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531화 (530/800)

531회

128일차

"......아는 하늘이다."

대사제 라그비아는 초원에서 눈을 떴다. 오래 전,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한 옛날, 소년 시절 자신이 자란 수도원의 초원이었다. 손을 잠시 들어올리니, 10대 시절 소년의 손가락이었다.

"여신이시여."

라그비아는 다시 조용히 눈을 감았다. 꿈이라는 건 정말 무궁무진하게 인간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지만, 이런 식으로 어렸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처음이라고 느꼈다.

"요즘 많이 힘들었었나...."

라그비아는 주변에 집중하며 적막감을 즐겼다. 강물이 흘러가는 소리는 청명하여 귀를 맑게해주고,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마음을 즐겁게 했다. 고요함과 적막감 속에서, 라그비아는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에 누워 푹신한 무언가에 머리를 이고....

"...응?"

"쉬이이."

라그비아는 이상한 감각에 고개를 위로 살짝 들어올렸다. 그곳에는 나무 그늘이 아닌, 자신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여인의 얼굴과 가슴이 있었다. 나무 그늘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여인의 가슴이 만들어낸 그늘이었다.

"서, 성녀...?!"

"어라, 라그비아. 성녀라니 무슨 소리에요."

성녀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라그비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은 평소의 싸가지없는 성녀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자상했다.

"평소처럼 시스터라고 안 불러주고. 또 장난치려고 하는 거죠?"

"으브브."

성녀는 라그비아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볼이 늘어지는 감촉은 분명 허상이 아니었고, 성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라그비아의 머리칼을 간질였다.

'꿈이다.'

이미 마왕군에 의해 쑥대밭이 된 수도원, 고향이 이렇게 평화로울 리가 없다.

성녀가 자신을 이렇게 자상하게 쓰다듬어줄 리가 없다.

무엇보다도 성녀가 자신의 머리칼을 쓰다듬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미 반백으로 벗겨진 자신의 머리칼은 돌아올 수 없다는 건 라그비아 본인이 잘 알고 있다. 여신의 신성력은 탈모를 고칠 수 없었다.

'꿈 치고는 너무 생생한데.'

꿈이기는 하지만, 마치 과거로 돌아온 것만 같은 착각에 라그비아는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통수 뒤에서 느껴지는 푹신하고 따뜻한 감각에, 라그비아는 불경하게도 조금 더 누워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스터. 미안합니다. 제가 요즘 많이 힘들어서."

"괜찮아요. 힘들면 언제든지 얘기해주세요. 저는 당신의 말을 언제든지 듣겠습니다."

"......!"

라그비아는 무언가를 깨달았다. 성녀의 얼굴을 한 그녀는, 자애로운 미소로 라그비아를 쓰다듬었다. 뜨거운 태양빛을 가리는 따스한 모성이야말로 그녀가 어떤 존재인지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설마-"

"쉬이이."

성녀는 라그비아의 입술에 검지를 붙이며 옅게 웃었다.

"복잡한 건 모두 잊어버리세요. 그리고 편안히, 새들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드는 상념을 잠시 내려놓는 거예요. 때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답니다? 네, 기도도 잠시 멈추는 거예요."

"그건...."

"여신께서도 이해해주실 거예요. 라그비아, 자장가라도 불러드릴까요?"

"......."

성녀의 달콤한 유혹에 라그비아는 차마 거부하지 못했다. 이것이 만약 악마의 시련이라고 한다면, 악마는 정말로 악마답다고 할 정도로 라그비아를 치밀하게 타락시켰다.

"여기는 그 누구도 바라보고 있지 않답니다."

두근, 두근.

라그비아는 좀처럼 마음의 안정을 가지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정신은 대사제라고 한들 몸이 10대로 돌아가서 그런 걸까, 여인의 무릎배게 위에 누워있는 자신을 좀처럼 주체할 수 없었다.

