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화 〉 변화(9)
* * *
“저 여자는 분명...”
유천은 아까 호텔 프런트에서 쓰러진 여자의 일행이었던 여자가 씩씩거리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걸 보며 입을 열었다.
“가슴팍에 새겨진 육두룡...화룡길드네요.”
그 여자가 가까이 다가오자 양하연은 원래의 존댓말을 내뱉었다.
“아시는 길드입니까?”
“중견 길드 중에 규모는 작지만, 정예인 걸로 유명한 길드예요. 그 길드장과 1팀은 아카데미 선후배로 엮여있는 걸로도 유명하고요. 저 여자도 제 기억 상 그 1팀의 팀원 중 한 명이었던 거 같네요.”
“흠...”
유천은 성큼성큼 다가오는 여자를 위아래로 관찰했다.
갈색 긴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앙칼진 외모. 장신에 어울리는 양복까지. 유천은 화명안(火??)으로 시각화한 힘의 흐름을 봤을 때 주 무기는 창인 것으로 추측했다.
“근데 저 여자가 왜 유원씨에게 저리도 화를 내고 있는 걸까요?”
“글쎄요...한 번 이야기를 들어봐야 알겠군요.”
“이봐요. 당신!”
말리는 동료들을 뿌리치고 어느새 유천의 앞에 도달한 김민경은 고개를 들어 그를 노려봤다.
“경하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성급한 여자군.’
경하가 누군지, 그 여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거기에 내가 어떤 연관이 있었는지 설명을 해야 알아먹지 않겠나?
‘누군지 예상은 가지만.’
이 여자가 말하는 경하는 아마 그 쓰러진 여자를 말하는 거겠지. 그런데 그걸 왜 나한테 따지나?
“이해가 안 가는군요. 그걸 왜 저한테 와서 그러시는지?”
“하! 끝까지 모른 척하겠다고요? 그쪽이 경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잖아요?”
“흠...근거는요?”
“그, 그건...”
‘이거 웃긴 여자네.’
말할 수 없는 사정을 들고 와 놓고는 일방적으로 나를 용의자 취급을 한다고?
유천은 가슴을 서서히 잠식하는 시커먼 감정에 손으로 입술을 훑었다.
‘일단 진정하자고.’
저런 어거지를 받아줄 이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뭔가 손을 쓰기도 애매했다. 뒤에 있는 양하연도 저 여자 때문에 불쾌해진 거 같으니 그냥 빨리 자리를 뜨는 게 나을 거 같았다.
수호길드의 적은 이 나라에 위협이 되는 존재들이지 이 나라의 각성자들이 아니니까. 저들을 위협하는 건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실망이군.’
괴수들과 싸우는 각성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두 가지 꼽자면 무력과 이성적 판단력. 그러나 지금 유천 앞에 있는 여자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얼굴을 시뻘겋게 붉히고 있었다. 그것도 주요 전력이라는 1팀의 팀원이면서 말이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유천을 정말로 자신의 동료를 공격한 용의자로 여겼다면 이성적으로 명확한 판단 근거를 가지고 선택해야 했다. 앞에서 책망할지 아니면 뒤에서 멱을 딸지를 말이다.
“그만해라 김민경 이게 무슨 무례냐? 죄송합니다. 저희 동료가 그만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아오! 이 계집애가 진짜! 그... 죄송하게 됐습니다. 저희 팀 중에 이 계집애가 가족처럼 여기는 녀석이 쓰러져서 눈이 돌아갔나 봅니다.”
“......”
유천은 고개를 숙이는 덩치가 큰 묵직한 분위기를 지닌 남자와 반대로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남자의 뒤통수를 차갑게 내려다봤다.
‘그리고 저 여자만 문제가 아니란 말이지...’
유대감이 뛰어난 건 좋지만 저런 팀원이 저런 분별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진즉 뜯어말려야 정상일 텐데 이 둘은 이 여자가 사리분별 못하고 날뛸 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이제야 앞으로 나와 고개를 숙였다.
‘한마디로 너희도 나를 의심한다는 거군?’
즉 이 둘도 나를 의심하고 가만히 지켜봤다는 게 된다.
‘남창이랑 기둥서방이라 했나?’
건방지게도 놈들도 나를 그저 이름만 내부이사인 머저리로 본 것이다. 그러니 고위 각성자의 기세에 넘어가 죄다 털어놓을 거로 생각한 거고, 그게 통하지 않자 앞으로 나선 것임이 분명했다.
‘뭐가 됐든...기대 이하군.’
