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3회
128일차<늦은 밤, 아리에스 영지로 가는 길 숲.>
성검의 용사 일행은 어둠이 으슥한 숲에 모닥불을 피웠다. 몇 날 며칠 동안 이루어진 강행군에 일행은 피로를 호소했고, 일행의 대부분이 여성인 이상 휴식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옷은 도착하고 나서 갈아입어도 되는 거 아닌가?"
"규탄한다! 타우러스를 규탄한다!"
"아, 혹시 그런 쪽이 취향인 거야?"
"...청결을 유지하는 것은 전사의 기본."
트랄의 의견은 묵살되었고, 용사들은 숲의 공터에 둘러앉았다. 트랄의 옆에는 당연하다는 듯 성녀가 앉았다.
"......."
하지만 성녀의 눈가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아있었다. 신성력의 힘으로 강행군을 하더라도 가장 지치지 않았을 그녀가 지친 모습에 용사들은 다소 의아해했다.
"뭐 때문에 그렇게 피곤한 거예요?"
네가 피곤할 이유가 뭐가 있냐, 신성력으로 체력 십할 회복하고 다니면서. 왠지 모르게 뒷말이 들리는 것 같은 제미니의 물음에 성녀는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꿈...."
"꿈?"
"...요즘 악몽을 꿔요."
"무슨 악몽?"
"...뭔지는 모르겠지만, 악몽이에요."
성녀는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밝히는 즉시 밝히는 변태로 낙인될 것이 뻔했기에, 성녀는 일부러 말을 하지 않았다.
"흐흥, 성녀도 사람이었네. 몽정하는 거 아니야?"
"아, 그렇군! 성녀는 남자였던 것이다!"
"꺄악, 변태-"
"......하아."
성녀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향해 꺅꺅거리며 소위 꼽을 주는 용사들이 아니꼬왔으나, 성녀는 결국에는 최종 승자가 자신이 될 것이라는 걸 알기에 굴욕을 참을 수 있었다.
'내가 옆에 있다고 질투하기는.'
트랄의 옆자리는 언제나 성녀의 몫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 하얀 드레스를 입고 천사들의 축복을 받으며 그의 옆에서 팔짱을 끼고 레드카펫 위를 행진할 여인은 자신이 될 것이다. 그게 운명이며, 여신의 신탁이었다.
- 에잇, 빨리 기정사실로 만들란 말이야!
귀에 여신의 신탁이 들려왔다. 숲을 달릴 때도, 물을 마실 때도,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도 여신의 목소리가 종알종알 거려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정말로 안색이 좋아보이지 않는군. 잠이라도 자는 건 어떤가?"
"괜찮아요."
"괜찮다고 말은 하면서 속내는 그렇지 않군. 자라."
트랄은 성녀의 어깨를 잡아당기며 자신의 허벅지에 눕혔다. 갑작스런 스킨십에 성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쟤 유두 섰다!"
"안 섰어요!"
"아, 미안! 옷 장식이었네, 깔깔!"
"제미니. 그런 장난은 하지 마라."
"으으...."
성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뒷통수와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탄탄한 허벅지 근육은 볼이라도 한 번 비벼보고 싶을 만큼 다부졌다. 성녀는 슬쩍 곁눈질로 옆을 바라봤다.
"음? 타우러스여. 성녀가 그대의 뿔을 훔쳐보는 것 같은데."
"그럴 리가 있겠나.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걸세."
"흠...."
두근, 두근. 성녀는 침묵했다. 트랄은 옆에 벗어둔 검은 로브를 성녀의 위에 덮었다. 만든 이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트랄의 온기가 가득한 로브를 덮은 것에 성녀는 씰룩거리는 입꼬리를 간신히 내렸다.
"잘 자라."
"네...."
성녀는 트랄의 쓰다듬을 받으며 눈을 감았다. 은연중에 불안하게 느끼던, 용사들이 자신을 버리고 갈 것만 같은 상황이 트랄의 품에서 잔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자지! 오크 자지가 바로 눈앞에! 고개만 돌리면 입술이 닿을 위치에!
하지만 여신은 또다시 시끄럽게 외치고 있었다. 성녀는 자신의 귀를 파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여신은 자신에게 신성력으로 말하고 있어 그럴 수도 없었다.
- 빨리 오크의 아이를 낳으란 말이야! 그아아앗, 하고! 더이상은 나도 못 참아! 이것만큼은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움찔. 성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여신은 여인의 자존심도 모르고 성녀를 재촉했다. 그리고 그 재촉은 성녀에게 이상한 '꿈'을 꾸게 만드는 걸로 발현되었다.
- 빨리 오크의 아이를 낳지 않으면, 너는 이렇게 될 것이야!
스르르.
성녀는 잠들었다. 잠들기 싫었지만, 잠들어야만 했다.
찌걱, 찌걱, 퍽퍽퍽.