"어머, 라그비아. 지금 뭔가 이상한...."

"시, 시스터. 이건 그러니까...."

라그비아는 황급히 머리를 들어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너무나 당황해서인지, 라그비아는 자신의 얼굴 바로 위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렸다.

뭉클. 라그비아는 얼굴을 그대로 성녀의 밑가슴에 대버렸다. 대버리다 못해 아예 안면으로 밑가슴을 들어올렸다. 푹신하기도 했지만, 얇은 수녀복을 통해 느껴지는 성녀의 상냥함에 라그비아는 그만 굳어버렸다.

"...후후, 괜찮아요."

성녀는 라그비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슴으로 라그비아를 지긋이 눌러 다시 허벅지에 뉘였다.

"요즘 많이 힘들어서 그렇죠? 편안히 있어요."

"서, 성녀님?!"

"자장, 자장~"

성녀는 상체를 숙이며 라그비아의 얼굴에 가슴을 살짝 눌렀다. 라그비아는 성녀의 음행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어떻게 성녀의 모습을 하고 이런 음란한 짓을 저지를 수가-

'아니, 이거 음란한 거 맞나?'

라그비아는 갑자기 색수병 환자들의 상태가 떠올랐다. 그들에 비하자면 성녀의 행동은 그냥 조금 애정이 더 짙은 스킨십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아니, 그래도 지금 내가-'

"후후, 아래가 아프죠?"

"서, 성녀님. 이건 그러니까...."

"쉬이이. 이건 꿈이에요. 그쵸?"

성녀는 나지막하게 웃으며 라그비아의 바지 아래로 손을 집어넣었다. 기다랗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바지와 속옷 사이로 들어가, 뜨겁게 달아오른 라그비아의 물건을 밖으로 꺼냈다.

"흐어억!"

"후후후. 건강하네요. 어때요? 밖에 내놓으니까 편안하죠?"

"성녀님!!"

"잠시만 기다려줄래요?"

성녀는 라그비아의 물건을 손으로 살포시 움켜쥐었다. 딱딱하게 발기한 그의 물건은 성녀의 보드라운 손길에 더욱 따스해졌다.

"마음속에 가득한 번뇌를...여기서 풀고 가도록 해요."

사락, 사락. 성녀의 손길은 색수병 환자들이나 하는 게걸스러운 짐승의 행위와는 사뭇 달랐다. 남자가 아프지 않게 천천히 아래에서부터 쓰다듬으며, 고통스럽지 않게 여유를 가지고 만지는 건 생전 처음 겪는 느낌이었다.

애무라고 하기에는 행동과 표정, 그리고 성녀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너무나도 성스러웠다. 마치 세례를 내리는 듯한 손길에 라그비아는 허리 옆에 쥐락펴락하던 손에 힘을 빼버렸다.

"후후후, 점점 커지네요. 뜨겁고...따뜻하고...."

"시스터, 크윽...!"

"아아, 늠름해라. 라그비아의 것, 몹시 크고 단단해서...제 손이 데일 것 같아요,"

"시스터...!"

주르륵. 하늘로 솟구친 라그비아의 물건 첨단에서 투명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성녀는 그걸 손가락으로 문질러, 라그비아의 물건 전체에 고르게 펴발랐다.

"아항, 귀엽네요."

성수에 젖은 따스한 손길은 라그비아의 물건을 괴롭게 하기는 커녕, 처음부터 연신 기분좋게 만들었다.

"성녀, 성녀...!"

"네, 요즘 많이 힘들죠? 그러면...."

스륵. 성녀는 남은 손으로 자신의 로브 단추를 위에서 하나 둘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라그비아는 눈앞에서 드러난 성녀의 상냥함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가슴, 만져볼래요? 아니면...후후."

스륵. 성녀는 상체를 비스듬히 숙였다. 라그비아의 머리가 허벅지 가운데로 살짝 내려갔고, 입술 위에 성녀의 가슴 정중앙이 맞닿았다.

