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682화 (678/800)

682회

328일차

던전 주인을 범하는 것으로 승리를 따낸다.

이미 나에게는 전적이 있다.

레벨이 98은 커녕 80도 되지 않던 시절, 수 백 마리의 안드라스들을 뒤로 한 채 나는 안드라스를 범한 것으로 승리를 따냈다.

지금도 마찬가지.

나는 어떻게 하면 바르바토스를 상대로 이길 수 있는 지 잘 안다.

드래곤 파이톤을 공략하면서,

레비즈의 어머니인 파이톤을 공략함과 동시에,

[서렌쳐!]

던전 주인이자 시스템의 주인을 이긴다. 성검 오피큐스가 범접할 수 없는 절대영역인 시스템의 힘을 빌어, 바르바토스를 굴복시키면 된다.

그녀에게 뜬 시스템 창에서 내게 쟁탈전에서 패배할 것인지, 아닌지 결정하게 하기만 하면 된다!

[좋게 좋게 가자. 응? 너도 솔직히 저딴 놈 밑에서 알 낳기 싫잖아?]

바르바토스는 쾌락에 젖은 눈으로 나를 째려봤다.

그게 마치 '어디 네 놈 밑이라고 다를쏘냐' 따지는 듯한 눈빛이었으나, 나는 양심의 가책을 접어두고 계속 신성한 창으로 바르바토스의 속을 쑤셨다.

[그래도 나름 8위였던만큼 내가 좋게 대해줄게.]

어차피 검으로 싸우든 무기로 싸우든 상대방을 굴복시키기 위한 과정인 만큼, 주먹으로 패죽이나 자지로 찌르나 결과만 좋으면 그만이다.

캬아앗...!

하지만 바르바토스는 여전히 나를 향해 괴성을 지르며 저항했다. 그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르바토스는 지금 강제로 내게 저항하며 버티고 있었다.

"바르바토스여, 저항하라!"

그녀의 비늘 속에 숨은 오피큐스는 지팡이의 힘을 이용해 계속 바르바토스에게 명령을 내렸다. 바르바토스가 굴복하면 자신이 죽는다는 생각에, 그의 얼굴은 절박함으로 점철되어있었따.

[네가 직접 저항하는 것도 아니고, 바르바토스에게 계속 맡겨봐야 아무 소용없다!]

오피큐스는 이미 전의를 상실했다. 그는 온갖 화려한 마법으로 나를 막을 생각으로 가득해보였지만, 내가 라스할레오의 힘을 꺼내는 순간 이미 승기는 기울었다.

[아니면 네가 오피큐스를 꺼내서 직접 나와 라슬링을 하든가!]

오피큐스 또한 나처럼 성검의 본체를 꺼낼 힘이 있을 것이다. 만약 그가 그런 힘이 없다면, 그저 바르바토스를 조종하는 게 한계라면, 그는 바르바토스에게 의지하는 것 이외에 더는 방법이 없다.

[바르바토스여! 약속하마! 내게 바르바토스의 이름을 넘겨라!]

퓨르르릇.

나는 바르바토스의 레어 안에 신성력을 불어넣었다. 창 가운데에서 뿜어져나온 에테르는 그녀의 속을 뒤집어버렸고, 바르바토스는 눈을 까뒤집으며 전신을 떨기 시작했다.

[레비즈 안의 어머니인 걸 감안하여 신사적으로 모시도록 하지! 지금 항복하면 내 전용 드래곤 마망으로 삼아주마!]

아직까지도 레비즈는 내 전용이며, 기껏해야 플라우로스의 촉수 자지로 범하는 것만 허용했다.

[하지만 네가 항복하지 않는다면, 너를 네 딸과 함께 왕국 광장 가운데 놓고 공공재로 돌려버리겠다!]

나는 바르바토스와 더불어 레비즈까지 함께 세트로 협박했다. 아무리 드래곤이라고 한들,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모성애를 두고 그녀를 겁박했다.

키샤아아앗!!

바르바토스는 내 협박에 분개하며 입을 쩍 벌리며 나를 깨물려들었다. 어찌나 강력하게 깨물려고 하는지, 이가 딱딱 부딪힐 때마다 잇몸 사이로 피가 흘러나올 정도였다.

[흐흐, 좋다. 그렇다면 마지막 제안이다.]

채찍으로 후두려 팼으니, 이제 당근으로 유혹할 차례.

찌걱!

나는 한 번 더 성스러운 창으로 드래곤 레어를 들쑤신 뒤, 그녀에게 속삭이듯 제안했다.

[네가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을 주도록 하마.]

악마는 원래 계약자가 원하는 것을 알아채고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다. 내 말에 바르바토스는 고개를 계속 가로저으며 괴성을 질렀다.

"듣지마라, 바르바토스!!"

오피큐스는 바르바토스에게 내 제안을 듣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다. 손과 목이 막혀있으니, 귀를 막기 위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안 들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네가 만약 지금이라도 내게 굴복한다면....]

나는 상체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향해 고개를 들이밀었다.

['자유'를 주마.]

!!

바르바토스의 저항이 멈췄다. 나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에 그만 지려버리고 말았다.

뷰르르릇.

[지금까지 지루했지? 이딴 조잡한 왕국에 겁쟁이 가문의 수호룡으로 지내면서 얼마나 구속되어 있었나? 내가 네게 자유를 주마. 내게 복종한다면, 나는 너를 풀어줄 것이다.]

