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 엘리스 파셀(2)
* * *
비린 바다의 냄새와 갈매기 소리가 들리는 부산의 어느 인적 드문 골목. 내걸은 간판 하나 없는 가게의 미닫이문을 어떤 여성이 열고 들어선다.
드르륵
“할매 저 또 왔어요오.”
“...무신 걸신이라도 들었나? 아니 쓰벌 세 시간 전에 와놓고 와 또 오고 지랄이고 지랄이 엉? 나도 좀 쉬자 이년아! 내 나이가 몇인지는 아나?!”
“아니 금방 배가 금방 꺼지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여어...”
위에는 흰색 반팔 티, 아래에는 돌핀 팬츠를 입고, 유명 스포츠 브랜드 마크가 새겨진 슬리퍼를 신은 여자가 묻은 모래를 쓱쓱 털어내며 태연하게 들어섰다. 거기에 선글라스를 쓴 분홍빛 머리의 여자를 향해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볶은 머리를 한 욕쟁이 할머니가 소리쳤다.
“어떤 미친 것이 돼지국밥을 하루 여섯 끼! 그것도 끼니마다 오 인상을 처 묵노?! 부산 바닷물 처먹고 사는 새끼들도 그리는 안 묵는다! 오늘도 아직 대낮인데 벌써 몇 번째여 어?!”
“아니 그러니까...배가 고픈데 어떻게 하겠어여...”
“그럼 다른 것도 좀 처 묵어!”
“돼지국밥이 제일 맛있는데 어떻게 해여...”
“그럼 다른 곳으로 가!”
“여기가 제일 맛있어여...”
“아이고! 내 속이 터진다! 터져! 죽을 날 잡아논 년한테 이게 무신 일이고~! 내가 어! 이런 촌구석에 박힌 게 말년에 편~하게 소일거리 하면서 갈라고 한긴데. 니 땜시 바빠 죽깄다!”
국밥집 주인 할머니인 오강순은 삼 일전부터 매일 2~3시간 간격으로 찾아온 분홍머리 여자 때문에 바빠진 일상에 가슴을 두드렸다.
“저 와서 고작 다섯 그릇밖에 안 먹는데여?”
“한 끼에 다섯 그릇이 어데가 고작이고?! 아니 그게 아니지 어쨌든 니년이 문제가 아닌기라!”
“그럼요오...?”
“니년 상판대기 볼라고 오는 저 발정난 것들이 문제지!”
흰색 반팔 티 너머로 보이는 풍만한 가슴. 작은 키에 비해 길쭉한 맨다리, 거기에 선글라스에 가려졌음에도 보이는 아름다운 얼굴까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지금 그 모습은 많은 남자들의 가슴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근 3일간 한적했던 가게는 그녀가 가게에 올 때마다 북적거리기 일상.
지금도 그녀가 들어오자마자 하나둘 남자들로 이루어진 인원들이 들어와 그녀가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아흔 먹고도 건강한 욕쟁이 할멈 오강순의 걸쭉한 쌍욕이 아니었다면 그녀와 합석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났을 것이다.
“쯧...오늘도 돼지 다섯?”
“아뇨...오늘은 세 그릇만 주세여어...”
“뭐꼬...으디 아프나? 그러니까! 내 작작 처무라 했제?!”
분홍머리 여자는 고작 삼 일밖에 보지 못했으면서, 손녀에게 하듯 꾸짖는 오강순의 따뜻한 마음에 부드럽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거기에 수육 2 접시요오...”
“쓰벌...그래. 그럼 그렇지...알았다. 좀만...아니 이것들아!! 너희는 좀 기둘려!! 이 시방 것들아!!”
여자의 주문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부르는 소리에 오강순은 걸쭉하게 욕을 뱉으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
“여 나왔다. 무라.”
오강순 할머니가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여자의 앞에 상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주문한 것에 비해 적은 양에 여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할매...양이 적지 않아여...?”
“이것아 그렇게 한 번에 많이 시키면 금방 식어부러! 다 먹을 때쯤 또 내 줄 테니까 그냥 쳐 묵어!”
“아하...알았어여...잘 먹을게여...”
“그려 부족한 거 있으면 부르고 알았제?”
역시나 말은 걸쭉해도 속이 깊은 할머니라고 생각하며 여자는 수저를 들어 국물을 한 숟갈 떠 마셨다.
