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622화 (618/800)

622회

178일차

"으하하하! 달려, 더 달려!!"

진군 속도는 경이적이었다. 달리는 차 안에 있으면 바람이 강하게 드나드는 것처럼, 나와 여인들이 있는 곳도 강력한 바람이 휘몰아치고 드나들었다.

"주, 주인님, 이제 저 한계...!"

"좀 더 버텨! 휴게소까지 앞으로 조금만 더 가면 돼!"

"그 휴게소가 도대체 어디인, 햐아앙!!"

륜은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미 뒷치기로 수차례 절정에 가버린 륜은 끝까지 버티지 못했다. 그렇다고 륜이 잘못은 한 게 아니다. 륜은 이미 참을 수 있을만큼 참았고, 나 또한 마찬가지.

"다음!"

나는 륜에게 다음 타자를 지목하도록 지시했다. 륜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흔들거리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다음 타자, 다음 희생자를 가리켰다.

"류, 륜 너!"

"미안해요, 언니...!"

하이엘프 공주는 쿠앤크 엘프 여왕에게 하극상을 벌였다. 루나는 다음 배턴을 받는 것에 두려워하며 몸서리를 쳤지만, 옆에있던 로도페리와 그레모리가 루나를 양옆에서 붙잡고 내 앞에 무릎을 꿇렸다.

"아니, 좋지만! 뒷치고 하는 건 좋지마아안!"

"좋으면 계속 달려!"

찌걱. 나는 루나의 안에 라스푸틴을 밀어넣었다. 륜보다는 훨씬 넓은 실린더는 전희가 필요없을 정도로 윤활유가 한가득 끈적거렸고, 나는 내가 자지를 박는데 몸을 지탱할 할레오 색스를 꽉 움켜쥐었다.

한 손은 루나의 골반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할레오 색스를 움켜쥔다. 문신의 힘은 할레오 색스의 도끼날로 퍼져나가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엘프 여왕님이 다른 엘프들에게 모범을 보여야지! 끄오오옷! 간다, 루나!"

"시, 싫어어어! 질싸없는 라스는 라스가 아니야아아!"

루나는 비명을 질렀지만 소용이 없었다. 륜에게서 루나로 환승하느라 군단의 이동속도는 자연히 떨어졌다. 할레오 색스에 비축된 오라가 끊어진다면 중대장과 소대장 오크들은 순수하게 자신의 피지컬로 그린엘프들을 상대하는 수밖에 없다.

내 문신의 힘이 닿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섹스일 뿐이다. 내 오라가 마검에 깃들어야 비로소 마검의 에너지가 군단을 달리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버텨! 나도 지금 싸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너까지 그러면 안 되지!"

"그러면 싸!"

"싫다! 던전 안에서 싸야 의미가 있지, 던전 밖에서 싸는 건 정액손실일 뿐이야!"

시스템은 던전 밖까지의 지원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늘에 걸린 달이 비추는 대지는 마왕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인간의, 여신의 영토.

"내가 더 힘들면 힘들지, 너희가 그러면 안 되지!"

여인들은 서로 한 시간에 한 번씩 교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24시간을 논스톱으로 허리를 흔들어야 한다. 심지어 중간중간 싸기라도 하는가? 그것도 아니다.

"크윽, 샤이탄! 느슨하게 풀린다! 묶어다오!"

"주인님의 뜻대로."

샤이탄은 내 아래에서 고환 쪽으로 손을 뻗어 성마법을 사용했다. 고환이 찢어질 것 같은 감각이 내 전신을 불태우는 것 같았고, 나는 눈이 뒤집힐 것 같은 쾌락을 참고 앞으로 허리를 찔렀다.

"아아아앙!!"

질싸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루나에게는 완벽한 패티쉬의 발현이었다. 남들의 앞에서 무참히 오크에게 강제로 뒤로 당하는 것 만큼 루나를 쾌감에 젖게 만드는 상황이 없었고, 루나도 좋다고 안에서 자지를 조이며 사정을 재촉했다.

"샤이탄, 제발 그거 풀어줘! 너도 안에 받으면 좋잖아!!"

