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 그곳에 무언가 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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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M, 24시간 365일 한반도 전체의 마력 성질을 분석. 마나 분포를 측량하는 마나 관측기구의 가장 중요시 되는 가상 위성이다.
가상위성은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다. 티보치나가 백색마왕을 불렀을 때 상상계와 현계의 사이에서 존재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이환(??)마법과 소환계 주술식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이 지구의 기술을 초월한 위성은 마탑의 성지 리브레스에서 15단계 등급 중 13단계 이상에 속하는 국가 및 단체에 위원회의 이름으로 제공한다.
10년 전 양하연이 세 번째 랭커에 들면서 리브레스는 한국의 평가 항목 점수가 13단계에 도달했다고 판단. 그와 동시에 STM을 제공했다.
그리고 10년 후 오늘, 한반도 상공에 있는 가상위성 STM이 관측한 북부의 이변에 관측기구는 초비상이 걸렸다.
옛 북한 지역부터 그 위 만주지역까지 그곳은 근 30년간 괴수들의 땅이 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평안남도와 평안북도의 80%, 자강도의 20%에 해당하는 지역의 모든 괴수들의 마력이 일거에 소멸. 그에 곧바로 실 관측에 들어가 본 광경은 상식을 뛰어넘었다.
무저갱처럼 보이는 검게 물든 대지. 흐르는 구름을 무언가가 강제로 끊어낸 듯 부자연스러운 하늘. 그 땅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괴수도 숲도 산도.
곧 그 땅에 드리워진 어둠이 걷히고 보인 것은 마치 거대한 거인이 칼로 그 부위만 도려낸 것 같은 광경이었다. 그것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관측기구의 직원들은 미지의 공포에 몸을 떨었다.
이지연, 킬리언과 함께 빌런들을 대동해서 서울로 돌아가던 이도경은 그 소식을 듣자 그 사태의 범인이 누군지 예감했고, 양하연에게 그가 백색마왕과 함께 북쪽으로 향했음을 전해 듣고 나서는 확신했다.
고유천, 불과 10일전 예측 불가능한 힘을 가지고 나타난 신원불명의 남자. 저 율카산맥의 거인왕과 비견할 힘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 자. 저 정도의 강자라면 중앙세계에서도 유명할 법한데 이도경은 그런 자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번에는 숨기기 어렵겠군...”
이번 일은 네임드 때와는 달리 숨길 수 없었다. 땅이 사라지고 그곳에 물이 차올라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에서 가장 큰 호수가 만들어지는 중인데 그걸 어찌 숨긴단 말인가?
이도경은 돌아가는 길 새로 합류한 협회원과 관측기구 직원들에게 빌런들의 연행을 맡겨두고 북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일이 벌어진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유천의 존재만큼은 숨겨야했다.
‘위험한 남자야.’
유천의 개인 성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도경이 본 그는 합리적이고 예의바른 겸손했다. 오히려 강한 힘을 지닌 자들이 얼마나 괴팍한지 잘 알고 있는 입장에서 굉장히 생소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힘은 너무도 위험했다. 저번 네임드 때와는 다르다.
그때의 힘도 강력했지만 랭커급의 강자라면 충분히 느끼고 대처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떠한 기운도 느끼지 못했다.
두 개 도(?)의 땅을 소멸시킨 힘이다. 저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거대한 힘이 작용한 것임에도 마치 유형 무형 따지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 모든 걸 지운 것 같았다.
만약 그 힘이 서울에서 재현된다면?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전에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그가 쓰지 않으면 문제없지 않냐고? 세상일을 어찌 알까. 그가 분노해 이성을 잃게 될 만한 일이 서울에서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참으로 곤란해...’
그렇다고 다른 곳에 알릴 수도 없었다. 뭣도 모르고 그를 이용하려고 하거나 제거하려고 하다 파멸하는 장면이 선명히 떠올랐기 때문이다.
“괜찮으십니까. 국장님”
“어, 음 아무것도 아니다...”
달리는 자신의 옆에서 들려온 이지연의 음성에 이도경은 입을 실룩거렸다. 본래 혼자 가려고 했던 그는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라는 그의 딸과 함께 북쪽으로 가고 있었다.