후루룩...
“하아...! 그래...이거에여...”
다대기도 젓갈도 파저리도 넣지 않아 밍밍했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뜨겁게 차오르는 무언가에 여자는 만족한 듯 웃었다.
알 수 없는 시원함과 가슴 속에 퍼져 나가는 푸짐함. 미국에서도 그리고 한국에 넘어와서도 수많은 돼지국밥을 먹어봤지만, 그녀에게는 이곳이 최고였다.
다리와 가슴 그리고 붉고 두툼한 입술을 훑는, 욕망 가득한 주변 시선들은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건 그녀가 살아가며 언제나 느껴왔던 것들. 인제 와서는 ‘이 정도면 뭐’ 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음...이번에는 어떻게 먹어볼까요오...”
짧은 시간 흡입할 수 있는 국밥에는 깍두기와 다대기, 파저리 그리고 젓갈의 조합에 따라 정말 다양한 맛이 존재한다.
“이번에는 젓갈을 빼고 먹어볼까요오...”
그렇게 다대기와 파저리를 털어 넣고 한 입 떠먹으려는 때, 뒤에서 문을 열고 들어온 소리에 그녀는 손을 멈췄다.
드르륵...
어?
뭐꼬? 저 새끼는?
자연스럽게 걸어와 그녀의 테이블 앞에 의자를 당겨 한 남자가 앉자, 지금까지 접근하지 못했던 남자들의 분에 찬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그 모습을 본 오강순 할머니는 씩씩거리며 다가왔다.
“야야! 이런 씨부랄 것을 봤나?! 거기 뻔히 자리가 있는데 앉고 지랄이여?!”
“아, 아니에여...할매 이 사람 내 손님...”
“어? 그랬나? 아이고 이거 내가 오바했구마이. 그려 그래서 거기 청년은 뭐 시킬 것인감?”
“아 저도 이 여자가 먹는 거 하나 주시죠.”
“돼지 3인분에 수육 두 접시?”
“...그렇게나 많이 시켰답니까? 저는 그냥 한 그릇이면 됩니다.”
“그래그래 이게 정상이지 좀만 기다려 금방 올테이께.”
오강순 할머니가 다시 주방에 들어갔을 때 남자와 여자는 주변의 질투 어린 시선들을 무시하고 서로를 가만히 쳐다봤다.
“진짜로 돼지국밥을 먹으러 온 거였나?”
“네...한번 먹어보세여어...여기가 제가 먹었던 곳 중 제일로 맛있어여...”
“하하 세상에 내가 설마 미국인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에게 돼지국밥 집을 추천받을 줄은 몰랐네. 어쨌든 서로 처음 만난 거니 인사를 나눠야겠지?”
남자는 자신이 직접 찾으러 온 분홍머리 여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설마 이런 자리에서 처음 보게 될 줄은 몰랐군. 엘리스 파셀.”
전혀 위장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알 수 없을 거다.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여자가 한국 그것도 부산의 구석진 골목 돼지국밥 집에서 밥을 먹을 줄은.
“저도 그렇네여어...음 뭐라고 불러드릴까여? 발토 내부이사님 아니면...”
“유원이라고 불러라. 그리고...”
남자, 유천은 엘리스를 가만히 노려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아니다. 할 말은 많지만...먹는 자리에서 할 말은 아니지. 일단 먹어라.”
“저 이거 말고도 먹을 거 많이 남았어여...”
“......”
생각해 보니 돼지 국밥 세 그릇에 수육 두 접시라고 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건 국밥 한 그릇. 즉 아직 나올 게 네 개나 남았다는 거다.
“...나도 같이 먹을...”
“안 돼요.”
“......”
엘리스의 단호한 거절에 유천은 자신의 것을 모조리 먹고 나서도 계속해서 추가되는 엘리스의 음식을 멍하니 보기를 1시간.
“후우...잘 먹었어여...”
유천은 그렇게 먹었음에도 여전히 날씬한 배를 두드리는 엘리스를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 배에 도대체 얼마나 들어가는 거냐?”
“원래 용인족에게 이 정도는 기본이에여...”
“그러냐?”
엘리스의 선글라스 안으로 보이는 나른한 푸른 눈은 유천이 저 말의 진위를 구분 짓지 못하게 했다.
“다 먹었으면 이제 슬슬 나가지.”
