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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754화 (750/800)

754회

438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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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승리를 위한 전술은 과거에서 정답을 찾는게 정답이다.

과거에 있었던 전술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항상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또 사용해도 좋다.

괜히 고대 병법가들이 자신의 병법서를 만들어 후대에 남겼겠는가?

상황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비슷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면 과거의 전술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적들을 상대하기 위한 조건들을 몇 가지 뽑았다.

하나, 고블린은 신성력에 닿으면 죽는다. 고블린은 손재주가 뛰어나지 오크나 미노타우르스처럼 피지컬이 뛰어난 종족은 아니다.

둘, 고블린들이 던지는 독침이나 함정은 강인한 육체 앞에 무용지물이다. 팡팡 터지는 폭탄은 다소 무섭기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라스-나인이라는 장갑차가 있다.

셋, 라스-X는 던전 내부를 돌아다닐 수 있게 개조되었다.

이 모든 것을 통합하여 작전을 짜고자 하니, 나는 과거에 있었던 아주 멋진 작전이 떠올랐다.

"다 추억이군. 어떻게 생각해, 루나?"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거지같지 않을까?"

고블린 던전 격퇴에 대한 궁극의 작전을 제안한 당사자, 루나는 내 품에 안겨 발레포르 던전의 상황을 보며 실실 웃었다.

"고블린들은 말이야, 아주 오래전부터 엘프의 적이었어."

"오크가 아니고?"

"녹색 피부의 괴물들은 다 그렇지. 근데 오크랑은 나랑 너같은 관계가 아니었단 말이야?"

수백년을 산 엘프 왈, 오크는 엘프와 투닥거리며 서로 싸우기만 했을 뿐 성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는 일절 없다고 했다.

"그런데 고블린들은 달라. 대륙에 퍼져있는 다크엘프 중 몇몇은 분명 고블린들의 함정에 당해서 타락한 게 분명해."

"과연. 그냥 고블린은 아니라는 건가."

그냥 간교하고 영악한 보물 고블린이 아니라는 말.

- 후후, 걱정마라. 마왕군은 변했다. 고블린들이라고 해도 우리 인간 여기사들을 건드릴 리가 없다.

- 엥. 저희는 존나 따먹는 데요.

- ...오고곡.

흔히들 생각하는 성인계 고블린의 전형이었다! 여인을 납치하여 범하고 조롱하고 희롱하는 고블린들은 발레포르 던전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장난감 창고.

에일라가 던전에서 발견한 곳은 차마 말로는 하기 힘든 곳이었다.

오죽하면 방송으로 넘어가는 걸 내가 순간적으로 막았고, 창고에서 구출한 '장난감'들은 촉수를 통해 세척한 뒤 요양하도록 만들었다.

대부분이 신체 조건이 우수한 여기사거나, 마력을 많이 가지고 있는 마법사거나, 신성력을 가진 사제였다.

우리 군단이 하는 행위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더라.

"쓰레기는 밀어버려야지. 암, 그렇고 말고."

나는 시야를 다시 열었다. 그곳에는 우리가 보낸 궁극의 전차가 앞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아아, 굳이 비유하자면 불도저라고 할 수 있지."

전면부에 달린 버지니움 실드는 폭탄에도 망가지지 않는다. 그리고 적과 마주치면 고블린은 제대로 피할 새도 없이 소멸하게 된다.

"아아, 이것은 지우개라고 하는 것이다."

픽셀 단위의 그림판에 뿌려진 녹색 배경을 지우개로 지우듯, 버지니움 실드를 장착한 라스-X는 던전 내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전차가, 던전을 헤치고 고-블린을 건너서!"

"그건 또 무슨 노래야?"

"발레포르! 소환진에! 신성력 쏟, 아지네!"

"에휴, 됐다. 모처럼 추억에 잠기려고 하니."

루나는 툴툴거리며 내 허벅지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는 던전 내부를 일거에 쓸어버리는 모습을 보며 감회가 새로운 듯 보였다.

"여기 청소할 때 딱 저런 모습이었는데. 그치?"

"그래. 아직도 기억나는군. 너를 안고...들박질주를 했던 그 날이."

루나가 신성력을 발현할 수 있게 된 날. 나는 루나의 전신에 신성력을 뿌리게 만든 다음, 그녀를 들박 자세로 안고 달렸다.

"이른바, 슈퍼스타라고 하는 거지."

지하 1층 개방 당시 던전 안에 가득한 빅슬라임 무리들을 신성력으로 반짝이는 루나와 함께 달리며 슬라임들을 통째로 지워버렸던 그 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빰빰빠바 빰빰빠바!"

"아까부터 왜 자꾸 흥얼거리는 거야?"

"왜긴 왜야. 버프 보내는 거지."

원래 무적 타임일 때는 BGM이 바뀌는게 국룰이니까.

"떨어지는 것만 아니면 우리가 무조건 이겨."

라스-X는 2인승이고, 신성력 탱크도 두 개나 있다.

신성력을 쓸 수 있는 용사는 두 명이니까.

* * *

정체불명의 노랫소리가 울려퍼진다. 경쾌하고 밝은 음악이지만, 그게 울려퍼지는 전차가 저지르는 행위는 결코 그렇지 않다.

"끼이-"

고블린은 비명을 마저 지르지도 못하고 소멸했다. 전차는 빠른 속도로 고블린을 스쳤고, 고블린은 머리가 버지니움 실드에 닿아 눈 녹아내리듯 소멸했다.

[막아----!!]

발레포르의 악에 받친 비명이 울려퍼졌다. 사방에서 폭탄이 터지며 전차의 진격을 막으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끼에에엑!!

