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화 〉 아르벨라
* * *
한반도는 주변 타국에 비해 나을 뿐이지. 그렇다고 그 환경이 결코 안정적이지는 않다. 멸망한 북쪽 김씨 일가의 땅을 차지한 괴수 무리, 삼면이 바다인 만큼 끊임없이 침입해오는 해양괴수들.
거기에 땅덩어리에 비해 생각보다 뛰어난 각성자들이 넘쳐 도시를 잘 지켜온 터라 안정적이라고 착각하며 생존보다 제 욕망을 분출시키는 우매한 기득권들과 먹을 게 많은 땅에 스며드는 쥐새끼같이 음지 곳곳에 숨어 설치는 빌런까지.
물론 뒤의 둘은 발토가 수호계약 길드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정리될 테지만 무지성으로 설치는 괴수들은 답이 없다.
언제 해양괴수들을 완전히 통합한 네임드급이 나타나 한반도를 침범할지, 저 북쪽에 잠든 거북용이 언제 미쳐 날뛰어 남쪽으로 내려올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의 모든 전력은 내륙에 집중되어 있다.
즉 한 마디로 한반도에 사람이 살 수 있는 섬은 없다는 거다.
하지만 인천 석모도. 날고 긴다는 각성자들도 자살하는 게 아니라면 가지 않을 남한에서도 최북단에 가까운 그 섬에는 의외로 단 하나의 괴수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부 죽었으니까.
“후우...”
괴수들조차 금역(??)으로 여겨 접근하지 않는 그 섬에 무인도와는 어울리지 않게 이상할 정도로 깔끔한 연무장과 그곳에 서 있는 단 한 명의 사람만이 존재할 뿐이다.
“흡...!”
그곳에 존재하는 유일한 사람, 유천은 연무장 너머로 보이는 바다를 향해 정권을 천천히 내질렀다.
쿵...
잔잔히 흐르던 바다와 주먹이 부딪쳤다고 생각할 수 없는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지자, 해수면이 무풍지대의 바다와 같이 평평해졌다.
곧 다시 원래의 흐름을 되찾은 바다는 본래의 조류를 따라 흐르기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완벽히 같은 건 아니었다.
위로 떠올라, 몸이 터진 채로 피와 내장을 흘리며 바다를 더럽히는 수십 수백 마리의 거대한 해양괴수들의 모습은 방금 그 공격이 해양 생태계에 어떤 천재지변을 일으켰는지 예측할 수 있었다.
“이게 파월 2식(?) 폐양(??).”
유천이 생각한 무(?)는 모방이다. 인간의 상상력이란 완전한 무(無)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의 현상을 보고 다양한 감정을 떠올리는 건 가능하다.
풀잎에 떨어지는 물방울의 모습을 보고, 유(?)를 깨달을 수도 있고, 하늘 높이 솟은 나무의 정적이면서도 고요한 모습을 보고도 파월 1식(?) 단천(??) 같이 거칠고 패도적인 영감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거다.
그렇기에 상위 무공으로 갈수록, 구결들은 자의적이고, 시(?)적이다. 의념이나 심상이라는 건 글로 아무리 표현하고자 해도 아니 직접적인 가르침이 있다고 해도, 개개인이 지닌 개성이 다양하기에 완전히 같은 무공을 만들기란 극히 힘드니까.
‘그래서 힘을 원하는 대부분은 거대 가문이나 무문 아래로 들어가고자 하는 거고.’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이고 철저한 정신 교육은 그 확률을 극단적으로 높여준다. 재능만 있다면 하이랭커로서의 문을 열 확률을 높일 수 있는데 그걸 누가 거부한단 말인가.
“엉망이군. 이게 아니야.”
하지만 그건 선을 넘은 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
파월 2식 폐양(??).
단천(??), 하늘을 끊어도 달을 벨 수는 없으니 바다를 묶어 완전한 상을 형성하여 달의 허상부터 받아들이겠다는 구결을 검이 아닌 권으로 나름 재해석해봤음에도 유천의 표정은 실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바다를 폐한다...그래 할 수는 있어. 하지만 이 구결이 뜻하는 게 그 말 그대로의 뜻은 아니었겠지.”
유천 자신의 힘이라면 아까처럼 조류 그 자체를 정지시켜 평평하게 만들어 달빛을 받아들일 하나의 거울로 만드는 게 가능하기는 했다.