당연히 안 된다고 했다. 비록 더 이상 전투로 보이는 힘의 충돌이 없다고는 하지만 어떤 위험이 있는지 모르는 일이었다.
딸을 자신의 품에서 놓아주기로 결심했지만 그런 장소로 직접 데리고 가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저 빌런들은 킬리언양과 나머지 분들이 충분히 인솔할 수 있어요. 그러니 저도 데려 가십시오.’
‘안 된다. 거기서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가겠다는 거냐?!’
‘레인저부대 공통매뉴얼에는 이런 상황에 최소 두 명이상의 각성자가 투입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습니까? 그리고 전 아카데미에서 필수 교과 과정인 괴수학과 정찰임무와 관련된 군사학 그리고 5주간의 생존기에서 전부 수석을 받았습니다. 이곳에서 저보다 더 한 적임자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당연히 절대 데려가지 않으려 했다.
‘부탁해요 아빠. 저도 데려가 주세요.’
저 아빠란 소리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10년 만에 듣는 국장님이 아닌 아빠라는 소리에 어, 어어 하다 이도경은 저도 모르게 승낙을 했고 지금 이렇게 함께 가고 있었다.
‘잘못 들은 거였나...?’
10년간 한 번도 듣지 못한 아빠라는 말을 그것도 저런 간절한 어조로 자신의 딸이 말한 것 보다 그것이 더 납득이 갔다.
“지연아 성천에 다 와 간다. 정말 끝까지 같이 갈 생각이냐?”
“하아, 이미 인스팟까지 다 온 상황에서 겁이 난다고 물러나는 레인저가 어디 있습니까? 제 걱정보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주시죠. 국장님”
“그, 그러마...”
이도경은 이지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자신이 틀렸고 딸의 말이 맞았기에. 목소리에서 짜증이 느껴진 것 같지만 착각일 것이다. 먼 거리를 고속으로 이동해 지친 것일 테지.
저 앞의 언덕을 넘어가면 목적지. 이도경은 경우의 수를 예상해 봤다.
첫 번째 유천이 살아있을 경우. 처음 그를 데리고 서울로 돌아 왔을 때처럼 철원 아래 포천에 있는 카룬(협회 정찰부대)의 기지에 설치된 텔레포테이션 시스템을 이용해 그대로 협회로 돌아오면 된다.
오히려 그때 보다 더 쉽다. 본래 서울 방벽 밖으로 연결되어있지만 지금은 2급 긴급 코드가 떠 있는 상황.
직통으로 협회 본부로 돌아갈 수 있다. 거기에 카룬은 이만성의 추종자들, 비밀이 새어나갈 일 또한 거의 없다.
두 번째로는 둘 다 살아 있을 경우 어떠한 전투음도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지만 둘 모두 그로기 상태에 빠져있을 수도 있었다. 그 경우에는 유천을 도와 백색마왕을 죽인다.
세 번째는 백색마왕이 살아 있을 경우. 최악이다. 이도경 또한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본 바,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럴 경우에는 하얼빈까지 놈을 유인한다.’
이미 옛 북한 지역부터 만주지역까지 괴수들의 땅. 녀석을 유인해 하얼빈까지 끌고 간다. 그리고 10여 년째 잠에 빠져 있는 네임드 괴수 거북용에게 데려가서 상잔하게 한다.
가능성은 희박하고 성공했다고 해도 이도경이 살아남기는 힘들 테지만, 놈이 남하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다.
‘죽음을 각오한 게 언제라고 또 이런 일이 생기는군.’
그렇게 생각을 정리했을 때는 이미 언덕을 거의 넘은 상황. 그 밑으로 보이는 광경은 관측기구의 직원들에게 들었지만 그렇다 해도 경악할 만했다.
“허...세상에...”
거대한 스푼으로 땅을 퍼낸 것 같은 모습이었다. 퍼내진 땅에는 바닷물과 지하수가 차올라 거대한 호수가 실시간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국장님 일단 유천씨를 찾도록 하지요...”
“그래...그래야겠지...”
경악스러운 일이긴 했지만 당장 중요한 것은 유천을 찾는 것이었다.
