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2회
359일차
나는 지금까지 숱한 여자들을 범해왔다.
그래서 자지를 넣었을 때 첫 감각이 어떤 감각이 드는 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이 여자가 처음 남자를 맛보는 여자인지, 아니면 남자와의 경험이 닳고 닳은 여자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크, 으윽...!"
옥좌의 잔해와 함께 깔린 여인은 결코 남자를 아는 여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남자를 모르는 금지옥엽과도 같은 여인이었다. 그건 내가 찌른 자지가 증명하고 있다.
"크, 흐흐...! 감히 나를 범하려고 들-"
"너, 포르네우스 아니지?"
여인의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자지에 온 정신을 쏟아 그녀의 촉감을 살폈다.
"이건 포르네우스 보지가 아닌데."
나는 기억한다. 꿈속이지만 생생하게 기억한다. 어쩌면 꿈이 아니었을 지도 모르는 곳이라도 기억한다. 내가 기억하는 은갈치는 이런 느낌이 아니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내가 포르네우스가 아니라니!"
여인은 역정을 냈다. 나는 그녀의 반응 하나하나가 이상했다. 처녀를 잃은 고통을 이악물고 참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녀는 남자를 처음 받아들인 자지를 조여오기 시작했다.
안에서부터 습기가 차올라 자지를 적시기 시작했고, 점차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하악, 하악...."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는 것처럼, 그녀는 숨을 허덕이기 시작했다. 나는 도대체 이런 여인을 어디서 만난 적이 있나 싶었고, 등허리에 소름이 돋았다.
"너...설마...?"
"후, 후훗....!"
여인은 나를 향해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나는 포르네우스가 아니다! 내, 내 이름은 '이계의 마왕'...! 용케도 나를 알아챘구나...!"
"너 지금 뭐하자는 거야? 너 분명 넬-"
"닥쳐라!"
꽈아악.
그녀는 보지를 조이는 것으로 나를 입닥치게 만들었다. 과연 나를 어떻게 공략해야 내가 입을 다무는 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나는, 하악, 미래에서 온...마왕이다...!"
스스로를 이계의 마왕이라고 주장하는 여인은 다리로 내 허리를 휘감았다. 그녀는 한껏 붉어진 얼굴로 자신의 가슴을 활짝 열어젖혔다.
"나, 나를 상대로 섹스로 승부를 걸다니, 오만한 놈! 섹스로 승부를 본 걸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허."
지금까지 살면서 나를 상대로 성교 승부를 걸어온 여자는 많지 않았다. 세상 어느 여자가 처녀를 빼앗고 덮치는 걸 가지고 섹스 승부를 운운한단 말인가?
그래, 처녀면서.
"앞뒤가 말이 안 맞다고 생각은 안 하냐?"
"시, 시끄럽다! 그렇게 떠들 입이 있으면 여기 가슴이나 빨아라!"
"......."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내가 생각하는 '그 경우'가 맞다면, 나는 어쩌면 큰 죄악을 저지르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스템이 울리지 않는다.
만약 '그 경우'가 맞다면, 당장이라도 시스템이 경고를 일으키며 나를 제지했을 것이다.
경우의 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머릿속에 떠오른 가설들을 모두 날려버렸다.
퍽퍽퍽퍽!
"우오오오!!"
뒤에서 들려오는 기함에 나는 호흡을 크게 가다듬었다. 네 개로 나뉘어진 나의 성욕들은 지금 분신이 되어 내 여인들을 상대하고 있었고, 그들의 심장 박동이 등 뒤에서 내게로 전해졌다.
불끈, 불끈.
여인의 안에 삽입한 자지가 더욱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점점 끓어오르는 성욕에 나는 결정을 내렸다.
"좋다. 라슬링이다."
상대가 섹스로 승부를 받아들이기로 한 이상, 라스푸틴으로서 나는 피할 수 없다. 여인은 정상위로 나를 받아내겠다는 듯 가만히 내게 몸을 맡겼다.
너무나도 순순한 행동에, 어쩌면 처음부터 내가 덮치는 걸 예상하고 다리를 벌린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월했다. 레벨은 100레벨에 ★★★★★★인 은발 마법사가 섹스 승부라면서 나를 받아들이는 건 분명 의심스럽기 짝이 없었으나-
'주절먹이지.'
벌리면 박는 게 인지상정. 나는 여인의 안을 향해 자지를 비스듬히 찔러넣었다.
"아흑?!"
여인은 교성을 터뜨리며 고개를 젖혔다. 라슬링을 받아준 패기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녀는 안쪽까지 깊숙하게 찌르자마자 몸을 경련하며 떨기 시작했다.
"하악, 하악...드디어...!"
여인은 눈에서 눈물까지 흘렸다. 오랜 숙원 사업이라도 이루어낸 것 마냥, 그녀는 나를 향해 달뜬 숨을 내뱉으며 씩 웃었다.
"여, 역시...! 오크의 자지는 강하구나...!"
"그럼, 누구 자지인데."
나는 내 허리를 휘감은 그녀의 다리를 양 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 다리의 구속을 힘으로 풀어냈다.
