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669화 (665/800)

669회

314일차

마르바스와의 섹스, 아니 라스는 성공적이었다.

그녀는 수인답게 강한 수컷을 원하는 발정난 토끼였고, 나는 그녀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켜 줄 조건을 모두 갖춘 남자였다.

그녀의 위상은 놀랍게도 엘프로 치면 신수급.

레벨이 초월자는 아니었지만, 수인족의 대모이자 여제인 그녀는 군림하되 통치하지는 않는 수인족의 정점이었다.

"응기이잇!"

그리고 나는 그녀를 수인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범했다. 50cm 라스푸틴의 거근을 푹푹 쑤셔대며, 내 자지에 헐떡이는 마르바스를 모두의 앞에서 과시했다.

"라스토피아와 수인 왕국은 이걸로 가족이 되었다."

나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마르바스와의 혈맹을 맺었음을 똑똑히 보였다. 마르바스는 라스푸틴을 받아들이며,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의 암컷이 되었음을 인정했다.

"오크의 돼지 자지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

"마, 마르바스시여...!!"

수인족들은 자신들의 우두머리가 내 암컷이 되는 걸 보고는-

짝짝짝짝----!!

환호성을 질렀다.

"드디어 저 마녀가 결혼을 하는 구나!!"

"이걸로 내 아내가 더이상 빙의한 상태로 임신 안 해도 돼!!"

"축배를 들어라!! 여기서는 뭐라고 한다고? 라스으으으!!"

...너무나도 기뻐했다. 우리가 왕성을 점령했던 때보다 더 기뻐하는 모습에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왠지 모르게 저들이 마르바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시집 못간 노처녀'를 치워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뭐 반란이라도 일어날 줄 알았는데, 쟤들은 네가 내 자지에 암컷이 된 걸 왜 저렇게 기뻐하냐?"

"...암컷이 강한 수컷에 따르는 건 수인의 본능이니까?"

"그게 아닌 것 같은데."

나는 눈을 껌뻑이며 웃기만 하는 마르바스를 추궁할 수밖에 없었다.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거야?"

"......수인족의 번영?"

"참으로 많은 것을 하고 다니셨죠. 예."

마르바스의 부관-겸 현재 수인 왕국의 여왕,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 수인-'미르호'는 말했다.

"우수한 종자를 가진 수인 여인을 데려다가 던전의 부하로 등록하신 다음, 무수히 많은 전사들을 낳게하셨습니다."

"그건 그럴 수 있지."

던전 주인이자 수인족의 대모라면 그럴 수 있다.

"본인이 그 여인에 빙의하시고, 모든 쾌감은 본인만 느끼셨습니다."

"...뭐, 여자 던전 주인이라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괜찮다. 앞으로 내 자식만 낳으면 되지."

과거에 연연하기에는 이미 나는 그레모리라는 존재 덕분에 익숙해졌다.

"수인 왕국 모든 남성들을 상대로 초야권을 벌이셨습니다. 결혼하는 여인에게 빙의하여 첫날밤을 빼앗아가셨죠."

"어우야."

이건 나도 예상 외.

나로 비유하자면 결혼하는 모든 남녀들의 첫날밤에 내가 여인의 처녀를 빼앗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서야 수인들이 마르바스의 수컷이 생긴 것에 기뻐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물론 다른 수컷이나 암컷에게 돌리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우수한 씨를 가진 부부일수록 마르바스 님의 빙의 기간은 늘어났죠. 특히 아이를 잘 낳을 것 같은 처녀라면 더더욱."

"흥, 아다 떼인 아픔을 내가 대신 겪어줬을 뿐이야."

"그렇습니다. 마르바스 님은 초야권으로 숱한 첫경험을 다 훔쳐가셨습니다."

"...그것 참."

나도 상식을 벗어나는 존재기는 했지만, 마르바스도 참 어지간하다 싶었다.

"흥, 우수한 씨를 가지고 있는 지 확인한 것 뿐이야. 영혼만 들어가서 즐겼으니까 본체는 전혀 닳지 않은 걸!"

"그러니까...몸은 거의 신품인데 영혼은 수인 왕국 공공재였다는 건가?"

"고, 공공재...?!"

여러모로 충격적인 말이기는 했지만, 나는 왠지 모를 배덕감에 자지가 발깃했다.

"수인 왕국의 인구가 전부 얼마나 되지?"

"못해도 십만은 족히 넘을 겁니다."

"...마르바스, 너 몇 살이라고 했냐."

"다, 닥쳐."

남자를 10명 갈아치웠다고 하는 여자가 있으면 흔히 걸레나 창녀라고 매도하기 쉽지만, 그 수가 만 단위를 넘어가면 오히려 존경심이 들 정도다.

