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1화 〉 0부 솔로몬 가라사대 #005
* * *
찌걱, 찌걱.
뱃속에 뜨거운 것이 가득 들어옵니다. 아랫배가 화끈하게 울림과 동시에, 사정의 쾌감을 직접 느끼듯 절정이 머릿속을 가득 덮습니다.
"응기잇."
오늘도 저는 오크들에게 마력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생명체라 호흡도 음식도 필요 없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력을 받아야 합니다.
오크들에게 강간을 당하겠다는 계책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오크들의 육변기가 된 저는 오크들의 무지성 질싸의 향연으로 숨만 쉬어도 마력이 쌓이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효율적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력은 예상 이상으로 많이 쌓였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허투루 있는 게 아니듯, 오크들이 매일 매일 사정해준 덕분에 저는 즐기며
아, 즐기는 건 아니죠.
어쨌든 마력을 매일 공급받으며 목숨을 연명하고 있습니다. 오크들은 단 하루도, 단 한 시간도 빠짐없이 저를 범했습니다.
자지가 빠진 시간보다 자지를 끼우고 있는 시간이 더 길지도 모릅니다. 아마 100% 그럴 겁니다.
더군다나 마력이 소모되는 일도 없습니다.
소모되는 마력이라고 해봐야 오크들이 자지를 박을 때마다 보지를 조인다거나 정액을 마력으로 흡수한다거나 몸 자체를 유지한다거나 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어떤 마법도 사용하지 않고 박히기만 하기에, 신체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마력 이상으로 마력을 얻기만 하면 티끌이라도 마력은 쌓입니다.
그 어떤 마력도 소비하지 않고 마력으로 신체를 하루 동안 유지하는 데만 오크 10명분의 마력이 필요하다고 하면, 오크 60명이 매일매일 3교대로 저를 범하고 있으니 목표는 초과 달성인 셈이지요.
저는 매일매일 오크 50명의 마력을 축적하고 있는 셈입니다.
목표는 최소한 아스모데우스라는 마왕의 이름을 널리 떨칠 때까지.
최소한 이곳을 벗어나 혼자서 움직여도 한 달 정도는 마력의 소모 없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한 달 동안 가만히 박히기만 한 건 아닙니다.
오크에게 박히며, 박히는 자지로 이야기를 나누는 오크들의 목소리를 진동을 통해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세계가 천족과 마족이 싸우고 가운데 중간계가 있어 인간들이 그들의 싸움에 고통을 받는 판타지 세계임을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오크와 서큐버스와 천사와 악마와 마왕이 있는 시점에서 눈치는 챘지만, 그래도 그들의 힘이 어느 정도인가 확인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아아, 그래요. 저는 역시 세계관 최강자였습니다! 여신이 지구 최강의 존재를 불렀다는 것은 즉 제가 이곳에서 상당한 강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
이세계에서 자신의 명령에 따라 악마들을 쓸어버릴 수 있는 존재를 불러내려고 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저는 여신의 명령 따위는 좆으로도 듣지 않는 지구 최강의 마법소녀일 뿐입니다.
저를 다룰 수 있는 건 호국영령의 지엄한 국가의 부름 뿐....
"크흠."
아무튼 저는 강자입니다.
강자'였'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마력만으로도 오크 부락 정도는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지만, 7대 마왕이니 대천사니 하는 자들과 비교하면 아주 약합니다.
여신의 일격으로 모든 힘을 잃어버린 약자가 되었습니다.
이대로 마왕을 만난다면 정신지배를 당하여 마력도 흡수하지 못한 채 악마들에게 돌림빵을 당할 것이며, 천사들에게는 이단으로 화형당할 것입니다.
그냥 폭사해서 소멸해도 되긴 합니다.
하지만....
'복수는 못 참지.'
여신에게 복수하기 전까지는 결코 본체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복수를 위해 어둠 속에서 암약하며, 언젠가 여신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빠뜨려 따먹을 겁니다.
