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526화 (525/800)

526회

127일차

뷰르릇.

미르망은 쓰러졌다. 내가 그녀의 안에서 정액 가득 묻은 자지를 뽑아내자마자 세계는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고생...했어."

"미안하다, 루나."

"으응, 아니야. 나도 덕분에 아래에 깔려서 좋았는 걸."

루나는 나와 미르망 아래에 깔려 몸으로 사람 둘의 무게를 견뎌야만했다. 거기에 내가 <라스의 방>을 시전하는 바람에, 루나는 잠시 방치되어있어야만 했다.

"황야에 혼자 버려진 예비 신부라니...하앙, 이게 바로 방치플레이라고 하는 거지?"

"틀린 말은 아니군. 그런 셈이지."

라스의 방은 세계와 단절되는 또다른 공간이었다. 나는 미르망과 섹스로 싸우는 이세계에 잠시 낙오되었고, 내가 미르망을 상대로 이기는 걸로 원래 세계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래서 얘는 어떻게 할 거야?"

"내 아이를 낳게 할 것이다."

나는 미르망의 몸을 일으켜세웠다. 기절해버려서 혼자서는 일어설 수 없었고, 나는 그녀를 등뒤에 업었다.

“강인한 자식을 낳아 내게 복수하게 하기 위해서는 응당 강인한 남자의 씨앗을 받아야 하는 법. 내 자식을 낳게 해야지.”

“흐흥, 에일라가 들으면 실망하겠는걸. 인간 여자는 더 안들이려고 한 거 아냐?”

“엘프도 하이엘프 다크엘프 따로 취급하잖냐. 성검의 용사도 같은 거지.”

성검의 용사라면 어쩔 수 없다. 종족 별로 한 명씩 나의 아내로 들이겠다는 나의 생각은 과부용사라는 희소성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후우, 일단 던전으로 돌아가도록 하지. 얘를 데리고 할 게 정말 많아.”

“그러게.”

루나는 몸을 일으켜 웨딩 드레스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냈다. 미르망에게 박기 전, 천마의 위에서 아래에 <라스푸틴>을 박은 바람에 그녀의 옷은 곳곳이 찢어졌다.

“루나.”

“왜?”

“웨딩 드레스라는 건 말이다. 원래 결혼식 전날까지는 남편에게 보여주는 건 아니긴 하지.”

“.......”

루나의 표정이 굳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감 넘치던 엘프 여왕은 내 눈치를 슬슬 보기 시작했다.

“미, 미안. 모처럼 만든 드레스 내가 막무가내로 입어서…. 샤이탄이야? 이거 원래 드레스 입히려고 했던 거.”

“아니다. ‘그 디자인’은 네 것이다. 끄응, 서프라이즈로 알려주려고 했더니. 너만 알고 있어라.”

나는 루나에게 나의 원대한 계획을 알렸다. 루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의 드레스를 만지작거리다가, 다시 우울한 얼굴로 고개를 떨구었다.

“그럼 뭐야. 이거 찢어졌으니까 다시 만들어야 해…?”

“그래. 다시 만들어야지. 아예 다른 디자인으로.”

“응?”

나는 루나의 위를 덮쳤다. 루나는 자연스레 바닥에 누웠고, 나는 그녀를 내쪽으로 뒤돌아보게 몸을 돌렸다.

“아...아항. 못참겠는 거야? 여기 침대도 아닌데?”

“침대가 중요하냐? 내가 자지를 꺼낸 곳이 곧 침대다. 미르망만 아니었으면 본 순간부터 덮치고 싶어서 겨우 참고 있었구만.”

과부용사보다 더 꼴리는 여자가 바로 웨딩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아니겠는가.

“흐흐흐, 웨딩 드레스라는 건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음탕한 옷이지. 내가 이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히는 옷이란 말이다.”

“어, 어? 코스프레는 결혼식을 위한 예복이라고….”

“그러니까 음탕하다는 거지. 모두의 앞에서 ‘나는 이 남자랑 임신섹스 할 거예요’하고 옷으로 말하는 거 아니겠느냐? 크흐흐, 그러니 음탕하지 않을 수 없지.”

스륵. 나는 루나의 드레스를 걷어올렸다. 미르망 이상의 순산형 엉덩이가 살랑거리며 나를 반겼다. 거의 반쯤 찢어지다시피 한 팬티를 허벅지까지 내리자, 루나의 은밀한 곳에서 달콤한 시럽 향기가 내 코를 간질였다.

“오늘만큼은 네 바람대로 뒷치기로 박아주지. 하지만 허니문인 날에는 다를 것이다. 그 때는….”

찌걱. 나는 루나의 안으로 자지를 밀어넣으며 상체를 숙였다. 루나를 위해 후배위를 하는 만큼, 루나는 완벽한 암캐 자세를 취하며 나를 받아들였다.

“내가 바라는 대로 섹스할 것이다.”

“......흐흥, 역시 우리 자지야. 그런데 있잖아.”

루나는 자신의 성흔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요염히 웃었다.

