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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세상에서 마음껏 살아간다-131화 (131/271)

〈 131화 〉 130화

* * *

어제는 불안감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상급마물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는 거의 밤을 새다시피 했다.

마물의 움직임은 지도창으로 확인할 수가 없으니 걸핏하면 텐트 밖으로 나와서 별빛으로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결국 이번 여행길에서 가장 긴 밤을 보내고 말았던 내 입에서는 자꾸만 하품이 나왔다.

간편하게 아침식사를 한 뒤에 이리스가 끓여주는 커피를 마시고나니 그나마 잠이 깨는 것 같았지만 몸이 피곤한 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 사랑들이 가볍게 아침운동을 하는 동안에 잠시 누워서 쉬기로 했는데, 눈만 감고 있는 다는 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다.

내 느낌에는 그냥 눈을 잠깐 감았다가 뜬 것 같았지만 한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소중한 시간을 계속 졸면서 날려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나는 벌떡 일어나서 몸을 풀고, 차가운 물로 세수를 했다.

그리고 다함께 짐을 싼 뒤에, 매를 돌봐주고 있는 에리카에게로 다가갔다.

“에리카, 매의 상태는 어떠니?”

“레베카님이 먹이신 약 덕분에 날개를 제외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어요.”

에리카의 말처럼 매는 아직 날개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점을 제외하면 아주 건강해보였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훨씬 더 상태가 좋아보여서 며칠만 더 지나면 날갯짓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속회복캡슐이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없어서 다행이다.

“그럼 이 녀석에게 이름을 붙여주어도 괜찮겠다.”

“미리 염두에 두신 이름이 있으신가요?”

“음... ‘세르자’라고 부를래.”

“그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저번에 베로니카 언니가 보던 책에 있던 장군의 이름이야. 인류연합제국을 세우는데 크게 일조했다고 해.”

“그렇군요. 멋진 이름이네요.”

에리카는 자신의 허벅지 위에 얌전히 앉아있는 세르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세르자는 에리카를 신뢰하는 듯 보였지만 나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계심을 품고 있었다.

구해준 것은 엄연히 나지만 지금까지 곁에서 돌봐준 사람은 분명 에리카이니 반응에 차이가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마 먹이를 좀 주다보면 나에 대한 경계를 완전히 풀지 않을까?

그게 안 된다면 그냥 스킬을 써서 억지로 길들이는 수밖에 없겠지.

“얘들아, 이제 출발하자.”

내 명령에 다들 말에 올라탔고, 나는 알아서 내 곁으로 다가온 제하트에 올라탔다.

지금부터는 다소 험하더라도 말에서 내릴 필요가 없는 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어제보다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말들은 도중에 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여주었고, 덕분에 우리는 지긋지긋한 산길을 빠져나와 오랜만에 보는 평지에 도달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목초지와 농경지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었고, 그것들을 돌보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완전히 잿더미가 되었다.

얼핏 보기에도 끔찍한 참사가 벌어진 게 분명했다.

“목책과 건물들이 마을의 바깥쪽을 향해서 무너진 걸 보니까 내부에서 뭔가 일이 터진 모양이에요.”

이리스는 마안을 통해서 확인한 정보를 내게 알려주었다.

그녀의 마안은 언제나 큰 도움이 되어주지만, 나는 더 많은 정보를 원하기에 정찰드론을 쓰기로 했다.

나는 4명분의 정찰드론을 한꺼번에 소환했고, 3대를 내 사랑들에게 배정하여 함께 정찰을 실시했다.

위에서 내려다본 마을의 상태는 말 그대로 처참했다.

모든 건물과 구조물이 박살이 났고, 곳곳에 가축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 묻은 뼈들이 흩뿌려져있었다.

그리고 사방에 마물의 맹독성 생체물질이 뿌려진 상태라 정말 더러워 보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의 시신이 손에 꼽을 정도 밖에 보이질 않았다.

미리 다 도망간 걸까? 아니면 다른 일이라도 있는 걸까?

내가 고민에 빠지려는 찰나에, 라우라가 내게 말을 걸었다.

