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1화 〉 14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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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는 우리를 사원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의 외곽으로 안내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지하도시는 구획별로 지금 보이는 것처럼 거대한 벽으로 막혀있고 몇몇 문을 통해서만 출입할 수 있다.
보기엔 정말 튼튼해 보이지만 좀비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문을 닫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환풍구를 통해서 기어들어오는 좀비들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마을 사람들은 운 좋게도 사태가 벌어진 곳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어서 취약점을 없앨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래서 다른 구획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죽거나 좀비로 변하고 있을 때, 이 마을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구획 사이에 틈이 생겼고, 그곳을 통해 좀비들이 마을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멸망의 위기를 겪었지만 다행히도 외부의 도움을 받아 좀비를 통제하는 방법을 알아내서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왔다고 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아이리스는 마을에서 꽤나 인망이 두터운 사람이었다.
그녀는 길을 가는 도중에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인사를 건네고 친분을 드러냈다.
난 오지랖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을사람들도 대부분 아이리스에게 친절한 태도를 보였다.
다들 아이리스가 대무녀의 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서 억지로 미소를 짓는 게 아니라 진짜로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게 눈에 보였다.
내 첫인상은 사고뭉치에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었는데, 마을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마스코트처럼 받아들여지는 듯 했다.
역시 사람을 평가하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알아봐야 하는 것 같다.
“이게 바로 다른 마을로 이어지는 출입구 중에 하나야.”
아이리스는 두꺼운 철문을 손바닥으로 툭툭 치면서 말했다.
워낙 소리가 커서 손바닥이 아플 것 같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분명 이 마을을 제외한 지하도시의 나머지 구역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좀비가 되어버렸다고 했었지?”
“절반은 좀비로 변하고, 나머지 절반은 잡아먹혔어. 지금 우리가 관리하는 조상님들은 1만 명이 넘는데, 통로가 완전히 붕괴되어서 못 들어가는 구역까지 합치면 아마 5만 명 정도 될 거야.”
“만약에 네 말대로 좀비들을 불태운다 하더라도 훨씬 많은 좀비들이 남아있겠네.”
“응. 근데 어차피 막힌 통로를 조상님들이 뚫고 나올 수도 없으니까 우리가 관리하는 조상님들만 보내드려도 충분할 거야. 일단 들어가서 마저 이야기할게.”
아이리스는 두터운 철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앞장서서 안으로 들어갔다.
문 너머의 낯선 공간에서는 역한 썩은 내가 물씬 풍겼고, 나는 헛구역질을 하고 말았다.
에리카가 등을 두드려주지 않았더라면 진짜 토를 했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겨우 속을 다스린 후에나 마을을 제대로 내려다볼 수 있었다.
버려진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인공조명이 밝게 비추고 있어서 수많은 좀비들의 움직임이 훤히 보였다.
나는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서 좀비들이 우릴 향해 달려들까 걱정했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문이 고지대에 위치해있고, 아래와 이어지는 유일한 수단인 사다리는 뚝 끊겨 있어서 애초에 좀비들이 우릴 공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좀비들은 우리의 발밑에 꾸역꾸역 모여들어서 허우적거리긴 했지만 자기들끼리 몸으로 탑을 쌓아서 기어오르는 기행까지는 저지르지 않았다.
“아이리스, 넌 어떤 식으로 좀비를 태울 작정이었니?”
“그냥 구덩이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붙인 뒤에 조상님들을 모아서 밀어 넣으려고 했어.”
아이리스가 생각했던 좀비퇴치법은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녀가 혼자서 그런 일을 준비하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만약 그게 가능했더라면 이미 일을 저지른 뒤였을 테지.
내가 아이리스를 도와준다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건 탈출로를 확보한 뒤에나 가능한 일이겠지.
“하지만 엄마는 내 이야기를 듣자마자 엄청나게 화를 내셨어. 그건 사람이 해선 안 될 짓이라고 말이야.”
