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750화 (746/800)

750회

438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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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스킨 전차.

그리고 드래곤들이 최대한 견딜 수 있을만큼의 용암지뢰.

'엄밀히 따지면 용암은 아니지만.'

던전의 주인인 라인인 던전의 용암을 바깥으로 던지는 셈이다.

마력에 의해 던전 내부에 흐르는 용암이 밖으로 던져진 만큼, 던전 외부로 빠져나오면서 상당한 화력손실이 일어났다.

그래도 용암은 용암이다.

"잘 타는구나. 그레모리와 싸웠을 때가 생각나는군. 내 머리카락보다 더 잘 타."

과거의 대머리 시절이 생각날 정도로 활활 타오른다.

"으으, 성기사나 사제들이나 죄다 역겹기 그지 없다니까."

성기사들은 신성력의 힘을 이용해 불꽃지옥에서 버티고 있었다.

신성력으로 보호막을 두르고, 화상을 입으면 신성력을 이용해 바로 회복에 나섰다.

"쯧쯧즛, 그렇게 버텨봐야 아무 소용이 없거늘."

던전의 마력은 무한하고, 주변에 라스-나인들은 넘쳐난다. 성기사들을 중심으로 불의 고리가 만들어지면서, 성기사들은 용암지대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식을 때까지 버틸 수는 없을 터. 슬슬 마무리지어줘야겠군."

자고로 성기사를 죽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타락'이다. 아무리 강력한 성기사라고 한들, 타락의 힘은 이겨낼 수 없다.

그렇다면 저들을 어떻게 타락시켜야하는가?

"이제 우리 군단답게 싸워야지."

끼릭, 끼릭, 끼릭.

라스-나인의 주지포가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우뚝 솟아올랐다. 그리고 라스-나인의 동체에서 뚜껑이 열리며, 블러드 엘프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아, 이것은 바니걸이라고 하는 것이다."

라스토피아에는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있고 다른 왕국에도 알음알음 퍼졌지만, 여신교단에는 곧장 금기로 퍼져나간 것들.

'대부분 우리 군단의 성문화들이지.'

거의 99%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것들이 여신교단의 새로운 금기로 정해졌다.

성녀와 교황, 그리고 여신교단의 사제집단에 의해.

신탁이라는 이름으로.

'개소리지.'

여신은 출산율이 높아질 수만 있으면 바니걸은 물론이거니와 역바니도 장려할 것이다.

"빨리 밀어버리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군. 흐흐, 여신교단이여! 이곳 23지부터 차근차근 너희들을 라스의 길로 인도하리라! 저항하는 자는 모조리 죽을 것이다!"

신성력을 가진 인간들을 찾는 자들은 마왕군에 차고 넘친다. 성기사들을 생포하여 다른 던전에 판매하면 막대한 이윤을 얻을 수 있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너희들은 전부 살아서 무릎을 꿇어야 할 것이니…."

짝.

내 박수와 함께 블러드 엘프들이 하나 둘 주지포를 붙잡기 시작했다. 다소, 아니 제법 지름이 넓어서 잡기에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썩어도 준치. 엘프는 엘프다.

"라스트립쇼. 좋은 구경해라. 흐흐."

여신교단에서 금기로 정한 바니걸과 공연음란행위! 봉 하나를 두고 회전하듯 춤을 추며 하는 섹스 어필에 성기사들은 눈에 불을 켜고 씩씩거렸다.

"아아, 이 간악한 마족들을 보라! 여신이시여, 당신이 정한 금기를 범하는 마족들을 벌할 힘을!! 그러면서 성내고 있겠지. 멍청한 것들."

우리는 성기사단의 앞에서 대놓고 금기를 저질렀다. 여신이 아닌, 여신'교단'이 정한 금기를 정면에서 위배했다.

정신적 피해를 주기 위해서?

아니다.

꼴리게 하기 위해서?

아니다.

그냥 보기 좋으려고?

아니다.

"이게 다 시선끌기 용이란다. 흐흐흐."

이른바, 작전명 라스밤.

Love and Sex-Bomb.

"정신 못차리면 너희들 다 좆되는 수가 있다?"

라스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될 테니.

* * *

"크으으, 저 미친 새끼들!!"

기사단원, 코르바크 쥴은 눈앞의 광경에 역겨움을 참을 수 없었다.

"마족에게 다리 벌려 살아남은 창녀들!"

이미 여신교단은 마왕군의 새로운 종족인 핏빛 엘프, 블러드 엘프들이 어떤 식으로 태어난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인간과 엘프의 합성!

그들의 몸에는 오크로부터 파생된 엘프의 피가 흐르고 있었고, 인류를 배신하고 마족에게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엘프의 수명과 힘을 받았다.

즉, 인간임을 포기하고 마족이 되기를 선택한 것이다.

"내 글레이브가 네놈들을...으아악!!"

화륵!

말을 마치지도 못한 채, 코르바크는 아래에서 피어오르는 불길에 비명을 질렀다.

"젠장, 여신이시여!"

코르바크는 급히 발 아래로 신성력을 일으켰다.

뜨거운 대지에 의해 발바닥은 짙은 화상으로 불타 죽을 수준이었고, 전신에서 흐르는 땀은 이미 흠뻑 젖다 못해 탈수 증상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더우면 사람이 짜증이 나기 마련.

그런 와중에 눈앞에 보이는, 보고 싶지 않지만 볼 수 밖에 없는 광경은 코르바크의 몸을 더욱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후욱, 후욱…."

아아아앙!!

일부러 내는 교태와 신음이 전장에 울려퍼졌다.