설령 내가 남창이라도 그 생체딜도의 주인이 옆에서 차갑게 노려보고 있는데 그게 통하겠나?
“괜히 제가 죄송하네요...방금 드린 말씀...취소해도 될까요?”
“뭐 그럴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양하연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가라앉은 눈빛 속에는 실망과 제법 기대가 되는 자들이라 말했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가득했다.
‘이놈들만의 문제도 아니고 말이야.’
이곳을 쳐다보는 여러 언론, 정 재계 인사들 그리고 각성자들까지. 이곳을 향하는 조롱의 눈빛은 자신에게도 향하고 있었으니까.
‘다들 똑같은 놈들이라는 거고.’
이 여자가 먼저 나섰을 뿐이지. 안목이나 판단력 정보력까지 다를 게 없는 놈들이었다. 여기 있는 놈들을 순식간에 도살할 수 있는 카렌이 유천을 보자마자 몸을 떨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던 것과 비교하자면 한심한 수준.
‘그럼에도 버릴 수는 없지.’
근본은 중요하다. 유천에게 지구라는 차원이 본진인 이상 병신 같은 놈들이라도 두들겨 패서라도 끌고 갈 필요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 나라를 지켜온 아티펙트 팔만대장경의 영향일까. 알맞은 지원만 있다면 랭커 이상을 노릴 재능을 가진 자들은 많았다.
‘거북용 그놈을 잡아 죽일 때까지는 참도록 하마.’
등장은 알렸다. 다음으로 유천의 힘을 보여줄 연극은 그 홀로 하얼빈에서 잠을 자고 있는 그 네임드를 찢어발기는 걸로 끝난다. 오래도록 누구도 죽이지 못한 괴수를 죽인다면 그때는 누구도 감히 유천 앞에서 함부로 주둥이를 놀릴 수는 없을 거다.
거기까지 생각을 정리한 유천은 눈앞에 있는 이들에게 입을 열었다.
“저에게 따질 일이 있으면 명백한 근거를 들고 공식채널로 항의하십시오. 보아하니 제가 누군지는 아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예 이번 일은 죄송합니다.”
“미안해요. 미안해. 하하하...너도 임마 얼른 사과드려!”
“......”
“하하...얘가 제 말을 들어 먹지를 않아서...”
“......그럼 저는 이만.”
고개를 숙이고 부들부들 떠는 김민경은 미칠 것만 같았다. 자신을 지나치는 저 가증스러운 발토의 내부이사라는 새끼가 분명 경하가 쓰러진 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선배의 의견에 흥분해버려 튀어나와버렸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이성적 판단 없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따지고 말았다.
뭐야? 이걸로 끝이야? 맥 빠지게.
허 참... 저 여자는 뭐하자는 건지...
저런 으바리 같은 계집이 강승훈이 아래에 있다고? 화룡길드도 맛이 갔군.
호호! 다른 놈들도 웃기지 않아요? 저 양하연의 그...
어허...! 거 말조심 좀 하시오! 양하연 저 여자가 들으면 어쩌려고...
‘빌어먹을...’
머리 아프다는 듯 한숨을 내쉬는 강우 선배와 민호 그리고 주변에서 흘러들어오는 비웃음들까지. 자신이 싸움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바보기는 하지만 이대로 뒀다가는 기껏 쌓은 길드의 이름에 먹칠을 한다는 건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지?’
김민경은 안 돌아가는 머리를 억지로 굴려 이 위기를 벗어날 길을 모색했고 결국 찾아냈다. 그게 옳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거기 서!”
“김민경!”
“야 야야!! 이 미친 것아 다 끝났는데 뭐하는 거야?!”
“시끄러워 전민호! 그리고 선배도 가만히 있어봐!”
‘하아...이거 참...’
그들을 지나쳐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던 유천은 헛웃음을 지었다.
“저자들이 정말로!!”
“하연씨는 가만히 있어주세요.”
“하지만!”
유천은 결국 참지 못하고 살기를 표출하려던 양하연을 막아섰다.
“이 일은 제가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런 일에 하연씨가 나서는 건...발토의 이미지에 좋지 않아요.”
수호길드의 길드장이 국내 길드의 각성자를 핍박했다는 이야기가 돌면 골치 아프다.
유천은 몸을 돌리고 자신을 노려보는 김민경에게 입을 열었다.
“또 뭡니까? 얘기는 끝났을 텐데요?”
“정말 찔리는 게 없다면, 몸수색이라도 하게 해 주시죠?”
“그걸 제가 왜 받아들여야 합니까?”