그리고 그런 여자가 본체는 거의 남자 경험이 없는, 중고 처녀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나만 바라보고 산다?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수하에게 빙의하여 수많은 아이를 낳아본 몸이니, 본체로 임신을 하면 얼마나 더 잘 낳을 수 있을 지 기대가 되기도 했다.

"모든 수인들은 한 번씩 마르바스를 정신적으로 따먹은 셈이군. 흐음."

"...그래서 나 임신 안 시킬 거야?"

"그럴 리가. 지금까지 했던 경험은 모두 내 아이를 낳기 위한 연습으로 생각해라."

정신승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마르바스가 꼴리니까 용서할 수 있다. 토끼는 항상 발정난 존재니까 이해할 수 있다.

"나, 그래도 본체로 아이 낳는 건 처음이란 말이야!"

합격.

"그럼 인정이지. ...그런데 던전 주인으로 하면서도 낳아본 적 없냐?"

"없어. 솔로몬 님께 걸고 맹세할 수 있어."

마르바스의 맹세에 나는 그녀의 말을 믿기로 했다. 내 여자로 품기로 한 이상, 나는 그녀를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럼 빙의한 상태로 낳은 알은?"

"어...."

마르바스는 말문이 턱 막혔다. 괜히 내가 괴롭히는 것 같아 울상을 짓길래, 나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진정시켰다.

"걱정마라. 내 여자들 중에는 너무 많이 낳아서 알을 더이상 못 낳게 된 여자도 있었으니까."

"본인을 앞에 두고 그런 얘기 좀 하지 말아줄래?"

그레모리는 짜증을 부리며 나를 흘겼다. 그녀는 타천사로서의 모습이 사라지고, 머리에 여우귀를 달고 나타났다.

"붉은 머리의 그레모리...? 아, 설마 그-"

"저기요, 마르바스 님. 피차 같은 처지에 옛 일은 꺼내지 말죠?"

"......그러게. 잘 부탁해, 딸."

"내가 왜 당신 딸이야!"

그레모리는 역정을 내며 마르바스가 달라붙는 걸 떨쳐내려고 했지만, 레벨 차가 무려 10이나 나는 만큼 마르바스를 힘으로 밀어내지 못했다.

이래뵈도 마르바스의 레벨은 무려 100.

아무리 그레모리가 2왕자 파밍 시스템을 이용해 레벨을 많이 올렸다고 한들, 그녀는 [★★★★☆/Lv.90]이라는 상태로 머물러 있었다.

지금은 ★★★★★.

그레모리의 늘어난 '★' 하나는 라스토피아와 수인 왕국 동맹의 상징이었다. 그레모리는 기꺼이 수인 왕국의 공주로 다시 태어나, 이번에는 짐승 처녀를 가지게 되었다.

"마르바스가 수인 여왕에 빙의해서 낳은 알과 합성. 크으, 그레모리 계탔네. 엄마가 둘이라 좋겠어."

"시끄러워. 그렇게 따지면 내 엄마 최소한 네 명은 되거든?"

"크으, 모친중첩. 너 패드립은 완전 면역이겠다, 크흐흐."

붉은 마녀, 타천사, 블러드 엘프, 그리고 수인.

그레모리가 앞으로 과연 얼마나 더 많은 모친을 만들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그녀는 육체적으로는 수인 여왕을, 영혼적으로는 마르바스를 어머니로 둔 수인 공주다.

"라스토피아의 군주시여.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그레모리 님과 합성된 알은 마르바스께서 제게 빙의하시어 제 몸을 통해 산란하신 알입니다. 제게 비록 기억은 없으나, 제 몸으로 낳은 알이니 부디 그레모리님을 아껴주십시오."

"물론이다. 야, 혹시 너도 내 알 낳을 생각 있냐?"

"...강한 수컷을 따르는 건 암컷의 근본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저까지 당신을 따르면 수인족이 반란을 일으킬 겁니다."

미르호 왈, 수인족의 여왕인 자신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남자들이 차고 넘친다고 하더라.

군림자인 마르바스가 나와 혼인하는 건 괜찮지만, 수인왕국을 통치해야하는 미르호가 내 암컷이 되는 건 수인왕국의 체제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었다.

"다음 대의 여왕이 생기면, 그 때 부탁드립니다."

"예고했다. 흐흐흐."

아쉽지만 구미호 수인 여왕은 다음 기회에.

"근데 엔조이는 괜찮지 않냐?"

"...마르바스 님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야, 다리 벌려. 이 자지 진짜 최고야."

찌걱.

...아쉽지만, 구미호 수인 여왕을 임신시키는 것은 다음 기회에.

대신 삼미호인 적발의 수인 공주가 있으니, 나는 그레모리로 미르호를 대신 임신시키기로 했다.

'새로운 공주가 생길 수도 있었는데, 조금 씁쓸하군.'

프린세스 콜렉터인 나로서는 그레모리가 수인 공주가 된 게 기쁘면서도 아쉬웠으나, 의외로 다른 여인들의 반응은 몹시 기뻐하더라.

