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4회

260일차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게 무엇일까.

나는 그 답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죽음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죽음의 공포를 가장 크게 느끼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그 답을 도출해냈다.

인간은 자신보다 거대한 존재에 대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생물이 가진 기본적인 성향이기도 하지만, 인간은 특히 자신보다 큰 존재에게 극심한 공포를 느낀다.

크기는 더욱 클수록 공포는 배가 되는 법.

때문에 나는 50m에 이르는 홀로그램을 영상으로 투사했다.

그리고 나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라스에 들어갔다.

인간들에게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했다면, 지금부터는 인간들에게 혼란과 충격을 느끼게 해줄 차례.

인간과 마족의 섹스.

그것만큼 인간들에게 충격을 주는 일이 또 없다.

그것만큼 마족들에게 충격을 주는 일이 또 없다.

서로 다른 종족간의 성교는 수간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었고, 기본적으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행위였다.

‘썩을 놈들. 오크가 여자랑 하는 건 수간이고 인간이 엘프랑 하는 건 사랑이냐?’

인간이 하면 로맨스고 오크가 하면 수간이라니, 이 얼마나 불평등한 사랑의 공식이란 말인가?

나는 이 불합리와 불평등을 타파하기 위해 모두의 앞에 당당히 나신을 드러냈다.

우리 군단의 부하들, 백만 명에 이르는 왕국 국민들, 그리고 어쩌면 이곳을 원견의 마법으로 보고 있을 전 세계를 향해 내 자지를 드러냈다.

‘포르노 AV 배우가 되었다고 생각하자.’

포르노의 거장이 수많은 비디오를 찍고도 당당히 얼굴을 있었던 자신감을 배우자. 그리고 세계에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 사랑을 나누는 것이 결코 잘못된 일이 아님을 널리 퍼뜨리자.

지성체와 지성체로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다 되는 거 아닐까?

“오너라, 아리에스의 용사여.”

에일라, 아니 아리에스는 내가 당기는 목줄에 힘없이 이끌려 내앞에 섰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저는...아리에스라고 하옵니다.”

100만 명이 보는 앞에서 당당히 에일라의 이름을 부르고 싶지만, 에일라는 지금 인류의 대표이자 용사다.

에일라라는 한 명의 여인이 아니라, 인류를 상징하는 이브로서 내 앞에 나온 것이다.

“아름답구나, 아리에스여.”

음란한 웨딩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하얀 베일을 쓰다듬으며, 나는 얼굴을 엄지로 쓰다듬었다.

“네 주인은 누구냐?”

“.......”

아리에스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인간들에게 희망의 상징이었던 용사는 나를 향해 애정과 사랑이 흘러넘치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당신입니다. 나의 주인, 나의 사랑.”

“그렇다. 아리에스. 내가 바로 네 주인이다.”

인간들이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기색이 여기까지 느껴진다. 우리의 장면을 마법으로 허공에 투영하는 마법사단은 연습된 각도로 우리의 장면을 투사했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구도.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라면, 사랑을 해본 이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구도.

키-스-

우리 군단의 병사들 중 누군가가 외쳤다. 한 명이 아닌, 군중의 염원이었다.

키-스-!

키-스-!

키-스-!

엘프도 오크도 드워프도 흡혈귀도 모두 하나가 되어 키스를 연호했다. 나는 당당히 아리에스의 허리를 잡아끌어 고개를 숙였다.

와아아아아아아------!!

군단 병사들의 힘찬 함성이 울려퍼졌다. 내 입술이 아리에스의 입술을 덮었고, 아리에스는 조용히 눈을 감으며 입을 열었다.

츄릅, 츕, 츄으읍.

거친 키스가 이어진다.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으며, 손가락을 마치 혀처럼 섞듯 움직이며 서로를 탐하기 시작했다.

인간들이 경악하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그들에게는 흉악하고 자지만 큰 돼지가 여신을 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츄으으.

우리는 서로 동시에 고개를 뒤로 물렸다. 우리 사이에는 투명한 실선이 길게 이어졌고, 아리에스는 나를 향해 게슴츠레 눈웃음을 치며 아래를 가리켰다.

“아리에스. 주인에게 복종의 인사를 하거라.”

“네, 주인님.”

