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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742화 (738/800)

742회

43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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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왕을 군림한 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쌓아온 업적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광인들에 의해 자신의 업적이 모두 망가지게 된다면 어떨까?

상대가 강하다면 깔끔하게 승복할 것이다.

졌지만 잘 싸웠다!

그러나 잘 싸우지도 못하고 처참하고 추잡스럽게 지게 된다면, 이는 홧병이 나서 잠을 자지도 못하게 만드는 일이 생기고 만다.

[이, 이 더러운 놈들…!]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승복해라. 너는 졌다."

나는 물덩어리 아래에 깔려있는 화염 인간을 향해 엄지를 내렸다.

"너는 패배했다. 네 마지막 발악은 통하지 않았고, 아몬 던전은 내게 한 곳도 빠짐없이 점령되었지."

[내가 남아있다!]

"하지만 너는 지금 넵튜뉴스의 엉덩이 아래에 깔려있지 않느냐? 흐흐, 어디 아까전까지 나대던 거대한 몸뚱아리가 진짜라면 저항해봐라."

넵튜뉴스가 거대화한 것과 거의 비슷한, 불의 거인은 루나빔에 의해 죽었다.

정확히는 심장이 꿰뚫려 '와해'되었다.

넵튜뉴스, 하르파스, 그리고 루나에 이어지는 물의 정령력과 신성력 의 연타에 불의 거인을 구성하던 화염의 정령들은 모두 역소환-인연 소환의 리스트에 오르게 되었다.

"안 되지. 흐흐, 설마 부하들이랑 하나로 합체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불의 정령왕은 자신의 부하들을 외부장갑처럼 입고 있었다. 형태가 계속 타오르는 불꽃이라 눈치채지 못했지만, 실상은 수십 개의 개체가 아몬을 중심으로 뭉쳐있던 셈이었다.

"정령을 부하로 등록하다니, 이 양아치 같은 놈. 크흐, 바닥에서부터 강해질 필요 없이 그냥 상급 정령 데려다가 부하로 등록해서 꿀을 빨았겠지? 이 사기꾼 놈, 좆이나 빨아라."

나는 놈의 머리 위에 쪼그려앉아 라스푸틴으로 놈의 머리를 툭툭 건드렸다.

[크아아악! 이, 이 놈! 그 더러운 물건을 치우지 못할까!]

"순순히 여성체가 되어 앙앙거린다면 봐줄 수도 있었는데 아쉽군. 어쩔 수 없지. 불의 정령왕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수밖에."

[뭐, 뭐…?]

불의 정령왕 아몬에게 최고의 굴욕을. 나는 아몬의 앞에 두 다리를 벌리며 선 뒤, 내 양손에 마신의 힘을 잔뜩 불어넣었다.

"네게 축복을 내려주마."

[그, 그만, 그만둬…!]

아몬은 내 손길을 보고 기겁했다. 굳이 따지자면 여성체보다 남성체의 형상에 가까웠기에, 남자라면 누구나 알법한 제스쳐를 취하는 나를 보고 비명을 질렀다.

[하지마! 씨발, 하지마라고!]

"싫은데.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7천개만큼 이야기하면 그만두지."

물론 말한다고 해서 들어줄 것도 아니다. 나는 라스푸틴의 머리를 아몬에게로 겨눈 뒤, 마신의 힘을 라스푸틴에 모았다.

고오오오.

자지에 붉은 문신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라스푸틴의 거근화와 달리, 순수하게 나의 자지에 마-신의 힘이 깃드는 주술이었다.

"마-신의 세례를 받아라!"

[으, 아아아악!]

푸슈우우웃.

나는 아래에서 밖으로 빠져나가는 세례의 감각에 오한이 들었다.

성기에서 나가는 물은 곧 성수이며, 이는 내가 아몬에게 뿌린 성수에 남아있는 마신의 힘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뿌리고 있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

"이야. 너 계탔다. 이거 그레모리 이후로 어지간해선 안 뿌려주는 건데."

[이, 이, 으어어억!!]

나는 아몬에게 마-신으로서 신의 축복을 내려주는 것이다.