“네. 할매! 나중에 또 올게여!”
“오지마! 이년아! 거 청년도 잘 가슈.”
“예 잘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엘리스의 말대로 이곳은 유천이 전생을 포함해도 먹어본 돼지국밥 중 가장 맛있는 곳이었다. 또 찾아오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도대체 어떻게 찾은 건지...’
DCD의 정보력은 이런 부산의 구석진 곳까지도 퍼져있단 말인가?
유천이 콘크리트 담 아래로 파도치는 바다를 보며 DCD에 대해 생각할 때 옆에서 그와 걷고 있던 엘리스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런데 저를 왜 직접 찾으러 오셨어여...? 분명 제가 찾아가겠다고 나리아노가 전했을 텐데요오...?”
나리아노에게 언제 보자고 말만 전했으면 자신이 직접 올라갔을 텐데 뭐 하러 귀찮게 자신을 직접 찾으러 이런 곳까지 내려왔다는 말인가?
“어차피 부산에 직접 볼 일이 있었다. 그 일도 해결할 겸 너와 얘기를 나누려고 했지.”
“그런데 아까부터 생각한 건데...초면인데 왜 반말이세여...?”
“너가 일정대로 왔으면 제대로 대우를 했지 않았을까?”
“그건 그러네여...”
유천은 이 엘리스라는 여자는 역시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집단 중 하나인 DCD의 수장이면서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서는 전혀 권위적인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여자야.’
유천은 엘리스 이 여자는 세상이 멸망해도 그러려니 할 거 같았다.
“그나저나...저것들은 뭐냐?”
전의 지구였다면 굳이 마주치는 것도 피할 거 같은 문신충 양아치들이 유천과 엘리스의 앞을 막고 씩씩거리고 있었다.
“마! 니 뭐꼬?!”
‘저런 놈들은 어디를 가나 저리 똑같냐?’
형광 반바지에 어울리지도 않는 명품 클러치백을 들고 있는 덩치 큰 돼지가 손가락질하자 유천은 그 모습을 한심하게 쳐다봤다. 분명 차도 중고 과학차이리라.
“이 쉐이가 어디서 새치기질이고?! 어?!”
“아...”
“저것들...아는 놈들이냐?”
“네...귀찮게 저를 따라다녔던 놈들이에여...”
“왜 안 치우고 가만히 내버려뒀나?”
“뭐...저런 것들은 언제나 있었고...원래 덩치 큰 똥파리 근처에는 다른 똥파리들이 꼬이지 않으니까여...”
과연 어차피 꼬일 날벌레들이라면 하나만 내버려두는 게 낫다는 건가?
“뭐라 씨부리 샀노?! 니 일로 와봐라 그리고 그쪽 아가씨 내 시발 보자보자 하니까 어...!”
‘시끄러워 죽겠군.’
유천은 침을 튀기며 다가오는 추악한 욕망과 분노로 뭉친 돼지 새끼와 그 따까리들에게 더는 시간을 할애할 시간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냥 한 잔만 하자니까! 어어억...?!!”
“가서 수영이나 하면서 머리나 좀 식혀라.”
유천은 그대로 놈들이 인지할 수 없는 속도로 다가가 멱살을 잡고 바닷가로 집어 던졌다.
“가, 각성자다!”
“각성자가 민간인을...!”
“닥치고 너희도 같이 들어가라.”
그렇게 남은 인원들까지 전부 치운 유천은 뒤의 엘리스를 노려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부터는 이런 귀찮은 일은 없었으면 하는데. 그쪽은 어떻게 생각하나?”
“헤헤...감사해여...”
“감사는 무슨. 애초에 네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이지 않나?”
엘리스는 유천의 말에 얼굴을 살포시 붉히며 웃었다. 그 모습은 누가 봐도 악당에게서 구해진 미인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 악당들 대가리를 뜯어낼 수 있는 용이다.
‘어떻게 게임에서는 이런 여자를 몰랐지?’
유천이 느낀 그녀의 나른한 표정 아래에 숨겨진 힘은 양하연보다 윗줄이었다. 힘의 크기가 강함을 대표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나이가 양하연보다 훨씬 어리다는 걸 감안해도 어마어마한 재능이었다.
“에이...타국에 와서 멋대로 힘을 쓸 수는 없지요오...”
“그럼 멋대로 밀항은 해도 되고? 잊지 마. 너는 아직 내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어.”