“그야 대무녀님 입장에선 소중한 조상님들이니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딸이자 무녀인 네가 그런 과격한 발언을 했으니 참기 어려우셨겠지.”
“응. 그래서 벌로 경비대에서 봉사하라고 하셨어. 금방 짤리긴 했지만.”
“넌 그런 일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그런데 네 조상님들을 보여준 이유가 뭐야?”
“이제 곧 조상님들이 무녀들의 인도를 받아서 지상으로 올라갈 텐데 그 틈을 타서 에리카가 태어난 곳으로 데려가려고 해. 난 당분간 통제장치를 가지고 다니는 걸 금지당해서 기다릴 수밖에 없어.”
아이리스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마법갑옷을 입고 움직여야할 것 같다.
무녀복을 입은 상태로는 갑작스러운 사태에 대처할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이리스에게 경량 마법갑옷을 입히거나 무기를 빌려주기엔 불안한 부분이 많아서 그냥 마법방어구만 착용시키고 우리가 지켜주는 게 좋을 것 같다.
“대무녀님께 미리 허락을 받았니?”
“아니. 하지만 에리카는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왜냐면 에리카에게 진짜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니까.”
“혹시 대무녀님은 에리카가 거기에 가는 걸 원치 않는 거야?”
“음... 그건 잘 모르겠어. 엄마는 예언의 완수에만 집착하고 있거든. 족장님은 에리카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뒤로는 바깥에 나올 생각을 하질 않으시고, 제이슨 아저씨는 평소처럼 임무에 충실하셔서 대화할 틈도 없었어.”
“일단 다녀와 보면 대무녀님의 진심을 알게 되겠네. 아, 이제 이동하기 시작했어. 너희 부족도 참 정성이 대단해. 조상들이라고는 해도 굳이 좀비들에게 바깥 햇볕을 쬐게 해주겠다면서 데려가는 걸보면 말이야.”
“다 부질 없는 행동이야. 조상님이라고는 해도 그냥 걸어 다니는 시체일 뿐이고, 우리의 통제에서 벗어나면 바로 식인괴물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걸. 전통을 지키는 건 좋지만 이런 해괴한 전통은 그만뒀으면 좋겠어.”
아이리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마을의 다른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리스는 대대로 전해지는 전통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다.
하기야 나 같아도 썩은 내를 풀풀 풍기는 수백 년 묵은 좀비들을 산책시키라는 소리를 들으면 정말 하기 싫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리스에게 어른들을 향해 반기를 들라고 부추기는 건 좋지 않은 방법이니 다른 제안을 해봐야겠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을 거야. 옛날부터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만큼 바꾸기 어려운 것도 별로 없으니까. 정 답답하면 나중에 우리랑 같이 바깥으로 나가서 사는 건 어때?”
내 제안을 들은 아이리스는 순간적으로 솔직해하는 눈빛을 보내다가 곧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자기 고향이 답답해도 미지의 세상이자, 어릴 때부터 무서운 곳이라고 배워온 나라에서 살겠다고 마음먹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이리스가 지금보다 더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면 이곳을 떠나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
“만약 네가 나가서 살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내가 최대한 도와줄게. 아는 사람들에게 널 위한 일자리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하면 금방 정착할 수 있을 거야. 집 정도는 내가 구해줄 수도 있고.”
“고마워. 그런데 난 차마 엄마를 버리고 가지는 못하겠어. 나 같은 모자란 사람도 딸이라고 무척이나 사랑해주시는 분이니까.”
“그 마음 이해해. 그러니 강요는 하지 않을 게.”
나는 뭔가 아이리스가 기특하게 여겨져서 나도 모르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그걸 본 에리카는 갑자기 나와 팔짱을 끼면서 질투심을 슬그머니 드러냈다.
에리카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인지라 제법 신선하게 느껴졌다.
“아이리스, 이제 네 조상님들이 산책을 하러 가는 것 같아.”