“지도로 본 예측 발현점은 이 주변입니다.”
이곳 성천으로 온 이유는 힘의 확산이 시작된 곳이 이 주변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이곳저곳 부서진 나무나 바위들로 볼 때 이곳에서 둘이 전투를 벌인 것으로 보였다.
“남은 흔적은 지금 오고 있는 하연양에게 맡기고 우리는 유천군을 수색하도록 하지.”
양하연은 이도경의 전화를 받고 제이슨과 류노스케를 서울로 보낸 후 곧바로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타국에 이곳에서의 일을 알릴 수는 없었다. 유천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하면 앞이 깜깜해졌다.
설령 동맹관계인 미국이라도 한국이 그런 전력을 가지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전투의 흔적을 남겨놓을 수는 없었고 그걸 지우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정령이었다.
양하연의 정령이 흔적을 처리한다고 해도 자세히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건 알 수 있겠지만, 고작 알맹이 빠진 현상의 여부만으로는 한국을 압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단 지연이와 빠르게 수색 후 양하연과 합류한다.’
둘로 나뉘어 수색하는 것이 효율적이겠지만 백색마왕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이상 이도경은 자신의 딸을 홀로 보낼 수는 없었다.
“이곳에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니 지연이 나랑 같이...”
“...국장님 수색 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음...?”
이도경은 그 말에 의아함을 느끼며 이지연의 손가락 끝이 향하는 곳을 봤다. 거기에는 기절해 있는 붉은 여인과 오른팔을 부여잡은 채 주저앉아 있는 유천이 그곳에 있었다.
*
“시발 졸라 아프네...”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다. 백색마왕의 힘에 손바닥이 베이는 것이나 지져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아픔이 오른팔에서 느껴졌다.
유천은 백색마왕을 역소환시킨 후 자신이 만든 장관을 보기도 전에 오른팔에서 느껴지는 신경이 뒤틀리는 고통에 주저앉아 무려 2시간 동안 부들부들 떨었다.
이 몸으로는 느낄 일이 없다고 생각한 감각. 지금은 괜찮아 졌다지만 도대체 오른팔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두려웠다.
병원에서 부분마취한 후 수술하는 부위를 쳐다보지 못하는 심정과 비슷한 그런 혐오감 섞인 공포였다.
‘그래도 확인해야지...’
후우...후우...
심호흡으로 가다듬어 감정을 누른 후 고개를 돌려 자신의 팔을 쳐다봤다.
“이게 뭐야...?”
뼈가 튀어나왔거나 피부가 찢겨져 있는 정도의 상상만을 한 유천은 아연한 표정으로 팔을 쳐다봤다,
팔은 유리 깨지듯 깨져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는 칠흑과 같은 검은 색이 보였다.
유천은 그것이 자신의 주먹이 공간을 부술 때 보였던, 그리고 전방을 뒤덮었던 그것과 같은 종류의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사람의 살이 베이거나 다치면 피가 새어나오고, 심하면 뼈가 보이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런데 마른 논바닥 같이 갈라진 유천의 팔에서는 피와 뼈는커녕 깊이 모를 검은 색이 보였다.
어렸을 때 본 손바닥으로 요괴를 빨아먹는 변태 승려가 진화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와 같은 망상을 하다. 고개를 한 번 젓고 현실로 돌아와 냉정하게 이 현상을 분석했다.
‘도대체 이건 뭐지?’
마력도 주술력도 아니다. 애초에 유천은 마력을 외부로 발출시킬 줄 모르고 주술과 관련된 스탯도 존재하지 않았다.
유천의 스탯을 생각하면 어지간한 상처는 시간회귀에 가까운 속도로 회복되어야 하는데 이건 도대체 정체가 뭔지 아주 천천히 메워지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아까 상태창에 뭐가 추가 되었던 거 같은데...”
그때 백색마왕을 전력으로 후려갈겼을 즈음에 머릿속에 울렸던 소리를 떠올렸다.
‘상태창...’
