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8회
150일차
나의 거근, <라스푸틴>은 단순한 생식기가 아니다.
나의 여자들에게 사랑을 전파하는 용도, 나의 여자들이 나를 우러러 볼 수 있는 근거, 나의 군단이 이렇게까지 자라고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 내가 던전을 운영함에 있어서 어려운 판단을 내릴 때마다 나침반이 되어 방향을 제시해주던 근거,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그리고 지금, 마르바스를 상대로 뻗은 라스푸틴에는 '친애'의 의미가 담겨있다.
군단에, 나에게 충성을 바치기로 맹세한 여인은 무릎을 꿇고 귀두에 입술을 맞춘다.
충성에 대한 맹세로 발등에 키스하는 것 대신에, 이왕이면 조금 더 내게 좋은 곳에 키스를 받는 게 더 좋지 않은가. 륜을 비롯한 나의 연인들은 키스 뿐만 아니라 펠라-딥쓰롯-꿀꺽이 기본이었고, 적이었던 자들 또한 나의 자지에 충성을 맹세하는 것으로 군단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
즉, 나의 자지에 신체를 접촉한다는 것은 나와 함께 걸어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마르바스를 상대로 세운 라스푸틴에는 '신뢰'의 의미가 담겨있다.
라스푸틴은 우리 군단의 상징인 동시에, 나에게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급소다. 자지가 반으로 갈라진다면 치료는 할 수 있겠지만, 만약 싹뚝 잘리게 된다면 몇몇 나는 군단장의 위엄을 잃고 말 것이다.
그런 급소를 마르바스 앞에 내밀었다. 이것은 마르바스에게 내가 '당신을 믿고 있다'는 신뢰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지금, 마르바스가 붙잡은 나의 라스푸틴은 '동맹'의 상징이었다. 마르바스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내 좆을 살포시 붙잡았다.
"...일단 시험을 좀 해봐야겠어."
탁, 탁탁탁. 조금은 서툰듯한 손길로, 마르바스는 한손을 이용해 내 자지를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사정 테스트라면 필요없다. 이미 내가 라임에게 씨를 뿌리는 걸 보았지 않느냐? 이 크기를 눈으로 보고도 시험을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시험이 아니야. 네가 정말로 나와 '산란동맹'을 맺을 수 있는지 시험하려고 하는 거야."
"산란동맹?"
뭔가 꼴리는 동맹 이름이다. 나는 절로 좆이 쫑긋 섰다.
"그래, 산란동맹. 던전 주인끼리 퓻퓻해서 서로 알을 하나씩 챙겨가는 거지. 서로 떡쳐서 낳은 자식만큼 가장 확실한 동맹이 어디있겠어?"
"뭐? 던전 주인끼리 알을 낳을 수 있다고? 그게 가능해?"
"...너 혹시 던전 등급 A급 아니니? A급 달면 던전 주인끼리도 가능하게 되는데. 혹시 B급이야?"
"........"
아직 C급이다. A급 뺨을 때릴 만큼 던전이 성장하기는 했지만, 시스템상으로는 아직 C급에 머물러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A급은 아니다. 마르바스여, 산란동맹이 내가 이해하는 게 맞다면...."
"서로 씨를 교환하는 것만큼 확실한 증표가 어디있어?"
"차라리 인질을 데리고 있는 편이 더 확실하지 않은가? 예를 들어 각자 혈육인 자를 상대 던전에 볼모로 보낸다거나."
"되게 인간적이네, 너는. 볼모가 무슨 의미가 있어? 서로 떡 한 번 치고 알 교환 하는게 제일 확실하지."
마족 감수성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혈육보다 몸정이 더 크다는 건가?'
떡정으로 맺어진 인연으로 동맹을 맺는 건지, 아니면 서로가 낳은 자식을 인질로 생각하라는 의미인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좆침반은 뜨겁게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었다.
"아무튼 너랑 내가 떡쳐서 알을 두 개 낳으면, 하나씩 챙겨간다 이 말인가?"
"그래. 나는 네 우수한 오크 씨를 받아가고, 너는 내...종족은 비밀. 아무튼 내 씨도 네 자식이 이어나가겠지? 던전 주인으로서 가진 씨중에 가장 우수한 종자를 교환하는 거야."
'유전자 교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합리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이득 교환이다.
나의 우월한 오크 유전자가 나의 군단 밖으로 퍼져나가는 것은 조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마르바스의 유전자가 나와 대등하거나 그 이상이라면 충분히 가치는 있는 거래였다.
마르바스 또한 썩 나쁘지 않은 상대였다.
"시험이라는 건 내가 네 안에 씨를 뿌릴만한 자격이 있느냐를 말하는 거군."
"글쎄...."
뷰르륵.
