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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세상에서 마음껏 살아간다-22화 (22/271)

〈 22화 〉 21화

* * *

베로니카가 나쁘지 않게 대우하겠다는 말은 실로 겸손한 표현이었다.

그녀는 오랜만에 손님이 왔다며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한 저녁식사를 대접해주었다.

나도, 라우라도 이렇게 호화로운 코스요리는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여태까지 나름 라우라를 잘 먹였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지극히 평범한 수준에 불과했던 것 같다.

다만, 우리는 베로니카의 가족과 따로 밥을 먹었다.

귀족이 노예와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 일이다.

아무리 베로니카가 괜찮다고 하더라도 저택의 주인이자 그녀의 남편인 알론이 원치 않는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알론이 나쁜 사람이거나 인색한 사람인 것은 아니다.

신분제가 공고한 사회에서 본인에 대한 평판이 떨어질지 모르는데도 평민과 노예를 저택의 손님으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개방적인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알론은 굉장히 신사적인 사람이었는데,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청했었고 라우라에게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나는 알론으로부터 식사자리에 초대받았지만 라우라를 혼자 놔둘 수는 없어서 정중하게 거절했다.

다행히 알론은 내 완곡한 거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우리에게 여느 손님들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방을 제공해주었다.

지금까지 지냈던 숙소는 알론이 내어준 방에 비하면 헛간이나 다름없었다.

고급스러운 가구와 사치스러운 장식물도 대단하지만 마법으로 쾌적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렇게 좋은 방에서 수준 높은 요리를 먹고 있으니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문득 내 앞에서 열심히 식사 중인 라우라가 눈에 밟혔다.

‘라우라가 노예 신분이니까 오히려 신경 쓸 게 많은 것 같아.’

나는 저택에 들어온 뒤로 쭉 느꼈던 심리적 불편함을 다시 떠올렸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는 대로 라우라를 노예에서 해방시키는 게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말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고 약간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라우라가 나에게 보여준 태도는 불안감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나는 잠시 물을 마시고 있는 라우라의 손을 잡아 그녀의 이목을 끌었다.

“라우라, 이번 사태가 끝나면 널 노예에서 해방시킬 거야.”

“벌써요?”

“응. 난 네가 신분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게 싫어.”

“뭔가 아쉽네요.”

“아쉽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분명히 해방되고 싶어 했었잖아.”

“그게 레베카님의 소유물로 살아가는 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라고요.”

얘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람.

라우라는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내가 아무리 잘 대우해줘도 결국은 자유가 없는 노예인데 말이다.

까놓고 말해서 내가 자위조차 못하게 막았잖아.

처음에 라우라를 봤을 때 느꼈던 자유에 대한 갈망은 어디로 간 건지 모르겠다.

“그럼 넌 계속 노예로 있어도 상관없다는 거야?”

“레베카님의 노예라면 괜찮아요.”

“하지만 난 너를 해방시켜주겠다고 약속했어. 나보고 그 약속을 깨라는 건 아니지?”

“언젠가 레베카님이 저를 배우자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때 해방시켜주세요.”

세상에 다른 것도 아니고 무려 결혼을 해방의 전제조건으로 내걸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라우라는 어떤 식으로든 내가 그녀를 버리지 않기를 원하는 것 같다.

오히려 버림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바로 나인데 말이다.

우리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다.

이건 분명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나는 앞으로 10년 정도는 결혼할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다.

“라우라, 꼭 결혼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 지금 당장 널 해방시키더라도 우리가 헤어질 일은 절대로 없으니까.”

“레베카님도 저를 해방시키는 일에 너무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저는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거든요.”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워. 자, 식기 전에 마저 먹자.”

나는 그 말을 끝으로 더는 그 주제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고 라우라도 그러했다.

우리는 평소처럼 별 의미 없는 잡담을 하면서 식사를 끝냈다.

곧 저택에 고용된 하녀들이 방으로 들어와 그릇을 치웠고 후식으로 커피와 차를 달달한 케이크를 함께 내왔다.

이것 또한 식사만큼이나 훌륭해서 두고두고 생각날 만큼 맛있었다.

커피의 진한 향과 깊은 맛에 취해서 멍하니 앉아있는 나에게 라우라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레베카님,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좋아. 뭔데?”

“기사단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으세요?”

나는 라우라가 이 문제를 되도록 빨리 짚고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지금일 줄은 몰랐다.

어차피 그녀에게 상의할 계획이었으니까 얼른 마무리를 짓고 내일이나 모레쯤에 베로니카에게 알려주도록 하자.

“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기회요?”

“그래,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 하지만 그것만이 목표가 아니야.”

“명예도 생각하시는 거군요.”

“맞아. 가망 없는 신분상승 같은 것보다는 내가 앞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보호수단이 있었으면 해.”

“그렇다면 명예기사를 노려보세요. 진짜 귀족은 아니지만 어디를 가든 귀족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 내가 원하는 게 바로 그런 거야. 넌 역시 내 생각을 잘 알아주는 구나?”

