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587화 (585/800)

587회

151일차

<그 시각, 차원의 틈>.

"마르코시아스 던전은 이제 사실상 정리됐다고 보는 게 맞겠죠?"

"네. 모험가들이 중추까지 공략했다고 하니까요. 이제는 사실상 마르코시아스 본인만 남았어요."

지하 2층의 별실에 모인 군단의 주민들은 던전 내의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포털을 통해 넘어오는 사람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그들이 싸워야 할 던전은 점점 자원이 고갈되기 시작했다.

마르코시아스 던전이 서브 던전처럼 마족이 무한히 생성되는 곳도 아니고, 엄연히 비축된 자원이 소비되는 곳인 만큼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

"언젠가는 더이상 모험가들의 침입을 견디지 못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끝나버릴 줄이야."

메어리는 포털 앞에 백기를 들고 나타난 2성 마인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상당히 지친 얼굴로 무릎을 꿇었다.

"항복, 항복입니다. 제발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자비? 완전히 질 것 같으니까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구걸해? 어이가 없네."

"크윽...."

마인은 고개를 떨궜다. 메어리는 마인의 목에 성검의 끝을 겨누며 물었다.

"항복하는 조건으로 뭐든지 할 수 있어?"

"무, 물론입니다! 저는 주인님께 전권을 위임받아왔습니다!"

"주인이 직접 와서 대가리 박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좋아. 그럼 항복하는 조건을 들어주지."

메어리는 비릿하게 웃으며, 자신의 뒤에 서있던 인간 여자를 불렀다.

"이 언니랑 섹스해."

"......예?"

마인의 표정은 창백하게 굳었다. 메어리의 옆으로 나온 인간 여인은 마인을 향해 입술을 핥았다.

"잘생겼네. 메어리 양, 고마워. 마인까지 먹으면 내가 보지로 먹은 자지 종류가 딱 10종족 되겠다."

"그, 그게 무슨 말이오!!"

"못 들었어? 이 언니가 지금 네 자지가 고프시다잖아. 항복한다는 조건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며?"

"크윽...!"

인간 여인은 마인의 턱을 손으로 들어올렸고, 마인은 치욕스러운 얼굴로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어머, 뿔 늠름한 것 봐. 당신 다리 사이에 난 세번째 뿔은 얼마나 단단할까?"

"요, 용사여! 내가 뭐든지 하겠소! 하지만 인간과의 성교만큼은...!"

"전권을 위임받아왔다고 했지. 주인을 위해 적진 한 가운데에 와서 무릎까지 꿇었어. 그 기개를 높이사서 기회를 주는 거야."

메어리가 손뼉을 치자, 별실의 벽이 허물어지며 한 무리의 인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으어어...."

이지를 상실한 인간들은 하나같이 흉악한 거근을 덜렁거리며 비틀거리고 있었다. 마치 기생수에 조종당하는 이들마냥 움직이는 모습에 마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우리가 정말 좋은 정보를 얻었거든. 마르코시아스, 여자라며?"

"이, 이 놈들...!!"

"선택해. 네가 인간박이 하고 주인을 살릴래, 아니면 주인이 인간들에게 돌려지는 거 옆에서 구경할래?"

"......여신의 천벌을 받을 것이다, 이 놈들...!"

마인은 마족이면서도 여신을 들먹이는 저주를 퍼부으며, 벌벌 떨리는 손으로 벨트를 붙잡았다.

"어머, 어딜 벗으려고?"

"뭐?"

"내가 너를 벗기는 거야."

쾅!

여인은 마인의 어깨를 발로 밀어 그를 넘어뜨렸다. 옆에서 그린엘프와 드라이어드가 마인의 팔을 붙잡았고, 여인은 마인의 바지 고간부를 손아귀 힘으로 뜯어냈다.

"으아악!!"

