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화 〉 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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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안은 거의 30분 가까이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다가 거의 황소만큼이나 비대하고 촉수만큼이나 기괴하게 재생된 자기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깔려죽었다.
누가 봐도 불에 탄 사람의 시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추한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한 것이다.
잘생긴 외모, 귀족신분, 현대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치트스킬을 가졌으면서 왜 굳이 악한 짓만 골라서 했던 걸까?
본성이 그러한 것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게임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어떠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던 건지 모르겠다.
내가 만약 막시안으로 다시 태어났더라면 괜히 남들에게 원한을 사는 일 없이 정말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을 것이라 장담한다.
막시안이 죽자 그가 치트스킬로 만들었던 모든 것들이 밀가루처럼 변해서 무너져 내렸다.
내가 자율폭탄을 찾았던 모니터와 컴퓨터는 물론이고 주변의 모든 현대적인 물건들과 내 손에 있는 스마트폰 그리고 촉수에 뒤얽힌 희생자들을 담고 있는 유리관까지 남김없이 가루가 되었다.
바닥은 물론이고 벽과 천장까지 전부 가루가 되어 눈처럼 떨어졌지만 다행히 지하 공간 자체가 무너지지는 않아서 우리는 무사할 수 있었다.
갑자기 유리관 밖으로 나온 촉수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말라붙어서 죽어버렸고 수집품으로 취급받던 희생자들 역시 모두 숨을 거두었다.
마음 같아서는 시신을 수습해주고 싶지만 너무 많아서 엄두가 나질 않았다.
때마침 기사단 병력들이 지하로 들어와서 희생자들을 수습해주어서 다행이다.
‘이렇게라도 도움을 받아서 다행이네.’
나는 기사단이 일하는 모습을 잠깐 보다가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막시안이 죽어있는 곳을 돌아보았다.
역겨운 탄내를 풀풀 풍기고 있는 막시안의 꼴사나운 시체는 빠르게 무너져 내렸고 그 안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구체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그 구체로 다가가 손을 뻗었고 찌릿한 느낌과 함께 구체가 몸 속으로 흡수되었다.
“꺅!”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소녀 같은 귀여운 비명을 지르며 움츠러들었다.
어디 다친 곳은 없나 싶어서 온 몸을 다 살펴보았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리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나에게 좋은 소식들이 전해졌다.
알림
미니맵 잠금 해제
드디어! 드디어 내가 그렇게도 원했던 미니맵 기능이 개방되었다.
뜬금없이 미니맵 기능이 개방된 이유는 아마도 막시안이 이미 미니맵을 쓸 수 있었고, 내가 놈을 처치하면서 보상으로 주어진 것으로 보인다.
나는 얼른 미니맵을 활성화시켰고, 그것이 지도창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확인한 뒤에 미소를 지었다.
나를 중심으로 라우라와 이리스는 분홍색 테두리의 금색 점으로, 루시벨은 파란색 점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주변의 기사단원들은 모두 지도창에서 필터기능으로 걸러둔 하얀색 이름이라서 그런지 미니맵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나침반처럼 방위가 표시된 둥근 미니맵의 가장자리에는 온갖 화살표들이 나타나서 정신이 없었는데 이건 미니맵에 딸려있는 별도의 필터기능 때문이었다.
나는 주변에 널려있는 하얀색 물음표의 방향을 알려주는 기능은 끄고 내가 머무르는 숙소와 특수상점 그리고 관공서 같은 중요건물들의 방향만 표시했다.
그리고 나는 새로운 기능뿐만 아니라 새로운 스킬들도 얻었다.
바로 텔레파시와 촉수소환이다.
음... 일단 촉수소환은 나중에 보고 텔레파시를 살펴봐야겠다.
텔레파시는 일정거리 안에 있는 절대예속 패시브 스킬을 가진 내 노예들과 생각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스킬이다.
왜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사용가능한 대상이 정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막시안의 영향보다는 내가 예속퀘스트를 달성한 노예를 둘이나 데리고 있어서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그리고 내가 텔라파시 스킬을 얻은 이유는 스마트폰의 사용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차라리 그냥 막시안처럼 물건창조스킬을 주면 좋았을 텐데 뭔가 아쉽네. 그래도 무전기 역할을 대신할 스킬이 생긴 건 좋은 일이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스킬에 대한 설명을 계속 읽어나갔다.