그저 화명안에 비치는 조류의 흐름에 반대되게 힘을 방사시켜 맞물려 버리면 될 뿐이니까. 지금의 자신이라면 그 정도의 조정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보이는 그대로의 형상을 구현한다고 그 심상을 형성한 건 절대 아니었다.
“강대한 힘이 무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라...기가 막히는군.”
무(?)는 사람이 대적할 수 없는 적을 죽이기 위해 만든 기예. 그 오랜 시간 쌓여온 피비린내 나는 지혜의 총체는 유천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었다.
사량발천근(四????)이나 일휘타산(一??山)이라는 게 불가능한 세상이 아니니까.
실제로 약화된 상태였다고는 하지만 잠시나마 라만이 유천을 몰아붙일 수 있었던 것도, 일개 이능이 아닌 날카롭게 갈고 닦아온 창술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즉 무인으로서 자신을 다듬어 온, 그보다 강력한 적이 등장한다면 유천의 목숨 또한 장담할 수 없다는 뜻. 상대가 자신의 힘을 흘리고 역이용할 수 있다면 자신 또한 그것을 뒤집을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에게 그것이 불가능했다. 오성이나 재능이 부족한 게 아니다. 필요성을 알기는 하지만 정작 그것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어째서 하체의 균형이 중요한가? 발끝만으로도 땅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데.
정확한 자세가 왜 중요한가? 그러지 않아도 하나같이 풍선 터지듯 터져 나가는데.
그런 나약한 기예를 절대적인 포식자인 이 몸이 굳이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는가?
그런 심상들이.
몸 안에 깃든 막대한 힘의 개념이.
무에 대한 간절함을 짓눌러 으깨고, 절박하게 조여야 할 강함에 대한 집념을 나른하게 늘어뜨린다. 그런 같잖은 마음가짐이 재능조차 억누르고 나태를 불러일으키니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짜증 나네. 시발.”
무의 필요성을 표하는 이성과 나른한 포식자의 본성이 부딪혀 머리를 어지럽히자 유천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상대가 필요해.”
마법이든 무공이든 주술이든 상관없다. 바닥부터 끌어올린 쌓은 업(?)만으로 자신을 쳐부숴 줄 상대가 필요하다. 떠올린다. 그것이 가능한 상대를.
“그게 가능한 상대라...당장 떠오르는 건 고작 다섯뿐이군...”
Top 5. 3차 초월에 도달한 절대적인 존재들. 완성된 채로 이 세상에 불려 온 자신과는 달리 이 세상에서 태어나 바닥부터 역경을 부수고 하늘에 닿은 괴물들.
그 자들이라면 분명 자신을 가뿐히 이겨낼 수 있겠지만, 쉬이 마주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 몸이 지닌 특이성에 경계하여 목숨을 앗아갈지도 모르는, 함부로 접촉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아르벨라만큼은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말이지...”
베렌듀크가 멀쩡히 존재했다거나, 언터처블로 불린 최정상 랭커를 Top 4라고 불렀다거나, 게임의 분기가 아무리 플레이어에 따라 흔들린다고 해도 이건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천이 온 이 세상은 그 두 가지가 아예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의 중심에는 자신의 본캐인 아르벨라가 존재했다.
유천의 눈이 가늘게 떨리며 수많은 의문이 떠오른다. 그녀가 어떻게 일곱별의 저주를 이겨낸 건지, 별을 지배는 심법인 천살지멸(????)을 익히고 있다면 어떻게 그것을 익히고 있는지.
베렌듀크는 어째서 멸문시켰는지 등 수많은 의문과 예측들이 머리를 돌아다니지만, 답은 알 수 없었다. 직접 만나서 물어보지 않는 한에는 말이다.
“복잡하네.”
수신제가치국평천하(???家?國??下)라고 했던가. 외부의 일은 원하는 흐름을 타고 있지만 정작 제 일은 해결되지 않는 상황을 보면 그렇게 맞는 말은 아닌 거 같았다.
“좀 쉬어야겠어.”
생각해보니 이 세상에 불려온 이후 단 한 번도 제대로 문화생활을 누려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나마 있다면 양하연과의 식사였을까? 하지만 그것조차 과거의 자신과는 다른 뭔가 먼 세상의 일을 경험한 것 같았다. 일반적인 사람들 틈에 섞여 싸구려 소주를 까먹는 게 본래의 자신이었으니까.
“이 세상에도 영화가 있다고 했던가?”