“당신이 불법 마도구를 지녔을 수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저주술식이 새겨진 그런 거 말이에요.”
‘저 새끼가 경하가 쓰러진 것과 관계가 있다는 건 분명해. 그렇다고 놈이 거북용 같은 괴물은 아니지.’
그렇다면 분명 관측을 방해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을 거다. 결국 그들이 시작하지 않았으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지만...이미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지를 따지는 이성의 영역을 넘었다.
“가당찮군요. 대꾸할 가치도 없습니다.”
“그럼 내기나 하나 합시다.”
“무슨 내기 말이죠?”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볼거리도 줄 겸...”
휘리릭!
김민경은 팔찌로 축소된 창을 해방한 후 한 바퀴 돌리며 유천을 향해 겨누고 사납게 웃었다.
“저랑 한판 붙어요. 제가 지면 이 자리에서 무릎 꿇고 사과드리죠. 그쪽이 지면 몸수색을 허락해 주는 걸로 하고요. 어때요?”
“하하하...”
유천은 이마를 탁 치며 허탈하게 웃었다. 어이없는 일이었지만, 분노는 느끼지 않았다. 차라리 처음의 이해할 수 없는 모함이라면 모를까 인간이 개미 새끼의 도발에 화가 날 리가 있나?
“왜요? 쫄려요?”
김민경도 알고 있다. 이것이 억지 중의 억지라는 걸.
오! 그래 이래야지!
이제야 좀 재미있겠구먼!
하하! 내부이사 양반 힘 좀 보여 달라고!!
하지만 상위계층이다 뭐다 해도 결국 세상의 본질은 같다. 약육강식. 그리고 사람은 싸움 구경을 가장 좋아한다는 것.
김민경은 이딴 추악한 정치질과 투기장 개새끼가 신세가 역겨웠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화룡길드의 이름에 먹칠을 할 수는 없었다.
거기에 저 유원이라는 자가 옆에서 화를 참고 있는 양하연의 그것이라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상 할 만하다고 여겼다.
유천은 싸움을 바라는 광기 어린 환호성 소리를 내지르는 머저리 같은 군중들을 비릿하게 돌아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후 분노하여 떠는 양하연의 손을 잡고 가던 길을 가기로 했다.
“뭐 됐습니다.”
우우!!
도망가는 거냐?!!
자신의 힘은 저딴 벌레들의 구경거리로 쓰이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아직 발토가 보여준 것이 없어 저리 설치지만 곧 거북용을 처 죽이고 나면 저런 말들은 싹 사라질 테니까. 그리고 과연 그때가 되어서 저들이 자신의 눈이나 제대로 쳐다나 볼 수 있을지...
‘그걸 구경하는 것도 꽤 재미있겠어.’
김민경은 유천이 화를 억누르는 양하연을 다독이며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비웃었다.
“하! 이렇게 판을 만들어 줬는데도 도망을 가신다고? 그 대단하신 수호길드의 내부이사께서?”
여기까지만 하면 되었다. 이 정도만 해도 떨어졌어야 할 화룡길드의 위상을 지킬 수 있었을 테니까.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었겠지.
“흥...뭐야 진짜 그냥 남창이었나보네.”
그냥 지나가듯 중얼거린 이 말만 아니었다면, 그리고 그걸 유천이 듣지 않았다면 말이다.
고오오오...
분위기가 변질한다.
몸을 숨기던 거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호수는 두려워 스스로 빛을 가린다.
짝을 찾기 위해 울어 재끼던 밤새들이 목청을 닫는다.
건방지게 웃어대던 목소리들이 잦아든다.
멍청하고도 어리석은 여자의 말과 동시에...세상이 정지한다.
쨍그랑!
커으윽...
끄르르륵...
멈춘 세상에서 호수에 모여 있던 이들 중 몇몇이 갑자기 거품을 물며 목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들고 있던 잔들을 떨구고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
쓰러진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끄윽!”
“꺼어억!”
“으윽!”
고위각성자들이라는 것. 그리고 거기에는 창을 들고 설치던 김민경과 그 일행도 포함되어있었다.
고위각성자의 본능이, 육체가 마력이 움직이는 것을 거부해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렇기에 쓰러지지 않은 자들은 마력이 없는 일반인들과 마나에 민감하지 않은 각성자들 뿐. 하지만 이 자리에 있다는 건 전부 이 나라 어디선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증거.
.........
그 정도의 눈치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들은 주변 고위 각성자들이 하나둘씩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모습과 사방에서 끓어오르는 쇳소리, 그리고 빛을 잃어가는 호수와 사라진 배경음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터벅터벅...
