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7회
313일차
인류는 적응의 생물이다.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적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맹점이 있다.
인간이 적응의 생물이라면, 100명이 위험 상황에 놓였을 때 100명 모두 살아남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인간이라는 종족으로 본다면 적응의 생물이 맞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종족안에 있는 한 명의 개인으로 본다면 얘기는 달라도 한참 달라진다.
그것은 왕도 오피큐스가 증명하고 있다.
"아아앙!! 자지, 자지를 박아주세요! 몰락한 왕국의 왕비에게 자지로 벌을 내려주세요오오!"
누군가는 절망하여 정신을 놓아버렸다. 지성을 포기하고 성욕과 정욕에 빠진 인간은 모든 걸 포기한 채 숨만 쉬고 살아가는 존재가 되었다.
"저, 저도 박고 싶습니다! 제 허리 놀림 하나면 엘프도 거뜬합니다!"
"블러드 엘프 셋에게서 살아남는다면 인정해주지. ...좋다, 합격!"
누군가는 자신의 모든 능력을 다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했다. 더럽혀지고 추잡해져도 인간으로서 가진 정체성을 유지한 채, 새롭게 변한 체제에 순응하고 적응했다.
"으하아앙! 나는 인간을 초월하겠라스으으!"
누군가는 변화한 체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따르기 위해 기존의 인간이라는 탈을 벗어던졌다. 기꺼이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괴물이 된 이들은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죽이고 마인으로서 다시 태어났다.
마족의 개돼지가 되거나.
마족의 하수인이 되거나.
아니면 마인 그 자체가 되거나.
"""우리는 라스토피아의 백성들입니다!"""
그들은 모두 조디악 왕국을 저버리고, 새로운 지배지안 라스토피아의 백성이 되기를 자처했다.
그들을 지켜줘야할 왕국군은 모두 전멸했고, 왕국을 지켜주던 수호룡은 암흑성의 던전에 숨어버렸다.
용마성 오피큐스 바르바토스가 솟아난 날로부터 약 한 달하고도 반.
"""...딱히 변한 거 없지 않나?"""
성적으로 개방된 문화가 점차 퍼져나간다는 것을 제외하면, 왕도는 마하의 속도로 발전해나가고 있었다.
* * *
"군단장 님, B-12구역에서 개구멍이 발견되었습니다. 약 7명 정도의 죄인들이 도망쳤습니다."
"드래곤들을 풀어. 놈들을 추적해. 놈들에게 먹인 민트초코냄새를 쫓으면 금방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붙잡으면...사흘 동안 범해라."
"군단장 님, E-7구역의 주민들이 건물에서 나오지 않고 저항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인아, 가서 한 번 크게 구르고 오너라. 중간에 건물에 숨어있는 인간들이 있으면 품에 넣고 같이 구르고. 슬라임 미약에 절은 상태로 나오면 제정신이 아닐테니, 그들을 일단 범한 다음 C-1 주거구역으로 보내라."
"군단장 님, 지하수로의 개편이 완료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왕국 전 구역에 냉수와 온수가 각각 들어갈 겁니다."
"좋다. 왕성쪽으로 들어가는 파이프가 다 죽었을텐데, 한 달 동안 고생이 많았다. 일주일간 휴가를 줄테니, 가서 원없이 떡쳐라."
나는 곳곳에서 들어오는 행정개편 소식에 진을 뺐다. 잠자는 시간에도 도시계획을 다시 재편하느라 제대로 쉬질 못했다.
"야...자지야, 좀 세게 박아주면 안 돼?"
"루나야, 나 일하는 중이다."
"힝.... 그럼 내가 알아서 박히지 뭐...."
출렁출렁.
나는 일어서서 서류를 보고, 루나는 스스로 엉덩이를 뒤로 부딪히며 자지를 삽입했다. 나는 내 여인들과 순수하게 사랑을 나눌 시간 조차 아끼며 오피큐스를 재개발했다.
"크으...이거 존나 재미있는데."