“전 언제나 레베카님에 대해서 생각하니까 당연한 거예요. 그리고 레베카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얼굴에 다 나타나거든요. 그게 정말 귀여워요.”

“뭐? 내가 귀여워?”

도리어 내가 라우라에게 귀엽다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내 새로운 몸이 미인이라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다른 사람에게서 귀엽다는 말을 들으니 낯간지럽게 느껴진다.

“어라? 레베카님, 지금 부끄러워하시는 거예요?”

“모, 몰라!”

“히히히, 귀여운 레베카님.”

“라우라...”

난 얼굴뿐만 아니라 온 몸에 열기가 오르는 것을 느꼈다.

내가 항상 주도권을 잡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라우라는 내 얼굴을 끌어안으며 즐거워했고 나는 그렇게 한참동안 그녀의 품에서 부끄러움을 달랬다.

그렇게 우리는 즐겁게 놀면서 남은 디저트를 마저 다 먹었고 이번에도 하녀들이 다 치워주었다.

나는 그걸 끝으로 오늘은 더 이상 하녀들을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밤이 깊어갈 무렵에 다시 한 번 우리 방에 찾아왔다.

“베로니카 부인께서 보내신 잠옷과 선물입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나이가 지긋한 하녀는 비단처럼 부드러운 잠옷과 직사각형 모양의 길쭉한 상자를 하나 가져왔다.

내가 선물을 받을 행동을 했던가? 그냥 기념품 같은 거겠지?

나는 라우라와 함께 잠옷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에야 상자를 열어보았고 내용물을 확인하자마자 큰 충격을 받았다.

‘정말 이상한 여자네. 이딴 물건을 주면 나보고 어떡하라고?’

상자 안에는 딜도가... 들어있었다. 몇 장의 콘돔도 함께.

아니, 이 음란한 귀쟁이야! 이런 걸 손님에게 선물로 주는 귀족이 세상에 어디 있어?

난 반들반들한 분홍색 딜도 밑에 있는 쪽지를 읽어보았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해서 보냈다고? 완전히 새 것이니까 안심하고 쓰라고? 둘 사이를 보니 아직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고? 그리고 이게 젊은 여성귀족들 사이에서 흔한 문화이니 놀라지 말라고? 환장하겠네.’

진짜 말 그대로 환장할 노릇이다.

이 세상의 귀족들은 내 상식에서 벗어난 일을 문화로써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이가 없는 점은 난 또 딜도를 손에 들고서 벌써부터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베카님, 대체 뭔데요?”

“아, 아무 것도 아니야! 일단 자, 잠옷부터 갈아입자. 이거 엄청 부드러워. 앗!”

나는 갑작스러운 라우라의 질문에 허겁지겁 딜도를 숨기고 화제를 돌리려고 했지만 손에 땀이 잔뜩 난 나머지 딜도가 미끄러져서 바닥에 떨어졌다.

“예전에 제 동료들이 이걸로 서로 때리면서 싸우던 일이 생각나네요.”

“베로니카가 선물이래. 세상에 그런 걸 선물이라고...”

“정말 배려심이 넘치는 분이세요.”

“뭐...라고?”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다른 사람에게 딜도를 선물하는 게 배려심이 넘치는 거라고?

아니, 아니야! 그게 일반적인 행동인 세계가 있을 리가 없어.

분명히 라우라가 농담을 하거나 에둘러서 비난하는 거겠지.

“선물을 받았으면 쓰는 게 예의겠죠? 오늘 괜찮으세요?”

“상관은 없는데 난 그게 진짜 선물이라는 게 이해가 잘 안 되거든.”

“제국의 여자귀족들 사이에서는 특별한 일이 아니에요. 적응되면 괜찮으실 거예요.”

“이게 적응이 되려나 모르겠다.”

“우리 일단 같이 씻고 즐기도록 해요.”

“알았어, 진정해.”

나는 라우라의 손에 반강제로 욕실로 끌려갔다.

오늘은 피곤해서 일찍 자고 싶었는데 베로니카 때문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라우라는 열심히 내 몸을 씻겨주었고 나는 가만히 앉아서 귀족들의 독특한 문화를 문화상대주의적인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우리는 몸을 깨끗하게 씻은 뒤에 욕실에서 나와 몸을 말렸다.

그리고 우리는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서로를 알몸으로 끌어안고 키스를 하면서 침대를 향해 움직였다.

나는 라우라를 침대에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탔다.

라우라의 입 속 깊이 혀를 집어넣어서 그녀의 혀를 휘감았고 양 손으로는 부드러운 가슴을 주물렀다.

내 허벅지는 라우라의 가랑이 사이에 위치했고 그녀의 허벅지 역시 내 보지와 겹쳐졌다.

우리는 서로의 뜨거운 숨결을 만끽하면서 몸을 움직여 서로의 가슴과 발딱 선 유두를 비벼댔다.

