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화 〉 16화
* * *
우리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다.
밤에는 치안이 나쁠 줄 알았는데 밝은 가로등과 주기적으로 순찰하는 기사단 병사들 덕분에 안심하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
프랑카에서는 슬럼가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낮이든 밤이든 안전하다고 한다.
처음 프랑카에 왔을 때만 하더라도 다들 활기차고 밝은 분위기라서 슬럼가 같은 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구 시가지의 으슥한 골목길로 들어가면 온갖 범죄의 온상인 슬럼가가 나온다고 한다.
모험가길드에서는 의뢰를 수행하는 장소가 슬럼가라면 의뢰를 받아주지 않는다.
이유를 들어보니 길드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슬럼가를 지배하는 범죄조직과의 협상을 깨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대체 이 도시를 다스리는 귀족은 무엇을 하기에 범죄조직이 슬럼가에서 지배층으로 군림하는 걸 방관하는 건지 모르겠다.
어차피 여기서 평생 살 생각은 없으니까 신경 꺼야겠다.
그래도 난 슬럼가에 있다는 암시장에는 한 번쯤 가보고 싶다.
그곳이라면 잠겨있는 게임적 기능을 개방할 단서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확실히 강해지기 전까지는 나는 물론이고 라우라를 위협에 빠뜨릴 수 있는 곳에는 발을 디디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그곳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몰라도.
“레베카님, 빨래하고 왔어요.”
“수고했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라우라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런데 굉장히 차갑다.
빨래터에 따뜻한 물이 나온다고 들었는데 이상하다.
“손이 왜 이렇게 찬 거야?”
“아, 그게... 온수장치가 고장 난 것 같더라고요.”
“그래? 그럼 빨래하지 말고 돌아오지 왜 혼자 고생했어?”
“제 의무니까요.”
그렇게 고생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라우라를 보니 가슴이 아프다.
어쨌든 라우라는 내 노예니까 가사는 전부 떠맡겨도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얼음장처럼 얼어붙은 그녀의 손을 만져보니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다음부터 그런 일이 생기면 그냥 하지 마. 하루정도 빨래나 청소 같은 거 안 한다고 문제될 것 없어. 알았지?”
“하지만 저는 노예잖아요.”
“라우라, 내 말 들어.”
“네, 레베카님의 뜻대로 할게요. 걱정 끼쳐드려서 죄송해요.”
“좋아하는 사람을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뭘.”
“아...”
라우라는 내 말을 듣더니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표정을 보니 놀라거나 기분 나빠서가 아니라 기분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라우라는 정말이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고운 입을 열었다.
“오늘은 제가 레베카님을 씻겨드리고 싶어요.”
“그래? 그럼 부탁할게.”
우리는 옷을 벗고 샤워실에 함께 들어갔다.
어제는 따로 씻었지만 오늘은 라우라가 직접 나를 씻겨준다고 한다.
대체 어떤 식으로 씻겨줄 생각인지 의문이 드는 순간, 라우라는 자신의 몸을 샤워타올 삼아서 거품을 내기 시작했다.
아! 이제야 라우라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알겠다.
내가 살면서 이런 호사를 누리게 될 줄은 몰랐는걸.
나는 샤워실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서 라우라의 봉사를 기다렸다.
라우라는 먼저 내 팔을 하나씩 잡고 자신의 가슴골에 끼워서 비볐다.
그녀의 말랑말랑한 가슴 위로 거품이 일어나면서 더욱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나는 당장에라도 라우라의 가슴을 손으로 주무르고 싶었지만 그녀가 봉사를 다 끝낼 때까지 참기로 했다.
내 팔에 거품칠을 끝낸 라우라는 다음으로 내 다리를 목표로 삼았다.
라우라는 본인의 가슴을 이용해서 내 다리에도 거품칠을 해주었다.
그리고 손으로 내 발가락 사이사이에 골고루 거품을 묻혔다.
“이제 등을 칠해드릴게요.”
라우라는 몸에 좀 더 거품을 낸 다음에 날 뒤에서 끌어안고 몸을 아래위로 비볐다.
세상 부드럽고 따뜻한 물체가 내 등을 어루만져주는 감촉은 최고였다.
그리고 라우라는 팔을 앞으로 뻗어서 내 배와 허리, 어깨, 목덜미에도 정성스럽게 거품을 칠했다.
하지만 좀처럼 가슴에는 손을 대질 않았다.
부끄러워서 그런 모양인데 내가 조금 나서야겠다.
“라우라, 등이 끝났으면 나머지는 여기 앉아서 해.”
나는 라우라를 내 다리 위에 마주보는 식으로 앉혔다.
잘 빠진 몸매에 새하얀 거품을 묻히고서 나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라우아의 시선은 달콤하고 짜릿하다.
라우라는 그렇게 나를 바라보면서 조금 뜸을 들이다가 과감하게 날 포옹하더니 자신의 가슴과 내 가슴을 비비며 거품칠을 했다.
우리는 단지 그것만으로 흥분해서는 서로 숨이 점점 거칠어졌다.