순식간에 자지만 겉으로 드러나게 된 마인은 비명을 질렀다. 여자에게 강간당할 수 있다. 자신보다 강한 자에게 범해지는 건 마족으로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시, 싫어어어!!"

하지만 여자를 떠나, 인간에게 범해지고 싶지 않았다. 마인은 상스럽게 보지를 스스로 벌리며 자신의 자지를 붙잡는 손길에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살, 읍?!"

다른 인간 여인이 자신의 얼굴을 고간으로 깔고 앉아버렸다. 동시에 세번째 뿔이 인간 여인의 속으로 쑥 들어가고 말았다.

"주인...님...!"

마인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메어리는 마인이 인간들에게 능욕당하는 것을 구경하며 승전보가 전해지기만을 기다렸다.

"메어리 님!!"

위에서 서큐버스가 급히 달려와 메어리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다급하고 긴장된 얼굴의 서큐버스에 메어리와 차원의 틈 직원들 모두가 덩달아 긴장했다.

"무슨 일이야?"

"라스터 콜이 울렸어요! 군단장 님이 위험하세요!"

"!!"

던전의 방위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을 남기고 모든 병력이 전선에 투입되는 긴급 신호, 라스터 콜. 메어리는 예상치 못한 라스터 콜의 발령에 입술을 깨물었다.

"아직은 괜찮으셔...!"

던전 주인의 목숨은 곧 던전의 존재와 병행한다. 따라서 던전이 무너지지 않았으면 아직 던전 주인, 라스푸틴은 살아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장 언제 죽을 지도 모른다. 메어리는 성검과 옷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작령으로 향하는 포털을 닫아버리세요. 언니들은 그 놈 잘 감시해서 진짜로 항복인지 아니면 거짓 항복인지 알아내고."

"메어리, 어디로 가는 거야?"

"당연히 싸우러 가는 거죠."

메어리는 인간들로부터 노획한 지도를 펼치며 거리를 계산했다.

"제가 나가고 난 다음, 바로 전이문을 닫아버리세요."

메어리는 레굴루스 성으로 향하는 전이문을 향해 달렸다.

* * *

성체 드래곤급의 거대 사자.

상식을 벗어난 크기의 힘 앞에는 당연히 상식을 초월한 방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한 대부분의 전술이 남들의 눈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었던 전술이라면, 지금 내가 사용하는 전술은 역사서에조차 남기지 못할 상스러운 전술이었다.

"루나 마크스, 등장!"

루나는 얼굴에 가면을 쓴 채 성검 레오의 앞에 당당히 섰다. 가면이라고 해봐야 눈가만 가리는 아이마스크 수준이었다. 바깥에 나와 금발 거유 상태인 루나는 하복부에 음문처럼 새겨진 성흔의 빛을 과감하게 내뿜었다.

[이런 미친 년놈들이.]

성검 레오는 우리를 내려다보며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부끄럽지도 않느냐?]

"부끄러워 할 이유가 없지!"

루나는 당당히 팔짱을 끼며 가슴을 밑에서 들어올렸다. 팔이 가슴에 전부 파묻힐 정도로 거대한 크기에 주변 병사들이 싸우던 것 조차 멈추고 루나를 바라볼 정도였다.

'전투가 멈췄다.'

인류연합과 마왕군의 전투조차 잠시 멈추게 할 정도로 루나의 존재감은 거대했다. 우리 군단의 공식 최종병기 알파답게, 나의 등 뒤에서 나타난 엘프 여왕의 복장은 과감하기 짝이 없었다.

[전신을 망사로 가리고 있다니, 수치를 알아라!]

"아하하하!!"

성검 레오의 호통에 루나는 박장대소하며 몸을 떨었다. 루나가 웃을 때마다 출렁거리는 가슴에 근처에 있던 토벌대 병사는 슬며시 검을 내리기 시작했다.

망사. 루나의 몸에는 격자무늬가 가득했다. 유두는 미르망이 사용했던 것처럼 니플패치가 단단히 붙어있었고, 은밀한 부위를 가리는 속옷은 비키니에 준할 정도로 면적이 작았다.