사용가능한 거리는 인류추적이나 맹수추적스킬과 마찬가지로 반경 500m다.
좀 짧은 느낌이 들지만 일반적인 교전상황에선 충분한 거리이니 크게 불만은 없었다.
그리고 텔레파시 스킬은 내게 절대예속된 노예들에게도 부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서 이리스가 저격을 위해서 500m 밖에 있고, 그녀와 나 사이의 적당한 거리에 라우라가 있다면 그녀가 나와 이리스 사이의 중계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노예가 둘이라서 최대 1km 밖에 있는 노예에게 실시간으로 내 의사를 전달할 수 있고 노예의 수가 늘어난다면 텔레파시가 가능한 거리도 그만큼 쭉쭉 늘어나게 된다.
나는 우선 내 주변에 앉아서 쉬고 있는 라우라와 이리스에게 텔레파시 스킬을 부여하고 생각만으로 말을 걸어보았다.
‘라우라, 이리스. 내 말 들려? 들리면 직접 대답하지 말고 생각만으로 대답해봐.’
내 사랑들은 갑자기 머릿속으로 직접 들리는 내 목소리에 당황해서 어리둥절하다가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내 지시대로 했다.
‘이렇게 하면 될까요?’
‘잘했어, 라우라.’
‘으으으. 제 목소리 들리세요?’
‘아주 잘 들려, 이리스. 이제부터 내가 설명하는 말을 잘 듣고 앞으로 이 마법을 적극적으로 쓰도록 해. 알았지?
나는 내가 텔레파시 스킬에 대해서 알아낸 것들을 특이한 마법으로 포장해서 라우라와 이리스에게 가르쳐주었다.
두 사람은 내 설명을 들으면서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고 곧 완전히 적응되어서 자기들끼리 텔레파시로 떠들었다.
텔레파시 스킬은 범위 안에 있는 모두가 대화내용을 공유하기 때문에 지금은 몰라도 나중에는 일상생활에서는 금지하고 특정한 임무를 수행할 때만 쓰도록 해야겠다.
일종의 보안채널처럼 말이다.
자, 그럼 이제 문제의 촉수소환 스킬에 대해서 알아볼 차례다.
막시안은 자기 입으로 촉수생물에 대한 설정을 했고, 그게 바로 자기가 이 세상을 창조한 증거라고 했었다.
흥! 웃기시네. 내가 개입한 생물들이 얼마나 많은데 고작 촉수생물 하나 가지고 그렇게 유세를 떨었단 말이야?
나는 이미 죽은 지 오래인 막시안을 한껏 비웃으며 놈이 남긴 꺼림칙한 유산인 촉수소환 스킬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았다.
촉수소환 스킬은 말 그대로 다른 세상의 촉수생물을 이 세상으로 불러들이는 스킬이다.
즉, 촉수생물은 원래 아르카디아에 있던 생물이 아니라 일종의 외계생물인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다른 세상은 막시안이 Y.W.S를 통해서 만들었다는 바로 그 세상이지 싶다.
막시안은 어쩌다 자기가 만든 세상이 아니라 내가 만든 세상에서 다시 태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놈이 더 큰 사고를 치기 전에 죽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촉수생물은 소환한 사람의 목적에 따라서 단순히 여성에게 성적인 만족감을 주는 수준에서 끝나는 온순한 촉수생물인 애완촉수와 여성을 번식도구로 삼는 호전적인 촉수생물인 기생촉수로 나뉜다.
애완촉수는 취향에 따라서 충분히 데리고 다니면서 키울 수 있는, 말 그대로 애완동물인 반면에 기생촉수는 여성의 몸을 이용하여 생물학적 재앙을 유발하는 괴물인 악마촉수를 생산하는 일종의 생체공장이다.
기생촉수와 그것이 생산하는 각종 악마촉수들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을 정복하는 것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르카디아의 문명수준으로는 생체물질을 분해하는 빔을 쏘고 바위를 집어던지거나 강철을 으스러뜨리는 힘을 가진 육해공 괴물군단을 막을 방법이 없을 테니 말이다.