양하연의 취미가 영화를 보는 거라고 했으니 분명 있겠지. 그럼 영화관도 있을 거고.
이제는 잊혀가는 자신을 한 번 돌아보는 것 또한 색다른 경험일 것이다. 혹시 아나? 거기서 무언가 얻을 수 있을지.
일반적인 사람들이 누리고 살, 보편적인 여가를 누려볼 생각에 유천은 즐거움을 숨기지 못하고 옅은 미소를 띤 채 서울이 있는 방면을 향해 발을 박차 날아올랐다.
*
“언니! 이것도 좀 먹어봐요! 와...! 지구에는 참 맛있는 게 많네요!”
“...누가 언니냐...? 네가 더 나이가 많잖아! 이년아!”
“에이~ 참, 그렇다고 제가 반말을 할 수는 없잖아요. 동생님이라고 말하기도 이상하고요.”
청바지에 편한 점퍼를 입고 있는 여자와 베이지색 링 벨트 달린 원피스를 입고 있는 두 명의 미인이 카페에서 케이크를 잔뜩 시킨 채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투닥거리고 있었다.
그만한 미인들이 있다면 누구 하나 접근해볼 만했지만,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 누구도 다가가지 않았다. 숨겼다 하더라도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오는 강자의 기품은 오랜 세월 퇴적된 평화를 누르고 본능에 경종을 울리는 위험한 느낌을 자아내게 했으니까.
“내버려둬 이년아 내가 알아서 먹을게.”
“아아! 공감 좀 해주세요! 이런 자극적이기만 한 싸구려는 저희 쪽에서 저랑 언니 말고는 거의 안 먹는다고요~”
“내가 시발 언니라고 부르지 말랬지!”
한 차례 욕설을 퍼부은, 본래의 적색 머리를 검게 염색한 여자, ‘아르벨라 반 엑시르’는 같이 온 부관인 유라의 끈질긴 요구에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케이크를 집어 먹었다.
“싸구려네.”
“그쵸?”
5700원짜리 싸구려 티라미수 케이크. 인위적으로 만든 끈적거리는 식감, 삼킨 후에도 입안을 맴도는 불쾌한 단맛까지. 본래라면 손도 안 댔을, 아니 그녀의 앞까지 오지도 않을 싸구려였다.
“근데 괜찮네.”
“그쵸?!”
꾸역꾸역 쓰레기 같은 음식을 먹으며 살다가 간혹 손에 들어오는 깨끗한 빵 한 조각.
창녀의 딸인 아르벨라나, 하찮은 서녀였던 유라에게 이런 싸구려 케이크는 힘들었던 과거의 눈물 어린, 지금에 와서는 하나의 추억이 되어버린 풍취를 떠올리게 했다. 설령 그것이 머나먼 옛 것이 되어버렸다고 해도 말이다.
“역시 이건 저나 아가씨만 공유할 수 있는 거예요! 우리 애들은 죄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것만 먹고 자란 놈들뿐이라”
“그놈의 아가씨는 또 뭔...아니 됐고, 너 왜 이렇게 분위기가 날뛰는 거야? 여기가 그렇게 좋아?”
“네 마음에 들어요.”
유라는 창밖에 팔짱을 끼고 돌아다니는 커플들과 아이의 손을 붙잡고 식당으로 들어가는 가족들을 보며 흐릿하게 웃었다.
“누가 누구랑 사귄다, 오늘은 어떤 맛있는 걸 먹을까, 요즘 재밌는 드라마 한다더라...이런 시답잖은 얘기들을 하는 게 뭔가 평화롭지 않나요? 이런 거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라고요.”
“흥...그래봤자 거짓된 평화지.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부스러기 같은 그런 평화.”
미국을 시작으로 이곳저곳을 거쳐 한국까지 오면서 아르벨라가 본 지구라는 세상은 참 절묘했다. 너무 뛰어나지도 못 나지 않았다.
중심으로부터 관심도는 떨어지지만 그렇다기에는 덩치가 큰 놈들이 몇몇 끼어들어 서로가 서로를 견제한다.
아슬아슬한 균형상태.
그것이 이 기적 같은 평화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거기서도 이 나라는 이상하죠. 나라라고 하기에도 조그마하면서 국가의 틀은 제법 잘 유지가 되고 있어요.”
“그것 때문에 이 나라에 온 거 아니겠어?”