"아아, 이것은 수박끈 패션이라고 하는 것이다."

루나는 수박맛이니까 당연히 수박을 묶는 방법으로 무늬를 새겨넣었다. 루나는 두 다리를 좌우로 살짝 뻗으며 당당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눈썰미가 나쁘네, 용사님! 이게 망사끈으로 보여?!"

[뭐라고?]

"잘 봐!"

루나는 손가락을 내 얼굴 쪽으로 뻗었고, 나는 혓바닥을 내밀었다. 그녀는 내 침을 손가락으로 슥 훑은 다음, 자신의 쇄골부위까지 닿은 무늬를 살짝 문질렀다.

스르륵.

침에 젖은 손가락이 루나의 쇄골을 살포시 지웠다. 망사의 흔적은 끊어진 철조망처럼 사그라들었고, 성검 레오의 은빛 갈기가 부들부들 떨렸다.

[설마.]

"그래! 이건 옷이 아니야! 문장이지!"

"""우오아아아!!"""

토벌대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전부가 아니라 극히 일부가 탄성을 내지른 것이었지만, 적에게 환호를 보낼 정도로 루나의 몸은 대단했다. 조금 노출도가 심한 망사 옷을 걸쳐 섹스어필을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루나가 실제로 입고 있는 건 니플패치 두 개에 T팬티 급의 팬티 뿐이었다.

"용사! 너도 이렇게 만들어줄게! 나, 엘프 여왕의 이름을 걸고!!"

[이 망할 오크놈! 엘프 여왕을 세뇌했구나!]

계획대로. 성검 레오는 포효를 내지르며 발톱을 휘둘렀다. 루나의 뒤에 찰싹 달라붙어있는 나를 붙잡으려고 했고, 나는 루나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더 강하게 달라붙었다.

"쥬지님을 괴롭히지마!"

하늘에서 별빛이 날아와 성검 레오의 앞발을 쳐날렸다. 사자는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서며 하늘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나부터 쓰러뜨리고 가야할 거다!"

하늘에는 루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아주 약간의 수치심이 남아 전신 타이즈로 몸을 가린 복장의 미르망이 페가수스의 위에서 볼트를 겨누고 있었다.

[용사까지 세뇌해! 이 거지같은 오크놈!]

"으하하하! 꼬우면 세뇌 풀어보시던가! 엘프 여왕이여, 너의 진가를 보여라!"

나는 무릎을 굽히며 루나의 허벅지를 받쳐들었다. 루나는 다리를 좌우로 벌리며, 우리가 수도 없이 연습을 했던 것처럼 두 손에 V자를 그리며 혀를 내밀었다.

"라-스!"

[꺄아아아악!!]

성검 레오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크게 뛰었다. 나는 모두가 바라보는 곳에서 루나를 아래에서 받쳐들며 들고 박았고, 루나는 나에게 박히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

"아항, 좋아, 자지님 좋아!"

마치, 나에 의해 세뇌되어 수치심과 치욕을 잊어버린 변태가 되었다는 것 마냥.

"오크다! 오크가 엘프를 세뇌한 것이다!"

"엘프들은 오크들에게 세뇌당한 게 분명해!"

인간들은 거짓된 진실을 깨달았다.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여론전과 정치싸움에서는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일 지 몰라도, 당장 싸우고 있는 도중에는 우리에게 더 이득이 되는 상황이 분명하다.

"차지!"

나는 지금까지 모아왔던 모든 것을 루나의 안에 밀어넣었다. 자지가 꿀럭거리며 정액이 안으로 들어갔고, 은빛 성흔은 점차 뿌옇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흥, 흐아앙!"

그리고 달아오르는 건 성흔만이 아니었다. 성흔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격자무늬 문신에도 은빛의 힘이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 성흔의 힘에 나의 문신의 힘이 중첩되어, 루나의 자궁속에서 하나가 되어 어우러지기 시작했다.

