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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758화 (754/800)

758회

440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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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자에게는 슬라임의 산성 포옹을.

그리고 가능한 용기있는 자에게는 슬라임이 아닌 슬라홀의 찐득한 포옹을.

철퍽 철퍽 철퍽!!

고블린들은 슬라홀 마망들의 품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가슴에 얼굴을 묻고 두 다리가 좌우로 벌어지고, 두 손이 슬라홀의 젖가슴을 문지르며 열심히 허리를 흔드느라 안달이 나 있었다.

"라임. 슬라홀들의 만족도는 어떻지?"

"고블린, 불만족, 오크 손가락 수준."

슬라홀들은 실시간으로 자신들이 품어준 고블린들의 성기능을 품평하고 있었다.

대부분 피지컬적인 측면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슬라홀들은 대부분 마망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노력이 가상. 부족한 크기를 박는 횟수와 속도로 보완."

슬라홀들은 고블린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더 잘 조이고, 더 잘 끌어안아주며, 마치 지금까지 고생했다는 양 다독여주고 있었다.

그에 비해 아직 슬라홀로서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일반 빅슬라임 형태의 슬라임들은-

으적, 으적, 으적.

대가리를 박고 죽은 고블린들을 열심히 먹어치우고 있었다.

뼛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씹어먹는 덕분에, 우리는 별다른 청소를 할 필요가 없었다.

많이 죽으면 많이 죽는대로 상황에 맞추면 된다. 고블린들은 우리 군단에게 꼭 필요한 종족은 아니었으니까.

기록을 위해서라면 폭탄 고블린은 10명 정도만 남으면 된다. 실제로 나는 이번 슬라홀 시험을 앞두고 최소 5명 정도만 자지를 박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고블린이야. 성욕 확실하구만.'

하지만 역시 인간박이였기 때문일까?

퍽퍽퍽퍽!

슬라홀에게 박기로 한 고블린은 무려 3할이 훌쩍 넘었다.

나는 그들의 용감함과 가능성 탐구에 벌써부터 이들을 어떻게 개조하면 좋을까 군침이 돌았다.

"역시 그게 좋겠지."

고블린은 그대로 고블린으로 특징을 살려둘 것이다.

폭탄을 사용하는 장인급 기술자라는 요소 또한 살려둘 것이다.

하지만 슬라임에 대가리를 박고 죽은 일반 고블린들과는 차별화 할 것이다.

"샤이탄. 저 중에서 가장 레벨이 높은 고블린은 누가 있지?"

"4성급 폭탄 고블린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은 없습니다."

"이름이 없어?"

"그냥 고블린 13이라고 불린 것 같습니다. 발레포르 던전의 모든 고블린들이 넘버링 식으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참 대단하시군 그래."

이름을 붙여주지 않는 것만큼 생명체에게 굴욕을 주는 것이 또 없다. 나는 그것을 포-스로부터 배웠다.

이전까지는 그저 오크였던 내가 성인이 되면서 파후우라는 이름을 받을 수 있었으니.

"모든 고블린들의 가능 여부를 파악한 뒤, 고블린 13을 데려와라. 바로 합성 실험에 들어가도록 하지."

"합성에 사용하고자 하는 다른 마족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소환진을 통해 마석 소환을 한다. 내 계획을 위해서라면...그래...그 조합이 좋겠어."

기존의 고블린들과는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하게 될지니.

"가-블린."

고블린의 상위호환이 되면서, 동시에 여신교단을 상대로 승리를 가져올 새로운 존재들.

"될 때까지 합성한다."

* * *

* * *

23지구의 멸망 소식은 금방 여신교단의 중심으로 들어갔다.

마왕군이 금방 쳐들어올 수 있는 지형!

다른 곳은 험준한 지형이라 마왕군이 쉽게 대량으로 진격해 들어오지 못했다.

평원은 성기사단이 대규모로 편성되어 말을 타고 달렸고, 해안가로는 사제들이 매일 밤 신성력으로 등대를 비춰 마족들이 얼씬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 조디악 왕국으로부터 23지구를 통해 난 길은 조금 달랐다.

산악지대.

상당히 험준한 협곡이 길게 이어져있으나, 마족이라면 쉽게 타고 넘어올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리고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23지구를 넘어온 이상, 여신 교단의 성지 <아크 생텀>까지 고작 5지구 하나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5지구 마저 점령당하면?

여신교단은 지난 고대로부터 이어진 엄청난 역사에서 최초로 아크 생텀이 마왕군에게 공격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만다.