라우라의 체온이 오르고 유두가 꼿꼿해져서 마찬가지로 달아오른 내 유두를 비볐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묘한 감각에 내 심장이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라우라가 어제 이런 기분을 느꼈구나? 정말 이상해.
나는 라우라가 허리를 튕겨서 하반신을 앞뒤로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라우라는 나보다 더 흥분한 상태가 분명했다.
“라우라, 괜찮지?”
“네, 레베카님. 부디 원하시는 대로 해주세요.”
나는 허락을 받자마자 라우라와 진하게 키스했다.
어제의 키스와 다르게 내 입에서도 흥분감에 찬 신음소리가 나왔다.
빨개진 서로의 입술을 포개었고 서로의 혀가 바쁘게 뒤엉키며 타액이 섞이고 새어나왔다.
계속해서 서로의 가슴을 마찰시키고 유두를 비벼대며 서로의 숨소리를 탐했다.
그러자 내 아랫도리가 점점 저려왔고 보지가 거품이 아닌 다른 따뜻한 액체로 축축해지는 감각이 느껴졌다.
만약 여전히 나에게 자지가 있었더라면 벌써 한 번 쌌을 지도 모를 정도로 찌릿찌릿한 느낌이 배꼽 아래를 지배했다.
그러다 갑자기 느껴지는 황홀감에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움찔 하면서 골반을 떨었다.
그건 라우라도 마찬가지라서 우리는 동시에 몸을 떨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하아아아아...”
내 입에서 진한 신음소리가 나왔지만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라우라와 함께 절정이라는 새로운 감각을 공유하는 게 행복하게 느껴졌다.
먼저 기운을 차린 나는 다시 키스를 하면서 손을 움직여 라우라의 등을 위에서부터 찬찬히 쓰다듬다가 탱글탱글한 엉덩이를 만졌다.
라우라는 여전히 미세하게 몸을 떨면서도 내가 하는 키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실컷 엉덩이의 감촉을 만끽한 나는 꼬리와 엉덩이가 연결되는 곳 아래로 손을 넣었다.
“꺅! 하으윽!”
그러자 라우라는 갑자기 놀라면서 큰 소리로 신음을 흘렸고 그동안 살랑살랑 양옆으로 움직이던 꼬리가 순간적으로 쭉 펴졌다.
아, 여기가 수인족의 약점이구나?
나는 추가적인 검증을 위해서 라우라의 꼬리를 쓰다듬어봤지만 별 반응은 없었다.
역시나 이 연결부위 아래쪽이 약점이다.
고양이는 발정기에 엉덩이를 두드려서 달래준다고 들었는데 수인족은 좀 다른 모양이다.
약점을 파악한 나는 라우라가 저항하기 전에 몇 번이고 그곳을 손으로 쓰다듬거나 간질였다.
그러자 라우라는 계속해서 애교 섞인 신음소리를 내면서 몸을 떨었고 나는 약간 가학적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라우라, 내가 조금 더 널 괴롭히고 싶은데 어때?”
“하아, 하아. 레, 레베카님이 원하시는 대로...”
“좋아. 후회하기 없기다.”
나는 한 쪽 손으로는 라우라의 꼬리를 들어 올리고 다른 손으로는 약점을 찰싹찰싹 때렸다.
라우라는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생소한 쾌락을 참느라 내 몸 이곳저곳에 손톱자국을 남겼다.
조금 아프긴 했지만 난 상관하지 않고 계속해서 라우라의 약점을 때렸고 결국 그녀는 몸이 크게 휘면서 떨어댔다.
“흐아아! 하으으윽!”
라우라의 떨리는 보지에서는 애액이 줄줄 흘러나왔고 뜨거운 액체가 내 하복부에 흩뿌려졌다.
나는 그런 라우라를 꼭 끌어안고서 그녀의 절정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괜찮니?”
“네에엥. 행보캐요.”
라우라는 혀가 풀린 소리를 내면서 대답했다.
그녀는 여전히 날 포옹한 채로 절정의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아직은 너랑 더 많이 즐기고 싶어.”
내 제안에 라우라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나는 라우라를 한쪽 다리 위에 앉히고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수줍게 벌어진 다리 사이로 살짝 발개진 라우라의 보지가 보였다.
투명한 애액을 뚝뚝 떨어뜨리며 다음에 다가올 자극을 기대하고 있었다.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에 앞서서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애태웠다.
그러자 라우라는 무심코 자신의 손으로 보지를 만지려다가 멈칫했다.
내 명령을 잘 수행하는 그녀에게 상을 줘야할 것 같다.
“잘 했어, 라우라.”
나는 라우라에게 키스를 하면서 허벅지를 만지던 손으로 그녀의 보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라우라는 몸을 조금씩 떨면서 신음했다.
그리고 나는 중지와 약지를 그녀의 따뜻한 보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어제와 달리 한꺼번에 두 개의 손가락이 들어가자 라우라의 질이 급격하게 수축됐다.