“레베카님, 방금 우물 남쪽에 있는 폐허 사이에서 마물의 촉수를 목격했어요.”

“역시 어제 봤던 상급마물이 마을을 박살내고 새끼를 깐 모양이네.”

나는 저런 곳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지만 혹시나 싶어서 지도창을 열고 마을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나는 콘라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운 좋게도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름이 파란색으로 뜨는 걸 보면 베로니카 언니의 지인이라는 그 콘라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콘라드가 베로니카 언니의 지인이 맞는다고 가정한다면, 왜 모험가길드에서 일하는 직원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마을에 있는 걸까?

고향인 것인지, 그저 일 때문에 잠깐 들른 것인지는 나중에 물어보면 알겠지.

이유가 뭐가 되었든 간에 저 끔찍한 곳에서 구해줘야 할 것 같다.

“마을에 생존자가 있으니까 구하러가자.”

“저런 곳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건 생존자가 아니라 함정을 판 사람일지도 몰라요.”

“라우라, 콘라드라는 이름 기억하니?”

“설마 베로니카님이 아는 사람이라던 그 콘라드인가요?”

“지도창에 이름이 파란색으로 표시되는 걸 보면 그럴 가능성이 있어. 그리고 동명이인이라도 구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일단 가서 직접 확인해보도록 해요.”

처음엔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라우라는 콘라드의 이름을 듣고는 태도를 바꾸었다.

라우라도 베로니카 언니를 마음에 들어 하니 언니의 지인마저 못 본 척을 하기는 힘든 모양이다.

“우선 다들 마법갑옷으로 갈아입도록 하자.”

나는 치트가방에서 중량 마법갑옷 한 벌과 경량 마법갑옷 세 벌을 꺼냈다.

그리고 우리는 다함께 마법갑옷으로 갈아입었는데, 아직 촉수 같은 배설물처리장치에 익숙하지 않은 에리카는 굉장히 불쾌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마법갑옷을 입고 이리저리 움직여보더니 금방 만족스러워했다.

“중간지점에 있는 물레방앗간까지는 말을 타고 가도록 하자. 나는 이 상태로는 탈 수 없으니까 에리카, 네가 제하트를 맡아줘.”

“네, 레베카님.”

나는 제하트의 고삐를 에리카에게 넘겨준 뒤에 말들과 함께 달려서 금방 숲과 마을 사이에 있는 물레방앗간에 도달했다.

물레방앗간과 그 옆에 있는 곡물창고는 다행히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아서 말들과 세르자를 숨겨두기 좋았다.

동물들의 안전을 확보한 우리들은 각자 총을 빼들고 신중하게 마을로 접근했다.

나는 그 와중에 내 사랑들에게 무장드론을 새롭게 배정해주었고, 내 몫의 정찰드론과 무장드론을 새로 소환했다.

무장드론들은 그것들이 배정된 사람을 중심으로 빠릿빠릿하게 주변을 경계했고, 정찰드론은 내 눈에 계속해서 정보를 보내주었다.

라우라의 말대로 마물의 촉수들이 폐허사이에서 종종 포착되었지만 다행히 그것들은 콘라드가 있는 장소를 알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우리의 마법갑옷에서 나는 금속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는지, 마물들이 잔뜩 흥분하며 건물잔해에서 우르르 튀어나왔다.

그 흉측한 마물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마물과는 달리 직립보행을 하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손이 달려있었다.

뿐만 아니라 머리가 2개나 달려있었는데, 사람의 머리는 목이 기괴하게 꺾인 상태로 붙어있었고, 원래 사람의 머리가 있어야할 곳에는 마물 특유의 여러 갈래로 갈라진 대가리가 자라났다.

그게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 바로 인간이 악마기생충의 숙주가 되었다는 것이다.

리제르카에서는 미수로 그쳤던 일이 여기서는 실제로 발생하고 말았다.

이 ‘인간마물’들은 사람얼굴을 제외하면 다른 마물들과 마찬가지로 전신이 벌레와 비슷한 새카만 갑각으로 덮여있고, 칼날이 달린 팔이 한 쌍 더 달려있었다.