띠링
이름: 고유천
종족: 인간
재능: 공간안(B), 오륜성(B), 철신(A), 사고 가속(B)
가호: 공허(無)
스킬: 요새 부수기(CC), 오행기관(BB)(심법), 제공(BB), 킬리언식 투법(CC+)
스탯
육신: 0.67 –초월(3차),
감각: 76.54
정신: 67.13
마나: 68.25
마일리지: 237,564p
“허미 시팔...공허라고...?”
유천은 이제야 이해가 갔다.
공허(??), 시간의 탑주 자이에르바 그 랭킹 3위, 천칭의 수호자라고 불리는 괴물만이 다룰 수 있는 힘이다. 힘의 특징? 모른다.
애초에 시간의 탑주가 미지에 가까운 존재여서 거의 모든 사람들은 공허라는 힘이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
유천이 알고 있는 것도 라스트 레거시를 플레이하다 우연히 만난 그 자에게 그런 힘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닿는 모든 것을 부정한다는 것 정도와 그 빌어먹을 놈의 공허에 스친 내 예전 캐릭이 순식간에 소멸했다는 것이다.
‘그때 하이랭커 직전까지 키워놨던 건데...’
어쨌든 그런 힘에 오른팔의 형체가 소멸하기는커녕 조금씩이나 치료가 되고 있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었다.
“그런데가호로 등록된 것을 보면 의지만 가지면 쓸 수 있다는 건데...”
현재 그 말도 안 되는 것이 유천의 가호로 등록되었다. 사용하겠다는 의지만 가지면 어떠한 이해도 필요 없이 발동되는 가호의 특성상 아마 공허를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 뒈지고 싶으면 말이야...”
하지만 가호의 원칙 ‘큰 힘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가호계산식이 만들어지고 보편 당연한 이치로 여겨지는 말이다. 공허를 다룬다? 어마어마한 힘이겠지만 그 조건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유천은 당분간 그것을 금기로 여기고 쳐다도 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나저나 이건 어떻게 해야하나...?”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자신이 만든 재앙을 눈에 담았다. 공허가 사라지고 사라진 땅에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그 장면을 멍하니 보고 있을 때.
“유천씨!”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불과 하루가 지나기 전에 들은 목소리에 유천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이지연이 굉장히 다급하게 하늘을 날아 내려오고 있었다.
‘천사 같네...’
허리까지 닿는 긴 머리를 흩날리며 태양을 등지고 내려오는 모습에 무심코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괜찮으세요?”
“아...네 괜찮습니다.”
마력으로 변질된 청록색 눈동자에 들어찬 걱정이 유천의 정신을 일깨웠다. 사실 아직도 모르겠다.
어째서 자신을 저렇게 쳐다보는지. 이지연에게 유천 자신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씻을 수 없는 굴욕을 준 상대다.
평생은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 미움을 받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그녀는 그날 이후 이렇게 자신을 향해 꽤 호의적인 감정을 보였다.
‘저러다 몰래 등에 칼 꽂으려고 저러나...’
군자보구(?子??) 십년불만(??不)이라, 저게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한 빌드업이라고 생각하니 몸이 부르르 떨렸다.
“유천씨...? 정말 괜찮은 맞아요? 파, 팔은 또 왜?!”
부르르 떨던 유천을 걱정스레 보다 그의 팔이 검게 갈라진 것에 화들짝 놀란 이지연이 팔을 뻗었다.
‘아차! 닿으면 안 된다!’
괴물 같은 육신을 가진 자신이기에 살아있는 것이다. 그녀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등급으로는 S+ 각성자, 고작 그 정도로 공허에 닿는다면 순식간에 소멸할 것이다.
“안됩니다! 지연씨!”
탁! 소리와 함께 유천은 그녀의 팔을 쳐냈다. 나중에 자신에게 복수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유천은 그녀가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휴우...큰일 날 뻔...’
“......유천씨...?”
이지연의 청록색 눈이 바르르 떨렸다.
'뭔데...'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처럼 눈이 촉촉해졌다.
'뭐냐고...?'
눈의 떨림이 이제는 몸으로 까지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 모습이 유천의 눈에는 그녀가 대련을 했던 그날만큼이나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처럼 보였다.
‘뭔데...데자뷰냐...?’
그리고 어째서인지 상대만 다를 뿐, 이와 비슷한 일을 경험한 기억이 존재하는 유천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