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7화 〉 정수의 주인(4)
* * *
“으그극...!!”
자궁구를 두드리는 거대 자지에 이지연은 눈을 뒤집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단 한 번의 삽입만으로 가버린 모양새였지만 어림도 없지. 유천은 그대로 쉬지 않고 찔꺽 엉덩이를 들어 올린 후 골반을 튕기기를 반복했다.
퍽! 퍽! 퍽! 퍽!
“하악! 흐윽! 히익! 헤으으으윽...!!!”
비단결 같은 검은 머리와 풍만한 가슴을 출렁이는 광경과 쾌락에 물든 천박한 소리에 집중하며 자지를 훑는 감촉을 최대한 멀리했다.
‘내가 먼저 쌀 수는 없다.’
이지연이 지닌 섹스에 대한 두려울 정도의 천부적인 자질.
딱 알맞은 강도로 쪼이는 보지.
그리고 첫 경험이면서 곧바로 허리를 흔드는 그 음란함에
유천은 그녀가 지닌 뜻밖의 자질에 한순간이지만 압도당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제대로 그녀에게 자신보다 아래임을 각인시키지 않으면 먹히는 건 나라는 걸. 이 보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될 거라는 걸 말이다.
몸이 다칠 걱정은 하지 않았다. 마법사라고 하지만 그 이전에 각성자. 들박이 고난도의 자세라고는 하지만 그래 봤자 튼튼한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자세. 그녀가 견디지 못할 리는 없었다.
“하앙...! 헤으윽...! 너, 너무 세요...좀만 천천히...! 후우웁...!”
지금 유천이 하고 있는 건 일종의 서열정리. 요구를 들어줘서는 안 된다. 가슴을 치는 그녀의 손을 잡고는 그대로 입안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희열에 젖은 눈물의 짠맛은 적극적으로 얽히는 설육에 삼켜져 사라졌다.
그렇게 숨이 막혀 이지연의 얼굴이 붉어질 때쯤 입을 떼자 푸하! 거세게 숨을 들이켰다
“하악...! 하악...! 유천씨 왜...! 이렇게 화가 난 거에요...! 하아앙...!”
“이게 다 지연이가 잘못한 거야.”
“제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하앙!”
“네가 야한 게 잘못된 거라고.”
“우, 웃기지 마요...! 흐앙...!”
그게 뭐가 잘못된 건가. 남자들은 야한 여자를 좋아한다던데 그럼 오히려 좋은 게 아닌가. 섹스할 때조차 자신은 청순해야 한다는 건가.
‘억울해!’
이런 대우를 받을 수는 없다.
이지연은 반항하듯 약간 늦췄던 탬포를 다시금 끌어올려 자지를 아래에서 쑤셔 박는 유천의 목을 물었다.
“소용없어.”
“흐으응...!!”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였다.
그녀가 아무리 전력을 다해 깨문다고 해도 기분 좋은 간질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유천이 그에 벌을 주기 위해 더욱 깊이 엉덩이를 눌러 내려 자지로 자궁을 압박했다.
“하앙! 아앙! 흐앙!”
약간 늦췄던 탬포를 다시금 자지를 올려치기 시작하자 마약에 취한 듯 귀여운 혀를 삐죽 내밀며 헐떡이기 시작했다.
“하앙! 자, 잘못, 하앙! 잘못 해써여어...!!”
그렇게 그녀만의 반란은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뭘 잘못했어?”
“헤엑...! 제가 야해서! 하앙! 제가 야해서! 유천씨를 화나게 해써여...! 그러니까! 하앙! 용서해 주세...흐으읏...!!”
유천의 발밑이 흥건해질 정도로 자지를 찔러 넣을 때마다 애액을 쏟아내며 무한 절정을 한 이지연은 유천의 목에 복종의 키스를 퍼부었다. 더 이상 질질 끌 필요는 없겠지. 유천은 참고 있던 사정감에 집중하며 더 빠르게 허리를 움직였다.
“큭! 싼다!”
“아앙...! 안에는 안 되는...흐으으으읏...♥♥”
꿀렁...꿀렁...
그녀는 보지 안에서 자지가 껄떡이며 그보다 뜨거운 무언가를 쏟아내기 시작하자 허리를 휜 채 발발 떨었다.