"아아, 이것은 골든샤워라고 하는 것이다. 이름부터 멋지지? 금으로 샤워를 하다니, 이 얼마나 멋진 세례란 말이더냐."

[죽여! 차라리 죽이란 말이다!!]

"왜? 나한테는 그렇게 불의 세례를 받으라고 당당하게 외치더니, 나의 세례는 거부한다고? 신성모독이다!!"

[크아아악!!]

아몬은 더욱 괴로워하며 이를 갈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이 다소 안쓰럽다고 느낄 정도로 나는 아몬을 괴롭혔다.

아무렴 포-스만큼은 아니지만, 당사자가 세례에 이리 괴로워해서야 어디 더 고통스럽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좋다! 우리 깔끔하게 거래를 하자꾸나. 여성체로 변해서 다리 한 번 대주면 용서해주마!"

[......너, 처음부터…?]

아몬의 불꽃 속에서 얼굴 표정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몹시 황당하고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설마 진심으로 하는 소리냐…? 정령에게 박고 싸겠다고?]

"못할 것도 없지. 엘프 여왕에게도 박고 싸는데 정령이라고 대수냐? 넵튜뉴스! 정령 하나 꺼내봐라."

짝짝.

내가 넵튜뉴스에게 지시를 내리기 무섭게 넵튜뉴스는 몸의 일부를 내쪽으로 쭉 뻗었다. 상체는 아몬을 누르고 있으면서, 엉덩이 부분만 내 쪽을 향해 살랑거리며 유혹하고 있었다.

"나는 하급 정령 같은 거 하나 꺼내기를 바랐는데."

"라스를 깨우친 거잖아요, 주인님."

"아, 그래? 그럼 인정이지."

당사자가 '라스'하기를 바라는데 내가 어찌 자지를 꺼내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아몬이 보는 앞에서 넵튜뉴스의 몸을 향해 자지를 푹 찔렀다.

[!!!!]

넵튜뉴스는 소리없이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에테르체 속을 휘젖기 시작하는 나의 자지는 마-신의 힘이 깃들어있었다.

[지, 진짜 미쳤어….]

아몬은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희는 미쳤어! 미쳤다고!!]

"미친게 아니라 세상을 조금 더 재미있게 즐기면서 살려고 하는 거지. 누가 정령왕 주제에 마왕군의 마족이 되어 시스템의 힘을 누리던 것처럼 말이야."

[그거랑 이거랑 같아?!]

"하등 다를 바 없다. 모든 존재는 각자의 유희를 즐길 뿐이며, 나는 그저…."

찰싹.

넵튜뉴스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때리며, 나는 허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이 재미로 세상을 살아갈 뿐이지. 흐흐흐. 그러니까 우리 좀 편하게 가자. 응?"

나는 넵튜뉴스의 허리를 아몬의 앞까지 당겨 그의 눈앞에서 자지를 흔들었다.

"정령은 무성 아니냐? 그러면 그냥 얌전히 여성체로 바꿔서 나한테 박혀라. 네게 남은 선택지는 세 개 뿐이다."

넵튜뉴스는 서서히 아몬의 몸 위에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몬의 몸을 향해 두 팔을 뻗으며, 내게서 뒤에서 박히는 자세를 갖췄다.

[앙, 아앙, 아아앙!]

[네, 넵튜뉴스여….]

륜이 뒷치기로 박히던 자세를 흉내내며 가버리는 모습을 따라하자, 아몬은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고개를 떨구었다.

"하나는 내 부하가 되는 것. 하나는 내게 살해당해서 정령계로 역소환되는 것. 또 하나는...뭐 말할 필요는 없지."

넵튜뉴스와 같은 전처를 밟으면 요정왕이 화를 낼 것이다.

"어찌하겠느냐, 아몬. 내 것이 되겠느냐?"

[...키, 히히힛….]

아몬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나를 향해 불씨를 뱉었다.

[퉷!]

"학습능력 한 번 더럽게 빠르군."

입에서 뿜어져나온 불씨를 내 얼굴을 향해 던졌다.

"그렇군. 그게 불의 세례라 이건가?"