그 누구도 침범하지 못한 백악의 요새, 여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50m 짜리 여신상이 마왕군의 핏물로 범해지기 직전인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형제님, 미안합니다. 하지만 형제님만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크 생텀에서는 5지구에 강력한 신성력을 보유한 이들을 대거 파견했다.

하나하나가 이름을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대사제들이 무려 다섯이나 파견되었고, 병력들도 대규모로 늘어났다.

오죽하면 인류연합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던 이들을 교단의 중심지로 불러들이는게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23지구에서 온 난민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너무 길이 멀었습니다. 이 겨울, 혹한의 추위에서 험준한 산맥을 넘어오는 건 힘든 일이죠."

"안타깝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 갔기를 바랍니다."

"여신의 뜻대로."

대사제들은 기도를 올리며 산맥에서 얼어붙었을 난민들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과연 그들이 진짜로 얼어붙었을지는 미지수지만.

"마왕군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크게 이상은 없습니다. 아마 마왕군 내부에서 내분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역시 하나로 뭉칠 줄 모르는 멍청이들을 상대하기는 너무나도 쉬운 일입니다. 다만…."

대사제들은 불편한 눈빛으로 지도를 훑었다.

"추기경은 여전히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습니까?"

"...예. 퀘르벨스 추기경은 여전히 참회실에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가 힘을 빌려줘야 진정으로 여신 교단은 하나가 될 수 있거늘...하아."

다소 안타깝게도 여신 교단도 하나로 힘을 합치지 못하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진 성녀파와 추기경파의 대립은 인류의 존속이 걸린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져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추기경이 있었다.

-내가 이곳에서 가만히 기도를 드리는 것이 여신께서 말씀하신 뜻. 그 이외의 짓을 하면 모두 여신의 말씀을 어기는 짓이 될테니.

추기경은 여신의 말씀이라는 핑계로 칩거에 들어갔다.

기본적인 생리현상을 위한 시간을 제외하면 모든 시간을 참회실에서 무릎꿇고 기도하는 모습은 모든 사제들에게 귀감이 되는 신실한 모습이었다.

단지 기도로는 마왕군을 물리칠 수 없었다.

현재 아크 생텀에서 원하는 건 추기경이 기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지하던 지지파들에게 강력한 연설로 마왕군에 맞서 싸우기를 열변하는 것.

그러나 추기경은 그저 가만히 있었다. 누구도 그의 논리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여신의 말씀이라는데, 그 누가 그를 건드릴쏘냐?

"미쳐버리겠군. 기도로 마왕군을 쓰러드릴 수만 있었으면 나도 당장 기도만 올렸을게요."

"추기경파의 사람들이 하나 둘 동요하고 있소. 그들은 대부분...여신교단이 무너지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도주하거나 변절하여 마왕군의 엘프들에게 자지를 쑤실 놈들이오."

"성녀님께서 이리도 열심히 마왕군을 물리칠 신성력을 주시거늘…."

마왕군이라는 거악을 앞에둔 추기경과 성녀의 행동은 큰 차이가 났다.

추기경이 가만히 기도만 올리고 있었다면, 성녀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용사들을 이끌고 곳곳에 유격활동을 펼치며 마왕군을 물리치고 있었다.

사실상 성녀가 아크 생텀을, 여신교단을 지키고 있었다.

그게 요 몇달 사이에 있었던 여신교단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상황이 급변하게 생겼으니….

"바알 전선, 아가레스 전선, 바싸고 전선, 가미긴 전선."

"1위부터 4위 던전까지 모두 각 전선마다 용사들이 배치되어 있지요. 그들 중 어느 한 명이라도 전선에서 빼기에는 난감합니다."

"후우...용사가 한 명이라도 더 있었으면 좋으련만."

대사제들은 한탄하며 기다릴 뿐이었다. 백마탄 용사의 등장을.

하지만.

"대사제님!! 큰일났습니다!!"

"무엇이냐!"

그들에게 나타난 건 백마탄 용사가 아니었다.

"공습경보!! 적습입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라스토피아의 마왕군이었다.

* * *

"라스."

"라스."

"라스라스라스."

펄럭.

검은 날개를 펄럭거리는 조인들, 드라고니안드라스들은 저마다 위치를 잡았다. 그들은 오직 라스만을 말했고, 모든 신호는 수신호로 주고받았다.

"라스."

목에 붉은 스카프를 두른 안드라스가 아래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다른 안드라스들이 모두 부리를 아래로 향해 내렸다.