“후우...”
“하윽...너무 많아...”
아랫배에 포만감이 들어찰 정도로 싸질렀음에도 자지는 여전히 꿈틀거리며 정액을 쏟아냈다.
“헤에...”
유천은 자지가 사정을 멈추자마자 푸슈슈슛... 실금하면서 몽롱한 표정으로 실신한 이지연을 침대에 눕혔다.
다리를 오므릴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숨만 내쉬던 이지연은 보지에서 짙은 밤꽃냄새를 풍기는 정액이 울컥 나올 때마다 움찔거렸다.
“지연아.”
“녜에에...?”
“아직 밤은 길어.”
“무슨 말...흐으응...?!!”
쉬게 내버려 둘 생각이 없었던 유천은 여전히 멀쩡히 발기를 유지하고 있던 자지를 정액을 흘리는 보지에 푹 박아 넣고는 허리를 흔들었다.
“하앙! 안 돼! 좀만 쉬게 해 주흐으읏...!!”
“말했잖아 오늘 못 잔다고.”
아직 해가 떠오르려면 한참 남았다. 밝게 뜬 달이 희미해지고 새벽의 푸르스름함이 올라올 때까지 유천은 그녀의 몸을 완전히 자신만의 색으로 물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범했다.
*
“이걸 전부 흡수하면 되는 건가요?”
“아니 지금의 지연이 너가 그거 전부 흡수하면 죽어. 왜 내 말을 안 들어?”
“히잇! 저, 젖꼭지 꼬집지 마요! 민감하단 말이에요! 그리고 언제 말해줬어요!”
“아. 말 안 했던가?”
“그래요!”
지평선 너머로 태양이 보일 때까지 광란의 시간을 보낸 후 두어 시간쯤 휴식한 유천과 이지연은 정수를 두고 투닥거리고 있었다. 떡정이라는 걸까. 둘의 거리감은 격렬한 섹스를 하기 전과 사뭇 달라 보였다. 연인처럼.
“흠흠...아무튼 그거 그대로 받아들이면 죽을 거야.”
헛기침을 한 유천은 얼굴을 살짝 굳히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힘의 덩어리 같아 보여도 그건 ‘라스트 원’ 급 하이랭커의 모든 것. 지연이 지금의 너로는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견딜 수 없어.”
Top 10 이하 두 자리 수의 하이랭커들부터는 마지막에 ‘1’이 들어간 랭커들과 그 이외로 나뉜다. 막강한 적이 등장했을 시 ‘더 원’ 아드릭센의 지휘 아래에서 하이랭커들을 이끄는 자들. 그들을 라스트 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블루 스케일을 든 라만은 거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이제부터 그게 네 스승이자 목표가 될 거야.”
“하이랭커...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어. 아니 해야만 해. 그리고 넘어서야 하고. 아니면 내가 가는 길에 너를 데리고 갈 수 없어. 언제나 후방에만 있어야겠지. 그러고 싶어?”
“아뇨! 그건 싫어요!”
이지연과 유천의 거리가 가까워졌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애정이 가벼워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욱 무거워졌으면 모를까. 지금에 와서 이지연에게 유천은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일단 지금 간단하게라도 힘을 흡수해보자.”
“위험하지 않을까요?”
“괜찮아. 내가 있잖아.”
그렇게 어렵지 않다. 위험하다 싶으면 정수를 손아귀에서 빼내면 된다. 유천은 지연의 뒤에 앉아 허리를 감싸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냥...만지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고요...?”
“그것도 있지.”
“흐응...가슴 만지지 마요. 집중 안 돼.”
그렇게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린 그녀는 마법사다운 집중력으로 금방 눈을 감은 채 정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 곳곳에서 파지직 전류가 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푸른 기운들이 그녀의 몸 안으로 흡수되었다.
금빛 화명안을 띄운 채 그것을 뒤에서 지켜보던 유천은 이제 임계점이라고 판단한 후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그만.”
“후우...”
지금은 맛보기 단계. 본격적인 수련에 들어가기에는 장소가 그리 좋지 않았다.
멍하니 눈을 뜬 이지연은 이만성이 집들이 선물이라고 보낸 벤치프레스 봉이 있는 곳으로 가 그것을 들고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발을 내밀고 무릎을 굽히며 찌른다.