"......흐읍?!"

라그비아는 입술 바로 앞에 놓인 연분홍빛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성녀는 누구보다도 성녀다웠다.

"자, 라그비아 어린이. 쭙쭙이 할 시간이에요~"

"......."

라그비아는 속으로 되뇌였다. 아무리 꿈이라고 한들 한 여인을 속되게 생각하는 건 여신에게 용서받지 못할....

"후후후."

성녀의 눈동자는 은은한 은빛이 서려있었다. 마치 달빛을 머금고 내려다보는 듯한 모습에, 라그비아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츄릅.

"히얏."

미약한 신음이 들렸다. 라그비아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아기처럼 성녀의 가슴을 뻐끔거렸다. 혀로 겉을 핥을 때마다 서서히 딱딱해지는 성녀의 부끄러운 곳에, 라그비아는 입술을 덮었다.

쥬륵.

"...!!"

"후후후, 그래요. 고생한 라그비아를 위해 주는 상이에요."

감미롭다. 너무나도 감미로웠다. 천상에서 마시는 음료가 있다면 이런 맛이리라. 라그비아는 혀를 적시는 달콤함에 마지막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

츄르릅, 후릅, 쮸와아압!!

"하아, 라그비아, 힘들었죠? 자, 편안히, 쉬도록 해요."

성녀는 남은 손을 라그비아의 머리 뒤에 받쳐 라그비아를 편안하게 만들며, 라그비아의 물건을 잡은 손은 위아래로 계속 쓰다듬었다.

"잘한다, 잘한다. 라그비아, 잘 하고 있어요."

라그비아는 칭찬을 갈구하는 어린 아이처럼, 성녀의 모성 아래에 모든 걸 맡겼다. 입안 한가득 젖을 받아 삼켰고, 성녀의 손길에 모든 걸 맡겼다.

"아, 두근두근. 슬슬 나오려는 거죠?"

"서, 성녀님. 이건 그러니까...."

"수녀 손은 약손~ 부정한 것은 빼내줄 게요~"

두근. 더이상은 무리였다. 라그비아는 성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모든 긴장을 풀어버렸다.

뷰르릇.

오줌과는 다른, 하얗고 부정한 것이 위로 뿜어졌다. 어찌나 위세가 강한지 자신의 배에 떨어지는 것으로도 모자라, 성녀의 얼굴과 가슴에도 튈 정도였다.

"어머나...."

성녀는 얄궃게 웃으며, 라그비아의 볼을 쓰다듬었다.

"기운차네요. 이제 여신님께 기도를 드릴 때 마음 편히 할 수 있게 되겠죠?"

"아, 아아...."

"이 일은 비밀이에요."

쉿.

성녀는 검지를 입술에 붙였다. 라그비아가 토해놓은 부정한 흔적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쪽.

더이상은 혈기를 억누를 수 없다.

"나, 나, 더는 못 참겠어요...!"

"후후, 그래요. 자, 마망의 품으로...."

성녀는 고개를 슬쩍 끄덕이며 허락했다. 라그비아는 몸을 일으켰-

"대사제님! 괜찮으십니까?!"

"......어?"

라그비아는 눈을 떴다. 손은 다시 주름이 가득한 노인의 것으로 돌아왔고, 머리를 이고 있던 건 딱딱한 나무 배게였고, 그 머리는 휑하여 반백으로 벗겨져 있었다.

"이건...도대체...?"

"서큐버스입니다! 서큐버스가 저지른 짓입니다!"

사제는 침대 머리맡에 구속된 서큐버스를 가리켰다. 신성력의 결계에 갇힌 서큐버스는 우울한 얼굴로 체념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라그비아는 깨달았다. 꿈속에서 자신을 아이처럼 이끌어준 손길이 사실은 서큐버스의 짓이라는 걸.