꿈속에서, 성녀는 탕녀가 되어 온갖 남자들에게 다리를 벌리고 박히는 걸레가 되어야만 했다.
쥬륵.
성녀의 하복부에서 투명한 눈물이 흘렀다.
* * *
모든 것에는 조합이라는 것이 있다.
삼겹살에는 소주, 치킨에는 맥주, 그리고 오크에게는 엘프가 있는 것처럼 세상에는 가장 잘 맞는 조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파종과 산란도 마찬가지지."
하피와 안드라스처럼 조인족끼리 결합을 한다거나, 속성을 따지자면 땅속성에 속할 법한 드워프와 미노타우르스가 잘 맞는 다거나, 인간보다 오크가 더 엘프를 상대로 잘 낳게 한다거나 하는 조합이 있다.
그리고 이 조합이 잘 맞아 떨어지는 경우,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번째, 나올법한 열매가 실한가.
<기네비어 피스케스 x 랜슬롯> 인간 사제와 홀리 오크의 결합
# 랜슬롯
홀리 오크 (☆☆☆☆, 99%)
오크 성기사(☆☆☆☆☆, 1%)
"...우효오."
조합이라는 것이 이리도 중요하다. 원래부터 5성 성기사인 갤러해드를 낳았을 정도로 금슬이 잘 맞던 둘은 나의 예상대로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냈다.
4성 홀리 오크 99퍼센트.
나와 미르망의 파종보다 압도적인 확률과 등급을 자랑하는 것에 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둘이 마음이 맞는 것도 있지만, 역시 기네비어를 죽이지 않고 랜슬롯에게 준 것이 답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얼마나 효율적인가.
파종과 산란에 효율을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서도, 항상 시간에 쫓기는 우리들에게 있어 효율은 몹시도 중요한 문제였다. 특히 양산화가 필수인 홀리 오크는 더더욱 그러했다.
"근데 이건 좀 무서운데."
찌걱.
랜슬롯은 알을 낳자마자 바로 바닥에 누운 기네비어의 위에 다시 올라타 자지를 삼켰다. 산란 절정의 여운조차 이겨내고, 일단 자지부터 안에 집어넣어 기네비어의 치골을 엄지로 문질렀다.
고오오.
"끄, 으어억!"
뷰릇, 뷰릇.
랜슬롯의 엄지는 붉은 문신을 그리며 기네비어를 강제로 사정시켰다. 강제로 일으켜세워진 자지가 랜슬롯의 안에 씨를 부렸고, 랜슬롯은 기네비어의 씨를 받아 아이를 가졌다.
"<파종> 씨를 뿌린다. 열매가 수확되는 시기는 천차만별이다.
# 파종대상 : 랜슬롯 ★★★★, 홀리오크.
# 예상시각 : 74분 뒤."
"몰라, 뭐야 이거. 무서워."
우리 군단 내에서 가장 산란 속도가 빠른 레비즈조차도 2시간, 120분이라는 시간이건만, 랜슬롯과 기네비어 조합의 속도는 누구보다 빨랐다.
"하아앙, 자기야, 자기는 그냥 누워있어.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응그읏."
그리고 랜슬롯은 누구 딸이 아니랄까봐 '효율'적인 산란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알을 낳는다.
바로 자지를 보지에 집어넣는다.
문신의 힘으로 강제 사정시킨다.
파종이 이루어지면 그 때부터 다시 허리를 튕기며 성행위를 즐긴다.
일련의 과정이 불과 컵라면이 채 익지도 않을 3분 이내의 시간안에 끝나는 바람에, 기네비어는 사실상 74분마다 한 번씩 랜슬롯의 안에 사정해야만 했다.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거나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1시간 20분마다 홀리 오크의 알을 낳는 셈이었다.
"역시 사랑의 힘은 위대하군. 여신께서 이들의 사랑을 축복하는 것이야. 흐흐."
인간과 마족. 종족은 다르지만 둘 다 신성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 그리고 서로를 향한 믿음과 사랑이 있는 결과, 파종과 산란은 빛의 속도를 방불케했다.
"크윽, 랜슬롯...나 잠깐 물 좀...!"
"아, 물 마시고 싶어? 아빠, 물 좀 떠주세요!"
"오냐."
나는 즉시 랜슬롯에게 나무컵을 대령했다.
"아빠, 물 위에 슬라임 점액이 두둥실 떠있는데요?"
"빨리 마시면 체하니까 천천히 마시라는 의미다."
"흐흥, 어차피 의미 없는데."
랜슬롯은 나무컵을 받아 자신의 입안에 시원하게 털어넣었다. 기네비어는 사색이 되었고, 랜슬롯은 미약 섞인 물을 입안 한가득 머금고 상체를 숙였다.
츄.
랜슬롯은 기네비어와 입술을 맞췄다. 껄떡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기네비어의 목이 꿀럭거리기 시작했다. 갈증 조차도 사랑으로 나누는 둘의 모습은 너무나도 보기 아름다웠다.