내민 발을 돌리면서 상체의 힘을 더해 베어낸다.
파지법을 밖에서 안으로 교체해 휘감아 흘린다.
‘창술?’
그냥 마구잡이식이 아닌, 일정한 규칙을 가진 보법대로 움직이며 찌르고 베고 흘리기를 반복하는 그 모습은 기초에 불과한 행위라고 해도 하나의 무술이었다.
이지연은 마법사.
제대로 된 무예를 배우지 못했을 그녀가 입문단계라고 하지만 분명히 창을 다루고 있었다.
‘정수에 창술에 대한 기록도 남아있었나?’
게임에서는 본 적 없던 현상. 아마 놈의 사념이 깃들었을 때, 권능에 의해 사라지지 않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기연이군.”
전기 계통 마법의 성장만을 노린 거였는데, 정말 말 그대로 라만의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어느새 전격 계통 부여 마법 ‘가속’마저 사용해 빠르게 봉을 휘두르면서 깨달음을 수습한 이지연은 거친 숨을 내쉬며 멈춰서 밝게 웃었다.
“유천씨! 이거 최고예요!”
그녀도 각성자. 세상 각성자 중에 강해지는 것을 즐기지 않는 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유천은 방방 뛰며 아이처럼 좋아하는 이지연을 향해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지연아.”
“예!”
“그...일단 우리 가릴 것부터 찾을까?”
“네? 아...”
생각없이 좋아하던 이지연은 천천히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한 수컷의 소유욕으로 인해 유방과 몸 곳곳에 붉게 물든 이빨 자국과 키스 마크.
보지에서 흘러나와 굳어진 허여멀건 정액과 애액.
유천과 섹스를 하는 사이 모조리 옷은 모조리 찢겨 완전한 알몸이 되었기에 그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상황을 인지한 이지연의 온몸이 불덩이처럼 변한 듯 빨개지고 수치심에 부들거리자 유천은 납치범과 협상하는 협상가의 심정으로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이,이런 상태로 창을...”
“그...지연씨? 진정하고...”
“아...아...”
“우리 서로 볼 거 다 봤으니까. 그렇게...”
“싫어어어어!!”
쾅!
“에휴...저리 될 거 같더라.”
유천은 후다닥 화장실로 달려가 문을 닫는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같이 씻으면서 위로도 해줄 겸 그녀를 따라갔다.
*
그 시각.
지구 최대의 마경으로 변한 호주, 과거 멜버른이라고 불렸던 멸망한 도시. 유천에 의해 해산된 과거 화룡길드장과 그 1팀 맴버들이 사방에서 몰려드는 괴수들과 힘겹게 맞서 싸우고 있었다.
끄에에엑!!
“민경아 오른쪽!”
“알았어!”
“강우 선배는 민호쪽이 위험해요! 그쪽으로 주세요!”
“젠장! 빌어먹게도 몰려오는군!”
유경하의 오더에 김민경은 동쪽의 빈 공간을 커버하고자 창을 휘둘렀고, 언제나 밝았던 이강우는 쌍검을 쥐고 피로에 쌓인 얼굴을 한 채 방패를 휘둘러 괴수들을 밀어내는 거구의 남자 전민호를 도우러 달려갔다.
“도대체 얼만큼이나 오는 거냐고!!”
창을 휘둘러 한 번에 다섯 마리의 괴수들을 베어낸 김민경이 이를 악물고 전방을 노려봤다.
네임드도 아니고, 잠재적 네임드라고 불리는 SS등급도 아닌 약해빠진 D등급의 괴수들에 불과했지만, 저 정도 물량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땅을 초록빛으로 물들일 만큼 엄청난 수량의 거대 사마귀처럼 생긴 곤충형, 거기서도 파괴력이 뛰어나다는 멘티스 계열의 괴수들이 동족의 시체를 밟으며 이곳에 있는 유일한 인간인 자신들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들었다.
“승훈 선배! 민경이쪽으로!”
“알았다! 민경아 나와라!”
과거 화룡길드장 강승훈은 손을 뻗어 응축시킨 화염을 토해냈다.
[화룡포(火??)]
콰과광!
