소문을 들었어. 처음에는 과장이 섞였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도시에 와보니 진짜라는 걸 확신하게 되었어.”
“맞아. 난 노예들이 서로 죽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검투경기를 우리 세상에서 익숙한 스포츠로 종목을 바꿨어. 결과는 너도 알다시피 대박이었고! 덕분에 누구도 날 무시할 수 없게 되었지.”
루카스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흥분했다.
자신의 업적을 내게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 했다.
하긴 남들이 들어본 적도 없는 개념을 들먹이면서 여기까지 이끌고 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사람이긴 하다.
세뇌스킬을 가지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너 설마 노예들의 인권이라도 생각해준 거야?”
“인권? 신분제가 있는 세상에서 인권은 무슨. 그저 자원낭비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능력이 뛰어난 노예들이 허무하게 죽는 건 아깝잖아. 그런 노예들은 내 밑에서 일하면서 자유를 얻고, 나는 부와 명성을 손에 넣는 것이지.”
“넌 보기보다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네.”
나는 루카스에 대한 평가를 하향조정했다.
내 사랑들에게 친절한 태도를 보이는 건 평소에 비즈니스를 위해서 가면을 쓰고 다니는 습관이 몸에 배어서 그런 것에 불과한 것 같다.
“난 본성이 그리 선한 놈이 아니라서 말이야. 그래서 이 세상에선 내 마음대로 살아갈 작정으로 지내고 있어. 선악을 떠나서 너도 그렇지 않아?”
“네 말대로 마음껏 살고 싶은데 세상이 날 가만두질 않더라. 넘어온 지 아직 반년 밖에 되질 않았는데 온갖 일을 다 겪었지.”
“그래도 미녀들을 잔뜩 끼고 다니잖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껏 살고 있는 거라고 봐. 뭐, 나도 주변에 미녀들이 많긴 하지만 너처럼 진지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
루카스는 사뭇 외로워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가질 건 다 가지고 있는 주제에 애인이 없다고 힘들어하는 건 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주변에 외모와 돈만 보고 달려드는 사람들 밖에 없다면 누구를 진지하게 사랑해야 좋을지 모를 만도 하다.
“이제 슬슬 날 만나고 싶었던 이유를 말해주면 좋겠는데.”
“별 것 없어. 네 애인들이 내가 주최하는 경기에 참가해줬으면 좋겠어.”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본인들에게 물어봐야지.”
“넌 노예에게 일일이 허락을 받아?”
루카스는 내가 하는 말을 듣고는 굉장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역시 그에게 있어서 노예는 사람이 아니라 사업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노예이기 이전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니까.”
“사랑한다면서 계속 노예로 둔다고? 그거 완전 모순이잖아.”
“그럴 수밖에 없는 시스템적인 이유가 있어.”
“아하! 너 특수상점에서 그 피어싱을 사서 착용시켰지?”
“네가 그걸 어떻게...”
나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내가 남들에게 가장 알려지고 싶지 않은 비밀을 훤히 다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고, 루카스와 눈도 마주칠 수 없을 정도였다.
“나도 특수상점을 이용하고 있으니까 뭘 팔고 있는지는 훤히 다 알고 있지. 걱정 마, 다른 사람들에는 절대로 말하지 않을 테니까.”
“그거 참 고맙네. 말 나온 김에 묻는 건데 특수상점에 대해서 더 알고 있는 거 있어?”
“특수상점은 이용 가능한 사람마다 따로 위치가 지정되어있고, 다른 사람의 특수상점은 인지할 수도 들어갈 수도 없어. 하지만 너처럼 도시마다 특수상점이 있는 경우를 보는 건 처음이야. 보통 자기 고향이나 거기서 제일 가까운 도시에 하나씩만 있거든.”
“그렇다는 건 나 말고도 다른 지구출신들을 만나본 거구나?”
내 질문을 받은 루카스는 잠시 고민을 하는가 싶더니 커피잔을 내려놓고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지금까지 너를 제외하고 12명을 만나봤었는데, 전부 죽었어. 그 중에 한 명은 너도 알고 있는 사람이야.”
“막시안?”