"어, 어...?"
처음에는 저항하려던 그녀도 내가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닿게 넘기자 저항하지 않았다. 처음 남자를 받아들이는 경험과 달리, 그녀는 지식이 상당히 풍부했다.
"흐흐, 혹시나 모르지. 중간에 좋다고 나를 공격할 지도."
나는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위에서 강하게 찍어누르는 자세를 선택했다. 그녀의 길쭉한 지팡이를 당겨 오금에 걸친 뒤, 스스로 지팡이를 붙잡고 다리를 원래대로 돌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야, 이계의 마왕."
나는 그녀의 시선이 수직으로 닿는 위치까지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그녀의 거친 숨결이 내 얼굴을 뜨겁게 데웠고, 나는 그녀가 내 무게에 깔려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나랑 섹스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 내 자지가 좀 절륜하거든."
"...후, 후후."
여인은 나를 향해 고개를 치켜들며-
"박았으면 끝장을 봐야지. 안 그래?"
"...그래, 한 번 세운 자지는 싸지 않고 발기를 풀 수는 없다."
교배프레스다.
나는 문신의 힘을 일으킨 뒤, 나의 분신들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자지를 아래로 찍기 시작했다.
* * *
파지직!
"...?"
던전의 관리에 한창 신경을 쓰던 에스투는 시스템의 이상에 눈을 찌푸렸다.
"뭐야?"
에스투는 시스템의 스크린을 펼쳤다. 그리고 허공에 열 손가락을 두드리며 시스템의 내부를 살폈다.
"...에러코드 HG?"
에스투는 사색이 되어 시스템 전체를 훑었다. 솔로몬이 기함을 하는 에러가 발생한 만큼, 에스투는 시스템 전체를 훑지 않을 수 없었다.
"......."
그리고 에스투는 발견했다. 문제의 근원을.
"허."
던전을 운영하는 시스템, 레메게톤에는 '존재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자리'가 만들어져 있었다. 30위 던전 포르네우스의 뒤에 교묘하게 숨겨진 자리는 에스투조차도 지금까지 파악을 못했을 만큼 교묘했다.
"이건 시스템을 모르면 넣을 수 없는 수준인데?"
에스투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일부러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면, 그건 솔로몬의 묵인하에 이루어진 일이다.
"자기, 이거 어떻게 된 일이야?"
"......뭐가?"
에스투는 바로 당사자를 추궁했고, 수면안대를 끼고 소파에 누워있던 소년 마왕은 에스투가 보인 기록을 보고 인상을 찡그렸다.
"뭐야. 어떤 미친 놈이 현관에서 합체를 하고 있어?"
"아냐. 잘 봐봐. 로그 상으로는 아니야."
"...그러네?"
솔로몬은 에스투와 함께 데이터를 차근차근 살폈다.
"와, 판타지 만만세다. 정말."
솔로몬은 두 손을 들어올리며 혀를 내둘렀다.
"평행세계는 그냥 판타지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여기도 판타지 아니야?"
"말이 그렇다는 거지. ...흠, 잠깐 쟤 데이터 좀 줘봐."
솔로몬은 시스템을 '해킹'하여 교묘히 숨어든 여인의 자료를 살폈다. 가계도를 펼쳐 데이터를 살핀 그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 녀석, 확실히 자기 가족들한테는 사랑받는 모양이야. 네가 생각하는 거 맞아."
"진짜야? 그럼 어떻게 해? 시스템 몰수해?"
에스투의 눈은 사납기 그지 없었다. 라스푸틴에게 딱히 악감정은 없었지만, 시스템이 정하는 금기를 범한 이상 그에 대한 제재가 필요했다.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몰수해야지. 단, 그쪽이 아니라 이쪽."
솔로몬은 해킹범의 데이터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본인도 각오하고 넘어왔는데 책임을 져야지. 얘 권한 싹다 회수해. 어차피 메인은 우리쪽에 있고, 본인도 순순히 받아들일테니까."
"그걸로 충분해?"
"뭐...편법이긴 하지만 문제 될 건 없지 않나?"
솔로몬은 혀를 차며 궁시렁거렸다.
"이 쪽은 '파후우'고, 저 쪽은 '파오후'니까.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기에는 이미 길이 크게 엇갈린 걸 어쩔 수 없지."
"그래.... 그럼 다행인데, 그건 알고 있지?"
에스투는 탐탁찮은 얼굴로 하늘을 가리켰다.
"우리야 눈가리고 아웅 하면 되지만, 여신은 어떻게 반응할 지 몰라. 이게 계기가 되어서 여신이 개입할 가능성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흥. 알게 뭐야. 본인이 직접 내려오면 나야 좋지. 내가 직접 여신을 떨어뜨리면 되니까."
"어머, 슬슬 자신감 생겼나봐?"
"물론."
솔로몬은 종이 한 켠에 나타난 은발 여인을 손으로 가리켰다.
"미래에서 사랑 찾아 오신 이계의 마왕님이 내 시스템을 넘겨받았다는 것 자체가, 내 승리를 말해주는 것 아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