마르바스의 대딸 덕분에 나는 금방 사정하고 말았다.
다행히 라임이 바로 입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던 덕분에 땅에 흘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마르바스는 빛처럼 달려와 귀두를 입에 삼키고 빨아먹는 라임을 보며 표정이 또 불편해졌다.
"나랑 단순히 동맹을 맺는게 아니라, 네가 진짜로 나와 함께 큰 물에서 놀고 싶다면 내 시험을 통과해봐."
"말해봐라."
"후작성 점령, 성검의 용사 이므신할 격퇴, 그러면 내가 이 왕국, '조디악'을 점령하는데 도움을 줄게."
"그것 전부 내가 시간만 들이면 할 수 있는 일이라서 끌리지 않는데. 조력은 필요없다. 내가 바라는 건 한 가지."
나는 마르바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라임에 살짝 눈이 팔려있던 마르바스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내게 허리가 잡혔다.
"내 알을 낳아라, 마르바스. 씨를 뿌리는 건 나다."
"......."
마르바스는 나를 바라보며 슬며시 미소지었다. 나는 그녀가 내건 시험을 하나 통과했다.
"던전 주인끼리 산란이라고 했겠다. 서로 씨를 가져간다고 했지. 하지만 유감이구나, 마르바스. 내가 호구로 보이느냐? 나한테 네 씨를 뿌리려고 했겠다."
"생각보다 똑똑한 걸."
마르바스는 다소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그래. 던전 주인은 여자가 남자를 임신시킬 수 있지."
"그것 참 무서운 말이로군. 혹시 방법을 알려줄 수 있나?"
"방법? 너 혹시 성별 바꾸지 못하니? 던전 등급이 B급 되면 자동으로 성별 바꿀 수 있는데?"
"뭐...라고...?"
충격과 공포. 나는 마르바스에게 내가 B급 시설의 존재를 모른다는 걸 알려진 것보다, 그런 시설이 있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었다.
"자, 잠깐만. 그런 게 실제로 존재한다는 말인가?"
"그래. 나도 가끔 내가 알 까게 하고싶은 애들 있으면 남자로 변신해서 씨뿌리는걸. 여자 던전 주인들 배려해야지 않겠어?"
솔로몬의 위대함에 나는 오한이 들었다.
'나 잘못하면 진짜로 암컷이 되어 박힐 수 있다는 거 아닌가?'
막말로, 메어리가 남자가 되고 나를 여자로 만들어 뒤에서 박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마르바스가 알려준 말이 너무나도 소름이 돋았다.
'그건 안 돼.'
박는 자는 정해져있다.
"왜? 여자가 되는 건 싫어?"
"죽어도 싫다. 나는 박는 자지 박히는 자가 아니다."
"그래. 내가 너를 임신시키는 것이 아니라, 네가 나를 임신시키는 걸로 하지 뭐. 남자 던전 주인 중 10명 9명은 자기 성별 여자로 안 바꾸더라."
10명 중 1명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지만, 나는 다행히 마르바스에게서 좋은 거래를 이끌어냈다. 눈에 보이는대로 나는 마르바스의 안에 박아넣을 것이다.
"대신 그에 따른 조건 추가. 이므신할을 생포할 것."
"혜잔데?"
"뭐?"
"나한테 있어서는 엄청 쉬운 조건이라고. 나는 그 년을 무조건 생포할 거다? 던전 5위 주인도 임신시키고 싶어하는 내가 용사라고 범하지 않을 것 같으냐?"
마르바스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논리에는 틀린 것이 전혀 없었다.
"신성력에 자지가 불타면 어쩌려고 그래? 사제들 강간하다가 자지가 신성력에 불타버린 고자 새끼들이 한 둘인 줄 알아?"
"신성력에 불타는 보지더라도 고통을 감내하며 따먹느다."
"......너 진짜 대담하게 미친 놈이구나?"
마르바스는 코웃음을 쳤다. 용사를 겁간하겠다는 내 말에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좋아. 어디 한 번 이므신할을 잡아다가 내 앞에서 씨를 뿌려봐. 그러면 내가 너랑 혈맹을 맺고, 너를 내 옆에 함께 서게 만들어줄게."
"흐흐, 마르바스. 혈맹? 단순히 옆에 서는 게 아니지."
사락. 나는 마르바스의 다리 한 쪽을 들어올렸다. 치마가 걷어올려짐과 동시에, 나의 라스푸틴은 그녀의 은밀한 곳을 향해 다가갔다.
"나는 라스푸틴. 분노-오만-색욕의 군단을 총괄하는 자이자, 언젠가 바알조차 넘어 솔로몬의 뒤를 이어 마왕이 될 몸. 고작 5위 던전의 주인인 너는 나의 부하가 될 몸이다 이거야."
