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686화 (682/800)

686회

351일차

나는 전왕을 라스토피아 왕국 공공재로 만들었다.

이 암컷은 무료로 낳아드립니다라는 공공재가 아닌, 이 동상은 무료로 욕을 받아 줍니다는 공공재다.

누구든 와서 욕을 할 수 있는 곳.

누구든 와서 노상방뇨를 할 수 있는 곳.

누구든 와서 동상의 대가리를 야구배트로 후려칠 수 있는 곳.

주변이 다소 더러워 질 때는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주변에 전시된 아기천사들의 동상에서 물이 흘러나와 주변 일대를 아주 깨끗하게 청소한다.

즉, 나는 조디악 왕국에 대한 욕받이 동상을 만들었다.

"조디악 왕국에 대한 분노로 가득한 놈들, 그리고 그냥 그런 행위를 하고 싶은 또라이들에게 분노와 분뇨를 배출할 기회와 장소를 주는 거지."

국왕과 똑같이 생긴 동상을 향해 온갖 악의적인 행위를 자행하는 사람의 수는 불과 하루가 되기도 전에 100명이 훌쩍 넘었다.

그들은 왕국에 의해 사형당한 죄인의 가족이거나, 아니면 몰락한 귀족이거나, 아니면 그냥 한 번 싸지르러 와본 놈이었다.

"조디악 왕국을 완전히 능멸하시는 군요, 주인님."

"그렇다, 샤이탄. 이제 인간들은 조디악 왕국을 완전히 잊게 될 것이다."

침과 오줌으로 범벅이 된 동상을 볼 때마다 왕국민들은 조디악 왕국에 대해 잊을 것이다. 일부러라도 기억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찬란한 미래가 함께하는 라스토피아에 모든 인생을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를 위해서 나는 적당한 당근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인간은 자고로 먹고 자고 싸는 게 전부 다 보장되어야하지. 그리고 배가 부르면 이제 문화를 향유하기 시작한단다."

"이번에는 무엇으로 왕국민들을 라스의 세계로 인도하실 겁니까?"

이미 우리는 콜로세움이라는 방법으로 라스를 널리 전파했다. 바르바토스 던전이 솟아난 뒤로부터 벌써 석 달 가까이 지나다보니, 점령 첫 날에 라스를 한 이들이 하나 둘 생리가 오지 않는다고 하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다.

던전의 밖에서, 블러드 엘프들은 하나 둘 임신을 하기 시작했다.

"역시 인간."

블러드 엘프의 베이스가 인간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여러 종의 가능성을 열어두었기 때문일까.

던전의 시스템으로조차 파악할 수 없는 새로운 생명들이 하나 둘 탄생하려고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엄청난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애아빠는 누구지?"

한 가지 확실히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던전의 시스템 하에서 모체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태어나는 알은 금방금방 나왔기에, 누가 언제 사정했는지 시간을 역산하여 어버이 개체가 누군지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던전의 시스템이 보지 못하는 일반 시민들의 경우는 달랐다.

부부가 서로 사랑으로 낳은 경우보다, 미약 테러로 인해 난교를 하다가 아이를 가지게 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무리 쾌락이 있더라도 책임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정말로 큰 문제에 봉착하고 말았다.

아버지를 찾을 수 없다면, 난교도 결국에는 지양해야하는 문화가 되고 만다. 나와 나의 여인들이야 내가 꽉 잡고 있으니 상관없지만, 다른 종족들은 얘기가 무척이나 다르다.

특히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가정을 이루고 살아간다야하는 생각이 강한 인간이라면 더더욱!

"어쩔 수 없지. 이럴 때야말로 찬스를 쓰는 수밖에."

나는 새로운 생명을 축복하기 위해 몇 가지 꾀를 내었다.

"미혼모를 위한 특별주택을 공급하겠다."

나는 옛 귀족가의 일부 아파트를 미혼모 전용으로 만들었다.

"주인님, 인부들이 질문합니다. 방 안은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요?"

"던전에 부화장 있잖아."

우리는 이미 던전이라는 좋은 벤치마킹 장소가 있었다.

"하피 애들 자기 방은 거의 집처럼 꾸며놓지 않았어?"

하피들의 산란을 위해 만들어진 부화장은 임산부가 기거하기에 딱 좋은 형태를 갖추고 있었고, 나는 하피들의 양해를 구해 임산부에게 가장 편안한 방 구조의 인테리어를 파악했다.

"제 방 구조를 사용하시겠다고요? 음...부끄러운데...."

"오크 자지 한 번 쓰게 해주마."

끼요오오오오오옷-----

나는 하피들에게 로열티를 지급했다. 그리고 그들의 임신 노하우로 구현된 집들은 하나같이 여인들에게 호평 일색이었다.

"인부들에게 주인님의 꿈 속 세상을 꿈꾸게 만들었습니다. 기억에는 남지 않지만, 머릿속에는 아이디어로 남을 겁니다."

"그래. 이렇게 멋진 아파트를 공짜로 준다는데 누가 싫다고 하겠어?"

자고로 공짜 싫어하는 이들은 없다.