아리에스가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녀의 손을 중심으로 모인 황금빛 기류는 빛무리가 되어 형체를 이루었고, 아리에스는 황금양털을 바닥에 깔고 위에 무릎을 꿇었다.

쪽.

아리에스는 내 발등에 입술을 맞췄다. 허상은 반으로 갈라져 내 발등에 키스하는 앞모습을 그리고, 또 다른 반은 발뒤꿈치에 엉덩이를 붙이는 뒤태를 적나라하게 보였다.

‘이게 바로 세계 최초 멀티뷰 포르노다, 인간들아.’

마법사들이 조금 고생은 하겠지만, 여러 각도에서 허상을 투사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우리는 이 날을 위해 몇 번이고 리허설을 반복해왔다.

“아아, 나의 주인님.”

아리에스는 내 앞에 개처럼 무릎을 꿇었다. 나는 그녀의 황금양털을 맨 발로 짓밟고, 그녀의 얼굴 가운데에 그림자가 지도록 자지를 올렸다.

라스푸틴, 라스 최적화 모드.

인간들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45cm 거근이 아니라, 나와 사랑을 나눌 여인이 가장 좋아하는 크기와 형태로 맞춘 배려와 사랑의 결정체.

에일라는 그 어떤 문신의 힘도 없는 평소 내 자지 그 자체를 원했다. 좆대를 휘감아들어가던 문신도 상황을 아는 건지 붉은 빛을 뿌려대지 않았다.

“아리에스여. 내게 사랑과 복종의 증거를.”

“하아….”

아리에스는 달뜬 숨을 내뱉으며 자지의 끝을 향해 고개를 들어올렸다. 턱을 살짝 들어올리며, 입술을 앞으로 내밀고 눈을 감으며 귀두에 입맞춤을 했다.

츄.

귀두가 저릿하게 울렸다. 부랄이 떨렸다. 야외에서 노출 섹스를 해본 건 수도 없이 많지만,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용사와 공개 섹스를 해보기는 처음이었다.

‘보고 있나, 인류여.’

모자이크 하나 없이 초고화질로 적나라하게 보이는 내 자지를 아리에스는 열심히 물고 빨기 시작했다.

“하아음, 츄릅, 주인님의 자지...후릅.”

아리에스는 자지 전체에 침을 묻히며 열심히 봉사했다. 입술로 자지 껍질을 뒤로 당겨 귀두를 꺼냈고, 혀를 빙글 휘감아 귀두갓 뒤에 쌓인 치구를 핥듯 구석구석 혀를 굴렸다.

주룩.

귀두 위에 침을 살짝 흘린 다음, 일부러 귀두를 입으로 살짝 머금고 들어올려 좆대를 타고 흐르게 하며 자지 전체를 적셨다. 내 자지는 아리에스의 침으로 금방 번들거렸다.

‘약해.’

그냥 자지를 물고 빠는 건 그냥 공개 섹스에 불과하다. 내가 원하는 건 인간들에게 진리를 깨달고 진정한 사랑을 선보이는 여인의 모습이다.

인류는 우리 군단과 아리에스에게 ‘타락’했다고 하겠지만, 그건 구 인류가 말하는 타락일 뿐이다.

진정한 사랑을 깨우친 여인이라면, 라스를 깨우친 아리에스라면 손이 놀아서는 안 된다.

“아앙, 주인님…!”

찌걱, 찌걱.

아리에스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은색 반지가 끼워진 왼손으로 내 부랄을 굴리기 시작하며, 오른손은 자신의 하얀 팬티 사이로 집어넣어 자위하기 시작했다.

퓻퓻퓨뷰븃.

나는 손가락을 두 개 밀어넣었다. 화면이 순간 아리에스의 상반신을 가리키며 전환되었다.

“아앙, 아하앙….”

아리에스는 스스로 가슴을 쥐어뜯으며 달뜬 숨을 토해냈다.

아아아!

인간들의 탄식이 들려왔다. 멀티뷰의 한 장면이 사라지고, 아리에스가 내 자지를 열심히 애무하는 것밖에 보이지 않았다.

남자의 자지를 물고 빠는 여자보다 더 꼴리는 게, 바로 남자의 자지를 물고 빨면서 자위하는 여자다.

소리는 아래에서 찔컥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영상은 위만 보여준다?