"허, 네 아래에 서라?"
"똑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마라. 내 위에 설 수 있는 자는-"
"기승위하는 여자뿐? 그래, 그래. 알았어. 네 놈 자만심, 네 좆만큼 잘났다 그래."
사락. 내가 마르바스의 고간부로 자지를 밀어넣자, 마르바스의 몸이 안개가 되어 흩어졌다. 졸지에 허공에 좆질을 한 나는 괜히 무안해졌고, 마르바스는 내게서 한 걸음 물러선 채 실체로 되돌아갔다.
'아직은 아니라는 건가.'
자지를 피했을 뿐 딱히 저항하지는 않았다. 그건 정말로 내가 이므신할을 잡는다면 마르바스를 먹을 가능성이 생긴다는 얘기나 마찬가지.
'이게 왠 떡이람.'
용사를 잡았더니 1+1으로 고위급 던전 주인이 딸려온다. 미리 자신이 앙앙거리며 박힐 던전을 안내해주기 위해, 나는 라임을 어깨에 올리고 몸을 돌렸다.
"따라와라. 던전을 안내해주지."
나는 라임을 안아들고 포털의 바로 옆으로 몸을 돌려 절벽쪽으로 빠져나왔다.
"한 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군단의 주인이다. 던전 주인보다도 위에 있는 존재지."
"군단? 그거 14위권 밑에 있는 애들끼리 짝짜꿍하라고 마왕님께서 만든 시스템 아니야? 하도 지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니까 알아서 자멸하라고 만든 건데. 인장 따먹기 놀이 아니야?"
비웃듯이 말하는 마르바스의 말에 아주 살짝 울컥했지만, 그게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딱 하나는 틀렸다.
"......그럴 리가 있나. 마왕께서 뿌린 인장이 당신의 딸인데. 놀이가 아니라 진짜 전쟁이다."
"........"
비탈길을 올라오던 마르바스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나는 1층으로 들어가려다, 따라오지 않는 마르바스를 불렀다.
"뭐냐, 왜 안 따라와?"
"이, 인장이 사람이라고?! 그것도 마왕의 딸?!"
"뭘 새삼스럽게 놀라는...아 씨발."
절로 쌍욕이 나왔다.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5위 던전의 주인이라면 인장의 실체가 무엇인지 당연히 알거라고 착각하고 말았다.
[샤이탄, 나 잠깐 던전 돌아왔다. 몸을 숨겨라.]
[상황은 대충 파악했습니다. 언제든지 루-나 할 수 있으니 걱정마십시오.]
던전의 상황을 파악한 나는 걱정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르바스에게 손을 뻗었다.
"야, 나 진짜 너 내 자식을 낳을 여자라고 생각하고 오픈하는 거다. 어디가서 말하면 바로 쟁탈전 걸어서 입으로 자지를 막아버릴 줄 알아라. 알겠냐?"
"그, 그래. ...아니, 세상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마르바스는 혼란에 빠졌다. 나조차도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 마르바스도 혼란에 빠지는 게 어느정도 이해가 갔다.
'딸을 경품으로 내거는 경우니까. 그것도 마왕이 직접 자기 혈육을.'
인장은 마왕 스스로 자유롭게 사용하라고 했으니, 루시펠이 그랬던 것처럼 물건 취급 받으며 이리저리굴러다니며 수모를 겪을 수도 있는 존재였다. 그게 사람이라고는 쉽게 생각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인장이라고 하면 무슨 도장같은 걸 생각하지, 자궁문신이 박힌 사람 그자체라고 누가 생각하겠어.'
그들의 몸에 박힌 인장은 결국 타투에 불과할 뿐, 진정한 인장의 힘은 마왕의 딸들이 가진 능력 그 자체다.
'서로 너무 모르는 게 많아.'
서로 가진 패의 색이 다르고 번호도 모두 다르다. 서로 몇 장씩 꺼내 모으면 스트레이트로 이어질 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서로 상대가 알고 모르고 하는 구분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지.'
마르바스 또한 던전의 주인이라는 것.
나의 좆을 잡고 동맹을 맺은 자라는 것.
그리고 내게 언젠가 다리를 벌리게 될 여자라는 것.
"마르바스. 우리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게 정말 많은 것 같은데...."
찌걱. 나는 자지를 튕기며 윙크했다.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가는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
"........"
무시당했다.
하지만 저 무시야말로 마르바스가 나를 상대로 어떤 것을 하고 있다는 증거.
'반했군.'
마왕의 딸조차 먹어치운 나의 늠름한 자지와 잘생긴 얼굴을 보고 반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리라.
"역시 나다."
5위 던전의 주인조차도 매력으로 홀리게 만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