"역시 내 딸, 랜슬롯이다."
"아빠가 준 성검 덕분이에요."
"성검?"
"이거요, 이거."
랜슬롯은 엉덩이를 흔들며 자신의 속살을 들어가는 자지를 가리켰다. 딸과 사위의 정사를 눈앞에서 봐야 한다는 불편함이 내 속을 꼴리고 뒤틀리게 만들었지만, 내 부탁에 대한 랜슬롯의 조건이라 차마 나는 거부할 수 없었다.
"남에게 보여주는 섹스가 엄청나게 꼴리는 건 알지만, 내가 당하니까 조금 그렇군."
"히힛, 아빠도 엄마랑 같이 하고 계시잖아요. 오랜만에 딸이 엄마한테 효도한다고 생각하고, 좀 힘내주세요!"
"당연하지. 나는 언제나 전력으로 섹스한다."
...랜슬롯의 말대로, 나는 랜슬롯의 옆에서 교배 프레스 섹스를 하고 있었다. 바로 랜슬롯을 낳은 장본인, 릴리를 상대로 이미 진작에 자지를 찔러내리고 있었다.
"하아, 하아, 오랜만에 느끼는 주인님 자지...♥"
"하아, 하아. 이럴 때 아니면 엄마가 또 언제 아빠 사랑을 받아보겠어요? 쟁쟁한 경쟁자들 옆에 넘쳐나는데."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꾸준하게 하지 않나?"
"남들은 하루에 7번 할 때도 있는 걸요~ 엄마 체력만 괜찮았으면 매일매일 했을 거예요."
"끙. 그건 그렇지."
대신 나도 그들이 나누는 사랑을 옆에서 보며 함께 정을 나눴다. 나는 한 손으로는 릴리의 가슴을 움켜쥐며, 다른 손으로는 나의 자지가 들어간 그녀의 클리를 손가락으로 살살 간지럽혔다.
"5성급 자지다. 3성일 때와 다르고, 4성일 때와 다르지."
"하아아...안타깝네요. 제가 조금만 더 젊었어도...."
오크 7남매를 낳은 릴리는 안타깝게도 더이상 파종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30대 후반의 몸으로 폐경이 찾아온 건 상당히 이른 폐경이었지만, 그녀는 몸을 바꾸기를 바라지 않았다.
"마족이 되면 주인님께 씨를 더 받아 아이를 낳을 수 있겠죠...으흣, 하지만 저는 이대로가 좋아요."
릴리는 인간으로 계속 살기를 바랐다. 나 또한 오크로서 살아가기를 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릴리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원하면 언제든지 얘기해라.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지 해주지. 늙어 죽기 직전에 엘프로 환생하고 싶다고 해도 나는 얼마든지 들어주겠다."
"흐흥, 그러면 말이에요. 주인님. 저 그거 하나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릴리는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하게 해주세요."
"!!"
너무나 충격적인 말에 내 몸은 굳어버렸다. 옆에 있던 랜슬롯과 기네비어도 섹스를 멈추고 릴리를 쳐다볼 정도였다.
"후후, 후후후."
릴리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일 뿐이였다. 예전부터 느낀 바이기는 했지만, 새삼 그녀가 가진 엄청난 권력욕에 나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요망한 것.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지?"
"벼르고 있었죠. 군단에서 살아남으려면, 주인님 사랑을 계속 받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래. 그러니까 내가 아직도 너를 다른 놈들과 떡치는 걸 허하지 않은 것이다."
뷰르릇. 나는 릴리의 안에 씨를 뿌렸다.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지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몸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의 표시였다.
"좋다. 나도 그건 궁금하니...한 번 노력해보도록 하지."
릴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라도, 우선 후작령을 정복할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히힛, 아빠, 엄마. 손자 손녀는 몇 명이 좋을까요?"
"음...."
릴리는 기네비어를 향해 윙크하며 웃었다.
"둘 중 하나의 씨가 마를 때까지?"
"자, 장모님...! 흐어억!!"
기네비어는 랜슬롯에 의해 다시금 쥐여짜였다. 나 또한 릴리에 의해 자지가 조였다.
"응긋, 후우, 하아, ...흐읏."
"엄마, 무리 안해도 돼요."
"아냐, 이럴 때 아니면 기회가 없으니까...후읏."
"잠시 기다려봐라, 릴리."
나는 엄지를 깨물어, 힘겨워하는 릴리의 몸에 문신을 새겨넣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힘겨워하던 릴리의 얼굴이 점점 안정되기 시작했다.
"나의 생명력을 조금 불어넣었다. 이제 좀 편안한가?"
"아...."
"흐흐, 일단 가족끼리 화목한 시간을 보내고 생각하도록 할까?"
뷰르릇.
나와 랜슬롯은 릴리와 기네비어가 기절할 때까지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후작성에서 온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올 때까지, 나와 릴리는 무려 10명이 넘는 손주를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