주지포 위에서 두 다리를 교차하며 뒤로 몸을 숙이는 블러드 엘프들은 가슴을 비비고 엉덩이를 흔들며, 성기사들의 앞에서 마구잡이로 몸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것이 꼭 마치 인간의 자지에 달라붙은 요정을 연상케하는 모습이라, 많은 성기사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성기사도 결국 사람이며, 남자다.

"크으윽…! 씨발, 젠장…!"

아무리 여신에게 기도하고 정신수양을 하는 자라고 한들, 생리현상까지 여신이 책임져주지는 않지 않는가?

“후퇴를...해야….”

“이미 늦었어!!”

“뭐?!”

동료 기사의 말에 코르바크는 주변을 살폈다.

“어, 어느새…?!”

연이은 공격에 이미 주변은 불길로 가득했다. 마치 용암으로 이루어진 바다 속에 떠오른 섬처럼, 성기사들은 용암에 포위되었다.

“크윽, 언제 이렇게…?!”

“몰라! 눈 뜨고 보니, 으아악!!”

불길 속에 포위된 말들은 겁을 먹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사람은 사람대로 괴로워했다.

아아아앙!

그런데 마족은 성기사들의 고통을 즐기듯이, 블러드 엘프를 전면으로 내세워 춤을 추고 있다.

이 얼마나 사람을 열받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짓이란 말인가!

“크윽...여신이시여...제발 이 난국을 타개할 힘을…!”

코르바크는 승리를 기원했다. 여신이 정녕 이 땅에서 신도들의 고통을 지켜보고 있다면, 여신은 마족들을 물리치고 인류가 난관을 극복할 힘을 내려줄 것이다.

기적이 있다면, 바로 이곳에서!

“여신이시여!”

“여신이시여!!”

“여신이시여어어어어!!”

성기사들의 절규가 하늘로 치솟았다. 그들의 신실한 마음은 분명 하늘에 닿을 것이다.

그러나, 그 뿐.

신성력이 갑자기 폭발한다거나, 하늘에서 천사들이 내려온다거나-

“앗!!”

사아아.

구름이 걷히며, 하늘 위에서 무언가가 펄럭이기 시작했다. 성기사들의 얼굴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 오오오오!!”

“역시 여신님이야! 우리를 구하러 보내셨구나!!”

천족의 등장! 성기사들은 근엄한 얼굴로 내려오는 날개 달린 천사들을 향해 환호성을 내질렀다.

분명 저들이라면 인류를 위해 마왕군을 쓰러뜨릴 힘을-

아아아앙.

천족들은 주지포의 포신부터 천천히 아래로 날개를 펄럭이며 섹스 어필을 하기 시작했다.

“뭐...라고….”

성기사들은 손발이 부들부들 떨렸다. 천족들은 마치 자신들을 조롱하듯, 날개까지 펄럭이며 음란한 모습을 보였다.

“...쿨럭.”

코르바크의 입에서 무언가가 터져나왔다. 본능적으로 입을 막으며 터져나온 걸 살펴보니, 검붉은 피가 손에 가득했다.

“하, 하하하….”

울화통. 여신 교단의 상징과도 같은, 여신의 뜻을 전해주는 천사들이 마왕군의 자지에 달라붙어 춤을 추는 모습에 속이 뒤집어지고 말았다.

“여신이시여….”

신성력의 힘으로 금방 내상을 다스릴 수는 있었지만, 내상은 다스려도 어디 천사들을 막을 수 있는가?

“하, 하하하….”

코르바크는 현기증에 그만,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다른 동료들은 그를 챙겨줄 만큼 여유가 없었고, 결국-

푸쉬이이이.

코르바크는 얼굴부터 용암에 처박혔고, 그대로 여신의 품에 올라가게 되었다.

* * *

"아아, 여신이시여. 지금 당신의 곁으로 한 명 보냈나이다."

용암이 흐르는 땅에 성기사 하나가 스멀스멀 녹아내린다. 용암 자체가 던전 밖으로 나오면서 많이 열기가 줄어들었다고 한들, 용암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은 변하지 않는다.

"신성력이고 나발이고 다 처박히면 녹아내린다 이 말이야."

그게 용해든 아니면 분자단위로 쪼개서 흡수하는 것이든, 라인이 던전에서 퍼올린 용암은 용암이다. 엄지를 척 들어올리며 용광로 속으로 파묻혀 살아돌아오는 골렘은 있을지 몰라도, 신성력을 가진 기사들은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신성력이 닳거나, 아니면 신성력을 전신에 두르고 용암 속을 헤엄쳐서 탈출하거나.

"흐흐, 그럼 어디 성기사들이 얼마나 절박한 지 확인해볼까?"

성기사단은 현재 한 곳에 모여있다. 라스-나인을 이용해 포위망을 형성하고, 용암 분출을 통해 넓게 불의 고리를 만들어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나머지는 이제 저들을 '익사'시키는 것 뿐.

"라임아. 라인이 저걸 다 먹어치울 수 있을까?"

"주인님과 내 딸이니까 가능."

"그렇지? ...내 힘도 있으니까 가능하겠지."

구구구구.

최후의 일격이다. 나는 바닥을 굴러 라인에게 정해진 최후의 기술을 사용하라고 알렸다.

용암의 바다 한 가운데 둥둥 떠있는 섬.

"섬은 가라앉아야지."

구구구구.

성기사들이 발을 디디고 있던 땅 아래에서 용암이 스멀스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땅이 아래로 훅 꺼지기 시작했다.

"아아, 그것은 싱크홀이라고 하는 것이다."

용암의 바다로 떨어지는 구멍.

"바닥 사라지는 패턴을 모르다니. 모르면 당해야지? 흐흐흐."

이제, 성기사들이 발을 디딜 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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