그녀의 드래곤 레어에 나의 존재감을 불어넣으며, 점차 저항이 줄어드는 그녀의 얼굴을 붙잡았다.

[딱 2년. 드래곤에게는 찰나의 시간이지? 그 동안 내 여자가 되어라. 그러면 너와 함께 레비즈를 같이 풀어주도록 하지.]

"속지마라, 바르바토스! 저 놈이 2년을 지킬 리가 없다!"

[아니. 2년이다. 내 자지를 걸고 약속하마. 네가 내 여자가 되어, 레비즈 동생 한 명만 낳아주고 떠나면 된다.]

드래곤과 오크 사이에서 나오는 하프 드래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지금 우리가 레비즈를 통해 부화시킨 녹색 피부의 드래곤과 같은 모습일까, 아니면 또다른 모습일까.

[아니면 라스토피아에서 지내는 것도 괜찮지. 나는 너를 수호룡이라고 구속하지 않겠다. 라스토피아는 라스푸틴 이하 모두 평등한 세상. 드래곤조차도 일반 국민 중 한 명일 뿐이지.]

상위생명체로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지만, 그녀가 라스토피아의 국민이 된다면 라스토피아는 한층 더 발전하게 될 것이다. 나는 바르바토스의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고, 바닥에서 번쩍 일으켜세웠다.

[너는 그냥 내게 있어 임신 시키고 싶은 예쁜 암컷에 지나지 않는단 말이다!]

나는 바르바토스의 몸을 뒤집었다. 네 발로 엎드린 그녀는 완벽한 짐승의 자세가 되었고, 나는 그녀의 골반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

"뭐하는 것이냐, 바르바토스! 어서 저항해! 놈과 맞서 싸우란 말이다! 손톱으로 할퀴고, 브레스를 쏴! 네가 그러고도 드래곤이냐!!"

오피큐스는 연거푸 바르바토스를 향해 명령을 일삼았으나, 그녀는 허리를 뒤집어 내게 저항할 생각도 못했다.

<굴복> 자유.

나는 시스템을 통해 승리를 확신했다. 시스템이 알려주기도 전에, 나는 이미 그녀가 항복하는 계기를 찾아냈다.

[아니면 바르바토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도 좋다. 네가 이 던전을 방폐하고 새로운 던전의 주인으로서 새살림을 차려도 좋다. 2년동안 내 옆에서 나를 보좌하고, 라스토피아의 특별 자치령 던전으로 꾸려도 좋지.]

나는 그녀가 내킬만한 수많은 제안을 걸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지스팟을 자극당하지 못하는 여자처럼 확실한 쾌감을 느끼지 못했다.

즉,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제안을 하고도 그녀가 진정으로 갈망하는 자유를 찾지 못했다.

- 주인님, 슬슬 성력이!

라이오넬이 안에서 외치고 있다. 오피큐스와 마나 실드를 두고 싸우던 씨름에서 너무 많은 힘을 소모한 나머지, 에테르체로서의 라스할레오를 유지할 힘이 너무 빠르게 소진되었다.

뷰르르릇.

안 그래도 레어 안에다가 나의 성력을 뿌려대고 있으니, 몸이 붕괴되는 속도는 더욱 빠를 수밖에. 그 사이에 나는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자유를 찾아야 했다.

드래곤.

드래곤이 원하는 자유가 무엇이 있을까. 수백 년 동안 왕국의 수호룡으로서 노예처럼 봉사하며 지냈을 그녀가 바라는 진정한 자유는 도대체 뭘까.

왕국에서의 삶이 군대라고 한다면. 그녀가 살아온 기나긴 용생에서 이 짧은 순간이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라고 한다면. 생명체로서 그녀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바르바토스여.]

나는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으며, 완벽한 뒷치기 자세를 갖췄다.

[일단 절정에 기절해서 잠들게 해주마. 자는 동안은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다.]

!!!

바르바토스의 꼬리가 내 몸을 휘감았다. 때리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나를 더 강하게 끌어당기는 움직임이었다.

[수 십 년이든, 수 백 년이든. 어디 한 번 마음껏 자보거라. 어떠냐?]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진 3대 욕구 중 하나인 수면욕.

- 주인님, 슬슬 힘이 빠지기 시작해요!

나는 그것에 모든 것을 걸었다.

드래곤이라는 종족에 대해 가진 편견과도 같은, 상식과도 같은 정보에 내 운명을 걸었다.

"하, 하하하! 몸이 무너진다! 이제 조금만 더 버텨, 바르바토스!!"

내 몸이 불안정하게 무너지기 시작하자, 오피큐스는 광소하며 바르바토스를 지팡이로 쿡쿡 쑤시기 시작했다. 드래곤을 무조건 복종시키는 지팡이는 바르바토스의 육체를 구속했다.

[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그러나 오피큐스는 모른다.

[던전 주인끼리의 전투에 따까리가 끼는 거 아니다.]

던전 주인의 항복은, 육체를 구속한다고 하여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그렇지, 바르바토스?]

<굴복> 재워줄 건가-

[물론. 탈진해서 죽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섹스한 다음, 네가 원하는 때에 일어나도록 해라.]

......크륵.

바르바토스는, 달콤한 숙면의 제안에 발톱을 앞으로 눌렀다.

그리고.

딸칵.

푸스스스.

무너지지 않던 거성이, 아주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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