그리고 사람의 머리를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한 대가리 안쪽으로 맹독성 생체물질을 발사할 수 있는 생체기관이 흐느적거리는 게 보였다.

또한 등에는 생체물질로 뒤덮인 가느다란 촉수 6개가 꿈틀거리고, 날카로운 채찍처럼 생긴 꼬리촉수 2개가 위협적으로 흔들렸다.

보이는 특징으로만 따져보면 직립보행을 하는 하급마물에 가까웠지만 흉흉한 기세만큼은 하급과 중급 사이 정도였다.

특히 사람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진 채 울부짖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들게 만들어주었다.

그들을 해방시키는 방법은 최대한 빨리 죽여주는 것밖에 없다.

“가면쟁이 새끼들, 결국엔 사람을 마물로 만드는데 성공했네... 얼른 저것들을 다 죽여 버리고 콘라드를 구해주자.”

나는 우리를 향해 미친 듯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인간마물의 가장 선봉에 선 놈을 향해서 마력소총을 조준했고,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놈의 대가리가 반쯤 터지면서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곧 놈은 피를 철철 흘리며 벌떡 일어나더니, 사람얼굴로 목청이 찢어져라 비명을 내지르며 다시 이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방어력 자체는 하급마물보다 좀 더 높고, 생명력은 훨씬 더 끈질긴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중급마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관심을 끌 테니까 다들 안전한 거리로 물러나서 지원사격을 하도록 해!”

세 사람은 내 명령에 따라서 재빨리 뒤로 물러났고, 그녀들에게 배정된 무장드론들은 화염탄이나 빙결탄을 쏘면서 엄호했다.

경량 마법갑옷의 방어력으로는 하급마물에게 포위당하면 위험해지기 때문에 지금은 내가 앞장서서 미끼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다 덤벼!”

나는 내 의도대로 나를 향해서 집중적으로 맹독성 생체물질을 쏘아대며 돌진하는 인간마물들에게 마력산탄총을 난사했다.

어느 정도 거리가 있을 때는 맞아도 금방 벌떡 일어나던 놈들이 근거리에서 마력산탄에 몸이 찢겨버리니 쉽사리 다시 일어나질 못했다.

나는 내 사랑들의 지원사격을 맞고 쓰러지는 놈들을 짓밟았고, 놈들의 촉수가 발악을 하든 말든 간에 힘껏 밟아서 몸을 터뜨려버렸다.

그리고 재장전을 하는 사이에 달려드는 놈에게는 엘리자베스 특제 마법추진펀치를 날려서 아주 박살을 냈다.

마물이 저 멀리 날아가는 와중에 산산조각이 나버리는 모습은 정말이지 통쾌했다.

하지만 그걸 마냥 구경만하고 있을 틈은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

적어도 10마리가 넘는 인간마물들이 사방에서 나를 향해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완전히 포위되기 전에 마법추진기를 이용해 제자리에서 높이 떠올랐고, 내가 있던 자리에 한데 모여 있는 인간마물들을 그대로 깔아뭉갰다.

놈들은 마법갑옷의 무게에 짓눌려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질 못하고 압사 당했다.

간혹 살아서 촉수로 발버둥을 치는 놈들도 있었지만 방패로 내려찍어버리자 바로 죽어버렸다.

그리고 나는 내 무장드론이 쏜 화염탄 때문에 전신에 불이 붙은 채로 괴성을 내지르는 인간마물들에게 다시금 마력산탄을 정성스럽게 먹여주었다.

갑자기 내 등 뒤로 달라붙어서 난동을 부리려던 놈도 있었지만, 이리스의 정확하고 강력한 저격에 상반신이 날아가 버렸다.

나는 이리스를 향해 엄지를 척 들어준 뒤에 겁도 없이 달려드는 인간마물을 대형방패로 쳐서 날려버리고 공중에 떠있는 놈에게 마력산탄을 쏴서 몸을 걸레짝으로 만들었다.

내 마법갑옷은 피와 생체물질로 완전히 물들어버렸지만, 아직 죽여야 할 인간마물들이 제법 많이 남아있었다.