‘거참 살벌한 신체능력이네. 그나저나 특수상점에 파는 촉수가 애완촉수였을 줄이야.’
나는 특수상점에서 대충 보고 지나갔던 촉수생물들이 떠올랐다.
내 기억에 따르면 특수상점에서 파는 것들의 생김새가 스킬설명에 예시로 나오는 애완촉수랑 똑같이 생겼다.
타인이 창조한 것들까지 특수상점에서 팔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렇다면 다른 물건들도 혹시 Y.W.S를 썼다가 나처럼 전이를 하거나 막시안처럼 전생을 한 사람들의 흔적이 아닐까?
음... 그건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자.
만약에 또 막시안 같은 적을 만나게 된다면 몰라도.
‘애완촉수도 웬만하면 관심을 끄는 게 좋겠지. 일단 난몰라도 남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징그럽게 생겼고 라우라와 이리스도 이걸 질색할 게 분명하니까. 애초에 우리끼리 즐기기 바쁜데 굳이 이런 걸 소환할 이유는 없어.’
나는 애완촉수는 봉인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기생촉수은 아예 봉인하지 않고 최후의 수단으로 삼기로 했다.
만에 하나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지킬 방법이 그것 밖에 없다면 난 주저 없이 악마촉수들을 이용해서 적들과 맞설 것이다.
하지만 충분히 강한 악마촉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스킬레벨을 올릴 필요가 있다.
설명에 나오는 악마촉수의 강력함은 모두 최고레벨 기준이고 지금은 평범한 사람 수준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미리 스킬레벨을 올릴 필요가 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막시안처럼 죄 없는 사람을 잡아다가 번식도구로 삼는 짓만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위선적이라는 말을 들어도 상관없다.
적어도 내가 욕하고 죽인 놈들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짓을 하면 라우라와 이리스가 날 미워할 테니까.
“레베카님, 이제 슬슬 밖으로 나가시는 게 어떨까요? 여기선 더는 할 일이 없잖아요.”
“맞아요. 전부 가루로 변해서 얻을 수 있는 전리품도 없어요.”
라우라와 이리스는 양쪽에서 나와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두 사람의 말처럼 나는 더 이상 여기서 머무를 이유가 없다.
막시안을 쓰러뜨린 보상을 얻었으니 이제 그만 이 불쾌한 장소에서 떠나야겠다.
우리 셋과 루시벨은 막시안의 흉측한 시신을 뒤로 하고 별장 밖으로 나왔다.
늦은 밤의 차갑지만 신선한 공기를 마시니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별장 밖에도 기사단원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지하에서 수습한 시신들을 정리하고 신원을 확인하고 있었다.
내가 잠시 그 장면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누군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레베카!”
“엘레나님?”
나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엘레나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엘레나는 반쯤 우는 표정으로 나에게 달려와서는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왜 연락하지 않았어? 나 엄청 걱정했단 말이야.”
“죄송해요. 막시안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도 연락을 드릴 수 없더라고요.”
“다친 곳은 없어?”
“조금 다치기는 했는데 좋은 약을 먹어서 다 나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막시안의 횡포도 저지했으니 이제부터 누구도 그 사람 때문에 슬퍼할 일은 없어요.”
나는 엘레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엘레나는 내 얼굴이나 팔을 이리저리 만지더니 귀엽게 웃었다.
그래서 차마 그녀의 둘째 언니가 어떻게 되었는지 말하기가 어려웠다.
“다행이다. 그런데 크라우젠은?”
“그는... 리제르카의 사람들을 위해서 폭탄을 들고 멀리 도망쳤어요.”
“죽은 거야?”
“네, 시신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폭탄을 안고 있었으니 살아남지 못했을 거예요.”
“그렇구나...”
엘레나는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엄청나게 슬퍼하지는 않았다.
이미 크라우젠이 저지른 죄를 알고 있었고 그에게 합당한 처벌은 사형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그럴 지도 모르겠지만 진실은 엘레나 본인만 알고 있겠지.
“막시안 오라버니는 확실하게 죽은 거 맞지?”
“네, 저희가 살려면 그 방법 밖에 없었어요.”
