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 6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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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리제르카에 머무르는 동안 묵게 된 숙소는 이 도시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그만큼 보안도 제일 좋은 호텔이다.
가장 작은 방이 1박에 5천 라기르가 넘을 정도로 숙박비가 비싼 호텔이지만 우리 목숨에 비하면 엄청나게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호텔의 시설은 가히 베로니카 언니의 저택에 비견될 정도로 좋았고, 서비스 역시 최고 수준이었다.
호텔 입구는 무장한 경비원들이 항상 지키고 있고 호텔부지 내에 작은 군사기지 수준의 경비실이 있어서 상식 이상의 보안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어서 창문에는 항상 두꺼운 커튼을 쳤고 그 근처에는 웬만하면 얼씬거리지 않았다.
‘겁쟁이처럼 보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어이없게 총에 맞아 죽는 거보단 낫겠지.’
나는 오늘도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우리는 그저께 오후부터 쭉 객실 안에서 머무르면서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단순히 쉬는 게 아니라 호텔에서 제공하는 고급스러운 마사지 서비스를 받거나 피로회복에 좋다는 값비싼 음식을 즐기며 적당히 사치를 부렸다.
덕분에 피부가 반짝반짝 윤기가 흘렀고 위장에도 기름칠을 제대로 했으니 이제 할 일을 하러갈 차례다.
나는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 지도창을 통해서 다리우스 용병단의 이동식 본부를 면밀히 관찰했고 그 결과를 그림으로 그려서 라우라와 이리스에게 공유했다.
솔직히 그림실력은 형편없지만 내 사랑들에게 설명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믿는다.
“다리우스 용병단은 내가 파악한 것만 총 53명이야. 날 공격한 놈들의 이름이 없는 것을 보면 상당수의 병력들이 프랑카에 발이 묶여있거나 돌아오는 중인 게 분명해.”
“이번에도 잠입을 선택하실 건가요?”
라우라는 이제는 잠입임무가 당연한 일인 것처럼 말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훌륭하게 임무를 성공시켰고 그 덕분에 나에게 칭찬을 많이 받아서 이번에도 기대를 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을 써볼까 한다.
“아니. 힘으로 밀고 들어갈 생각이야. 본부는 도시의 성벽 밖에 있는데 그 주변으로 작은 마차들이 빙 둘러있고 보초병들이 빡빡하게 교대근무를 서고 있어. 게다가 용병들이 거의 다 마차에서 숙식을 해결해서 빈틈이 존재하지 않아. 그래서 잠입은 무리야.”
용병단의 이동식 본부는 일반적인 마차보다 4배 이상은 더 큰, 움직이는 집이나 다름없는 초대형마차다.
이걸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가 너무 궁금했는데 맹수추적스킬 덕분에 금방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바로 4마리의 코끼리가 말들을 대신해서 이동식 본부를 끄는 것이다.
확실히 코끼리들의 힘이라면 집처럼 큰 마차를 끌고 다닐 수 있겠지.
“역시 용병단은 빈틈이 없네요. 그렇다면 이리스의 역할이 중요하겠어요.”
“맞아. 엄폐물이 거의 없는 평지라서 이리스가 고지대에서 우릴 엄호해준다면 경량이긴 해도 마법갑옷도 있으니 수적 열세를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어.”
나는 어설픈 솜씨로 그려놓은 버려진 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기사단이 지키고 있는 성벽에서 저격을 할 수 없는 노릇이니 어쩔 수 없이 성벽을 제외하고 주변에서 유일한 고지대인 탑을 저격지점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탑이 용병단의 이동식 본부에서 대략 7백 미터 정도 떨어져있어서 일반적인 마력소총의 유효사거리인 5백 미터보다 훨씬 더 멀기 때문에 이리스가 대응사격에 노출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는 게 다행이다.
또한 이리스의 마력저격소총은 유효사거리가 1km 정도이고 마안의 능력까지 합쳐지면 용병들은 모두 그녀의 손아귀에 목숨이 놓인 상태나 다름없다.
