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662화 (658/800)

662회

261일차

캬오오오오------!!

흉포한 드래곤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우리 군단은 진정한 드래곤의 힘 앞에 모두 굳어버렸다.

너무나도 강대한 존재의 포효에 솔직히 나는 지려버렸다.

레비즈의 안에, 정액을.

뷰릇뷰릇.

'안 박고 있었으면 분명 제정신 못 차렸다.'

드래곤의 포효를 피어(Fear)라고 하던가? 자신보다 하등한 생명체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 그 힘을?

오크는 드래곤보다 약하다. 아무리 오크가 하프 드래곤을 사육한다고 한들, 진짜 드래곤을 처음 본 이상 두려움이 나를 좀먹어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오크라면 바로 무릎을 꿇고 벌벌 떨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자존심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포효를 내지르는 드래곤의 딸이라는 갑옷을 입고, 하얗고 끈적한 브레스를 뿜어내면서 하프 드래곤의 목으로 포효를 대신 내질렀다.

"어허어억!"

레비즈는 가버렸다. 홀리 드래곤, 파이톤은 내가 레비즈의 안에 몇 번이고 싸지르는 것을 똑똑히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는 드래곤을 상대해야했다. 진짜 드래곤을.

'아직 마르바스의 수인 군단은 도착하지 않았다.'

파이톤이 드래곤으로 변신했을 때를 대비하여 마르바스가 지원을 해주기로 했지만, 아직 마르바스가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다.

그러나 마르바스가 없으면 왕국을 도모하지 못하는 가?

'절대 아니지.'

항상 이길 방법을 생각해두고 싸우는 것이야말로 진리. 나는 파이톤의 모습을 예의주시했다. 파이톤이 무슨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대처도 변하게 된다.

고고고.

파이톤은 아가리를 쩍 벌렸다. 스스로 찢고 나온 신성력의 결계는 모두 빛무리가 되어 흩어졌고, 파이톤의 입으로 서서히 모이기 시작했다.

"오우 씨발, 시작부터 브레스라고?"

작정하고 우리를 죽이려고 드는 게 틀림없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당한다.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 나는 나 혼자만 피한다는 선택지를 애초에 배제했다. 그렇다면 적의 공격을 막는 방법밖에 선택지가 없다.

"메어리!!"

그리고 우리 군단에는 최강의 방패가 있다. 나는 레비즈를 벗어 내 뒤에 마련된 관속에 집어넣은 뒤, 내 손에 할레오의 힘을 모두 집어넣었다.

"와라, 도킹이다!"

"네!!"

메어리는 내 앞에 섰다. 지팡이를 바닥에 꽂아 지지대로 삼은 뒤, 지팡이의 홈에 성검 비르고를 얹었다.

지팡이 지지대 위에 올려진 성검 비르고는 마치 저격총이라도 되는 것만 같았고, 실제로 비르고의 끝에는 메어리가 발사하고자 하는 힘이 신성력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메어리, 적 드래곤이 브레스를 쏘려고 한다. 너는 뭘 하면 되느냐?"

"적의 포격에 포격으로 대응하는 것이 라스토피아의 도리에요!"

"그렇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포격에는 포격으로 응대하는 것이 참된 도리가 되리라. 그리고 포격이라는 분야에 있어만큼은 다른 누구보다도 강한 존재가 바로 메어리다.

"보-빔, 준비!"

"준비!!"

철컹, 철컹.

성검 비르고의 검신에 버지니움 실드가 수 겹 전개되었다. 전방으로 나아갈수록 점점더 커지는 꽃잎은 수 십 장이 겹치듯 뻗어나갔고, 족히 직경 수 미터에 이를 정도로 퍼져나갔다.

"으....!"

막대한 신성력을 사용하는 바람에 메어리는 순간적으로 휘청거렸다. 나는 메어리를 뒤에서 붙잡아 지탱했고, 메어리는 내 부축을 받고 간신히 버지니움 실드를 유지했다.

"괜찮느냐?"

"네, 네. 현기증이 났는데, 가슴이 너무 무거워서 순간적으로 휘청거렸어요."

"설마 가슴을 받쳐달라는 건 아니지?"

"받쳐 주시면 좋고요. ...헤헷."

메어리는 내게 윙크하며 앞으로 몸을 돌렸다. 이런 와중에도 장난을 치는 건 참 메어리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하지만 메어리, 네 가슴을 받쳐줄 사람은 내가 아니다."

"접니다, 메어리."

에일라는 황금양털을 품에 두르고 나와 메어리 사이로 들어왔다. 양털을 제외하고는 전신의 모든 옷을 벗어던진 그녀는 자신의 성검, 아리에스의 또다른 모습인 황금양털 숄로 유두와 중요부위를 가리고 있었다.

"제가 당신을 지탱하겠습니다."

찌걱. 에일라는 내 발등 위에 올라타, 엉덩이를 뒤로 빼며 내 자지를 집어삼켰다. 그게 꼭 기계부품이 조립되는 것 같아 나는 괜히 등허리가 짜릿하게 울렸다.