“맞아. 지구출신들은 다들 특별한 스킬을 가진 채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 세상으로 넘어오지만 전부 30대가 되기 전에 죽어버리더라고.”
“바보 같은 허영심 때문에 선을 넘어버렸으니까 그렇겠지.”
“그래. 우리처럼 그냥 적당히 즐기면서 살면 되는데 이상한 사상에 심취하거나 애초부터 맛이 간 녀석들이 대부분이라서 비참하게 죽어버리는 거야. 12명 중에서 억울하게 죽은 사람은 딱 한 명이었어.”
루카스는 딱 한 명이라는 말을 하면서 굉장히 슬퍼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그가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겠지.
괜히 그 일에 대해 물어봐서 남의 상처를 후벼 파지 말고 다른 질문을 해야겠다.
“그런데 넌 어떻게 지구출신들을 그렇게 많이 만나봤던 거야?”
“내 스킬 덕분이지. 제국 영토 내라면 어디에 있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어. 하지만 그 가면을 쓴 사람들은 지구출신이 분명한데도 스킬이 무효화되더라.”
“너도 가면쟁이들을 만나봤구나?”
“내가 사업을 시작할 무렵에 나한테 접촉했었어. 녀석들은 날 스카우트하고 싶어 했는데 난 단칼에 거절했었지. 그 뒤로도 계속 나를 꼬드기려고 했지만 내가 권력을 가진 뒤로는 잠잠해졌어.”
“그거 진짜야? 그 놈들이 그렇게 쉽게 포기한다고?”
“아무리 잘났어도 황제의 친구를 건드릴 수는 없나보더라.”
나는 루카스가 대수롭지 않게 내뱉는 말에 순간 뇌가 정지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번에도 황제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던 것이다.
황제는 가면쟁이 대장과 마찬가지로 이미 이세계인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자신의 사람으로 포섭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뭐야? 너 괜찮아? 안색이 영 안 좋네.”
“황제를 친구라고 하는데 안 놀랄 수가 없잖아. 너 대체 몇 살이야?”
“55살! 참고로 예전 세상의 나이까지 합치면 80이야.엄청 동안이지?”
“동안일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안 늙었잖아!”
“난 불로스킬을 가지고 있거든. 네가 원한다면 얻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어.”
“설마 그걸로 날 꼬드겨서 네 의도, 아니 황제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하려고?”
“이번 일은 그 친구랑 아무런 관계도 없어. 그저 내가 이득을 보고 싶을 뿐이지.”
루카스는 슬슬 본색을 드러냈다.
딱히 분위기가 살벌해지거나 압박감이 느껴지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난 네 애인들의 우수한 신체능력으로 내가 주최하는 경기의 명성을 더 높이고 싶어.”
“왜 하필이면 걔네들이야? 다른 선수들도 많잖아.”
“인기 좋은 녀석들이 대부분 최근에 은퇴했거든. 그리고 새로 들어온 녀석들은 아직 관객들의 호응을 제대로 못 받고 있어. 그래서 깜짝 이벤트로 관객들의 흥미를 끌어들여서 내 명성에 흠집이 가는 일을 미리 방지하려는 거야.”
“넌 지금 스포츠가 아니라 서커스를 하고 싶은 것 같네.”
“부정하진 않을 게.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은 노예들이 각자의 목표를 위해서 죽어라 노력하는 과정을 즐기고 겸사겸사 명성을 쌓는 것뿐이니까.”
루카스는 재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본심을 드러냈다.
엄청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좀 변태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기가 좋은 노예를 은퇴, 그러니까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을 보면 딱히 악한 사람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것 같다.
“너한테 협조해주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뭔데?”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의 비밀과 몇몇 스킬을 얻는 방법 그리고 예속퀘스트를 달성한 상태에서도 페널티 없이 노예에서 해방시키는 방법을 알려줄게.”
“일단 의견수렴을 한 뒤에 결정할게.”
“좋아. 지금은 그것만으로 충분해. 웬만하면 사흘 안에 알려줘. 커피 잘 마셨어.”
용건을 끝낸 루카스는 남아있던 커피를 한 번에 들이키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내 배웅도 마다하며 직접 현관문을 열고 방에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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