“이리스, 작전을 몇 시에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니?”
“음... 일출시간이요. 그때가 대응능력이 가장 떨어지는 시간이에요. 졸린 사람과 잠이 덜 깬 사람들이 함께 눈을 떠있는 때거든요.”
“그렇구나. 덕분에 좋은 걸 배웠어.”
나는 이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이리스는 분명 그녀의 아버지인 엘쿠단, 다시 말해 도미닉에게 배웠을 것이다.
본의 아니게 자꾸만 이리스에게 아버지에 대한 걸 떠올리게 만들어서 미안했지만 정작 이리스는 아주 태연했다.
부디 속마음을 애써 숨기는 게 아니기를 바란다.
“공격날짜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내일로 하자. 시간을 너무 끌면 프랑카에 파견된 놈들이 합류할 수도 있어.”
“네, 레베카님. 그럼 오늘은 바깥에 나가서 자야겠는데요?”
“아, 맞다. 통금시간이 있었지. 저번처럼 증서를 쓰면 바로 우리 신분이 노출되니까 미리 나가야겠네. 우리끼리 야영을 해도 안전할까?”
“성문 바로 옆에 야영장이 있으니까 거길 이용하면 돼요. 야영장은 기사단에서 지켜주니까 호텔만큼은 아니라도 충분히 안전할 거예요.”
나는 라우라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야영에 필요한 물건들은 모두 갖추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우리끼리만 야영을 할 일이 없고 이번에 리제르카에 올 때도 전부 얻어 써서 하나도 쓸 일이 없었다.
이 세계는 야영을 하는 게 극히 위험한 세상이다 보니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무조건 머릿수를 어느 정도 채운 뒤에나 움직이는 게 상식이다.
그래서 내 하렘멤버가 더 늘어나기 전에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우리끼리 위험을 감수하며 야영을 선택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오늘 통금시간이 되기 전에 야영장으로 가서 잠을 조금 잔 뒤에 시간에 맞춰서 용병단을 기습하러가자. 이리스는 탑으로 가고 라우라와 나는 여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이리스가 저격을 시작하면 바로 공격하는 거야.”
나는 이동식 본부에서 적당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크기가 적당해서 몸을 숨기기 좋고 적의 공격을 막기도 좋은 위치에 있어서 이번 공격에서 탑과 함께 중요한 장소다.
“우리들이 교전을 시작하면 기사단에서 개입하지 않을까요?”
“이리스,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기사단은 성벽 밖에서 일어나는 무장집단 간의 교전에는 개입하지 않거든. 그래서 우리가 이번에 일반인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만들지만 않으면 기사단에게 체포당하거나 공격받을 일은 전혀 없어.”
라우라는 나 대신에 이리스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기사단은 마족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고 영지의 치안을 담당하지만 용병단이나 모험가길드처럼 무장집단이 도시 밖에서 자기들끼리 싸우는 건 법적으로 허용되는 ‘결투’라서 교전이 발생하는 동안에는 방치하다가 일이 다 끝나면 현지조사를 한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땐 기사단이 교전을 벌인 당사자나 집단에 대한 강제수사에 들어간다.
다행인지 몰라도 다리우스 용병단의 이동식 본부에는 빨간색 이름으로 표시되는 적들만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불미스러운 일로 기사단에 끌려갈 일은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사람을 상대로 싸우는 거니까 라우라 너는 나보다 항상 후방에 위치하도록 해. 웬만하면 이 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레베카님, 경량 마법갑옷은 은근히 방어력이 약한 편이니 너무 맹신하지는 말아주세요.”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래도 아무런 방어수단도 없는 널 지켜주려면 내가 앞장서야지. 내가 마법갑옷을 받아서 좋아했던 이유는 단순히 멋있어서가 아니야.”
“레베카님...”