나는 다른 손으로 살짝 돌출된 라우라의 클리토리스를 애무해서 힘을 풀었고 덕분에 침투조에 여유가 생겼다.
한 번에 두 가지 강한 자극이 가해지자 라우라는 내게 기대며 힘들어했지만 난 벌써 멈출 생각이 없었다.
라우라는 내 쇄골과 목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어떻게든 쾌락의 파도를 버텨냈다.
난 손가락을 움직여 질 벽을 긁으며 약한 부분을 찾아보려 했다.
하지만 단순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라우라가 즉각적으로 격하게 반응했다.
지금 약점을 찾았다가는 완전히 기절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약점을 찾는 일에 치중하지 않고 라우라를 내 손가락에 적응시키는 일에 중점을 둬야겠다.
나는 손가락을 규칙적으로 천천히 움직이며 라우라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었다.
대략 10번 정도 손가락이 질 벽을 왕복하면서 긁자 라우라는 또 한 번 크게 신음하면서 몸을 파들파들 떨어댔다.
내 손은 순간적으로 분출되는 투명하고 따뜻한 액체로 범벅이 되었지만 상관없었다.
나는 라우라가 진정될 때마다 계속해서 손가락을 규칙적으로 움직였다.
라우라는 적응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갈수록 더 민감해져서 나중에는 두세 번 왕복하는 것만으로도 절정하고 말았다.
이대로는 라우라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난 그만 손을 뗐다.
그러자 라우라는 깊고 뜨거운 숨을 내쉬었는데 안도하는 것인지 아쉬워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라우라는 자신의 몸에서 나온 쾌락의 증거로 흠뻑 젖은 내 손을 잡더니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 핥고 빨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 야하게 느껴져서 내 가랑이 사이로 내가 흘린 애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저 라우라의 야릇한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 이런 쾌락을 느낄 수 있을 줄이야.
“레베카님, 다음에는 오늘보다 더 잘 참아볼 테니까 더 오랫동안 기분 좋게 해주세요.”
라우라는 내 품에 기대어서 속삭이듯 말했다.
그녀의 몸은 열이라도 난 것처럼 뜨거웠고 전력질주를 한 사람처럼 숨소리가 거칠었다.
계속되는 절정에 몸에 기운이 많이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라우라는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은지 갑자기 내 가랑이 사이에 꿇어앉았다.
“라우라?”
“저만 기분이 좋으면 안 될 것 같아서요. 허락만 해주신다면...”
무슨 뜻인지 알겠다.
라우라는 혀로 내... 보지를 핥을 생각이다.
어쩌지? 지금은 좀 더럽지 않나? 하지만 나도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쉽다.
아직 내 아랫도리는 흥분한 상태이고 이걸 어떻게든 가라앉히고 싶다.
“좋아. 마음대로 해.”
“네, 레베카님.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라우라는 내 가랑이 사이로 머리를 들이밀고 내 보지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의 숨결이 보지에 닿을 때마다 찌릿찌릿한 감각이 느껴졌고 애액이 더 많이 흘러나왔다.
고작 그것만으로도 흥분되는데 라우라가 혓바닥으로 내 보지를 핥기 시작하자 점점 더 쾌락의 강도가 더해졌다.
라우라는 정성스럽게 내 보지와 클리토리스를 핥으며 내게 쾌락을 강요했다.
내가 여자의 몸이 된 뒤로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곳을 라우라가 마음껏 공략했다.
심지어 라우라는 내 보지 속으로 혀를 살짝 집어넣고 휘저으며 내가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종류의 엄청난 쾌감을 선사했다.
“아, 아아... 라우라, 라우라! 흐읍!”
라우라가 내 클리토리스를 살짝 깨물자 표현하기 힘든 쾌락이 등골을 타고 뇌의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고 난 비명을 지르기 직전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전신이 마구 떨리고 숨을 쉬기가 곤란할 뿐만 아니라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내 보지가 미친 듯이 애액을 흘리고 물을 뿜어내는 것도 쉽게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감당하기 힘든 쾌락이 날 덮쳤다.
“레베카님, 괜찮으세요?”
“엄청 힘들어. 그래도 기분 좋아.”
난 열이 오른 얼굴로 라우라의 품에 안겨서 바보처럼 실실 웃었다.
라우라는 지친 나를 조심스럽게 벽에 기대는 방식으로 바닥에 앉혀서는 다시 몸을 씻겨주었다.
아마 더 이상 내가 쾌락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배려를 해주는 것 같다.
라우라는 반쯤 넋이 나간 나를 정성스럽게 씻겨주고 닦아주고 말려주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잠옷을 입은 채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고개를 돌려 화장대를 보니 라우라가 알몸으로 머리를 말리는 모습이 보였다.
정말이지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뒤태다.
“라우라, 사랑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에 라우라는 얼른 뒤를 돌아보면서 입을 열었다.
“저도 레베카님을 사랑해요.”
라우라는 내 볼에 뽀뽀를 해주며 미소 지었다. 아,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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