‘아주 미치지.’

몇몇 인간들은 분명 벽을 쾅쾅 두드리면서 화를 내고 있으리라. 나는 그들을 위해 더욱 자극적인 요소를 투입해야만 했다.

덥썩.

나는 아리에스의 베일을 붙잡았다. 아리에스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놀라는 시늉을 했다.

꾸우욱.

나는 예고도 없이 아리에스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목구멍까지 귀두가 닿도록 잡아당기고, 강제로 앞뒤로 흔들며 입안을 거칠게 쑤셔박았다.

“읍, 으읍, 으으읍!!”

아리에스는 눈에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하지만 내게 저항하지 않았고, 나는 아리에스의 머리를 꽉 붙잡았다.

“으으으! 아리에스 입보지 안에 싼다!”

뷰르르릇.

부랄이 떨리며 정액이 요도를 타고 힘차게 뿜어져나왔다. 며칠 동안 한 가득 쌓아둔 정액은 아리에스의 입안을 가득 채웠고, 나는 천천히 아리에스의 입에서 자지를 빼냈다.

쯔어억.

입술과 자지 사이에 은빛의 실선이 생겨 천천히 늘어졌다. 아리에스는 멍하니 눈을 깜빡이다가-

츄릅.

혀를 낼름거리며 실선을 혀로 훔쳤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입을 벌렸다.

허공의 영상에는 아리에스의 입안에 고인 찐득한 정액이 적나라하게 비쳤다. 누군가에게는 더럽게 보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성수를 받아 기뻐하는 여인처럼 보이리라.

그리고.

꿀꺽.

아리에스는 입안에 머금은 정액을 삼켜버렸다. 그리고는 입술을 자지에 물고 요도에 남은 것을 탐하려 들었다.

‘이제는 내가 못 참겠다.’

덥썩. 나는 아리에스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그녀를 일으켜세웠다.

내 정액을 먹고 나를 바라보게 되어 아리에스는 손으로 입을 막았고, 나는 그녀를 뒤돌리게 한 다음 뒤에서 앞으로 손을 뻗었다.

“아아앙!”

한 손은 가슴을, 그리고 한 손은 팬티 속을. 아리에스는 교성을 터뜨리며 몸을 떨었다. 나는 벌벌 떨리는 팬티 사이,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는 보지 안으로 손가락을 굽혀 밀어넣었다.

“으흐으으응!!”

아리에스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넣자마자 조수가 터져나왔고, 내 손가락의 움직임 때문에 팬티를 뚫을 기세로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찰팍찰팍.

사방으로 물이 튀기 시작했다. 사랑을 속삭이는 빗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인간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하늘 위 구름 속에는 이미 모르디네들이 비를 뿌려대고 있었다.

'이게 바로 분수쇼지.'

푸슛. 푸슈슛.

* * *

푸슈우우웃.

"히이익!!"

파이톤은 자신도 모르게 머리 위에 떨어지는 빗물에 기겁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떨어지는 비에 화들짝 놀란 이들은 자신들 만이 아니었다.

“으악, 씨발!”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비를 피하려했다. 대열이 망가지는 건 당연했고, 대열을 유지시켜야 할 간부들조차 병사들과 함께 비를 피하려들었다.

이게 비일까? 왠지 모를 찝찝함에 파이톤은 머리 위에 마나 실드를 우산처럼 펼쳤다. 좌우로 떨어지는 빗물을 바닥에 부딪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아하아악! 주인님, 미쳐버릴 것 같아요!

푸슛, 푸슈우우웃.

하얀 팬티는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오크의 녹색 손가락이 거칠게 쑤셔대는 하얀 팬티 속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고, 파이톤은 하얀 팬티 사이로 보이는 연분홍빛 선명한 둔덕에 입이 바싹 말랐다.

‘미치겠다.’

파이톤 본인이 미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저걸 보는 인간들이 얼마나 발정이 날까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방구석 한 켠에 홀로 숨어있는 자들은 창문 성벽 위, 하늘에 붕 떠있는 허상을 보며 하나 둘 바지 아래에 손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마왕군의 저열한 술책에 하나 둘 겉으로는 아닌척, 속으로는 참지 못해 손을 주구장창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저걸 그대로 두면 분명 큰일이 일어난다. 수 천 년을 살아온 파이톤이기에 오크와 용사가 벌이는 행각의 순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서로 입을 맞추는 가벼운 키스.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속삭이며 자지에 봉사하며 한 발 크게 뺀다.