유두 끝에서부터 시작하여 가슴 전체로 퍼지는 쾌감에 나도 모르게 야릇한 신음소리를 냈고 라우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난 어느 샌가 신음소리를 내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고 그만큼 더 많은 쾌락을 추구하게 되었다.

나는 손가락을 아래로 뻗어서 라우라의 보지를 쓰다듬었고 그녀는 이미 내가 흘린 애액으로 젖어있는 허벅지를 내 보지에다 문질러댔다.

나는 골반을 아래위로 살짝 튕기며 라우라에게 호응했고 손가락을 열심히 움직여 라우라의 약점을 찾아 나섰다.

라우라는 저번처럼 엄청난 쾌락을 느끼며 허리가 휘었고 보지에서 애액을 흩뿌리며 내 등에 손톱자국을 남겼다.

하지만 난 오늘은 이 정도로 봐줄 생각이 없다.

라우라가 절정으로 허덕이는 와중에도 나는 계속해서 손가락으로 그녀의 질 벽을 유린하며 약점탐색을 계속했고 조금 더 깊은 곳에서 아주 살짝 볼록 튀어나온 부분을 발견했다.

나는 입으로 라우라의 유두를 씹듯이 빨았고 엄지로 라우라의 음핵을 자극하며 약점으로 추정되는 곳을 지그시 눌렀다.

“아, 아아아... 레베카님! 아아! 가, 갈 것 같아요! 지금 가버리면... 흐끄으윽!”

그러자 라우라는 아직 절정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로 훨씬 더 큰 절정을 느끼며 몸을 격하게 떨었다.

그녀는 보지에서 엄청난 양의 애액을 흘려대며 감당하기 힘든 쾌락에 눈물까지 보였다.

나는 라우라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핥은 뒤에 그녀와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레베카님... 죽는 줄 알았어요. 헤헤헤헤.”

“그럼 이제 선물을 한 번 써보자.”

“부디 저를 마음껏 써주세요.”

라우라는 내 앞에서 다리를 양쪽으로 과감하게 벌렸다.

애액으로 반들반들해진 보지와 허벅지가 눈에 확 띄었고 반쯤 젖어있는 꼬리로 보지를 살포시 가린 채 살랑살랑 거리며 유혹하는 모습이 엄청나게 꼴렸다.

나는 콘돔을 씌운 딜도를 손에 들었다. 왠지 모르게 엄청나게 긴장된다.

난 딜도로 라우라의 꼬리를 슬쩍 옆으로 치우고 끄트머리로 보지의 균열과 음핵을 자극하며 그녀를 애태웠다.

라우라는 내 명령 때문에 자신의 보지에 직접 손을 댈 수 없으니 허벅지를 적극적으로 쓰다듬으며 얼른 내가 쾌락을 주기를 고대했다.

‘그래! 그 방법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난 딜도를 라우라의 보지 위에 눕혀놓고 그 뒤에다 내 보지를 포개었다.

다짜고짜 딜도를 넣는 것보다 서로의 보지를 비비며 애정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씨발, 내가 생각해도 존나 변태 같지만 하고 싶은데 어쩌겠어.

내 의도를 알아차린 라우라는 자세를 바꿔서 나에게 협조를 해주었고 우리는 동시에 서로의 매끄러운 보지를 천천히 비비기 시작했다.

그저 새로운 시도를 해봤을 뿐인데 흥분감은 손가락으로 장난을 칠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보지와 음핵에서 수집된 쾌락이 척수를 타고 올라가 뇌를 직접 자극했고 우리는 이번보다 더 큰 신음소리로 서로에 대한 사랑을 속삭였다.

딜도는 살포시 둥글게 부푼 끝부분으로 우리의 음핵을 한꺼번에 자극하며 할 일을 했다.

나는 라우라와의 보빔이 너무 자극적이라서 딜도를 이용해서 라우라에게 삽입을 시도해보겠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말았다.

지금은 그저 라우라와 함께 골반을 흔들면서 서로의 균열에서 더 많은 애액을 흘리고 몸을 떨게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

신음소리는 더더욱 커져갔고 서로를 향해 사랑한다는 말을 마구잡이로 쏟아내며 허리를 움직이기를 수차례, 점점 쾌락의 한계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라우라, 조금만 더... 조금만...”

“레베카님, 레베카님! 하아아...”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애틋하게 부르면서 절정까지 밀어붙였고 결국 거의 동시에 허리가 둥글게 휘면서 말 그대로 가버리고 말았다.

서로의 몸 위로 애액이 마구잡이로 뿌려졌고 전신이 부들부들 떨렸다.

겨우 보지를 비비기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큰 쾌락을 느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먼저 정신을 차린 나는 라우라의 곁에 누워서 그녀를 끌어안으며 함께 여운을 즐겼다.

“사랑해요, 레베카님.”

라우라는 아기처럼 내 가슴을 쪽쪽 빨면서 어리광을 부렸고 나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갑자기 밀려드는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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