“나 성흔 켠 상태라면 아까 박은 거 있잖아...그거 그대로 받아들 일 수 있을 것 같은데…?”

“흐흐흐.”

나는 손등을 두드렸다.

“<라스푸틴>.”

“꺄아아앙!!”

던전에 들어가기 전, 나는 성검의 용사와 싸우는 데 큰 도움을 준 엘프 여왕의 보지에 라스푸틴으로 크게 칭찬했다.

***

<그 시각, 레굴루스 성 후작 집무실>.

“허어억!!”

이므신할은 잠에서 깨어났다. 너무나도 엄청난 악몽이라 땀이 전신에 축 늘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 아아….”

꿈의 내용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아직도 전신이 아릴 정도였다.

“성녀가…누군가의 아이를 임신….”

누군가의 아이를 임신한 성녀가 오크의 자지에 박히던 것으로도 모자라, 자신 스스로 엎드려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제발 박아달라 애원하는 건 그야말로 탕녀 그 자체였다.

심지어 아이의 친부가 들어오지 않는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는 뜨거운 자지에 마음 속 깊이 패배해버린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참기에는 너무나도 대단한 절정이었다.

“굉장했지...하아.”

이므신할은 축축하게 젖은 자신의 속옷에 한숨이 절로나왔다. 최근에는 매일 밤마다 속옷을 두 세 번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자주 몽정했지만, 이번만큼 격한 꿈은 처음이었다.

“도대체가...응?”

이므신할은 이상한 감각에 머리가 차가워졌다.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찝찝한 감각에, 이므신할은 침대 프레임 아래로 고개를 돌렸다.

“......응?”

“히, 히익.”

안에는 뿔달린 여인, 서큐버스가 있었다. 이므신할은 곧장 안으로 손을 뻗었다.

뭉클.

“꺄아앙!!”

서큐버스는 비명을 지르며 침대구석으로 숨으려고 했다. 하지만 하필이면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꼬리끝이 붙잡혀,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고 침대 밖으로 빠져나와야만 했다.

“네 년이 범인이로군. 말 해. 어떻게 내 꿈에 멋대로 들어온 거지?”

“그, 그건….”

“아니지. 지금 후작령 전체에 퍼진 색수병도 분명 네놈들이 퍼뜨린 것이 틀림없으렸다! 서큐버스들이 범인이군, 그렇지?!”

“그, 그게…!”

쾅! 이므신할은 서큐버스를 침대에 내던졌다. 그리고 서큐버스의 위를 제압하듯 덮쳐, 서큐버스가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너는 도망칠 수 없다.”

이므신할이 벽을 향해 손을 뻗자, 성검이 그녀의 손에 들어왔다. 눈이 은빛으로 반짝이기 시작한 이므신할은 서큐버스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그녀를 침대에 묶어버렸다.

“히익?!”

목, 손목, 발목, 허리. 은빛으로 반짝이는 고리가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서 돋아나 서큐버스를 구속했다. 순식간에 신성력에 구속된 서큐버스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흐, 흐끅…!”

“묻고 싶은 건 차차 묻기로 하고…. 괜찮다. 안 죽여. 안 죽이니까 일단 당장은 안 죽일테니까….”

이므신할은 서큐버스의 볼을 톡톡 두드리며, 붉게 상기된 얼굴로 낮게 속삭였다.

“아까 꿈...뒷 편 어디있어?”

“네?”

“자, 이제 누가 남편이지 다음 뒷 부분 어디있냐고! 빨리 다시 나를 잠재워! 어서!”

“히, 히이익!!”

서큐버스는 울고싶어졌다.

***

<자정을 넘은 시각, 플라우로스 던전.>

"와...그럼 둘이서 성검의 용사를 잡은 거야? 너희들 미쳤는데?"

"그치? 나랑 자지가 어디 좀 잘 싸운다니."

"크흐흐, 더 칭찬해도 좋다."

그레모리 던전 중앙, 우리는 플라우로스의 촉수 자지로 묶어둔 미르망을 가운데 두고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플라우로스에게 붙잡힌 이상 도망칠 수도 없지. 성검의 용사, 사지타리우스는 우리의 것이 되었다."

때로는 기계보다 사람의 손이 더 낫다고, 시스템에 의한 던전의 감옥보다 플라우로스의 촉수 감옥이 구속력이 더 강했다. 특히 여성들을 상대로 하는 촉수자지 귀갑묶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

"신성력을 쓰려고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레비즈의 경우처럼 말이지."

"와.... 진짜 대단하네. 하늘에서 유성우 떨어지는 거 떠올리면 진짜 손발이 떨리던데."

"크흐흐, 얼마든지 칭찬해라."

"어떻게 이긴 거야?"

"......뭐, 대충 싸우다 이겼다."

나와 루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진득하게 끄덕였다.

레비즈를 상대로 한 공중전도 그랬지만, 사수좌의 용사를 상대로 벌인 기마전은 남들에게 말하기는 다소 부끄러운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

"그레모리, 이제 걸림돌인 용사가 사라졌으니 백작성을 털어도 좋을 것 같다. 설마 또다른 용사가 나오지는 않겠지."