나는 머리를 쓰다듬다말고 갑자기 특정한 방향을 향해 한꺼번에 움직이기 시작하는 좀비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다들 기운이 없어 보이는 것이 마치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항상 이 시간에 조상님들을 미리 모으고, 경비대가 바깥에 외부인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 정오가 지나면 바깥으로 데려가. 만약 모험가 같은 사람들이 오면 산책은 취소되고 우리 모두 마을로 들어와서 아무도 없는 척을 해.”
“그래서 모험가들이 여길 탐사해도 너희들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했었구나. 이젠 아니겠지만...”
“그게 무슨 말이야?”
“여태까지는 너희 부족이 철저하게 보안을 지켰는데, 얼마 전에 너희들에게 공격을 받고 살아서 카르디아로 돌아온 모험가가 하나 있었어.”
“최근엔 바깥사람들과 싸웠다는 이야기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이상하네.”
“대략 일주일 정도 됐어. 카르디아를 공격한 마물들의 흔적을 쫓던 모험가들이 도시유적 근처의 숲에서 너희 부족과 마주쳤고, 그 사람들이 아쿨타리의 영역에 발을 들이지 말라는 말을 하면서 공격했다더라고.”
“큰일이네... 이걸 어쩌면 좋지? 당장에라도 제국군이 쳐들어올 수도 있다는 거잖아.”
내 말을 들은 아이리스는 굉장히 걱정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불안해했다.
보통 바깥을 정찰하는 건 경비대의 역할인데 어제까지 경비대에서 일했던 아이리스가 동료들이 모험가들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아예 모른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
하지만 누군가 아쿨타리 부족을 세상에 공개하고 싶어서 자작극을 벌인 것이라면 아이리스가 몰라도 이상할 건 없다.
“그럴 걱정은 아직 하지 않아도 돼. 지금 카르디아 기사단은 도시가 상급마물의 습격을 받은 일로 바쁘고, 모험가길드도 마찬가지야. 게다가 내가 있는 상황에서 다짜고짜 공격하지는 않을 거야. 이래봬도 내가 명예기사거든.”
“명예기사? 그게 뭔데?”
“평민이지만 나름의 공을 세워서 귀족인 기사와 같은 취급을 받게 되는 작위 같은 거야. 쉽게 말해서 진짜 귀족은 아니더라도 어디를 가더라도 무시를 당할 일이 없는 신분이지.”
“그거 정말 멋지다. 넌 예쁘고 멋지게 생긴 사람이 마음씨도 착해서 좋은 일을 많이 했나보네. 그러니까 명예기사가 된 거잖아.”
나는 아이리스의 밑도 끝도 없는 칭찬에 차마 그녀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그녀의 생각처럼 순수한 의도만으로 공을 세워서 명예기사가 된 것은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으로 추켜세워지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아무튼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모험가들을 공격했던 사람들을 찾아서 설명을 들어보는 게 우선이야. 나중에 제이슨을 만날 일이 있으면 내가 한 말을 전해주도록 해. 그럼 해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응! 아, 이제 거의 다 빠져나갔다. 여기서는 못 내려가니까 다른 곳으로 가자.”
“그럴 필요 없어. 에리카, 마법갑옷으로 갈아입자.”
나는 치트가방에서 마법갑옷들을 꺼냈고, 에리카와 함께 그 자리에서 갈아입었다.
그리고 나는 에리카와 아이리스를 품에 안고서 마법추진기를 작동시켜 안정적인 속도로 아래를 향해 내려갔다.
아이리스는 재미있다면서 한 번 더 태워달라고 했지만 난 완곡하게 거절했고, 묵묵히 그녀에게 마법방어구를 채워주었다.
아쿨타리 부족은 과거의 유산을 많이들 활용하고 있지만 무기나 방어구 쪽으론 마법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역시 아쿨타리 왕국은 군사기술의 부재 때문에 지하로의 도피를 택한 걸지도 모르겠다.
“에리카가 태어난 곳은 여기서 얼마나 걸려?”