"죄송합니다. 군단장님 명령이라."

하지만 사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샤이탄이 걸어둔 성마법은 마치 정관수술을 받은 것 처럼 정액이 뿜어져나오지 않았다. 고환안에 저장된 정액은 정관을 타고 흘러나오지 않았고, 나는 그 대신 문신의 에너지를 루나의 안에 끝도 없이 방출했다.

사정도 하지 않는 성교가 무슨 라스인가 싶지만, 지금 나는 성교를 하는 것이 아니다. 구울들의 팔다리에 근력을 불어넣고, 길을 닦는 흑익룡들의 브레스에 숨결을 더하고, 관광버스형 나무전차를 움직이는 마검 부스터에 열기를 불어넣는 기계일 뿐이다.

"우오오옷! 루나, 자세를 바로잡아라! 가슴 쿠션이 괜히 있는 게 아니잖냐!"

"무리, 무리이이이! 지, 질싸가 문제가 아니었어! 뒤, 뒤로 하는 거 너무 좋아!!"

루나에게서 서서히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안에 피스톤 운동을 계속 하며 나와 루나의 끓어넘치는 성욕을 문신의 힘으로 방출했다.

"전 군단, 부스터 준비!!"

"아아아아앙!!"

루나의 비명과 함께 우리 군단은 일제히 붉은 빛에 휩싸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5성 여인의 쾌락 절정은 군단 전체로 하여금 속도가 두 배 빨라지는 부스터를 넣기에 충분했다.

"라스! 라스! 라스 온 더 빗치!"

드라이브를 하는데 노래가 빠질 수 있으랴. 나는 노래를 부르며 루나의 엉덩이를 마구 후려쳤다. 찰싹거리는 리듬에 맞춰 피스톤도 비슷하게 찔러넣었고, 군단은 노래의 박자에 맞춰 진군 속도를 조절했다.

절정 부스터로 때로는 빠르게.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때는 천천히.

"주인, 저기 앞에 인간들의 작은 마을이 있어!"

"뭣이?! 사람은 있는 것처럼 보이나?!"

"아니! 전부 도망친 것 같아!"

"크으, 그렇다면 밀어버려도 되겠지! 루나, 가즈아아아아!"

나는 루나의 하반신을 잡고 번쩍 들어올렸다. 할레오 색스의 도끼날이 그녀의 도끼자국에 정확히 닿도록, 나는 자세를 잡고 아래에서 힘차게 찔러올렸다.

"우리가 가는 앞길을 가로막지마라! 루나포, 발사!"

"아아아아앙!!"

고고고고고-------

루나포는 전방으로 직선으로 뻗어나갔다. 야밤에 널리 퍼져나가는 은빛의 궤적은 우리 앞을 가로막는 마을을 흔적도 남김없이 지워버렸다.

"흐하하하! 길이 열렸다! 계속 달려!"

"으힉, 흐헤엑...."

루나포를 발사한 루나는 앞으로 고꾸라졌다. 역시 성흔을 한 번에 사용한 덕분에 탈진이 걸려버렸고, 나는 빠른 파츠 환장을 위해 루나의 몸을 돌렸다.

"루나야, 다음은 누구!"

다들 루나의 시선을 피했다. 죽음의 무사정 섹스는 적의 요새 앞에 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질싸없는 섹스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미안."

루나는 고개를 떨구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하르파스, 미안해!"

"끼아아아아악!!"

3번 타자, 하르파스. 밤하늘에 까마귀 우는 소리가 널리 울려퍼졌고, 군단은 어둠을 헤치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

“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적이 벌써 산맥을 넘어왔다니요?”

늦은 밤, 앤티알 3왕자는 자신을 깨우면서까지 전해진 급보에 당황했다. 지휘관은 항상 냉정을 유지해야 하지만, 이 자리에 모인 이들 중 당황하지 않은 자는 아무도 없었다.

당장 잠옷을 입고 달려온 3왕자부터 시작하여, 여인을 안다가 달려온 듯 밤꽃냄새를 풍기는 사스티스, 쇄골에 여인의 잇자국이 한가득 남아있는 조마스히트, 그리고 머리에 까치집을 한 시므에잉까지 하나같이 꼴이 말이 아니었다.