"네 이년! 대사제님이 피곤한 틈을 노려 색수병에 걸리게 하려던 게지!"

사제들이 서큐버스를 향해 원을 그리며 섰다. 라그비아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아니-"

도리, 도리.

서큐버스는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하지만 강하게 가로저었다. 라그비아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바다처럼 자애로웠다.

그러지 마렴.

"아아...!!"

라그비아는 눈물을 흘렸다. 마물이지만 마지막 순간마저도 자신을 위해 입을 다무는 서큐버스의 모습에서, 종족을 초월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나, 나는...!"

서큐버스에 의해 몽정했다. 그것은 여신교단의 사제로로서 치욕적인 일이며, 대사제의 직함을 반납해야 할지도 모르는 문제였다.

"""여신이시여! 사이한 존재를 재로 만들겠나니!!"""

그걸 말하기만 하면 자신을 파멸시킬 수 있는데, 서큐버스는 조용히 웃기만 하며 라그비아를 향해 속삭였다. 사제들을 등진 채, 라그비아만 보이는 각도로 속삭인 그 말은-

더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여신이시여!!"""

파스스.

서큐버스는 신성력의 빛에 재가 되었다. 라그비아는 허망한 얼굴로 고개를 떨구었다.

"대사제님! 괜찮으십니까?!"

"저, 서큐버스는...서큐버스는...."

나의 어머니가 될 지도 모르는 존재였다.

라그비아는 뒷말을 삼킨 채, 옆으로 고꾸라졌다.

* * *

쯉, 쮸릅, 쯉.

"역시 미르마망. 하프 드래곤조차도 굴복시키는 모성이라니."

레비즈는 미르망의 모성에 굴복했다. 성녀의 얼굴로 레비즈에게 무릎배게를 하여 안아준 미르망의 마망 플레이에 레비즈는 굴복하고 말았다.

"하암, 쯉, 하아, 마망...."

"그래, 그래. 아가. 천천히 빨렴."

"움, 쯉, 츄아."

성녀의 모습이라서 혹했다? 그렇다고 보기에는 레비즈는 꿈에서 완전히 깨어난, 현실에서도  미르망의 젖을 옴뇸뇸거리며 핥았다. 미르망은 졸지에 다 큰 성인 아이를 가진 것에 몹시 난감하게 웃었다.

"저, 저기...."

"생각을 바꿨다. 너는 레비즈의 어머니가 되어라. 하프드래곤이니, 분명 모성에 굶주려있던 게 분명하다. 드래곤이 어디 사랑으로 키웠겠느냐. 설마 아기가 된 레비즈를 모른체 하지는 않겠지?"

"모, 몸이 어른이잖아요."

"정신이 아이지 않느냐. 미리 자식을 키워보는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고, 한 번 잘 키워보거라."

"그, 그러면 홀리오크에 대한 건은...?"

"아, 그거라면 걱정하지마라. 네가 레비즈의 어머니가 되어주어, 레비즈를 우리 군단의 일원으로 만드는 것이 수 백 홀리 오크보다 더 값진 일이니."

어차피 홀리 오크는 다 태어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촉수로 만들어진 요람에 앉은 미르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선택해라. 촉수에 강간당하는 플레이 할래, 아니면 지금처럼 레비즈한테 마망 플레이 할래?"

미르망은 주변의 눈치를 봤다. 샤이탄은 루시펠과 아스모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현실에서는 촉수로 당하는 건 싫어요."

'는'. 아아, 이것이 미망인의 화법이라고 하는 것인가. 레비즈의 입에 젖을 물리며 은근한 손길로 촉수 요람을 쓰다듬는 미르망의 입술 앞에 나는 자지를 놓았다.

"끝나고 나면 청소펠라. 우리 군단의 기본이니라."

"......."

레비즈가 자신의 젖을 빨 듯, 미르망은 내 귀두를 향해 입술을 살포시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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