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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766화 (762/800)

766회

44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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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세가르엘, 격파.

우리는, 지상의 존재는 라세가르엘을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축배를 들어라, 분노의 군단이여! 여신의 참뜻을 수호하는 이들이여!”

철퍽, 철퍽.

타천사는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아래에 막대한 폭포수를 뿌려댔다. 50m 여신상에 깃든 천사는 아직까지 여신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왜? 내가 그걸 막았으니까.

녹색머리에 붉은 눈이 된 라세가르엘은 공개 능욕을 위한 희생양이 되어야 했고, 이미 쾌감에 패배한 그녀는 네 발로 엎드린 채 땅을 기어야했다.

쿵, 쿵.

내가 목에 걸린 스타킹 밧줄을 앞으로 당길 때마다 라세가르엘은 움찔거리며 침을 삼켰다.

“흐흐, 걱정마라. 안 밟을 거니까.”

나는 내가 탄 라스-나인을 가리키며 그녀를 비웃었다. 내가 목을 당기는 즉시 그녀의 목에 연결된 쾌감 스위치가 전신의 쾌감을 자극할 것이며, 정조대처럼 채워진 철제 T팬티의 안이 신명나게 진동하게 될 것이다.

천사가 입고 있는 것은 정조대 T팬티와 팬티스타킹, 그리고 그녀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유두 가리개 뿐!

“팬티 스타킹은 몰라도 브라는 사치지.”

50m 천사를 상대로 막대한 양의 스타킹 천을 엮어서 일회용 브라를 만들 바에는, 차라리 진짜 스타킹을 만들어 하반신에 입히는게 훨씬 보기 좋았다.

중요 부위는 전부 가렸다. 그러므로 아무 문제는 없다!

그저 다른 존재도 아닌 천사가 땅을 기어가고 있다는게 문제가 될 뿐이지.

“흐흐흐, 여신 교단 놈들. 분명 큰 충격을 받았을테지.”

회심의 일격으로 준비한 천사가 오크에게 목줄이 잡혀 땅을 네발로 기고 있으니 천사의 꼴이 말이 아니다.

심지어 천사는 마-신 파워에 굴복해버렸으니 당사자도 더 심한 굴욕을 느낄 터.

[아, 아읏, 으흐읏…!]

...굴욕보다 능욕당하는 것에 이제는 쾌감을 느끼게 된 듯 하지만, 라세가르엘의 타락 덕분에 우리는 아주 쉽게 5지구로 다시 진격할 수 있게 되었다.

속도는 당연히 라세가르엘이 기어가는 속도.

자동차가 서행하는 정도의 속도였지만, 적에게 넉넉한 시간을 주는게 오히려 이득이었다.

그래야 적들이 그만큼 천사의 타락에 충격을 받고 혼란스러워 할테니까.

살면서 언제 여신상에 빙의한 천사가 알몸에 가까운 모습으로 지리면서 기어가는 모습을 보겠는가?

“다 내 덕분이지. 흐흐흐.”

모든 인류에게 눈호강을 할 기쁨과 즐거움을.

모든 마족에게 천족을 사로잡아 제압했다는 대리만족을.

그리고 모든 여신 교단의 사제들에게 누가 진정한 신세계의 신인지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라스신!

하늘에서 강림한 천사조차 라스로 물들여 자신의 천사로 삼는 존재!

그게 바로 나, 라스푸틴이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건 나의 몸에 깃든 마-신 파워고, 우리 군단 전체의 도움과 힘 덕분이다.

“마왕군 중 유일하게 아크 생텀으로 가는 길을 열은 자. 그게 바로 나, 라스푸틴.”

5지구의 너머에는 여신교단의 중심, 아크 생텀이 있다.

지금까지 그 어떤 마왕군의 마족도 이루지 못한, 심지어 바알 조차 하지 못한 위업을 내가 달성한 것이다.

솔직히 걱정이 되기는 한다.

‘혹시나 누가 쟁탈전으로 통수를 치면 어쩌지?’

최소한의 대비는 해두었지만, 역시 그래도 걱정이 드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전 던전에 쟁탈전이 걸리는 즉시 운송 허브 던전을 통해 침입자에 대처할 수 있도록, 그리고 혹시나 쟁탈전에서 패배할 경우 던전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차단막처럼 쟁탈전으로 침입자들이 다른 던전에 역류하는 일은 최대한 막도록 준비는 해뒀다.

그래도 이상한 놈들이 쟁탈전을 벌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나는 바로 마왕에게 일러버릴 것이다.

-저새기가 여신교단을 앞두고 쟁탈전 걸었어요!

...라고 일러바치면 마왕조차 분개하며 쟁탈전을 끊어버리겠지. 그럴 것이다.

여신 교단의 지배는 곧 마왕군의 승리이며, 마왕이 여신을 범하기 위한 최종 승리의 마지막 열쇠가 될테니.

“자...어쩔 거냐, 마왕들이여. 마왕군의 천명을 품고 적진을 향해 나아가는 나를 상대로 배후를 칠 것이냐, 아니면 나와 함께 여신교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는 영광을 함께 할 것이냐?”

어떤 선택이든 상관없다.