"전원."

철컥.

붉은 스카프의 안드라스는 부리를 위아래로 당겼다. 그러자 안에는 제법 날카롭게 생긴 미녀가 진녹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아래를 향해 입을 벌렸다.

"브라스, 준비."

"라스."

안드라스들은 모두 부리를 벌렸다. 그들의 까마귀 머리는 일종의 투구였고, 후드였으며, 부리는 페이스가드였다.

드라고니안드라스들이 하나 둘 높은 등급으로 진화하면서 생겨난 변화.

할파스의 저주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하며, 안드라스들은 이제 어엿한 조인족의 형태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 드래곤의 힘을 곁들인.

위이잉.

안드라스들의 부리 가운데로 마나가 모이기 시작했다. 안드라스들의 부리는 빛이 반짝이는 도시, 5지구를 향했다.

"사격 준비. 라스, 라스, 라스."

"""라스-------!!"""

안드라스들의 브레스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드래곤의 브레스보다는 못하지만, 안드라스들이 일제히 내뿜는 마력의 숨결은 하나로 뭉쳐 막대한 파괴력을 가지게 되었다.

위이이잉!!

하지만 안드라스들의 브레스는 도시를 파괴하지 못했다. 브레스의 폭연은 사방으로 흩어졌고, 안드라스들은 눈앞의 거대한 반구형의 형체에 이를 갈았다.

"신성보호막…!"

고오오오.

돔 형태로 반짝이는 은빛의 보호막은 모든 여신교단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신비의 보호막이었다.

23지구에도 마찬가지로 깔려있었지만, 5지구와 23지구의 차이점이 있다고 한다면-

"전원 산개하라스!!"

안드라스의 외침에 안드라스들은 모두 하늘로 높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들이 있던 지점을 향해 은빛의 사격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투두두두두.

23지구와는 달리, 방공망이 철저히 갖추어져 있었다. 브레스를 뿜는 정도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공방일체.

거대한 신성력의 돔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며, 동시에 마족들로부터 너무나도 안전한 요새일 뿐이었다.

다른 마왕군 또한 전선에서 돔 형태의 요새에 막혀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

"키히힛."

안드라스들은 부리를 딱딱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로 한 무리의 검은 무언가가 검은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올랐다.

"2페이즈인 거라스."

안드라스들을 스치듯 날아간 새로운 비행체.

그들은 키가 2m 정도 되는 강철의 괴물들이었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등에 검은 깃털로 된 날개가 달려있었고, 피부는 검게 물들어 있었다.

위잉.

검은 갑옷과도 같은 몸에서 붉은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라스토피아의 상징이기도 한 문신의 힘이 괴물들에게서 빛나기 시작했고, 괴물들은 녹색 안광을 반짝이며 체공하기 시작했다.

"키샤앗!"

그들의 얼굴은 마치 고블린의 흉악한 얼굴을 형상화한 듯한 가면이었다.

마왕군 내에서 유행하는 이계의 물건을 흉내내기라도 한듯, 괴물들은 모조리 악귀와도 같은 얼굴로 날개를 펄럭이고 있었다.

철컥, 철컥.

괴물들은 허리춤에 달린 두툼한 색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폭탄.

아무리봐도 폭탄이었다.

[투하아악!!]

선두의 괴물에게서 기계음과도 같은 소리가 흘러나오기 무섭게, 하늘에서 폭탄의 비가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 * *

"메카 고블린. 폭탄을 다루기 위해 우리 군단에서 다시금 태어난 폭탄 고블린들이다."

폭탄 고블린, 블랙레이븐, 안드라스, 그리고 드래곤 스킨.

이 셋의 요소를 결합하여 합성을 이루어내 낸 결과, 우리는 사람 심장 크기의 준 드래곤 하트를 지닌 기계 고블린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하늘을 날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무엇보다도-

"라스주의 배달시키신 분?"

폭탄 던지기에 있어서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자들.

"이름하야, 고블린 라스본."

라스로 다시 태어난 고블린들.

그들이 던지는 폭탄은 순수한 폭약제조법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들은-

"전부 마액 코팅을 해뒀다 이말이야."

파지지직!

신성력의 결계에 구멍이 송송 뚫리기 시작했다. 고블린 라스본들이 던진 폭탄은 신성력의 결계를 순식간에 통과하여 곳곳에 떨어졌다.

"폭탄 받아라!"

멀리서 포격이 안되면 하늘에서 공습으로 떨어뜨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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