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710화 (706/800)

710회

361일차

꾸르륵.

문이 열렸다. 나는 느긋하게 굴 안으로 들어갔다.

찌걱, 찌걱.

포르네우스는 양 팔이 들린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야, 네 주인이 왔노라. 어서 고개를 들지 못하겠느냐.”

포르네우스의 양 손은 나의 분신 둘이 손목을 잡고 대딸을 하고 있었고, 아래에는 오크 하나가 열심히 포르네우스의 은밀한 곳을 들쑤시고 있었다.

"오랜만이로구나, 포르네우스."

"...그래, 정확히 100일하고도 네시간 36분 만이지."

포르네우스는 나를 향해 핏발 선 눈으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나에 대한 증오와 광기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흐흐, 이 개새끼.... 100일이나 지났는데 내가 멀쩡해서 놀랐냐?“

전혀.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딱히. 너보다 더한 독종도 한 명 있어서 말이야. 고작 100일만에 굴복하면 내가 섭섭할 뻔 했어."

레비즈는 포르네우스보다 더한 고통과 쾌락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으로 따지면 거의 년 단위는 훌쩍 넘어가지 싶은데.’

산란의 효율을 위해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면, 그녀는 하프 드래곤으로서 보장된 천 년의 수명을 남들보다 백 배는 더 빨리 소모했을 것이다.

"그래서 굴복 하냐? 나 너랑 이렇게 드잡이질 하기 싫다. 어서 네 이름을 내놓거라."

"퉤."

포르네우스는 내게 침을 뱉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나는 포르네우스의 침을 손등으로 튕겨냈다.

"분신들이여, 응징하라."

"퉷."

"퉷퉷."

"카악, 퓃!"

그리고 분신들은 내 지시에 따라 입에 고인 침을 포르네우스에게 뱉었다.

“조금 아쉽네. 담배 한 대 태우고 믹스커피 한 잔 빨고 난 다음에 뱉었어야 하는데. 너무 깨끗해서 포상 급이잖아.”

“전부 마나니까.”

침이라고 해봐야 그들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에테르, 그러니까 마나 덩어리지만 모습은 침과 하등 다를 바가 없었다.

"...하."

"그러길래 왜 저항을 해서."

살면서 언제 또 포르네우스가 침을 맞아본 적이 있겠는가. 얼굴에 마액 부카케는 당해봤어도 침은 맞은 적이 없을 것이다.

"포르네우스. 아직 버틸만 하냐? 이제 막 쓰러질 것 같고 패배할 것 같고 그러지 않냐?"

"흥...! 내가 고작 너 따위에게 굴복할 줄 알고? 절대 안 그래! 오크의 수명과 마족의 수명이 같을 줄 알아?!"

포르네우스는 광소하며 나를 비웃었다.

"천만에! 내게 주어진 삶은 오크의 수백 배야! 고작 10년도 살지 못하는 오크 따위가,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호오. 오크의 기대 수명이 10년이란 말인가? 그럼 나는 이제 6년 남은 셈이로군.“

그 누구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던, 혹은 알고 있지만 나를 배려해서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던 것을 말해버렸다.

기대수명 6년. 인간으로 치면 ‘대충 이 나이쯤 되면 호상이다’라고 말할 나이다.

‘많이 굴렀으니 그보다 더 빨리 죽을 수도 있지.’

중간중간 당겨쓴 시간까지 포함하면 5년 정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그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너는 내가 수명이 다해 죽기 전까지 버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하지만 무의미하다. 내가 그 정도도 생각하지 않았을까?”

“흥, 그래봐야 몇 년 정도 늘어날 뿐이지. 네가 나를 굴복시킬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안 되도, 내 주변에 워낙 유능한 사람이 많아서 말이야. 흐흐, 뭐 그건 나중의 재미로 하고. 야, 완충 다되었으면 일어나.”

나는 혼자서 플라우로스의 촉수에 의해 충전중이던 분신을 불렀다. 라스푸틴에서 틴라를 맡고있는 탐욕의 오크는 내 부름에 눈을 떴다.

"무슨 일이냐, 나."

"네 기억을 잠깐 읽어봐야겠다. 100일동안 어떻게 포르네우스를 범했는지."

"괜찮겠나? 한 번에 받아들이기 힘들텐데."

"그러니 편법을 써먹어야지. 샤이탄!"

"예, 주인님."

샤이탄은 내 곁에 다가와 탐욕의 틴라스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내 분신들은 샤이탄을 보자마자 내가 고안한 지혜에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그 방법이 있었군.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예쁜데 능력도 예쁘다니, 역시 내 아내답다."

"뇌가 터지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정말 다행이야. 아, 샤이탄이랑 빨리 임신섹스하고싶다. 기왕이면 모녀덮밥으로."

"역시 샤이탄이다. 샤이탄이 없었으면 내가 정말 개고생을 했을 거야. 사랑한다, 샤이탄."

분신들은 열심히 자기들 멋대로 떠들기 시작했다. 가만히 분신들의 말을 듣고만 있던 샤이탄은 내게 꼬리로 허리를 툭툭 건드리며 슬며시 웃었다.

"......분신의 마음은 본심입니까?"

"......분신은 곧 나지. 흠흠."

나는 분신들에게 눈을 부라렸다. 분신들은 어깨를 으쓱이며 포르네우스 윤간을 계속 이어나갔다.

"분신인 주인님들께 물으면 주인님의 진심을 더 잘 들을 수 있겠군요."