그 중에는 겨우 숨만 붙어있는 놈들도 많았는데, 하나 남은 팔로도 꾸역꾸역 기어와서 내 마법갑옷을 물어뜯으려는 모습이 참으로 한심해보였다.

“그냥 얌전히 죽어주면 좋을 텐데 말이야.”

나는 내 주위를 날아다니는 무장드론과 내 사랑들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고서 남아있는 인간마물들을 소탕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바닥을 기는 것들은 그냥 밟아서 죽였고, 빠르게 뛰어다니며 시끄럽게 소리나 지르는 것들을 향해서 마력산탄을 쏘거나, 오른 주먹으로 강력한 펀치를 날리거나, 방패로 후려치면서 끝장을 내버렸다.

나를 향해 득달같이 덤벼드는 인간마물을 모조리 다 죽이고, 마지막 남은 인간마물을 양 손으로 잡고 냅다 찢어버린 뒤에야 주변이 조용해졌다.

“지긋지긋한 새끼들. 차라리 좀비 같은 게 튀어나오는 게 훨씬 낫겠다. 그건 적어도 머리가 터지면 죽잖아. 휴우, 나중에 지들끼리 합체라도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나는 내 주변에 쌓여있는 처참함 몰골의 인간마물들을 발로 걷어차며 화풀이를 한 다음에 마을 안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무장드론을 동원하여 주변에 화염탄을 난사하여 생체물질들을 불태워 소독했다.

콘라드가 숨어있는 곳은 마을의 중심부인 우물 내부다.

운 좋게도 그 어떠한 마물도 우물 안을 들여다보지 않았던 모양이다.

무너진 건물 밑에는 정찰드론으로는 확인하지 못했던 사람의 뼈들도 제법 많았는데, 크기를 보면 성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성인은 악마기생충의 숙주로 적합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못해서 저런 비극이 벌어진 것 같다.

“콘라드! 이제 안전하니까 안심하세요!”

나는 어두컴컴한 우물 안에다 대고 소리를 쳤다.

그러자 안에서 첨벙첨벙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불안에 떨고 있는 중년의 엘프족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분석스킬을 쓰니 레벨은 11이고 나이는 나보다 20살이나 더 많았다.

신분은 평민이지만 입고 있는 옷을 봐서는 집에 돈이 많은 것 같다.

“가, 감사합니다! 이대로 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끌어올려드릴 테니 밧줄을 잡으세요.”

나는 콘라드가 두레박을 꽉 붙잡는 것을 확인하고 그를 우물 밖으로 끌어냈다.

콘라드는 우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서는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더니 살았다는 안도감에 아이처럼 울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감정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리다가 자기소개와 함께 질문을 던졌다.

“저는 명예기사 레베카라고 해요. 혹시 베로니카 파라이네라는 귀족을 아시나요?”

“네, 10년 전쯤에 카르디아에 방문하셨습니다. 그때 카르디아 기사단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시다 사고로 동기 분을 잃으셔서 몹시 슬퍼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모험가길드 지부에서 사고의 뒷수습을 돕는 과정에 친분을 쌓게 되었습니다.”

분명 베로키나 언니가 10년 전에 나와 닮은 사관학교 동기를 잃었다고 했었지.

그것 때문에 나한테 더 많은 애착을 보였다고 했었고.

흐음... 그 ‘사고’가 대체 어떤 것인지 궁금하네.

“그렇군요. 전 베로니카 언니의 친구에요. 모험가길드의 일원이기도 하고요. 동료를 구할 수 있어서 기뻐요.”

“저야말로 목숨을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콘라드는 허리를 숙여가면서 내게 고마움을 표했다.

어쨌든 베로니카 언니를 도왔다는 사람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침 저희가 카르디아로 가고 있는데 그곳까지 데려다드릴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여행경비와 보상금은 카르디아에 도착하면 바로 마련해드리겠습니다.”

“보상은 돈도 좋지만 정보도 주시면 좋겠어요. 그럼 저를 따라오세요.”

나는 보상을 약속하는 콘라드를 데리고서 불로 정화한 길을 걸어 마을 밖으로 나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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