“...예. 적이 산맥을 넘어왔습니다.”

그나마 차림새가 반듯한 두 여자, 오르드와 메리지는 회의가 파하고 난 뒤의 복장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음? 해산물 비린내가…?”

“건어물을 안주삼아 뜯고있었습니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닙니다.”

“크흠, 역시 그렇지? 둘이 그럴 리가 없지.”

“3왕자님의 앞입니다. 말을 삼가해주세요.”

하지만 그들에게서 풍기는 건어물 냄새와 알싸한 담배향은 둘 또한 개인적인 휴식을 취하다가 온 것으로 생각하기에는 충분했다.

문제는 그런 야심한 시각에 이들이 급히 모여야 했을 정도로 사안이 심각하다는 것. 테이블 가운데에 펼쳐진 마법 지도에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적의 행군이 한 눈에 보였다.

“이게 적들의 진군 모습입니다.”

하늘에서 찍은 듯한 사역마의 시야에는 정체불명의 네모난 물체들이 아래에 바퀴가 달려 앞으로 달리고 있었다. 통나무를 엮어 만든 땟목 같기도 하고, 네모난 상자에 바퀴를 달아 굴리는 것만 같았다.

뷰릉 뷰릉!!

요상한 소리와 함께 네모난 거대 상자 뒤에서 붉은 기운이 넘실거렸다. 추진체마냥 불꽃이 피어오르며, 나무 전차는 흑익룡들의 브레스로 닦인 길을 매끄럽게 구르며 달렸다.

“도, 도대체 산맥은 어떻게?”

“...지워버렸습니다.”

“예?”

“적은 산맥을 지워버렸습니다. 아예 뚫어버렸어요.”

또다른 사역마가 다른 곳의 시야를 공유했다. 그곳에는 아래에 터널같은 구멍이 뻥 뚫린 산맥이 있었다.

마족들이 타넘으려고 작정하면 분명히 타넘을 수 있기는 하지만 최소 사나흘은 잡아먹을 것으로 추정되는 산맥은 순식간에 일직선 통로가 되었다.

“저, 저 동굴을 무너뜨리면 어떨까요?!”

“이미 늦었습니다. 적은 산맥을 돌파해 이곳까지 달려오고 있습니다.”

“메리지 공. 시도는 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소. 적의 원군을 끊거나 퇴로를 차단하기에 좋을 것 같은데.”

“그러다 대규모 산사태라도 일으키게 된다면요? 숲의 정령이나 요정들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지휘관들은 자신의 생각을 갑론을박하기 시작했다.

토론과 회의는 분명 건전한 조직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지는 몰라도, 긴박한 사태에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 법.

“그만. 다른 것은 나중에 생각하고, 저들이 어디까지 달려올까 걱정해야 합니다.”

“서, 설마.”

“예. 이 속도라면 앞으로 이틀 내에 이곳에 도착할 겁니다.”

인간들은 침을 꼴깍 삼켰다. 최소 열흘, 아니 이 주 정도는 지나야 요새에 도착할 거라고 생각했 건만, 적의 진군 속도는 너무나도 비정상적이고 빨랐다.

“그, 그러면 저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간단합니다. 요새를 끼고 적과 맞서 싸우는 것이지요.”

“단순히 요새를 끼는 건 우리에게 불리해. 직접 나가서 야전을 거는 게 더 좋아. 괜히 성벽 안에 틀어박혀있다가 저런 거 맞으면 어떡해?”

메리지는 산맥을 뚫어버린 정체불명의 힘을 가리켰다.

“저, 저런 게 만약 쏟아진다면 저희는 어떻게 해야합니까?”

“저게 연사가 가능하다면 이미 인류는 진 거나 마찬가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 수준의 연사는 불가능해보입니다.”

“후작령에서 마지막에 들어온 전투 보고에 따르면...분명 저건 결전병기 급 힘이에요. 용사의 성검에 버금가는 힘이죠.”