[으, 으앗, 아아아악…!! 가, 가게 해줘…! 제발, 제발 가게 해달란 말이야…!]

우리에게는 타천사가 있으니까.

"다리 한쪽 들고 지리면 가게 된다니까."

[나, 나를 어디까지 능욕할 셈이냐…!!]

"여신교단이 무너질 때까지."

내 엄포에 라세가르엘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그녀는 마치 강아지가 볼일을 보는 것처럼, 한 쪽 다리를 들어올렸다.

푸쉬이이.

[오혹, 오호옥…♥]

천사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 * *

“...미친 놈.”

아가레스는 몇번이고 영사석으로 보이는 장면을 돌려보며 혀를 내둘렀다.

“천사를 공략하는 방법이...섹스라고?”

오크가 들었다면 기함하며 외쳤을 것이다.

“아니...라스인가?”

아가레스는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차이가 있지?”

[야, 너도 보고 있지?]

소환진 쪽에 여성 유령체가 나타났다. 아가레스는 대놓고 인상을 찌푸렸지만, 왜 나타난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온다고 말이라도 하고 나타나라, 바싸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저 오크 놈이 천사를 잡았다니까?]

유령, 밴시는 입맛을 다시며 알몸에 가깝게 기어가는 천사를 가리켰다.

[나도 저거 잡을래. 야, 우리 휴전하지 않을래?]

“...음.”

아가레스는 눈을 질끈 감았다. 둘은 오래 전부터 쟁탈전을 걸고 수 년째 승패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런데 여신교단을 상대로 전력을 쏟아냈다가 괜히 후방이 급습당하는게 아닐까?

마족에게 ‘신뢰’를 묻기에는 너무나도 둘 사이의 신뢰가 부족했다.

하지만.

“믿어도 되나?”

[야. 지금 저렇게 큰 천사가 다리 들어올리고 소변 보면서 지리고 있는데, 저걸 참는다고? 나는 못 참아! 천사의 영혼을 붙잡아서 먹어치울거라고!]

바싸고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두드렸다.

[이미 가미긴이랑 바알이랑도 이야기는 끝났어! 어때, 마지막으로 딱 한 번. 마왕군답게 움직여보는 거야. 응? 너도 천사 잡아서 깔로 만들고 싶잖아.]

“흠흠. 나를 마지막으로 찾아온 것인가….”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오크가 여신산 정상에 자지를 꽂을 거야. 그건 못 참지?]

“절대로.”

아가레스는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한 가지 명심해둬라. 여신교단에 복수를 하는 건...나다.”

[흥, 누가 할 소리.]

거대한 적 앞에, 마족들은 응어리를 잠시 가라앉히고 손을 잡기 시작했다.

여신 교단을 향한 동맹의 일격을 위해.

“2지구의 여신상은 내가 가진다.”

[3지구는 내가 따먹을 거야! 침발라놨다?!]

진정으로, 마왕군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 * *

[각 던전들에서 움직임 보고. 아크 생텀을 향해 움직입니다.]

"그렇지! 역시 고인물들은 말 안해도 다 안다니까. 레이드의 기본을!"

아무리 이합집산이 심하고 제멋대로 사는 마족들이라고 해도, 대의와 공동 목표를 위해서라면 하나로 뭉쳐야 할 때가 있는 법.

[공교롭게도 딱 맞아떨어지는군요. 바알, 아가레스, 바싸고, 가미긴.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각각 1지구부터 4지구까지 진격하기 시작했습니다.]

"크흐흐. 거대 천사 펫은 못 참지."

내가 괜히 라세가르엘을 남들이 보는 앞에서 기게 만든 이유는 마족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고인물들은 이미 고일대로 고여있어 항상 신규 컨텐츠에 목말라한다.

그런 그들에게 거대 천사 펫이라는 존재는 단순한 마족의 자랑거리가 아니다.

"오크 새끼도 천사를 굴복시켰는데, 내가 여신상을 이겨내지 못한다고? 흐흐흐."

다들 분노했을 것이다. 자신이 오크보다 못한 것이 없다고 자부하는 이들인 만큼, 나의 업적과 보상(펫)을 부러워하며 자신들도 얻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각 지구는 어쩔 수 없이 여신상을 일으켜세우겠지. 그러면 그건 너희들이 알아서 하시고."

계기는 마련해뒀다. 이제 다른 곳의 여신상이 아크 생텀으로 들어와 우리 군단을 사방에서 포위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고생 좀 할 거다. 패턴이 바뀔 거거든.'

내가 라세가르엘을 공략함에 따라 인간들은 대응 방안을 달리 할 것이다.

악착같이 거대천사 소환을 하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며, 거대천사를 소환하고 그에 보좌하는 병사들을 함께 동원할 지도 모른다.

그동안 우리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다.

즉, 우리는 다른 불안정 요소 없이 아크생텀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아크생텀.

그곳에는 성녀가 있다.

그리고...트랄이 있다.

"형제여. 내가 간다."

나는 여신교단을 무너뜨리고, 용사들에게 여신에 대한 순종과 복종, 그리로 희생을 강요하는 성녀를 제거할 것이다.

라스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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