기원 전 피라미드를 만들기 위해 명령을 내리던 감독관이 이런 느낌일까? 나는 내 머릿속 구상대로 척척 바뀌어나가는 왕도의 모습에 사정할 것 같은 짜릿함을 느꼈다.
도시재개발.
나는 왕성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을 전부 밀어버리고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냈다.
가장 먼저 밀어버린 곳은 조디악 왕국의 귀족가였다. 남작가와 공작가를 점령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몰락한 권력 계층이 열에 아홉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 무슨무슨 가문의 영애? 알 낳는 거 외에는 딱히 쓸모가 없어보이는구나. 목장으로 보내라."
"싫어어어어어----!!"
그들은 조디악 왕국의 귀족일 지언정, 라스토피아의 귀족이 아니다. 애초에 라스토피아에는 귀족이 없다. 자본주의와 자유라스 주의에 따른 계급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혈통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귀족으로서 특권을 누리고 싶다면 너희에게 특혜를 내려주마. 목장에서 알 100개만 낳으면 라스토피아의 명예 시민이니라."
"자, 장난해?! 다른 천한 것들은 알 세 개만 낳아도 라스토피아에 충성하면 시민으로 받아준다며!!"
"응, 노블리스 오블리주."
"그게 뭐야아! 아아앙!!"
몰락귀족들은 하나 둘 체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마법사나 정령사, 혹은 조금 기술이 뛰어난 이들을 제외한 모든 귀족들은 목장에서 재사회화 작업을 거쳐 라스토피아의 훌륭한 노동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모두 사라진 귀족가.
"부엌 식탁 아래 굴러다니는 포크 하나 남기지 말고 모조리 약탈하라."
귀족의 재물은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들뿐. 나는 귀족가의 건물만 남기고 모조리 재물을 빼냈다. 그를 위한 노동력을 얻는 방법은 너무 쉬웠다.
"남은 거 선착순."
빈민가의 빈민들을 불러다가 마음껏 재물을 약탈하게 만들었다. 도중에 우리는 인간들끼리 보이는 추악한 다툼을 보게 되었지만, 그들은 사이좋게 엘프와 오크의 아래에 깔려 알을 낳게 되었다.
"그럼 이제 밀어버리면 되는 건가? 흐흐흐."
뀨와아아아앙.
나머지는 슬라임의 차례.
라임과 라인 모녀는 슬라임 불도저가 되어 모든 것을 먹어치웠다. 중간중간 숨겨진 보석과 마석같은 알짜배기는 챙기며, 남은 건물은 슬라임들이 땅을 다지듯이 밀어버렸다.
슬라임들이 지나간 곳은 잔해조차 남지 않았다. 말 그대로 진짜 '하나'도 남지 않았고, 평평한 흙길만 넓게 깔렸을 분이다.
"작업 시작!!"
"""오오오!!"""
라스베가스의 숙련된 목공들은 대규모 토목 공사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드라이어드 뿌리털로 만든 합판을 바닥에 대고, 우수한 노동력인 구울들을 동원하여 불과 일주일 만에 목조 건물을 뚝딱 만들어냈다.
"아아, 이것은 아파트라고 하는 것이다."
지지대 역할을 해줄 콘크리트빔은 무너진 성벽으로 대체했다. 무너진 석재 잔해를 모두 녹여 슬라임 점액과 섞은 뒤, 목재 틀에 부어 프레임을 구축했다.
그리하여 구 조디악 왕국의 귀족가에 박힌 아파트는 고작 4층 높이에 목재가 대부분이 되어버렸지만, 의외로 주민들의 호평을 받았다.
"라스푸틴으로부터 주택을 임대하고, 집을 빌린 국민은 라스토피아에 세금을 내야한다...? 이래서는 지배자가 마족으로 바뀐 거 말고는 다를 게 없지 않나?"
"여보, 봐요. ...이 돈이면 당신이 가서 블러드 엘프 상대로 알 세 개만 낳게 하면 되는 거잖아요! 당신은 인간이 아니게 되었으니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
"크흠, 여보. 그래도 마왕군을 상대로...."