"보아라, 이것이 바로 라스푸틴의 진정한 힘!"

나는 루나의 아랫배까지 손을 들어올려, 성검 레오를 향해 조준했다.

"신성과 마가 하나가 되는 순간, 혼돈이 찾아오리라!"

신성력 가득 담긴 자궁에 나의 마기섞인 정액이 스며든다. 그것이 혼돈.

섞인 혼돈의 힘을 성흔이 반짝이는 길을 향해 뿜어낸다. 그것이 파괴.

이제, 남은 것은 전신에 뻗어있던 망사 문신의 힘을 모두 자궁으로 밀어내는 것 뿐.

"여왕의 품격, 똑똑히 보아라!!"

나는 발사 스위치, 루나의 자궁구를 귀두로 찔렀다. 루나는 절정과 함께 고개를 뒤러 젖혔다.

----------------!!

루나가 가버림과 동시에 성흔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뿜어져나왔다. 최초의 가벼운 인사같은 잽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막대한 에너지포는 행성마저 파괴하는 게 아닐까 싶은 위력이 담겨있었다.

[크으아아아!!]

성검 레오는 괴성과 함께 앞으로 발을 크게 내딛었다. 사자의 갈기가 날카롭게 뻗쳤고, 성검 레오의 앞에는 은빛 방패가 나타나 포격을 막아내려고 했다.

"흐하하하! 어리석은 년!"

방패로 막는 건 최악의 수다. 마기가 섞인 신성력은 순수한 신성력과는 다른 전혀 다른 성질의 힘이다. 어느 한쪽이 사그라들거나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퍼져라!"

루나포는 성검 레오의 방패와 닿자마자 빛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방패는 루나포를 소멸시키지 못하고 사방으로 튕겨냈고, 방패에 부딪힌 루나포가 곳곳으로 튕겨나가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흐이이익!!"

튕겨나간 혼돈의 빛에 노출된 토벌대 병사들이 괴성을 지르며 픽픽 쓰러졌다. 누군가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누군가는 주체할 수 없는 쾌락에 빠져 사방으로 쓰러졌다.

[무슨 짓을?!]

"임신광선이다!"

러브앤피스빔의 효과는 간단하다.

우리가 여신의 뜻을 따르고 있는 만큼, 여신이 세상에 널리 퍼뜨리고자 하는 당신의 뜻을 널리 알리는 것. 그리고 여신의 진의는 모든 종족과 차별을 뛰어넘어 서로를 사랑하는 것.

"전쟁조차도, 사랑을 막을 수 없나니!"

나는 세계에 인류애를 뿌렸다.

"빔에 스친 자는 죽지 않아! 단지, 서로 사랑하는 행위를 견디지 못하게 될 뿐!"

끄어어어!!

러브앤피스빔에 피격당한 이들은 점점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색수병에 한 번씩 당한 환자로, 이미 성욕에 눈을 뜬 이들이었다.

"이렇게, 서로 아이만들기를 시작하는 거지."

뷰릇. 나는 루나의 안에 한 번 더 사정했다. 성검 레오는 전신의 털이 바짝 선 채 우리를 노려보기만 할 뿐,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오늘, 이곳에서 세계의 인구수가 0.1% 상승하게 될 것이다."

"으어어어!!"

전쟁조차 사랑을 막을 수는 없다. 인간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찾아 달렸다. 남자들은 엘프의 품으로, 여자들은 오크의 품으로.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설마 떡치는 와중에 공격하냐?"

동료가 옆에서 마족과 성행위를 하고 있는데, 과연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성검 레오. 분명히 말하마. 네가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고고고고. 루나의 하복부에 뿌연 빛이 점점 진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더 많은 인간들이 발정하여, 마물박이가 될 것이다."

성검 레오의 방패에 부딪힌 빔은 계속 사방으로 흩어져, 전장 전체를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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