나는 나에 대한 걱정을 쉽게 떨쳐 내지를 못하는 라우라에게 키스를 해주면서 어떻게든 달래보았다.
라우라가 날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본인의 안전을 먼저 챙기면 좋겠다.
“그럼 남은 시간 동안은 쉬면서 각자 필요한 준비를 하도록 하자.”
“네, 레베카님.”
나는 라우라와 이리스가 동시에 하는 대답을 들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전계획이라고 해봤자 거창할 것도 하나 없고 그냥 어설픈 약도 하나를 가지고 떠드는 수준에 불과해서 부족할 수도 있지만 실시간으로 지도창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현장의 상황에 따라서 유기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나는 잠시 침대에 누워 쉬면서 뒹굴 거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누군가 객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누군가와 만나기로 약속한 적도 없고, 룸서비스를 시킨 적도 없는데 대체 누구일까?
지도창을 살펴보니 그냥 하얀색으로 이름이 뜨는 파라이네 가문의 귀족과 수행원들이 방문 너머에 있었다.
귀족이 일일이 나를 찾아올 정도면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이지만 만약 이들이 막시안 남작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언제 적으로 돌변할 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손에 마력권총을 빼들고 다른 손으로는 마법갑옷과 함께 받은 소형 마법방패를 들고서 문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누구시죠?”
“알리시아 파라이네다.”
나는 생천 처음 들어보는 사람의 허스키한 목소리에 더욱 경계심이 들었다.
대체 누구인데 내 이름까지 알고 있는 걸까?
“무슨 일이신가요?”
“난 알론의 누나 되는 사람이니 경계할 것 없다. 그러니 문을 열어라.”
알론의 누나? 아! 리제르카 지방을 다스리는 영주의 후계자라고 했었지.
그런 높으신 분이 왜 사전에 연락도 없이 날 찾아왔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동생과 올케의 은인을 보고 싶다는 이유는 아닐 거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나는 무장을 해제하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그리고 키가 나와 비슷한 휴먼족 여자인 알리시아 파라이네가 나와 눈을 마주쳤다.
동생인 알론과 묘하게 닮은 미녀인 알리시아의 눈매는 날카로우면서도 강렬한 의지가 느껴졌고 그녀의 우아한 자태는 말 그대로 귀족다웠다.
분석스킬에 따르면 나이는 38살이지만 나이에 비해 어려 보여서 베로니카 언니와 동갑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레벨은 평범하게 싸울 능력이 없는 사람 수준으로 낮고 몸도 약해보였지만 분위기만 보자면 프랑카의 영주인 루시우스보다 훨씬 더 능력이 뛰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정식으로 내 소개를 하지. 리제르카 지방을 다스리는 영주이신 프란츠 리제르카 파라이네 백작님의 정당한 후계자이자 알론 파라이네의 누나인 알리시아 파라이네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참으로 반갑구나.”
“저야말로 알리시아님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 이름은 레베카 카론이라고 합니다. 누추한 차림으로 귀한 분을 맞이하게 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나는 예법에 따라서 허리를 숙이며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했다.
하지만 잠깐 자존심을 굽힌 대가로 초면인 알리시아를 만족시켜 좋은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다.
알리시아는 우아하게 미소를 지으며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나는 즉시 그녀의 악수요청을 공손하게 받아들였다.
“아내밖에 모르는 어리숙한 동생이 오랜만에 타인에 대해서 극찬을 하기에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었는데, 참으로 예의가 바른 친구로군. 마음에 들어. 실례지만 안으로 들어가도 되겠나?”
“물론입니다. 어서 들어오시지요. 라우라, 이리스. 귀빈을 맞이할 준비를 하렴.”
나는 얼른 알리시아를 객실 안으로 들여보냈고 라우라와 이리스는 함께 주변을 정리하고 다과를 내올 준비를 했다.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먹다 남은 과자나 음료수 같은 것들이 널브러진 공간에 영주의 후계자를 앉혀둘 수는 없었다.