"그래도 월세는 받아야지. 안락 의자에 앉아서 목도리나 스웨터라도 짜라고 해."

"라스는 안 합니까?"

"시스템으로 산란하는 거 아니니까 거기까지는. 임산부는 태교에 전념해야지."

새삼스럽지만 인간은 포유류, 그러니까 새끼를 낳는 동물이다. 던전의 시스템으로 인해 알로 태어날 뿐이지, 원래는 전부 새끼를 낳는 게 기본이며 자연의 섭리였다.

"그렇다고 성욕이 없는 건 아니니까 신경도 좀 써줘야겠지? 흐흐, 일단 남편찾기 전까지 대리남편이라도 세워야지."

남편을 찾는 방법은 '그'가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동안 남편이 되어줄, 그들의 은밀한 성욕조차 해갈시켜 줄 사람들이 필요했다.

"귀족가가 몰락하면서 직업을 잃은 시종들, 하인들 있지? 그 사람들 싹다 불러. 거기에 몰락 귀족들도 부르고."

"무엇을 하시려고 하는 겁니까?"

"재사회화."

신분제 사회에서 하인으로서 일을 해온 이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노하우를 계속 유지함과 동시에, 라스토피아의 노동 계급이 되어 일하게 될 것이다.

"아아, 이것은 사회복지라고 하는 것이다."

한 번 맛들리면 헤어나올 수 없는 현대식 복지의 힘에 모두가 무릎을 꿇을 것이다.

***

몰락한 전직 귀족, 유아르나 트파디어는 죽기 싫어 블러드 엘프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기 싫어하는 법.

하지만 트파디어 남작가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 왕국이 멸망했다면 나도 더이상 살아갈 수 없다!

트파디어 남작은 왕국과 함께 가문을 몰살시키려고 작정했다. 음식에 독약을 탄 그의 행동으로 트파디어 남작은 모두 독약에 중독되에 사망했다.

아무리 극독이라도 사제만 있다면 신성력으로 치료할 수 있었겠지만, 전쟁 당시 사제들은 미약에 중독된 이들을 치료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유아르나는 트파디어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였다.

아주 운좋게 그녀는 독에 중독되지 않고 살아남았다.

몰락한 귀족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고, 라스토피아의 마족들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죽기는 싫어서 블러드 엘프가 되기를 선택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육체적 능력을 바탕으로, 그녀는 귀족인 것을 숨기고 검은 스타킹을 만드는 공장이라는 곳에 차출되어 매일 4시간을 스타킹을 만들어야만 했다.

왕도의 트파디어 남작가가 있던 곳에는 '기숙사'라는 정체 불명의 시설이 자리잡았다. 아파트라는 이름과 무엇이 다른지 고민하던 유아르나는 어느 순간, 자신의 배에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깨달았다.

"임신하셨습니다."

유아르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

왕도 점령 당시,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라스의 길을 선택했다.

쾌락은 분명히 있었다. 그녀는 일주일 동안 남자 여럿의 품에 안겨, 조디악 왕국과 트파디어 가문의 몰락을 쾌락 속에서 잊어버렸다.

하지만 세상에 책임 없는 쾌락은 존재하지 않았다.

"우웁...!"

유아르나는 연신 차오르는 헛구역질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봐도 그 때 질내에 사정했던 남자만 대략 일곱 명이 훌쩍 넘었고, 일곱 남자 중에는 인간이 둘 밖에 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를 낳는 것도 그런데, 마족의 아이를 진짜로 임신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는 절망에 빠졌다.

죽을까.

유아르나는 칼 한 자루를 쥐고 목젖까지 눌렀다. 하지만 블러드 엘프의 피부는 뭉툭한 칼날에 쉽게 베이지도 않았고, 유아르나는 배를 부여잡고 하염없이 울었다.

그녀에게는 아이를 제대로 키울 아무런 힘이 없었다.

집도 돈도 없는 그녀는 아이를 키울 사회적 능력이 없었다.

"킁킁, 임산부의 냄새."

그리고 갑자기 슬라임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 처음에는 먹히는 줄만 알았던 그녀는 '미혼모 전용 기숙사'라는 곳에 납치되었고, 그곳에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다른 여인들이 있었다.

"어머...반가워요! 당신도 혹시...?"

"네. 저도 아이 아버지가 누군지 몰라요. ...한 한 달 동안 그거에 심취한 나머지...."

전 귀족 출신은 그녀 한 명 뿐이었으나, 이미 유아르나는 귀족으로서 유세를 떨기를 포기했다. 다른 왕국으로 가봐야 몰락 귀족일 뿐이며, 마족들은 신분 따위 개나 주라는 듯 모든 존재를 똑깥이 대했다.

"저희를 왜 이곳에 모은 걸까요?"

"정답을 알려드리죠."

검은 정장을 입은 남녀가 공손한 자세로 허리를 숙였다. 유아르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드래곤...?"

"아닙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출산과 산후조리를 도울...."

"드라고니안 메이드, 그리고 드라고니안 버틀러입니다."

하녀와 집사를 자칭한 이들은 반인반용의 수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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