입 안을 맴도는 질척한 단맛을 없애기 위해 손에 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쪽 들이킨 후 시발 존나 맛대가리 없네라고 말하면서도 아르벨라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은근한 만족을 드러냈다.
아르벨라는 슬슬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는 잔을 한 번 흔들고 탁자에 내려놓은 후 진지한 표정으로 유라를 쳐다봤다.
“유라.”
“예?”
“너 발토라고 들어본 적 있어?”
“저도 처음이에요.”
“그래 그렇지 그런데 그런 놈들이 어떻게 드라고니아와 동맹을 맺었을까...그것도 제법 대등한 선에서? 아니 그전에 이 나라는 왜 그런 듣보잡들과 수호계약을 맺었을까?”
한국과 미국.
아니 정확히는 발토와 드라고니아 간의 동맹.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면, 이곳 카페에서도 언성을 높이며 이렇다저렇다 얘기가 도는 핫토픽이었다.
미국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엘리스 파셀의 동맹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 엄청난 지원을 약조했다.
거기에 더 충격적인 건...
“확실히 뭔가 이상하기는 했어요. 뒤도 안 보겠다는 식으로 반고를 뒤에 두고 있는 중화연맹과 천황국에 적대적인 스탠스를 취했죠.”
DCD에서 최근에서야 표면으로 드러난 위성병기 ATREL. 상대하기 벅찬 대형괴수를 대기권 밖에서 거대한 질량을 가진 송곳으로 타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과 드라고니아의 합작품.
그것들이 각각 6개와 3개씩 중화연맹과 천황국의 중심지를 맴도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당연히 두 국가의 중앙정부에서는 반발하고 미국에 항의했지만, DCD의 공식 답변은 한마디로 하나였다.
응 실수 미안~.
둘과 여러 사건으로 사이가 좋지 않은 한국과 동맹체결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미국 궤도에서 벗어나 그쪽으로 갔다는 그런 성의 없이 툭 내놓은 사과문을 믿을 자는 세상 누구도 없을 것이다.
미국 주 정부도 침묵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번 사태에 대해 동조했거나 암묵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보는 것이 옳을 거다. 즉 ‘미국과 드라고니아는 한국과 발토와 손잡고 너희와 대치할 것이다.’ 라고 대놓고 의사표명을 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둘 중 하나겠지. 그 년과 그 나라가 국제 관계 따위 신경도 쓰지 않는 머저리든가”
“아니면 그런 것 정도는 감수할 메리트가 이 나라에 있다는 거겠죠.”
“그래. 젠장 정보가 너무 없네.”
위원회의 일 석이라는 자리는 중앙세계의 어지간한 기밀들을 입수할 수 있는 위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구가 규모와 중요도가 작은 차원이라는 점에서 정보의 부재를 낳았다.
“내 감으로는 이곳에 그분이...”
“응? 뭐라고 하셨나요?”
“...아니야.”
유라가 아르벨라와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는 하지만, 유라가 아르벨라 본인이 이곳 차원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쯤은 짐작하고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신을 찾고 있다는 얘기까지 해줄 수는 없었다.
그건 오로지 바닥에서 버러지처럼 살 운명이었던 자신을 버젓한 무인으로 살게 해준 신과 자신 둘 만의 이야기. 아르벨라는 그걸 누구하고도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그 빛에 다른 타물을 묻히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주군의 그러한 기색을 읽은 유라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다른 곳으로 넘겼다.
“흐음...이곳 수도가 아닌 부산이라는 도시로 먼저 가봤어야 했을까요? 보아하니 무슨 일이 일어난 듯싶은데...”
“그것도 아깝기는 해.”
발전소가 터져나가고 부산 전체가 셧다운 되었다는 소식 또한 적지 않게 여러 매체에 기사로 올라왔다. 하지만 중앙세계에서 정상에 가까운 곳에 서 있는 아르벨라나 유라는 거기에 숨겨진 정보가 있음을 직감했다. 이런 조작쯤은 위원회에서도 얼마든지 하는 거였으니까.
“직접 봤으면 뭐라도 나왔을지도 모르...!”
“주군...?”
창밖을 멍하니 응시하던 아르벨라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자, 유라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쳐다봤다.
“유라...”
“예?”
“너 숙소로 가 있어.”
“네...? 갑자기 그게 무슨...”
“아니면 좀 놀다가 들어가던가. 아무튼, 나 먼저 일어난다. 따라오지 마. 이건 명령이야.”
“주군?! 아가씨! 언니!”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