어떻게 따먹냐. 음.
촉수 괴물이라도 만들어서 투입하면 되겠네요. 아니면 마법으로 자지를 만들어 박거나.
그러니 힘이 쌓일 때까지 나갈 수 없습니다.
당시 천계에서 만난 마왕의 몸에서 느낀 마력을 모으기 전까지는 여기서 나갈 이유가 없습니다. 괜히 밖으로 나갔다가 마력을 소비하기라도 한다면 더는 마력을 모을 방법도 없고요.
하지만 한 달이나 벽만 보고 지내면 질리는 법입니다. 60명의 자지도 이제는 크기, 박는 각도, 휘어진 방향, 싸는 시간 등으로 넣자마자 바로 구분할 수 있는 지경입니다.
아무리 벽을 보고 면벽 수련을 하며, 의식을 휴면상태로 돌려 마력을 최소화한다고 한들, 가만히 범해지는 것도 계속 이어지면 슬슬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오크들도 이제는 일과처럼 저를 사용하고 있으니, 분명 질린 거겠죠.
그런데.
아래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오크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뭔가 기대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랑 싸워서 이겼나?'
오크들은 승리를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아래에서 스멀스멀 풍겨오는 냄새는 어디 짐승을 잡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요, 승전입니다.
오크들은 누군가와 싸워 축제를 벌이고 있습니다. 저는 오크들이 노래를 부르고 환호성을 내지르는 것을 보며 안도했습니다.
저 녀석들이 축제를 즐기는 방법은 먹고 마시고 싸는 거니까요. 슬슬....
"......♡"
찌걱, 거리는 울림과 함께 몸이 앞뒤로 들썩이기 시작합니다. 오크는 오크대로 커서 기본적으로 기분은 좋지만, 배 속을 가득 채우는 크기가 마음에 들지만, 뭐니 뭐니 해도 흥분한 상태에서 거칠게 찌르는 게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성욕에 헐떡거리는 인간들과는 다른 맛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헤으, 흐으읏...."
지금 이 자지는 오크 보스의 자지입니다. 술에 잔뜩 취한 듯, 자지가 술기운에 달아오른 것이 느껴집니다.
'좋다.'
가만히 눈만 감고 있어도 마력이 복사된다니. 일단 오늘은 조용히 잠을 자도록 하죠.
아침에 눈을 뜨면, 아무도 없을 테니까요.
오늘을 끝으로 오크들은 이곳을 떠나 도망을 갈 테니, 저는 마지막까지 오크 보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얌전히 박혀있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이니, 한 명 한 명 '진심'을 보여줘야겠군요.
쯔어억.
"...훗."
오크 보스가 힘겨워하는 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대로 놔둘 수 없습니다. 내일 떠나는 건 떠나더라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착정하여 보낼 겁니다.
지금까지 저를 위해 매일매일 마력을 준 이들을 위해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조이는 겁니다.
"헤으응...."
질싸는, 덤으로.
* * *
"어리석은 오크 놈들."
엘프들은 오크들의 부락이 있는 곳을 훑었다. 높게 솟아오른 절벽 앞에 있는 공터에 자리를 잡은 오크들은 술에 취해 엘프들이 다가온 것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준비는 다 되었나?"
"예, 장로."
엘프들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활을 움켜쥐었다. 그들의 눈에는 핏발이 가득 서 있었고, 얼굴에는 손으로 잡아당긴 듯 붉은 피가 묻어있었다.
엘프들이 자신의 얼굴을 헤치면서까지 뭔가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런데도 이들은 자신들의 피를, 동료의 피를 얼굴에 묻히며 복수를 다짐했다.
오크들의 몰살.
수적으로 열세인 건 분명하지만, 다행히 오크들은 부락 건물이 아닌 '동굴 안쪽'에 숨어있다. 동굴 밖에 있는 오크들은 그 누구도 경계를 서는 자 하나 없이 술에 취해 있었고, 특히 동굴 안을 다녀온 자들은 몽롱한 상태로 바닥에 엎어져 누웠다.
