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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759화 (755/800)

759회

44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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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정의, 아니 폭탄이 빗발친다!

고블린 라스본들은 날개를 펄럭거리며 배낭 안에 든 폭탄을 마구 집어던졌다. 신성력의 결계를 뚫고 들어간 폭탄들은 순식간에 5지구의 곳곳에 떨어져 건물을 부쉈다.

콰과과광!!

곳곳에서 폭연이 일었다. 건물은 폭삭 무너져내리고, 불꽃이 활활 피어오르며, 폭발에 의해 아비규환이 된 사람들이 하나 둘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역시 공습이 최고야."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공군력을 장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피들 발에 화염병 쥐어주고 던지게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하피종부터 시작한 각고의 노력이 이렇게 결실을 맺고 있다. 하늘을 나는 메카 고블린들의 폭격은 정말 성공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했다.

"절반의 성공인가."

위이이잉!!

5지구 내부에 거대한 신성력의 빛이 스캐닝을 하는 것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폭심지 주변에서 신체가 재생되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이가 갈렸다.

"역시 기적같은 신성력."

폭사한 사람도 상반신만 제대로 남아있으면 팔다리를 재생시키는 인류 한정 기적의 힘.

아쉽게도 머리나 심장 중 어느 하나라도 망가지지 않는 이상, 신성력은 폭탄의 반경에 휘말린 사람도 살려낸다.

정말 지독하리만큼 짜증나는 힘.

"하지만 인프라는 어떨까!"

건물을, 다리를, 식량을 신성력으로 복구할 수 있나? 천만에!

"폭탄 일괄투하!!"

내 지시를 들은 메카 고블린들은 배낭을 활짝 열어젖히며 폭탄을 쏟아냈다. 서로 부딪히며 불씨가 붙은 폭탄들은 신성력의 결계를 아주 쉽게 통과하며 도시 내부로 떨어졌고-

콰과과광!!!

무수히 많은 폭탄들이 연쇄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나는 도시 내의 작은 지구 하나가 폭탄에 쑥대밭이 되는 것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잘했다! 공습부대는 던전으로 돌아와 휴식과 보급을! 나머지는 이쪽에서 해결하마!"

내가 지금 나온 곳은 아몬 던전.

폐허가 된 23지구를 앞에 둔 던전으로, 우리 군단 내에서는 여신교단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라스-엑스. 모두 전차모드. 공성모드를 해제하라!"

철컹, 철컹. 아몬 요새를 지키던 주지포들이 모두 포신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바닥에 박혀있던 네 발을 들어올리며, 원형의 바퀴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아몬 던전을 신나게 돌아다닌 것처럼, 라스-엑스들은 기본적으로 장거리 이동을 가정한 마족이다.

즉, 여신교단을 상대로 우리 군단이 새롭게 만들어낸 신병들.

이른바, 체질개선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흐흐흐,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가서 네놈들 머리통을 다 날려버릴테니."

공습으로 적을 완전히 망가뜨릴 수 없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더 많은 화력을 투자해보는 건 어떨까.

"게릴라 다음에는 만년 조이기가 국룰이지. 흐흐흐."

야금야금 좁혀오는 전선에 분명 인류 연합은 급발진을 하게 되리라. 23지구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니, 분명 그에 맞는 대처를 할 것이다.

나와서 싸운다.

우리의 전차부대가 도착할 때 즈음이면, 분명 여신교단의 대규모 토벌대가 밖으로 뛰쳐나오게 되리라.

신성력을 가진 기사단을 비롯한 수많은 군대가!

'다 잡아야해.'

전부 싹다 잡아서 다른 마왕군 세력과 동맹을 맺기 위한 신성란으로 써먹어야 할 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을 잡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가장 간단한 방법인 '힘'이다.

"신성력 상대로 면역인 병사들로만 짜도 이 정도인데, 우리가 질 것 같냐? 흐흐흐."

용사가 나오지 않는한, 우리의 승리다.

그리고 설령 용사가 나온다고 한들, 우리의 승리다.

* * *

무차별 폭격이 이루어졌지만, 인명피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폭탄에 건물이 무너져도 아래에 깔려있던 이들이 사제나 기사였다면 신성력으로 몸을 보호하여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정말로 운이 없게 머리 부분이 깔리거나 심장이 꿰뚫려 신성력에 의한 치료가 늦은 이들 수십 명을 제외하면, 5지구는 죽은 이들이 아무도 없었다.

비록 큰 상처를 입거나 폭격의 공포에 전전긍긍하며 공포에 질린 이들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최소한 신성력이 있는 한 운이 지극히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죽지 않는다는 것까지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23지구 방향으로 보낸 정찰부대가 확인했습니다. 적들은 공성병기를 직접 몰고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 문제의 대포 말이오?"