"그럼 내가 가서 다리 벌리고 알을 낳을까?! 좆같아도 살아야 할 거 아니야, 이 인간아!! 마왕군의 영토고 나발이고, 당장 누워 잠잘 곳이 없는데 여기라도 살아야지! 안그러면 복상사 당해서 구울되고 싶어?!"
...순수한 의도에서 기쁜 마음에 아파트로 들어가는 이들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그들을 관리하기에 용이하게 아파트를 지은 만큼 난민들을 수용하기에는 충분했다.
구 조디악 왕국의 수도, 오피큐스.
현 라스토피아의 도시, 오피라스텔.
라스토피아의 성지가 될 라스베가스와는 달리, 라스토피아 의 최대규모 인구를 자랑하는 제 2의 수도가 될 것이다.
어쨌든 왕국의 수도로서 가지고 있는 인프라는 무시할 수 없으니까.
"으어어, 쌀 것 같다."
그렇게 왕도 재개발에 한참 신경을 쓰고 있는 동안, 어떻게 바르바토스 놈은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아하앙!!"
나는 오피큐스 국왕 놈의 부인, 에로피오네 왕비의 자궁구를 뚫었다. 이미 내 자지, 그것도 라스푸틴이 아니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부여잡으며 쾌락에 몸을 떨었다.
"어헉, 허어엉! 블러드 엘프 자궁이 거근 자지에 꿰뚫려버려어엇!"
"그거 해라, 그거."
"남편이 닿지 않던 곳까지 또 닿아버려어엇!!"
뷰르릇. 라스푸틴은 에로피오네의 안에 한 번 크게 사정했다. 자궁 안이 정액으로 가득찼으나, 자궁구를 꿰뚫어버린 라스푸틴 때문에 배가 빵빵하게 가득 차올랐다.
쪼르르르.
에로피오네는 가볍게 실금했다. 투명한 소변이 검은 던전 성벽의 벽에 부딪혔다.
"칫, 망할 결계."
자고로 성벽에 오줌을 싸서 모욕하는 건 성벽에 소변이 묻어야 성공하는 것이건만, 성벽 또한 던전의 결계 판정을 받는 바람에 오르피오네의 오줌이 반사되듯 튀어버렸다.
"지독한 새끼. 이러다가 재개발이 끝나는 걸 넘어서 리모델링까지 다 하게 생겼다!"
한 달 반.
바르바토스는 한 달 반 동안 병사 하나 밖으로 빼내지 않았다. 물론 병력을 보내는 즉시 성기방패에 의해 정화되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한 마리도 보내지 않는 건 내 인내심을 끊어지게 만들 정도였다.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우리 군단이 성장하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 지 바르바토스 놈은 알고나 있을까?
"에휴, 됐다. 지만 손해지 내가 손해인가."
이미 조디악 왕국은 끝장났다. 나는 그냥 여기서 기다리면서 먹고 자고 싸기만 하면 된다.
"혹시 인류 연합 최전선에서 회군 중인 1군단을 기다리는 것이냐?"
그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계속 버티고 있을 이유가 없다. 나는 안쓰러운 바르바토스의 선택에 눈물이 다 흘러나올 정도였다.
"나도 좆빠지게 지금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흐흐."
까악, 까악.
하늘에서 흑익룡들이 날아다니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의 울음소리를 즐기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성공했구나, 진짜 좆빠지는 줄 알았다."
나는 에로피오네를 잡고 오피라스텔의 대로를 당당히 걸었다. 몰락한 왕비는 백성들에게 알몸으로 두 다리를 벌린 채 절정하고 있음에도 아무도 그걸 부끄러워하거나 언짢아하지 않았다.
"오우야...저 정도는 해야 군단장 자지에 박히는 구나."
"역시...왕족...!!"
오히려 백성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에로피오네는 내가 가르쳐준 대로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백성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씨발...블러드 엘프 좆 되네...."