한 번 사정을 하면서 줄어들까 염려도 되지만, 남자의 정액을 입안에 머금고 꿀꺽 삼키는 행위가 남자에게 기묘하고도 배덕스러운 정복감을 주게 만든다.

그리고 남자는 여자의 속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충분히 적시게 만든다.

거친 손가락에 조수를 터뜨리며 몸은 가볍게 절정을 연속적으로 느끼고, 약간의 자극에도 쉽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행위가 무엇이겠는가.

당연히….

-지금부터가 본방이다, 인간들아.

아리에스는 황금양털 위에 엎어졌다. 반듯하게 양털 위에 누운 아리에스이 앞에 오크가 무릎을 꿇으며 두 다리를 벌리게 만들었다.

-인간과 마족의 화합. 오늘 이곳에서 우리가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다.

툭툭.

오크 벌겋게 달아오른 자지를 하얗고 축축한 팬티 위에 올렸다. 아리에스는 하얀 스타킹을 신고 V자로 벌려진 다리를 오므리려고 했지만, 오크는 강제로 다리를 벌리게 만들었다.

-보아라, 인간들아. 오크가 용사를 취하는 것을.

오크의 손이 조금씩 팬티를 향해 내려갔다. 그 손동작이 마치 팬티를 힘으로 찢어버릴 것만 같은 자세라, 파이톤은 괜히 긴장되어 입속이 바싹 말랐다.

부우욱.

팬티 윗부분을 잡아뜯은 오크는 손을 좌우로 당기기 시작했다. 축축하게 젖어 뜯기도 어려워보였건만, 오크는 문신 가득한 손으로 팬티를 찢었다.

두근, 두근.

아리에스의 은밀한 부위는 오크의 손등에 가려져있었다. 얼핏 스친 연분홍빛 색깔의 둔덕은 모든 남자들이 침을 꼴깍 삼키게 만들었다.

-보아라, 인간들아!

오크의 말에 모두가 귀를 쫑긋 세웠다. 하늘에서 정체불명의 비가 떨어지든 말든, 오크의 말에 모두 숨죽여 허상에 집중했다.

-사랑을 외치는 아리에스의 증거를!

쫘악!

오크는 아리에스의 허벅지를 좌우로 벌렸다. 허상이 갑자기 크게 흔들렸고, 인간들은 모두가 순간 아쉬움의 탄성을 내던졌다.

그리고.

치직, 지지직.

“저, 저게 뭐야?!”

오크의 자지는 적나라하게 보여주던 허상이, 아리에스의 보지는 은빛 안개가 서린 것처럼 반짝거려 잘 보이지 않았다.

인류 연합에게는 검열된 영상으로 제공됩니다.

“뭐...라고….”

파이톤은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 * *

아무리 나라고 한들, 내 여자의 치부를 만 천하에 드러낼 수는 없다.

내 자지는 혈관과 점, 문신까지 모두 드러낼 수 있어도, 내 여자의 성기는 은밀한 곳이 되어야만 했다.

물론 모두가 서로 다 까고 지내는 라스토피아에서는 관계없지만, 저들은 라스를 깨우치지 못한 어리석은 인간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한 가지 꾀를 내었다.

라스는 유감없이 하면서 내 여자의 중요부위는 지킬 수 있는 방법.

“아아, 이것은 모자이크라고 하는 것이다.”

모자이크 없이 보고 싶다면 우리 군단에 들어오면 된다. 허상속에 섞인 메어리의 버지니움 실드는 웨딩드레스 신부의 처녀가 드러나지 않게 잘 지켜주고 있었다.

“오라, 자유의 세계로.”

라스토피아로.

‘이런 건 처음 볼 거다. 인간들아.’

나는 황금 양털 위에 눕혀놓은 아리에스의 위에 몸을 겹쳤다.

그 날. 포로 에일라를 상대로 동정을 떼었던 동굴 속에서의 정사와 똑같이, 나는 아리에스의 위에 올라타며 자지를 살짝 밀어넣었다.

푸욱.

“하아아아….”

모자이크 아래로, 붉은 핏방울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