"그러게. 나오면 나 진짜 울어버릴 거야. 그럼 지금 바로 가면 돼?"

"그래. 미안하지만 지금은 속전속결이 중요하다."

백작성의 주민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아직 미르망이 깨어나지 않았기에, 우리는 사지타리우스 백작성의 상황을 실시간으로는 알 수 없다.

"지금 당장 사단의 병력을...아니 군단의 병력을 총동원하라. 라스베가스와 나의 던전에 있는 방위군을 제외한 모든 군단의 병력들을 동원해도 좋다."

"그 말은...?"

"그래. 그린엘프들 또한 총출동이다. 머리에 안드라스 탈을 씌울 거지만."

현재, 72위 안드로말리우스부터 65위 안드레알푸스까지 8개 던전의 정원이 최대로 확보되었다. 한 곳당 새롭게 태어난 그린엘프(평균 3성, 레벨 20)의 수만 무려 160명. 많은 수는 아니지만 전력 보강은 확실했다.

"미르망이 요새에 버리고 온 목 자른 시체들을 일일이 무덤에 넣었다고 하더군. 라스투자드와 12사도를 모두 데려가도 좋다. 그걸 쓰거나...아니면 백작성을 에워싸고 현지에서 구울을 조달해도 되고."

"현지조달? 애들 백작성은 점령 안 할 거야?"

"그래. 초토화시킬 것이다. 세계를 더욱 혼란에 빠뜨려, 인류연합의 방어선에 구멍을 송송 내는 것이지."

오만의 군단 스타일로 백작령 전체를 파괴할 경우, 인류연합은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처녀자리와 궁수자리 사이에 천칭자리, 게자리가 있는 것처럼 우리가 자리잡은 비르고 남작령과도 물리적인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아직까지 인류 연합을 상대로 직접적인 전투를 벌일 이유는 없기에, 우리는 백작성을 라스피카처럼 만들기를 포기했다.

"그레모리."

"응?"

"내 군단의 운영방침에 여러모로 따라줘서 고맙다. 네 성질을 생각하면 많이 죽이고 살고 있는 셈이지."

"음, 뭐, 부정할 수는 없네...."

그레모리의 본질은 마녀다. 나는 한 때 포르네우스를 아래에서 떠받들어봤기에, 그레모리의 속에 있는 본능같은 걸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살육. 학살. 파괴.

그레모리 속에서 피를 추구하는 본질을. 그리고 그레모리 사단 아래에 있는 하르파스를 위시한 하피 에일로, 미노타우르스들의 성질을.

"스트레스는 때때로 풀어줘야하는 법. 일방적으로 민간인을 학살하는 건 당연히 하기 싫지만, 그 상대가 우리 군단을 상대로 싸움을 건 적이라면 얘기가 다르지."

"어머? 그 말은...?"

"내가 허락하마. 마음껏 유린해라. 단, 백작성을 도망치는 놈들을 추격까지는 하지 말고."

"성안을 말그대로 '초토화'시키라는 거지? 흐흥,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겨서 그런걸까?"

"다 이걸 위해서지."

나는 가운데에 묶인 미르망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성검의 용사, 미르망 인 사지타리우스가 돌아갈 장소를 없애버리겠다. 남편을 잃은 것도 모자라 주민들을, 그리고 자신이 살던 집까지 잃어버린 이상, 나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이 끓어넘치겠지."

"...그러다 좆되는 거 아니야?"

"그러다 좆으로 찌르는 거지. 미르망은 이미 굴복했다. 자신의 복수심을 이용해 내 자식을 낳기로."

"흐흥, 성검의 용사가 마족의 아이를 낳는다니...그거 진짜 꼴리는데?"

역시 그레모리는 꼴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내 의도 또한 잘 파악하고 있다.

"미르망이 만약 우리 던전에서 도망쳐 탈출한다고 해도, 고향이 파괴된 이상 정처없이 떠돌게 되겠지."

"네 자식이랑 손잡고 힘겹게 사지타리우스 백작령으로 돌아갔지만, 황폐화 된 땅만 남아있었다는 거지?"

"그래. 사지타리우스라는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는 것이다."

미르망 인 사지타리우스는 그냥 미르망이 될 것이다. 아니면 '미르망 인 마르코시아스'같은 이름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미르망이 우리 군단에 순순히 협조한다고 한들, 나는 사지타리우스 백작가를 완전히 지도상에서 지워버릴 것이다."

알로켄 던전의 은폐.

백작성 전체에 대한 약탈.

대량 학살을 통한 구울 확보.

미르망의 돌아갈 장소를 파괴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성 전체를 파괴함으로써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사지타리우스 백작성에 있던 모든 이들이 오만의 군단에 의해 학살당했음을.

"드워프 국왕을 끌어낸다."

잠시 뒤.

전세계에 악명을 떨치기 위해, 그레모리가 이끄는 오만의 군단은 황야를 가로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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