만약 내가 아니라 다른 오크가 아래에서 박고 있었다면, 분명 누구 하나는 뛰쳐들어와 덮쳤을 것이다.
"성문을 열어라."
끼이이익.
굳게 닫혀있던 북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에로피오네의 두 다리를 활짝 벌려, 새롭게 들어오는 손님들을 맞이했다.
"웰컴 투 라스토피아! 웰컴 투 오피라스텔! 낙원에 온 걸 환영한다!"
"오자마자 뭔 일이래."
꽃가마에 탄 여인은 한심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는 익숙한 목소리에서 '생기'가 느껴지는 것에 안 그래도 솟아오른 자지가 더욱 벌떡 솟아오르는 감각에 전신이 짜릿했다.
"조디악 왕국 같이 공략하자고 한 사람은 어디 왕국 만들어 오나? 왜 이렇게 늦었대?"
"흥.... 너도 지금 완전히 다 공략한 거 아니잖아. 나도 밥값은 하는 여자라고."
촤륵.
장막 속 여인은 하얀 손에 움켜쥔 쇠사슬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꽃가마 아래에 네발로 기어가던 인간들이 모두 고개를 강제로 들어올렸다.
"부히익!"
건틀릿과 군화 외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인간들은 꽃가마를 끄는 노새와도 같았다. 그들은 목에 걸린 쇠사슬의 신호에 일제히 좌우로 물러나며 꽃가마를 내려놓았다.
살랑, 살랑.
"우리 처음 보는 건데 이런 식으로 마주하는 거 너무 역겹지 않나?"
"뭐 어때? 흐흐, 그게 '마족'인데."
인간을 노예로 부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잔혹하게 죽여대는 것이 마족의 근본이다. 나는 절정에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에로피오네의 볼을 톡톡 건드렸다.
"야, 야. 저기 좀 봐라."
나는 바닥에 엎드린 금발의 남자를 가리켰다. 눈에 안대가 씌워진 그는 땀에 흠뻑 젖은 얼굴로, 손가락 보다 짧은 자지를 빨딱 세운 채 훅훅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안대 풀어."
"예."
여인의 옆에 있던 고양이 귀 수인이 남자의 안대를 벗겼다. 남자는 눈을 찡그리며 빛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여기는...어?"
"왕...자...?"
"그래. 왕자지. 몰락한 조디악 왕가의 1왕자."
조디악 왕국을 구원하기 위해 오피큐스로 달려오던 왕국군은 수인족 군대에 의해 전멸했다. 수인왕국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이렇게 왕자와 장군들을 알몸의 짐승처럼 다루는 것 자체가 전투가 어떻게 끝났는 지 증명하고 있었다.
조디악 왕국 최후의 군대, 전멸.
"마르바스야. 이거 줄 테니까 그거 좀 주지 않을래? 엘프로 바꿔서 성벽 앞에서 박아버리게."
"바꿔도 나는 그거 아무 쓸모도 없는데?"
"이걸 준다고."
나는 자지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파이톤, 바르바토스를 패퇴시키고 조디악 왕국을 멸망시킨 남자의 자지라."
에메랄드 빛 머리칼의 토끼귀 수인 여인, 마르바스는 입꼬리를 비틀며 자신의 머리칼과 같은 치마를 들어올렸다. 아래에는 당당히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암컷의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임신 안하면 손해지."
과연 솔로몬 던전 5위의 품격이 느껴지는 기상이다. 나는 마르바스와 라스푸틴 만큼의 거리만큼 가까워졌다. 마르바스는 자신의 보지를 내 자지 위에 떡하니 올리며, 나를 향해 한쪽 다리를 들어올렸다.
"만나서 반갑다. 나는 마르바스. 모든 수인족의 여제이니라. 내가 진짜 몸으로 나온 건 정말 몇 세기 만에 처음있는 일이야."
"드디어 만나는 구나. 마르바스."
찌걱.
"보지 딱 대라."
"정자 내놔."
우리는 첫만남에서 서로의 승전을 축하하는 의미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서로의 성기를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