다행히 넵튜뉴스가 가버리면서 얼굴을 불씨에 들이밀었이게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이 잘생긴 얼굴에 화상을 입을 뻔 했다.

"그렇다면 내가 네 선택을 도와주도록 하지! 걱정마라. 네가 포-스만큼 나를 귀찮게 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 륜, 루나, '그것'을 가져와다오!"

"짠!"

"벌써 배달 왔는데?"

내가 지시를 내리기도 전에 내가 찾던 물건은 도착했다.

"크으, 역시 샤이탄.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내가 필요한 물건을 가져왔구나."

[저, 저건…!]

내 앞에는 네 발로 엎드린 여성의 동상이 있었다. 상당한 미인의 동상으로, 외형은 레비즈의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낸 '성녀'의 동상이었다.

'조악하기 그지없지만.'

오직 두 부위를 제외하고는 전부 깡통으로 연결시켜놓았을 뿐이다. 머리통만 실사처럼 만들었을 뿐, 아래는 각다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른바, 성녀로이드 프로토타입.

"아아, 이것은 몰락한 성녀의 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여신 교단의 몰락한 미래를 상징하게 될 동상이지."

[네, 네 이놈! 자기는 신성력을 사용하면서 감히 여신 교단을 모욕하는 것이냐?!]

"모욕이라니? 나만큼 여신의 뜻을 따르는 자가 어디에 있다고."

여신도 나를 아끼니까 성흔을 가진 엘프 여왕을 둘이나 만들어줬을 터.

[여신을 사로잡아 마왕님의 앞에서 다리를 벌리게 만드는 것이 마왕군의 사명인 것을!!]

"그거야 당연히 알지. 근데 그건 패배한 네가 이제 신경쓸 게 아니다."

여신의 뜻은 짐작하는 바가 하나 있지만, 아무튼 여신은 내 편이다.

설령 여신이 내가 마-신의 힘을 잇고 자신에게 엿을 먹일 생각을 하고 있는 걸 알고 있더라도, 그녀는 나를 지지하고 내게 힘을 빌려줄 것이다.

그 또한 여신의 뜻이 될테니.

"크흠흠. 아무튼 우리 군단은 불정령들의 힘을 빌리고자 한다. 그런데 불의 정령왕인 네가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나도 생각이 다 있다 이거야."

"물의 정령왕처럼 만들어버리겠다는 얘기에요!"

"나같으면 그냥 여체화해서 한 번 대주고 얌전히 사라지겠다."

"루나 언니. 그건 아직 저게 주인님께 안 박혀봐서 그런 거예요."

[크아아악! 이 오크의 창녀들이!!]

"오호!"

결국 해서는 안 될 말까지 하고 만 이 불쌍한 불의 정령왕을 보라!

"근데 맞는 말이라서 딱히 타격은 없네."

"주인님 전용 창녀 엘프 여왕!"

"조디악 왕국 상대할 때도 죄다 암암리에 그 소리하던데."

"그놈들 싹다 구울되버렸죠."

철컥, 철컥.

나는 성녀상의 등판을 눌러 덮개를 열어젖혔다. 성녀상의 등에는 작은 원통이 있었고, 마치 램프와도 같은 유리통이 담겨있었다.

"양철나무꾼에게는 불꽃의 심장을."

"넵튜뉴스, 옮겨주세요!"

륜의 지시에 따라, 넵튜뉴스는 아몬을 잘 구겨서 유리통 안에 집어넣었다. 약해질대로 약해진 아몬은 성냥의 불씨처럼 작아져 유리통 안에 갇혔다.

딸칵.

내가 유리통을 성녀상 안에 집어넣자, 동상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상은 알몸의 성녀가 되었다. 비록 머리칼은 아몬의 적색이었지만, 외형만큼은 성녀와 똑 닮아있었다.

"너, 너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에고 소드. 정령을 무기에 빙의시키는 거 모르냐?"

나는 단지 에고 소드의 원리를 조금 다르게 응용했을 뿐이다.

"아아, 이것은 라스돌이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성녀의 조각상에 정령을 불어넣어, 살아움직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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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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