“됐다. 정신 사나우니 편하게 있도록 해라. 레베카, 자네도 얼른 앉도록 해.”
알리시아는 내 안내에 따라서 소파에 앉더니 라우라와 이리스에게 가만히 있을 것을 명령했고 둘은 내 뒤 나란히 서서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나도 알리시아의 말에 따라서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는데, 그녀의 주변으로 포진하는 수행원들이 주는 압박감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우선 파라이네 가문을 대표해서 소중한 가족인 베로니카를 구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구나. 올케는 그렇게 허무하게 죽어서는 안 될 사람이니 말이다.”
“저도 제 미약한 힘으로나마 제게 소중한 분이신 베로니카님을 지켜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알론이 보낸 편지에 따르면 베로니카가 자네를 친동생처럼 아낀다고 하더구나. 자네도 베로니카를 그만큼 아끼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제게 먼저 깊은 신뢰를 보내주신 분이니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은혜라고 하면 거창한 표현이지만 그래도 내가 베로니카 언니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 거짓말은 아니다.
이번에 내가 온갖 곳을 조사하고 다니는 이유는 단순히 내가 당한 것을 갚아주는 걸 넘어서서 내 친구를 건드린 놈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만들고 싶어서니까.
“리제르카에 온 것도 은혜를 갚기 위해서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리제르카에 저희들을 습격한 범인들이 있고 그들과 결착을 지어서 배후가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굳이 복수할 대상을 숨길 필요는 없다. 이미 알론에게서 필요한 정보를 다 받았고 널 도와달라는 부탁까지 받았으니.”
아무래도 내 생각보다 알론이 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것 같다.
난 단순히 경호원을 구하고 이리스의 어머니의 시신을 되찾는 일에 협조를 구하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너희들이 다리우스 용병단과 결착을 짓는 동안 총알이 성벽에 튀거나 눈 먼 총알에 누군가 맞기라도 하면 너희들이 책임을 뒤집어쓸 수 있는 만큼,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도록 하마.”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어차피 용병단이 도시에 기생하고 있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 이게 다 그 어리석은 막시안 때문이지.”
“다리우스 용병단과 막시안 남작님이 서로 연관이 있는 겁니까?”
“그래. 애초에 이 도시로 놈들을 불러들인 게 막시안이다. 남작이 된 이후로 저택에만 틀어박혀서 나올 생각을 하질 않는 녀석이 용병단은 어디에 써먹으려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그렇다면 저희들이 용병단과 교전을 벌이면 막시악 남작님 측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내가 처리할 테니 걱정마라. 너희들은 언제 작전을 시작할 계획이냐?”
“바로 내일 해가 뜰 무렵입니다.”
“그럼 나도 내일 아침 일찍 막시안을 찾아가서 허튼 짓을 못하게 막아야겠군.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네가 되찾기를 원하는 시신도 수습해오겠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저희들을 도와주시는 겁니까?”
“앞서 말했듯이 넌 베로니카를 살려준 은인이다. 그리고 마침 나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니 적극적으로 밀어줘도 손해 볼 게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용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미리 사과하마.”
“아, 아닙니다. 알리시아님의 도움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후후후, 자네는 참 겸손해서 마음에 들어. 이번 일이 끝나면 내 저택으로 초대를 할 터이니 기대하고 있도록 해.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 이제 그만 가봐야겠어.”
알리시아는 자신의 귓가에 수행원 중 하나가 뭐라고 속삭이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난 지 몇 분도 되질 않았는데 떠나는 걸 보면 역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인 모양이다.
“일이 끝날 때까지 방심하지마라. 괜히 다치기라도 한다면 알론과 베로니카를 볼 면목이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리스, 네가 겪은 비극은 참으로 유감이구나. 언젠가 막시안이 벌을 받을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렴.”
내 예상과는 달리 알리시아는 이리스를 신경써주었고 이리스는 감격을 받았다.
알리시아가 단순히 알론의 부탁을 받아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우리를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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