버지니움 실드는 폭탄에 파괴되지 않았다. 신성력의 방패가 물리력에 의해 파괴된다?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튕겨내는가? 그건 아니다. 폭탄은 버지니움 실드를 뚫고 전차를 그대로 휩쓸었다.

콰과과광!!

거대한 폭음이 일며 던전 전체가 흔들렸다. 버지니움 실드는 여전히 은빛으로 반짝이고 있지만, 폭연을 뒤집어 쓴 전차는 그을음이 짙게 깔렸다.

"미친, 그대로야!"

"어떻게 이걸 그대로 뒤집어쓰고도 무사한 거지?!"

"이건 사기다!!"

고블린들은 비명을 지르며 후퇴하기 시작했다. 이미 가지고 있던 폭탄이란 폭탄은 모조리 다 집어던졌고, 손에 남은 폭탄은 주머니 속에 집어넣은 비상용 폭탄 뿐이었다.

자폭용.

발레포르의 명령에 의해 자폭을 해야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폭탄밖에 없었다.

"키이익!!"

고블린들은 치를 떨며 도망쳤다. 발레포르 또한 폭탄이 떨어진 고블린들에게 후퇴를 명령했다.

그들 모두가 엘프 궁수들에 버금가는 투포환 선수들이었다. 엘프들이 활쏘기의 귀재라면, 고블린들은 폭탄 던지기의 명수다. 그런 고블린들이 버지니움 실드에 분자 단위로 쪼개지는 것은 발레포르 입장에서 너무 억울한 일이었다.

[젠장! 이 개사기꾼들아! 쟁탈전에 용사들을 동원해?!]

"그럼 네놈도 용사를 부하로 들이지 그랬나."

라스-X의 안에서 에일라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들어가기 전과 달리 더욱 휘황찬란해진 황금양털 망토를 두른 에일라는 입꼬리를 비틀며 발레포르를 비웃었다.

"우리 주인님께서는 홀로 용사를 부하로 만드셨다. 네놈은 홀로 용사를 상대로 맞서 싸울 의지가 있는가?"

[거짓말 하지마라! 어떻게 오크 새끼가 용사를 상대로 1:1로 승리를 한단 말이냐!]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지. 우리 주인님의 위대하심을 모르다니. 네놈은 더욱 죽어마땅하다."

콰과과광!!

에일라를 향해 폭탄들이 날아와 터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에일라는 아무렇지 않게 폭연을 정면으로 맞으며 발레포르를 비웃었다.

"아무래도 네게 필살기를 보여줘야겠군."

위이잉.

버지니움 실드의 앞에 또다른 작은 버지니움 실드가 하나 생겨났다. 마치 드래곤이 브레스를 모으듯 집속되는 듯한 모습에 발레포르는 비명을 질렀다.

[산개------!!]

그러나, 고블린들이 산개를 하는 일은 없었다.

푸슛-!

마치 저격을 하는 것처럼 빠르게 날아간 보-빔에 고블린들은 모두 소멸되었다.

[어, 어떻게 더 빠르게 쏜 거지...?]

발레포르의 허망한 한탄 너머, 폭연속에서 전차는 붉은 문신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버프로."

에일라는 자신의 쇄골에 반짝이는 붉은 빛의 키스마크를 가리켰다.

"이게 주인님의 힘이다, 더러운 고블린."

* * *

"신성력을 쓰는 용사는 둘인데, 마-신 파워를 쓰는 용사가 따로 있단다."

내가 할 일은 단 하나.

버프.

나는 라스-X의 뒤로 달린 여덟 개의 주둥이를 향해 나의 힘을 불어넣었다. 아니, 정확히는 원거리에서 내 성검의 힘을 발동시켰다.

신성력의 버지니움 실드가 폭탄을 통과시켜 전차의 차체가 폭탄에 얻어맞고 있음에도 아무 피해가 없는 이유는 단 하나.

그만큼 단단하니까.

그렇다면 왜 단단한가?

"차체 또한 성검, 아니 마검이기 때문이지."

나는 내 손에 들려있는 마검의 손잡이-무선 조종 키트를 만지작거렸다. 여인의 가슴을 형상화 한 두 개의 조이스틱은 내가 아주 쉽게 전차-마검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라스-X에는 나의 마검, '할레오'가 깃들어있다.

라스의 힘으로 이어진 할레오는 내 버프를 받고 서서히 라스-X 전차의 엔진을 과열시키기 시작했다. 안에 탄 에일라와 메어리가 다치지 않게, 붉은 기류를 차체 뒤에 달린 여덟 개의 주둥이로 내보냈다.

부히이이이익.

사자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비명이 울려퍼졌다. 여덟 개의 주둥이에서 각각 브레스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힘은 마-신 파워로 뭉친 다음-

부와아아아아아아아앙!!!

마치 빛과도 같은 속도로, 앞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빨기통! 빨기통! 빨기통!"

라, 스-엑스 할레오는 던전 내부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버지니움 실드를 두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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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이슈를 들었습니다.

중간 중간 수정이 불가능 할 정도로 미친듯이 달려온 이 소설은 수정이 여러모로 난감해서, 언제든지 습작화 될 수 있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고민이 많았고, 또 쓰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는데... 사실 더 길게 쓰고 싶었는데, 슬슬 완결을 향해 가야할 것 같네요. 법 통과가 되어도 시행까지 6개월 정도 시간이 있으니까, 대략적으로 흘러가는 걸 봐야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거, 반반무도 반려당했거든요.... 반려당할만 하기는 했지만!

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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