"그러지 말아다오. 나도 나름 부끄러움이라는 걸 아는 자다."

"후후, 알겠습니다. 그러면 작업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샤이탄은 탐욕의 틴라스푸를 향해 마력을 튕겼다. 그의 치골에 박혀있는 탐욕의 인장이 반짝이기 시작하더니, 곧 보라색의 작은 구슬이 되어 내 손 위에 떨어졌다.

"분신은 마나로 만들어졌지. 그리고 샤이탄이 가진 인장의 힘과 내 분신의 매커니즘을 활용하면, 이런 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거야."

나는 포르네우스의 앞에 내 분신의 흔적을 흔들었다.

"이게 네 윤간을 기록한 100일의 역사란다. 이제 이건 전 세계 모든 이들이 보게 될 것이다. 네가 이곳에서 윤간당하던 순간을."

"뭐...?"

"라스토피아의 광장 한 가운데에 대형 영사석을 제작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이걸 재생하는 거지. 100일동안의 영상이니, 100일동안 재생하면 되겠어."

온 세상이 포르네우스의 행태를 알게 될 것이다. 그녀가 어떻게 가버리는 지, 이른바 사회적으로 처형하는 것이다.

"24시간 쉬지도 않고 재생되고 있으니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즐길 수 있는 거리가 되겠지. 심심하면 와서 딸치고 가는 놈들도 있을 거고, 네가 윤간당하는 걸 보고 배우는 녀석들도 있을 테지."

"미, 미친 소리 하지마...!"

과연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태가 공개된다는 것에 포르네우스도 놀랐다.

"왜 놀라지? 자기는 부하들 앞에 놔두고 이 자지 저 자지 맛 좋은 자지 찾으면서 놀았으면서."

"그거랑은 다르잖아!!"

"딱히 다를 게 없는데. 아니면 네가 남자를 지배하는 영상이 아니라서 그런거냐? 응? 네가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해서 그게 굴욕인 거냐? 크흐흐, 근데 어쩌냐. 패배자를 상대로 내가 무슨 짓을 하든 네가 뭘 할 수 있겠냐."

포르네우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또다른 영상을 제작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너는 우리 라스토피아를 위한 진정한 공공재가 될 것이다. 아아, 그래. 그 방법도 있었지."

나는 포르네우스의 턱 아래에 자지를 세워 강제로 치켜들게 만들었다.

"네라스!!"

"예, 주인님. 어머, 저건...."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나타난 네라스는 주변의 마력 흐름에 몹시 신기해하다가, 내 분신 세 명에 의해 윤간당하는 포르네우스를 보며 은근히 부러워했다.

"제가 저 자리에 있고 싶을 정도인데요?"

"원한다면 나중에 해주마. 지금은 배우께서 열연 중이시잖니."

"하항, 알겠어요. 그런데 저는 왜 부르셨어요?"

"이 것과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를 만들 수 있느냐?"

포르네라스는 내 말에 포르네우스를 유심히 관찰했다. 포르네우스는 포르네라스를 향해 온갖 쌍욕을 퍼붓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의 험한 입에 육봉을 쑤셔넣어 어떤 말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3성이라서 도플갱어를 만들려면 그에 해당하는 엑토플라즘이 필요해요. 음...중급 마석 10개 정도?"

"1성까지 내리면 최하급 마석 10개로 만들 수도 있다는 거냐?"

"아ㅃ...주인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 슬라임같은 거라면 모를까, 최하급은 인간형을 벗어날 거예요. 내구도는 낮아도 인간형을 유지하려면 2성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거면 된다. 일단 지금 본을 따두거라."

포르네라스는 포르네우스의 몸을 향해 마력을 씌웠다. 희뿌연 무언가가 포르네우스의 몸 전체를 뒤덮었다.

“엑토플라즘이든 도플갱어든 호문클루스든, 이 100일간의 윤간 영상은 좋은 광고가 될 것이다. 흐흐흐."

"너...도대체 무슨 짓을 꾸미려고 하는 거야?!"

"얘기했잖냐. 너는 라스토피아의 공공재라고. 아니지, 공공재는 무료로 사용하는 거니까 어감이 다른가? 그래, 공유재산이라고 부르는 게 좋겠어."

아주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라스토피아가 만들어지면서, 나는 필요악과도 같은 존재를 하나 만들어내고자 했다.

"세상에는 말이야, 아무리 섹스하고 싶어도 섹스 못하는 자들이 있을 거란 말이지. 그 누구도 라스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거란 말이야? 그런 자들에게 내가 구원을 내리고자, 네 육체를 마음껏 사용하고자 한다."

"주인님, 본을 땄어요. 이제 여기다가 부활시킬 만큼의 마석을 집어넣으면 돼요."

"그래? 중급 마석 10개면 포르네우스 분신 하나를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이지?"

"네, 던전에 등록은 해야하지만."

"그럼 됐다. C등급으로 하나 만들어서 병영 계속 늘리면 돼."

인구수, 아니 던전 정원이 막힐 때까지 계속 뽑아내면 된다. 설령 죽어도 던전에 부하로 등록되니, 과도한 플레이로 죽어버려도 아무 문제가 없다.

"네가 내 껍데기를 부하이자 식량으로 써먹었다면, 나는 너를 공창으로 써먹어주마."

"공...창...?"

"그래."

나는 포르네우스의 볼을 자지로 툭툭 건드렸다.

"라스토피아의 명물, 섹스돌 포르네우스. 그게 네 운명이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