"치.... 에일라 엄마도 좋긴 한데...."

"지금은 이걸로 참아주세요, 메어리."

에일라는 메어리의 가슴을 뒤에서 들어올렸다. 에일라는 나와 메어리 사이의 쿠션 역할이 되는 걸 자처했다. 저 멀리 파이톤이 우리를 보고 역겨워하는 게 한눈에 보였다.

"흐흐, 이게 그냥 도킹한 게 아닌데."

나는 문신의 힘을 최대한 일으켰다. 전신의 문신이 붉게 반짝이기 시작했으며, 에일라의 몸속에 들어간 라스푸틴은 에일라의 하복부에 붉은 음문 형상을 빛나게 만들며 그녀를 쾌락에 절게 만들었다.

"하아, 하아."

에일라는 메어리의 등에 얼굴을 묻으며, 손으로 메어리의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메어리의 몸에 닿은 황금양털로 흘러들어간 에일라의 신성력은 메어리의 전신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신성력 차징 준비!"

꾸룩, 꾸루룩.

에일라의 신성력은 아무 문제없이 메어리의 몸으로 흡수되어 그녀의 힘이 되었다. 성검 아리에스의 힘을 전해받은 성검 비르고는 버지니움 실드를 더욱 크고 단단하게 부풀렸다.

그리고 내가 가진 마검 할레오의 힘은 메어리에게 곧바로 전할 수 없었다. 할레오의 근간을 이루는 힘은 마계의 마력.

따라서 그걸 신성력으로 중화시키려면 중간 장치가 필요했다.

"아리에스, 싼다!"

"햐아앙!!"

나는 에일라의 안에 마음껏 사정했다. 사정을 참을 이유도 질밖에 쌀 이유도 없었다. 오히려 마음 같아서는 자궁구를 뚫고 귀두를 안에 걸쳐놓은 뒤, 성마법의 힘으로 오줌을 싸는 것 마냥 싸지르고 싶었다.

"하으아앙...!!"

에일라는 배가 부풀어오를 때까지 내 씨를 받아냈다. 마검의 힘으로 강화된 내 체력과 정력은 조금의 낭비도 없이 에일라의 뱃속으로 들어갔고, 에일라는 숨을 헐떡이며 거친 호흡을 몰아쉬었다.

"하아, 하아, 하아...!"

본디, 용사란 마족의 정액을 받으면 타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용사가 마족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면 어떨까?

5성인 내가 에일라에게 타락이 아닌 순수한 의도로 사정하고, 6성인 에일라는 그걸 힘의 근원으로서 받아들인다면?

정력에서 음(-)의 기운을 빼면 그게 곧 성력이 된다. 나의 정기는 에일라에게 있어서 자신을 타락시키기도 이전에, 자신이 힘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근원으로서 활용 가능한 힘이 된다.

에일라의 신성력 가득한 아기방에서 내 피에 섞인 마기가 제거되는 순간, 나머지 체액은 그녀에게 있어 신성력 포션이 되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아리에스, 나의 힘을 메어리에게 전해라! 그아아앗!"

신성력에는 신성력으로.

성검 비르고, 성검 아리에스, 그리고 신성력으로 전환된 마검 할레오의 힘까지.

"승부다, 파이톤! 용사 셋의 힘과 네 년의 힘! 누가 더 강한지 승부를 보자꾸나!"

내가 할 일은 오직 하나.

모든 생명력을 끌어모아, 허리를 흔들고 에일라의 안에 정기를 뿌려 버지니움 실드에 힘을 싣는 것.

"이것이 바로 직렬연결의 힘이다! 블라스터 파이어------!!"

파이톤이 은빛 브레스를 쏜 순간, 은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섬광이 버지니움 실드에서 뿜어져나왔다.

* * *

"미친."

청년, 성검 피스케스의 주인은 드래곤의 등장부터 이어진 광경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드래곤에게 브레스란 최강의 기술이다. 메테오를 떨어뜨리는 것 같은 궁극마법의 힘과는 다른, 드래곤을 생명체의 정점에 오르게 해준 최강의 공격기다.

그런 공격기가 성검의 용사들에 의해 막혔다. 왕도의 하늘과 마왕군의 중심에서 서로 발사된 은빛의 포격은 한 가운데에서 부딪혀 일진일퇴를 주고받았다.

"마왕군이 저런 신성력 쓰는 것도 전설이 되겠군."

성기사단의 단장 레비즈 조차 이런 정도의 신성력은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여신의 축복을 받은 성녀조차 저 정도의 힘은 순간적으로 내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자신이 전력을 쏟아낸다고 한들, 저 정도의 신성력은 만들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저런 힘을 사용하는 자들은 인류를 구원할 용사 일행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도 아닌, 왕국 점령의 선봉에 선 마왕군의 우두머리와 타락한 용사들이었다.

카가가가가각!!