유천은 엘리스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만큼. 저 모습이 진실일 거라고 확신하지 않았다.
“돼지국밥에 대한 제 사랑에는 아주 애틋한 사연이 있어요오...나중에 말씀 드릴테니...그럼 일단 갈까여...?”
“지금 뭐 하나...?”
“왜요오...? 싫으신가여...?”
엘리스는 유천에게 다가와 마치 연인처럼 슬쩍 팔짱을 꼈다.
‘...서양인들은 다 이러나?’
유천은 가슴골 사이에 낀 팔에서 느껴지는 말랑이는 감촉과 따뜻한 열기. 그리고 아래에서 타고 올라오는 달콤하면서도 끈적거리는 향기에 몸을 움찔거렸다.
“흐응...역시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네여어...?”
“뭔 소리야 그건?”
“아무것도 아니에여...”
엘리스 파셀은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그 몸에서 나는 페로몬 향이 남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다. 철저한 정신교육을 받은 엘리트 비서들조차 천지분간을 못 하고 덮치려고 할 정도로.
그런데 이 발토의 내부이사라는 남자는 이렇게 가까이서 신체 접촉을 했음에도 놀라서 움찔거리는 거 말고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단해...’
드라고니아의 용인족들은 드래곤의 후예라는 피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다. 엘리스 파셀은 드라고니아의 출신도, 용인족도 아니면서도, 각성한 용의 인자 그리고 재능만으로 그 일족임을 허락받았다.
‘하아...좋아...’
처음 유천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그녀가 타고난 짙은 용의 피가 반응했다. 그리고 지금. 직접 닿고 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잘생긴 남자구나 싶은 유원이라는 자가 그 안에 어떤 포악한 기질을 감추고 있는지. 그것이 세상에 나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가 말이다.
“제가 얘기하기 좋은 카페를 미리 알아놨어여...그곳으로 가서 우리 깊은 대화를 나눠요오...”
‘너무 좋아...섹시해...’
이렇게 가까이 다가서 있으니 더욱 짙어진다.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손등, 그리고 목에 있는 대동맥에서 흐르는 피. 그곳에서 강대하고 압도적인 힘의 향기가.
본래 사람을 홀리기 위해 태어난 요녀(??)인 엘리스는 머리를 강타하는 그 강인한 향에 반대로 점점 자신이 맛이 가는 걸 느꼈다.
‘이, 이러면 안 되는데~♥’
남성 용인족은 타 종족과 교미할 때 용인족을 낳을 수 없다. 반대로 여성체는 무조건 용인족을 낳는다. 그렇기에 용인족을 낳을 수 있는 여성이 우대받는 드라고니아는 모계사회다.
하지만 용인족 여성체에게는 특이한 성질이 있는데, 바로 역린과 자궁의 신경이 연결되어있다는 것. 즉 그 여성이 마음에 든 상대하고만 무조건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여성 용인족들은 드라고니아 내부에서 반려를 찾지 못하면 중앙세계로 찾아 나선다.
그리고 세상을 떠돌며 찾아낸 천생연분과 함께 항상 인구가 부족한 드라고니아를 위해 많은 아이를 만든다.
엘리스의 스승인 아델리아가 장로이면서도 가정을 가지지 못한 이유 또한 이것. 그녀는 지금까지 자신의 마음을 파고드는 격을 지닌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 엘리스에게 남자를 찾으라는 임무를 강조한 것 또한 이런 이유다. 그녀의 재능을 봤을 때, 자신과 같이 반려를 찾지 못할 거라고 걱정했기 때문이다.
“이봐. 왜 그래? 어디 아프나?”
“아, 아니에여...”
‘스승님 전 찾았어여...’
하지만 제자는 성실히 스승이 내린 임무를 수행했다.
엘리스는 역린을 타고 내려간 감각이 난소를 콕콕 찌르면서 당장 난자를 내놓으라는 신호를 느끼고 유천을 발그레한 얼굴로 올려다봤다.
“전 괜찮으니까 빨리 가요오...”
“어? 어 그래.”
유천은 엘리스에게서 점차 짙어지는 달콤한 향기를 맡으며 그녀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뒤통수를 보는 유천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와 팔짱을 낀 채 이끄는 엘리스의 볼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붉어져 있었다.
‘헤헤...내 거에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