“10분만 걸어가면 돼. 저쪽에 보이는 사원이야.”
아이리스는 낡은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는 대로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사원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아쿨타리 부족의 마을에 있는 사원과 달리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해서 반쯤 무너진 상태였고, 그나마 본당 건물은 주기적으로 보수를 받았는지 주변의 다른 건물들과 때깔부터가 달랐다.
“그럼 내가 너를 안고 달리는 게 빠르겠네.”
“와! 이번에도 재밌겠다.”
“넌 참 단순해서 좋겠다.”
나는 아이리스를 안아들고서 에리카와 함께 빠르게 내달려 금방 사원 앞에 도착했다.
좀비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산책을 떠난 덕에 총을 쏠 일이 전혀 없었다.
이쯤 되면 그냥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서 마법갑옷으로 갈아입은 거나 마찬가지다.
짧게나마 속도감을 즐긴 아이리스는 기쁜 마음으로 우릴 본당 안으로 안내했다.
마을에 있는 사원의 본당과는 달리, 조상의 위패 같은 건 전혀 모셔져 있지 않았고, 오직 에리카가 태어났다는 신성한 그릇만이 자리를 잡고 있을 뿐이었다.
사실 그릇이라는 말은 비유에 불과했고, 거대한 유리관처럼 생긴 마법기계였다.
마법으로 작동하는 기계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건 인공자궁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특정한 사람들의 유전자를 기반으로 수정란을 만들어 사람을 키워내는 그 기계 말이다.
분석스킬을 써보니 이 마법인공자궁에는 아쿨타리 왕국을 다스렸던 왕가의 유전자만이 보관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서 에리카는 그들의 유전자가 조합되어 탄생한 순수혈통 그 자체인 슈퍼왕족이라고 볼 수 있다.
여태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에리카는 아예 투구를 벗은 상태로 신성한 그릇을 한참동안이나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서 그것을 만져보았다.
그리곤 갑자기 눈물을 또르르 흘리며 내게 말을 걸었다.
“여기가 바로 제가 태어난 곳이군요. 그저 기계일 뿐인데 왜 이렇게 그리움이 느껴지나 모르겠어요.”
“네 부모님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라서 그런 게 아닐까? 어쨌든 여기서 10개월을 살았을 테니까.”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차마 기계를 상대로 엄마라는 말은 나오질 않네요.”
“난 네가 충격을 많이 받을까봐 걱정했었어.”
“조금 놀랍기는 했는데, 세상엔 별 일이 다 있다고 생각하니 막 그렇게 마음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더라고요.”
에리카는 의연한 태도로 말했다.
만약 내가 그녀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며칠 정도는 우울했을 텐데 말이다.
실제로 내가 살았던 세상에선 인공자궁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정신건강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던 참이었다.
“아이리스, 나 말고 여기서 태어난 사람들이 있어?”
“응. 신성한 그릇에서는 수십 년에 한 번씩 아쿨타리 왕실의 혈통이 태어나. 하지만 다들 오래 살지는 못했어. 보통 10살 전후로 죽었거든. 그래서 난 에리카가 20살이 넘도록 살아있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 사람들이 왜 죽었는지 아니?”
“다들 다양한 이유로 죽었어.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그 사람들이 차기 족장으로 인정되기 직전에 죽었다는 거야.”
나는 아이리스의 말을 듣고 나니 지금의 족장이 에리카를 죽이지 않고 멀리 떨어진 프랑카의 고아원에 버리는 선택을 한 게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족장은 죽이라고 했지만 부하들이 다른 선택을 했었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에리카가 멀쩡히 살아서 돌아왔으니 족장 입장에선 머리가 아플 것이다.
“그럼 지금도 에리카를 노리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 에리카, 넌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줄 테니 안심해.”
“네, 레베카님. 그래도 무리는 하지 말아주세요. 저 때문에 레베카님이 다치거나하는 건 싫으니까요.”
에리카는 애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투구를 벗고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보호하겠다는 맹세의 키스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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