"장로. 동굴 안에 들어갔다 나온 놈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뭐가?"
"놈들은 상당히 지쳐있습니다. 동굴 안에 들어갔다 나왔을 뿐인데."
"...마지막이니 말하겠다. 너희 젊은 녀석들은 잘 모를 수 있지."
장로는 이를 갈며 활을 오크들에게 겨눴다.
"다크엘프는 부정한 일을 하게 되면 변하는 것이라고 했지. 틀렸다. 너희들에게 차마 진실을 알려주기 무서웠던 원로들이 진실을 숨긴 것이다. 진실은...."
새애액!
장로가 쏜 화살이 부락 밖으로 나온 오크의 머리를 꿰뚫었다. 소변을 보러 나온 오크는 바지를 벗은 채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마물에게 범해진 여자 엘프가 다크엘프가 되는 것이다."
"그, 그런...!"
"충격적이겠지.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다. 그리고 그게 우리가 저 오크들을 죽여야 하는 이유다."
장로는 다시 활을 겨눴다. 오크 몇몇이 이상을 느낀 듯, 쓰러진 오크의 근처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새액, 새애액!
화살이 다시 오크의 머리를 꿰뚫었다. 오크들은 눈앞에서 죽어 나가는 동료를 보고 급히 비명을 지르며 적습을 알렸다.
"오크들을 죽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수든 사용할 것이다. 설령 그것이 엘프에게 용납되지 않은 방법이라고 해도."
장로는 활통에 들어있던 화살을 꺼냈다. 엘프들이 흔히 사용하는 나무 화살과 달리, 화살촉은 뾰족한 강철로 되어 있었다.
인간의 화살이다. 엘프들은 오크들을 죽이기 위해 인간이 만든 화살을 활에 올렸다.
"불의 정령이여. 내게 힘을."
장로의 말에 불꽃이 허공에서 피어올랐다. 나비처럼 생긴 불꽃은 화살촉을 잠시 스쳐 지나갔고, 화살촉에 묻은 기름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사격, 개시!!"
새애액!!
복수심에 가득 찬 엘프들의 불화살이 오크 부락을 덮쳤다.
* * *
"크으윽!!"
보스 오크는 비틀거리며 방패를 들었다.
죽은 부하의 시체였지만, 이미 죽은 이상 다른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사용해야만 했다.
"보스!"
"오지마!"
멀리서 화살이 날아왔다. 보스를 지키기 위해 달려오던 부하는 정수리에 구멍이 뻥 뚫렸다.
"으, 으아아!!"
보스 오크는 부하의 시체를 방패 삼아 앞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불길 사이로 날아오는 화살은 도무지 피할 수 없었다.
엘프들에게 제대로 당했다. 이미 남은 부하들은 고작 20명도 채 되지 않았고, 보스 오크는 손발이 격하게 떨렸다.
남은 희망은 오직 하나.
"크으윽!! 이봐, 듣고 있지!!"
보스는 구멍에서 빠져나온 천사의 허벅지를 붙잡았다.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천사의 동굴에 대고 소리쳤다.
"제발! 듣고 있다면 우리를 구해다오! 아니, 내 부하들만이라도 구해다오! 제발! 나는"
푸화악!
보스는 아래가 화끈거렸다. 아래로 고개를 내리니, 뾰족한 화살이 자신의 가슴팍을 뚫고 빠져나와 있었다.
"크, 허억."
심장이 관통당했다.
보스는 제 죽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죽기 직전이라도, 자신의 부하들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제발...."
기적이 있기를.
풀썩.
보스는 바닥에 얼굴을 묻고 쓰러졌다. 부하들의 비명이 들렸지만, 보스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스르륵.
자신의 앞으로, 천사는 발을 아래로 뻗으며 서서히 구멍 밖으로 '스스로' 나오기 시작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