"예. 첩보에 따르면, 마왕군은 예의 대포를 '주지포 전차'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주지포 전차라….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 이름이군."

5명의 대사제들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마왕군에 대한 대처를 논의했다.

과연 어떻게 적의 움직임에 맞서 싸울 것인가?

그 해답은 간단했다.

"오기전에 쓰러뜨려야합니다. 적의 새로운 마물들이 무엇이든 결국 마물. 여기서 가만히 있다가는 또다시 놈들의 폭탄 공습에 얻어맞기만 할 겁니다."

"본인도 공감하는 바. 우리가 힘이 없어서 지금 얻어맞는 겁니까? 놈들이 갑자기 공중으로 날아와 공습을 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그럼 지상군을 출전시킨다고 해도 공습이 문제가 되는데…."

대사제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것을 꺼내야하는 겁니까?"

"방법이 없습니다. 5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하늘을 통해서 공습하는 마족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소환하는 방법밖에 없지요."

"...인류를 위해, 여신님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군요. 좋습니다."

펄럭!

대사제들은 그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제단으로 향했다. 가장 어린 대사제를 제외한 네 명의 대사제는 제단의 네 방위에 서서 여신상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여신이시여!!""""

네 명의 대사제는 동시에 여신에게 기도를 올렸다. 50m가 넘는 위엄 가득한 여신상의 아래에 있는 네 명의 대사제는 개미처럼 작은 존재였으나, 그들의 기도는 쩌렁쩌렁 하늘로 울려퍼졌다.

"여신의 이름으로!"

서로가 함께 기도를 올리자, 여신상의 위로 은빛의 신성력이 구름처럼 반짝이기 시작했다.

[누구인가.]

"여신님의 말씀을 따르는 한낱 종복일 뿐입니다!"

[나를 부른 이유는 무엇인가.]

"여신님을 따르는 수많은 신도들을 위하여, 저희들에게 힘을 빌려주십시오!"

"간악한 마왕군의 마족들을 상대하기 위해,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여신을 따르는 천족이시여! 이 땅에 여신의 교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부디 강림하시어 저 사특한 마족들을 물리칠 힘을 주소서!"

"여신을 위하여!!"

대사제들은 저마다 목이 터져라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은빛의 뭉게구름 속에서 뻗어져 나온 손은 마치 건틀릿과도 같았고, 또 거인의 손처럼 거대했다.

[나는 지상의 재앙이다. 나를 부르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을텐데.]

"마족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라면!"

"인류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이 한 목숨, 기꺼이 내어드리겠습니다!"

"아아, 저희는 여신과 인류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순교하겠나이다!!"

네 명의 대사제는 두 팔을 벌리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러자 그들의 몸에서 은빛의 신성력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아!!""""

사람의 눈과 입, 그리고 귀와 같은 구멍이란 구멍에서 전부 신성력이 방출되기 시작했다.

대사제들로부터 흘러나온 신성력은 여신상의 위로 뻗어나가 건틀릿을 잡아당기는 사슬이 되었다.

구구구구.

대사제들의 신성력은 건틀릿을 아래로 잡아당겼다. 형체가 없던 건틀릿은 신성력에 의해 더욱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고, 은빛 건틀릿은 바로 아래의 여신상 아래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쩌적, 쩌저적!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여신상의 표면에 조각들이 파편화되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리석 내부에는 여신의 얼굴과는 사뭇 다른 존재가 눈을 감은 채 서있었다.

펄럭.

은빛의 날개가 펄럭이자, 대리석 조각들이 순식간에 열기에 녹아내리듯 산화했다.

[지상의 존재들의 부름을 받아 이 땅에 현현했노라.]

50m 여신상이 점차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엄청난 크기에 대사제들은 씩 웃으며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사르륵.

의식을 치른 대사제들은 마치 몸이 먼지가 된 것처럼 바스라졌다. 몸 안의 신성력이 모조리 사라지며, '천사'를 소환한 대가로 몸이 바스라진 것이다.

[나는 라세가르엘. 여신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자들에 대해 단죄를 내리는 정의의 집행자.]

천사, 라세가르엘은 날개를 펼치며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여신의 뜻을 따르지 않는 자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유일하게 남은 대사제는 눈물을 머금고 한 방향을 가리켰다.

"저기, 이곳을 향해 다가오는 마왕군입니다…!"

천사, 라세가르엘은 멀리서 날아오는 수많은 조인들의 무리를 향해 차가운 표정으로 손을 뻗었다.

[여신의 이름으로.]

건틀릿의 손바닥 부분에서 작은 구멍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여-신.]

지상의 존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막대한 은빛의 포격이 날아드는 존재들을 일거에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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