"와! 그럼 그레모리가 이제 수인족 맡는 거예요? 히힛, 한 명 더 안 늘어난다!"

"잘 됐네. 여기서 또 늘어나면 순번 언제 돌아오나 무서울 지경이었거든."

새로운 공주/여왕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에 여인들은 기뻐했다.

마르바스야 거의 몇 개월 전부터 우리 군단에서 지내면서 익숙해진 만큼, 다들 언젠가 어련히 마르바스가 내 앞에 다리를 벌리리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완벽히 수인왕국과 동맹을 맺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저들과 어떻게 서로 차별 없이 융화되느냐. 지금 당장은 노처녀를 치워 기뻐하는 집안 어르신들처럼 순수하게 기뻐하고 있지만, 저들은 1왕자의 군대와 싸워 혈전끝에 승리를 거둔 강인한 전사들이다.

지금 당장은 동맹이지만, 라스토피아의 국민으로 끌어들이기에 적합한 강자들이다.

"왕도 성벽 밖에 수인족의 구역을 새로 만들어야겠어. 그리고 그들이 살 수 있는 주거구역을 만들도록 하지."

"왕국 안에 따로 만드는 건 어때요?"

"아직은 아니야. 언젠가는 섞이게 되겠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서로 거리를 두고 마주할 필요가 있어."

지금 당장 함께 살라고 강요하면 서로 섹스는 해도 감정은 상하게 된다.

"인간과 수인, 마족이 한 데 어우러져 살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지."

인간과 마족 사이에도 서로 감정의 골이 깊은데, 수인족은 오죽하겠는가? 아무리 우리 군단의 인간들이 대부분 블러드 엘프가 되었다고 한들, 그들의 마음속 깊숙한 곳까지 라스화 하지는 못했다.

"그럼 라스토피아의 군주시여, 저희 수인 부대들은 이제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용마성을 공략하는데 도우면 되겠습니까?"

"응? 그럴 필요는 없다. 던전 공략은 소수면 충분하니까. 너희는 던전 공략이 끝날 때까지 쉬면 된다. 아니지, 아예 수인 왕국의 모두가 이곳에 와서 사는 건 어떠냐?"

"......그거 진심이야?"

마르바스와 수인족 여왕은 표정이 굳었다.

"정말 우리가 인간들의 땅에 와서 살아도 되는 겁니까...?"

"인간들의 땅이라니? 이곳은 라스토피아의 영토다. 서로 종족 차별없이 자유롭게 사랑을 나눌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여기서 집 짓고 살 수 있지."

수인 왕국은 상대적으로 척박한 곳에서 부족 생활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었다. 황무지를 벗어나 녹음이 짙은 조디악 왕국, 그것도 왕도 근처라고 한다면 두 발 뻗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초원과 들판, 그리고 숲이 우거져 수인들이 살기에 최적의 장소다.

한 때, 수인들이 인간 왕국을 침공하고자 한 이유도 결국 더 좋은 땅을 빼앗기 위함이었던 만큼, 나는 수인들에게 동맹의 증거로 광활한 땅을 제시했다.

"물론 라스토피아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면, 라스토피아의 법도를 따라야 할 것이다. 흐음...수인 왕국과 가장 가까운 영지가 어디지?"

"리브라 영지입니다."

"그럼 거기는 너희들 해라. 산세가 조금 험하기는 해도 황무지나 절벽보다는 훨씬 더 지내기 따뜻할테니."

"주인님, 그건...."

리브라 영지는 우리 라스토피아의 중심, 비르고 영지와 바로 옆에 접해있는 장소다. 심지어 우리 군단의 중핵인 아스타로트 던전이 있는 곳이다. 만약 수인왕국이 동맹을 깨고 반란을 일으킨다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동맹 기념으로 선물이다."

"...감사드립니다, 라스토피아의 군주시여."

"정말 고마워."

내 약속은 금방 수인들에게 널리 퍼지게 되었다. 수인들은 자신들이 왕도까지 오며 흘린 피에 보답을 받은 것에 뛸듯이 기뻐했다.

"리브라 영지의 귀족이 들으면 복장 뒤집어지겠어. 자기네 땅이 멋대로 수인들에게 넘어간다니 말이야."

"흐흐, 그레모리야. 조디악 왕국이 없는데 어떻게 리브라의 귀족이 자신의 영지를 주장할 수 있겠느냐. 이 조디악 왕국의 모든 땅이 내 땅인 것을."

나는 지도 한 가운데 펼쳐진 곳을 가리켰다.

"한 군데, 빼고."

용마성 바르바토스.

조디악 왕국의 유일하게 남은 흔적.

"재개발 가자."

조디악 왕국 영토 지배율 99.99%.

"다른 건 몰라도 100%는 못 참지."

이제, 남은 확률 0.01%를 채울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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