“너희들 탓을 하는 게 아니야. 어차피 죽음 말고는 오라버니를 막을 방법은 없었을 테니까. 분명 알리시아 언니도 이해해주실 거야. 그리고... 모두를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엘레나는 나에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오더니 발뒤꿈치를 들고 내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나는 누가 볼까봐 무서웠지만 다행히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한 것 같았다.
“엘레나님, 이런 식으로 보상을 주는 건 고맙지만 다음부터는 장소를 가려주세요.”
“노력해볼게. 헤헤헤.”
“그런데 엘레나님, 혹시 루시벨이라는 이름을 기억하시나요?”
“응. 내가 어렸을 때 구해준 사람의 이름이야. 아는 사이야?”
“아직 친해진 지 하루도 안 지난 사이지만요. 루시벨 씨, 이리로 와보세요.”
나는 별장에서 나오자마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있는 루시벨을 불렀다.
루시벨은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나에게 다가오다가 엘레나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헐레벌떡 달려와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엘레나님, 저를 기억하시나요?”
“물론이지.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을 기억하는 능력은 좋거든. 그동안 잘 지냈어?”
“나름 열심히 살았지만 엘레나님께서 제가 하는 일을 아시면 불쾌하실 겁니다.”
“범죄는 아니지?”
“네, 엘레나님. 남들에게 멸시받는 일이긴 해도 합법적인 일입니다.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있고요.”
“그럼 됐어. 난 내가 구해준 사람들이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으면 그것만으로 충분해.”
엘레나는 루시벨을 안아주면서 말했고 그녀의 따뜻한 포옹에 루시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 앞에서는 강한 척을 했지만 은인인 엘레나 앞에서는 솔직해지는 모양이다.
“라우라, 이리스. 너희들도 고생 많았어.”
엘레나는 라우라와 이리스도 한 번씩 안아주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귀족이 노예마저 거리낌 없이 안아주는 모습에 주변을 지나치던 사람들이 모두 놀란 기색을 보였다.
사실 이러한 행동은 귀족의 체면을 깎는 것이라서 구설수에 오르기 충분한 일이다.
하지만 엘레나는 주변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성격이니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엘레나, 이제 네 걱정도 덜었으니 그만 저택으로 돌아가렴.”
알리시아는 갑자기 불쑥 나타나서는 엘레나와 우리 사이를 가로막았다.
처음에는 무슨 의도가 있나 싶었지만 딱히 그런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네, 알리시아 언니. 그럼 얘들아, 나중에 보자.”
엘레나는 알리시아에게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며 그녀가 데려온 시녀들과 함께 호화스러운 마차에 올라탔다.
우리는 엘레나를 배웅했고 그녀는 마차의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어 손을 흔들어주었다.
“저 아이는 다 좋은데 귀족으로서의 자각이 부족하단 말이지. 레베카, 자네에게는 큰 빚을 졌어. 설마 이 적은 인원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리제르카 지방과 영주님을 대신해서 감사의 뜻을 전하마.”
알리시아는 내게 고개를 숙이면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허리를 숙였다.
“지금까지 뒤에서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널 부추기고 설계도 몇 장을 쥐어준 것뿐이다. 그리고 막시안의 죽음은 사고사로 처리할 테니 그렇게 알고 있도록 해라.”
다행히도 알리시아는 나에게 귀족인 막시안을 죽인 책임을 묻지 않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모르겠지만 막시안의 악행이 질려버렸거나 내가 일종의 정당방위로 놈을 죽였다고 인정해주는 것 같다.
“감사합니다.”
“곧 자네를 다시 내 저택으로 불러서 이번 일의 성공적으로 끝낸 것에 대한 보상을 해주겠다. 그러니 오늘은 가서 푹 쉬도록 해라.”
“네, 알리시아님.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알리시아가 웃는 얼굴로 제공해주는 마차를 타고 리제르카로 향했다.
도중에 루시벨은 먼저 내려서 자신의 창관으로 돌아갔고 우리들은 슬슬 정이 들기 시작한 호텔 바로 앞에서 내렸다.
나는 하루에 워낙 많은 일들을 겪으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지만 침대에 누워서 라우라와 이리스를 품에 안으니 세상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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