그리고 자연스럽게, 고요해진 땅 위를 걷는 유일한 소리를 향해 눈이 돌아간다.
“하아...곤란하네. 정말...”
머리를 쓸어올리는 남자. 분명 잘생겼다. 남창이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주변을 훑는 그 눈에 담긴 무언가에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그래야만 한다는 듯.
움직여도 입을 열어도 안 된다.
아니...
어떠한 소리를 내어선 안 된다...
그들은 머릿속에 박혀드는 강박적이며 폭력적인 본능에 거부하지 않고 숨조차 가늘게 내쉬기 시작했다.
“아...”
폴른과 싸운 후 유천은 단 한 번도 빌런이나 괴수를 향해 격노한 적이 없다. 적을 마주한 그의 눈에는 무기질적인 살의만이 담긴다. 그리고 지금. 양하연이 본 그의 눈에는 그와 같은 것이 담겨 있었다.
“유천씨...”
양하연의 입에서 유천의 본명이 흘러나왔지만, 유천의 힘이 지배하는 공간. 그의 허락 없이는 어느 누구도 듣지 못한다.
유천은 양하연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창을 땅에 내팽개치고 쓰러져 경련하는 김민경 앞에 쪼그려 앉아 머리카락을 쥐어 올렸다.
“야.”
“으윽...”
“이 멍청한 계집아 왜 그랬어?”
“아...”
김민경의 눈은 머리가 잡혀 강제로 마주친 유천의 눈을 쳐다보고는 요동쳤다. 그리고 생각했다. 항상 유천을 도발한 적들이 한 것과 같은.
‘이, 이건 아니야...이건 잘못됐어...’
후회.
자신이 스스로 몸을 낮추고 있던 괴물의 심기를 건드린 것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경하가 쓰러진 건 어떤 외부의 힘에 의한 게 아니었다.
이 거북용 따위와는 비교조차 허락하지 않는 괴물을 엿본 대가였을 뿐이었다는 걸 깨닫고 김민경은 열리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었다.
“자, 잘못...”
“그러니까 뭘?”
“가,가가감히...덤비려고 해서...”
“아니야 그게 아니야. 그딴 건 귀엽게 봐줄 수 있어.”
“흐윽!!”
유천이 남은 한 손으로 부드럽게 볼을 쓰다듬자 김민경은 더욱 몸을 떨었다.
“고작 너 같은 벌레 새끼의 도전 따위를 거절한 건 얼마든지 수습할 수 있어. 그런데 말이야... 그 남창이란 말은 그게 안 돼.”
유천은 주변을 둘러봤다.
“이걸 봐주면 저기 위에 있는, 너와 같은 벌레 새끼들이 주제도 모르고 기어오르지 않겠나? 그러게 왜 나에게 명분을 준 거냐? 어?”
.........
상류층 인사들이었지만 유천의 벌레 새끼라는 말에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다. 오히려 더욱 깊이 고개를 숙일 뿐.
유천은 다시 고개를 숙여 김민경을 내려다봤다. 정말로 안타깝다는 듯이.
“화룡길드는 해산될 거야.”
“!!!!”
그 말에 김민경의 눈이 커졌다.
“너와 뒤에 있던 놈들은 죽을 거다. 그리고 나는 귀찮은 후환은 내버려두지 않아. 네가 경하라고 했던 여자도, 그 안경 쓴 남자도 거기에 너희 길드장도 그리고 괜히 원한을 가질 만한 관계가 있는 자들도 전부 죽는다.”
“음 전부 죽일 필요는 없겠지. 이익으로 이어진 관계들은 전부 이쪽이 흡수할 거다. 이 결정에 불만 있는 새끼들 있나?”
도리도리...
모여 있던 이들은 군대 제식 훈련을 보는 것 같은 일관되게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화룡길드와 같이 죽을 필요는 없었으니까.
유천의 이어진 말, 아니 확정된 사실과 모두의 외면 속에 그녀는 절망했다.
“아...아아...제, 제발...”
“그러니까 왜 그랬니? 응?”
유천은 눈물로 범벅된 볼을 훑고 내려고 목을 붙잡았다.
“컥!”
“이 어리석고 가엾은 것아. 네년의 가벼운 아가리가 모두를 죽이는 거다.”
그렇게 유천이 힘을 주려던 순간.
어억!
꺄악!
“응?”
이 자리에 없던 화룡길드 1팀 나머지 둘이 떨어지듯 굴러내려 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