두 가지 은빛이 서로 부딪혀 신성력이 사방으로 튀었다. 별가루처럼 흩뿌려지는 신성력은 브레스와 포격의 줄다리기를 보는 모든 이의 눈을 멀게 할 정도였다.

"이대로 가면...."

피스케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파이톤은 적의 포격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입을 벌리며, 자존심을 내세우듯 브레스에 더 힘을 실었다.

몸 안에 있는 모든 신성력을 다 소모하겠다는 각오까지 엿보였다. 왕국을 수호하는 수호룡답게, 아무리 용사 셋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파이톤의 힘을 쉽게 이겨낼 수 없었다.

4.5:5.5.

근소한 차이였지만, 마왕군이 밀리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그럼 나는 어디에 힘을 실어야 하나."

이대로 계속 시간이 흐르면 파이톤이 이기는 게 당연했다. 파이톤은 신성력의 포격을 얻어맞아도 그냥 큰 타박상만 입을 뿐이지만, 마왕군은 밀리는 순간 군단 전체가 끝장이었다.

키에에엑!!

이미 폭발하는 신성력 근처에 있던 구울들이 신성력에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성벽 위에 올라있던 인간들은 넘치는 성욕을 간신히 가라앉히며 거칠어진 호흡을 정리하고 있었다.

'마기로 싸웠어야 해.'

피스케스는 마왕군의 패배를 점쳤다. 포격의 기반을 신성력이 아닌, 마검의 힘을 모두 동원하여 브레스를 막았어야 했다.

퍽퍽퍽퍽.

아무리 오크가 허리를 미친듯이 흔들고 싸지른다고 해도, 신성력은 마왕군의 것이 아니었다.

순간.

아-----아-----아---아-아-----

하늘이 열리며, 하얀 날개를 펄럭이는 천사들이 구름을 가르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정숙미가 느껴지는 천사들의 등장에 인간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천사들은 마왕군의 뒷편에, 마치 그들을 기습이라도 하듯이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피스케스는 직감했다. 이 싸움은 인류의 승-

"어...?"

여신의 이름으로----!!

천사들이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그들의 독실한 기도에 하늘은 응답하듯, 천사들의 날개에서 은빛의 빛을 더하기 시작했다.

여신의 이름으로----!!

마왕군이 쏘는 포격에, 힘을 하나 둘 싣기 시작했다.

"뭐...라고...."

천사는 인류의 편이 아니었다. 여신의 지엄한 명령을 선사하기 위해 천벌을 내려야했을 천사들은 마왕군이 아닌 인류를 향해 천벌을 내리기 시작했다.

"""여신의 이름으로----!!"""

천사들은, 여신의 이름으로 마왕군을 돕고 있었다. 파이톤의 브레스는 서서히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아, 아아...!"

피스케스는 자신의 주변에 흩뿌려지는 신성력을 피할 생각을 못했다.

4.6, 4.9, 5.2. 마왕군의 신성력 포격은 점차 줄다리기에서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당황한 파이톤이 브레스에 힘을 더 실었지만, 하늘에서 내려오는 천사들의 수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미쳤다...."

피스케스는 자신의 무너지는 피부를 확인할 수조차 없었다. 인간으로서 변장했던 모습이 무너지고 도플갱어 특유의 기형적인 외형이 밖으로 드러났지만, 너무나도 비상식적이면서 충격적인 작태에 정신이 나가버렸다.

"천년왕국의 수호룡이...인류 연합의 한 축인 조디악 왕국이 이렇게 무너진다고...?"

크아아아아----!!

파이톤의 몸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흉부 근처에 심장과도 같은 무언가가 붉은 빛으로 번쩍였고, 은빛의 비늘 사이로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천사들의 등장에 밀리기 시작하자, 파이톤은 드래곤하트의 모든 마나를 끌어당겨 사용하기 시작했다. 마치 이번에 밀리면 모든게 끝장이라는 기세로, 모든 힘을 전부 쏟아붓기 시작했다.

구구구구.

파이톤의 브레스는 밀려난 거리만큼 다시 앞으로 퍼져나갔다.

키아아아아!!

아무리 천사들이 있다고 한들, 이번에는 마왕군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천년왕국은 무너지지 않고, 파이톤은 여느때처럼 마족들을 상대로 승리할 것이다.

'용사가 못 버텨.'

비르고와 할레오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해주던 아리에스는 완전히 실신 직전까지 몰렸다. 임신한 것 만큼 부풀어오른 그녀가 중간에서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는 이상, 천사들이 도와도 소용은 없어보였다.

'이번에야말로 끝이다.'

라고, 생각한 순간.

흐하하하하-----!!

오크, 라스푸틴이 광소하기 시작했다. 용사 아리에스의 안에 미친듯이 사정하고도 어떻게 서있나 싶었던 그의 옆에는 비릿한 미소를 짓는 금발의 엘프가 있었다.

우리에게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용사 아리에스와 함께 엉덩이를 흔들던 하이엘프와는 다른, 또다른 엘프가.

루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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