성검에 대한 언급에 지휘관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성검의 용사들이 얼마나 강한지는 이미 아리에스 백작령에서 벌어지는 일을 듣고 전율하고 있었다.

그런 용사가 적진에도 있다? 절로 입안이 바싹 말랐다.

“훗, 재미있군.”

오르드는 입꼬리를 비틀며 허리에 걸어둔 검을 만지작거렸다. 3왕자를 비롯한 다른 지휘관들도 성검의 용사 급이라는 말에도 긴장할 뿐 두려움에 항복해야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결국 성검의 용사는 아리에스 백작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성검의 힘을 얻은 특이한 경우.

세상에는 오르드나 메리지처럼, 성검의 용사조차 살아남기 힘든 인류연합 최전선에서 싸워온 진정한 ‘용장’들이 수두룩하다.

소드마스터와 8서클 마도사.

오르드를 중심으로 여인들로 구성된 기사단인 콜드미스 기사단.

메리지가 마탑주인 동시에 마탑의 전원이 용병이나 마찬가지인 <비혼의 탑>.

“후후, 얼마든지 오라고 하십시오. 저희는 이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3왕자님.”

그 어떤 변수가 있더라도 이길 것이다. 3군단은 승리를 확신했다.

***

쪼르르르.

아무리 라스머신이 되었다고 한들 생리현상은 참을 수 없다. 유사 정관수술에 의해 정액은 싸지 않았어도 내가 먹고 마신 것을 쌀 필요는 있었다.

“크으, 이제는 안 되겠다. 잠시 휴식.”

나는 전차를 멈춰세웠다. 륜, 루나, 하르파스에 이어 그레모리와 라임까지 보내버린 나는 생리현상의 해결을 위해 광란의 질주를 멈췄다.

“주인님, 사정관리를 해제할까요?”

“응? 아니다. 그럴 필요는 없다. 생각보다 이거 좋구나. 흐흐흐.”

현자타임 없이 계속 흥분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게 썩 나쁘지만은 않았다. 한 번 사정하고나면 여운을 즐기며 숨을 돌리기도 하지만, 이렇게 논스톱으로 달리는 것도 힘들지만은 않다.

“어쩌다보니 일찍와버렸군."

앞으로 하루 거리.

우리는 엄청나게 달려온 끝에, 불과 한 나절 정도만 걸어가도 적이 자리잡은 요새에 도착할 수 있는 위치에 도착하고 말았다.

"나무전차들의 상태는?"

"바퀴에 감아둔 스타킹의 올이 다 풀려버렸어요."

"차축이 된 창도 망가졌어. 창날은 뜯어다가 다시 쓸 수 있지만, 그게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네."

"덜커덩거리면서 통나무들이 서로 어긋난 곳도 있습니다. 그린엘프 머리칼이 간신히 버텨줬지만, 이제 더는 못 쓸 것 같습니다."

체감상 수 백 km를 달려온 덕분인지 나무전차의 상태는 몹시 좋지 않았다.

하지만 나무전차에 탄 군단의 병사들은 엉덩이가 조금 아프기는 해도 힘들이지 않고 목적지 근처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차체는 고장나면 새로 만들거나 수리하면 돼. 문제는 엔진, 동력원이다. 다들 괜찮더냐?"

"소대장 오크들도 문제 없음, 중대장 오크들도 이상 없음입니다. 마검도 문제 없고, 그린엘프들도 문제 없습니다. 모두 양호합니다."

"좋다. 그래도 지쳤을테니 휴식은 취해야지. 흐흐흐. 조금만 쉬고 다들 다음 작전을 준비하라고 하라."

우리가 해야할 것은 공성전.

우리가 나무전차를 이곳까지 끌고 온 순간, 우리는 승리에 더욱 가까워졌다.

"다들 배낭 챙겨."

다음 작전은 우리가 하루 쉬고 난 다음, 새벽 4시.

"원래 도둑은 밤에 나타나는 법."

인간이 가장 깊게 잠든 시기에, 우리는 야습을 할 것이다.

"목숨 아니면 정조를 훔쳐가주마."

아아, 여신과 마왕이시여. 내일도 정의로운 군단장이 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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