과연 유망한 중견길드의 수장답게, 일직선으로 나아간 붉은 구체가 괴수들 사이로 들어가 폭발하면서 커다란 공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수십 년간 이 대륙을 차지한 마경의 괴수들을 쓸어버리기에는 바닷물 퍼 담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잘 싸우네요.”
“의외로 말이야.”
유천의 명령대로 최고 수준의 훈련 겸 실전을 시키기 위해 하루 휴식을 준 다음 곧바로 괴수들 사이로 그들을 집어 던진 오크 엘테론과 은발 머리 수인 카렌은 존재감을 숨긴 채 그 모습을 제법 놀랍다는 것처럼 지켜보고 있었다.
“4시간이면 전멸할 거로 생각했는데 말이에요.”
무려 10시간.
엘테론과 카렌이 판단한 그들의 수준으로는 저 파도처럼 몰려드는 괴수들에게서 견딜 수 없는 시간이었다. 설령 기적적으로 견뎠다 해도 저렇게 멀쩡한 모습을 한 채 날뛸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분 말대로 저 여자...특별하군. 이상한 힘을 다뤄.”
“거기에 지휘능력도 굉장하네요. 마치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는 것처럼 말이에요. 저것도 능력일까요?”
“우리야 알 수 없지. 가끔 있지 않나? 저런 알 수 없는 것들을 다루는 자들이.”
엘테론과 카렌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평하고 있는 건 원형으로 뭉친 그들 가운데서 지휘를 하는 눈에 붕대를 감은 여자, 유경하였다.
“경하야! 이쪽을!”
“네 잠시만요!”
서쪽과 남쪽을 동시에 수비할 정도로 뛰어난 검술을 지닌 민정수는 지금까지 괴수들을 칼로 베어냈지만, 물량에 점차 밀리기 시작하자 유경하는 그쪽으로 손을 뻗었다.
‘보이지 않지만...보여.’
눈을 잃음과 동시에 새로운 시야를 얻었다.
그것은 별빛의 세계.
괴수는 흑색으로
민경이는 초록색
승훈 선배는 붉은색.
지금 부른 정수 선배는 푸른색별처럼 빛났다.
‘집중해...’
유경하는 수많은 별들이 서로 연결되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는, 그 무수한 별자리들의 탄생과 소멸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진실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같은 것을 보지만, 서로 다르게 인지한다면 그것 또한 다른 세상에 속해있는 것과 다를 바 없을 터.
그리고 이 세계의 유일한 거주자인 유경하는 그 빛들 사이의 선을 조정할 수 있었다.
한줄기 미세한 선이, 오로지 그녀만이 인지하는 그것이 손끝에서 흘러나와 검은 별들 사이의 얇은 실을 끊어냈다. 그와 동시에 한 마리의 괴수가 쓰러지더니 연쇄적으로 주변의 괴수들 또한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그로 인해 서쪽과 남쪽은 잠시간 전투가 동결되었고, 한 차례 숨을 고른 민정수는 다시금 기운을 차리고 괴수들을 베어냈다.
“또 저거군.”
“그래도...대강 짐작은 가네요. 저게 어떤 힘인지.”
운명(??), 선택(??), 인과(??).
유경하는 그것에 개입할 수 있는 걸로 보였다. 하지만 그 대단한 힘을 보고도 온갖 것을 봐온 두 명의 랭커는 냉정한 표정으로 평가했다.
“거창하지만...결국, 나약한 힘으로는 저 수준의 괴수가 발 걸려 넘어지는 것 정도가 한계로 보이네요.”
“그래...하지만 다른 말로는 강해지면, 막강한 전력이 되겠지.”
엘테론은 어째서 유천이 조커라고 표현했는지 알 거 같았다.
시각화된 운명의 흐름을 통해 예지에 가까운 예측력.
거기에 아직은 미약하지만, 그 흐름에 개입하는 능력까지.
나중에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모르겠으나, 오랜 전장의 경험을 통해 반추해 봤을 때 저 능력은 전선의 국면을 뒤집어엎을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아직 죽기에는 아깝군.”
“개입하시게요?”
“그래 슬슬 멈춰야지.”
지금까지 유경하의 능력으로 맞춰온 균형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거기에 오늘은 훈련 1일 차. 이 정도면 충분한 합격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엘테론은 땅을 박차고 튀어 올랐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