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519화 (518/800)

519회

127일차

요철(凹凸).

너트와 볼트.

보지와 자지.

여자가 박히는 쪽이라면, 남자는 박는 쪽에 해당한다. 성기의 형태라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나는 남녀에게 각기 다른 꿈을 꾸게 만들었다.

"서큐버스가 여자의 꿈에 들어가지 말라는 법은 없지."

인큐버스를 소환할 바에는 서큐버스에게 나의 자지를 스캔하게 하여 오크의 몸으로 성녀를 박게 만들겠다.

서큐버스 중 일부 S 취향인 녀석들은 흔쾌히 그 역할을 받아들였고, 꿈에서 성녀가 나오는 상황은 비단 남자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게 되었다.

"남자는 성녀에게 박고, 여자는 성녀가 되어서 박히고. 크흐흐,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조화가 아니겠느냐."

"흐흥, 그래서 저를 그렇게 성녀랍시고 거칠게 박으셨어요?"

"예행연습이라는 거지."

"복수에요. 하움."

콰득. 사이단은 입술로 내 자지를 깨물며 시위를 벌였다. 성녀의 얼굴이 아닌 사이단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자지가 더 발딱 섰다.

"청소펠라하다가 자지를 다시 물면 어떡해?"

"제 맘이에요. 청소하다가 섹스할 수도 있는 거죠."

"하아. 맘대로 해라. 아무튼 인간 놈들에게는 하룻밤 꿈으로 남겠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뭔가 이상함을 느끼게 되겠지."

꿈에 성녀가 나오더라. 근데 처녀는 아니더라. 백전노장 서큐버스인 줄 알았다.

내가 성녀가 되어 박혔다. 근데 처녀는 아니더라. 오크 자지에 박히자마자 바로 몸이 반응해서 가버렸다.

- 야, 성녀 존나 맛있지 않더냐?

- 얘, 사실 성녀 개걸레 아니니?

남자들끼리는 성녀의 맛에 대해 품평할 것이며, 여자들끼리는 성녀의 음탕함을 비난할 것이다. 정작 성녀 본인은 후작성에 존재하지도 않지만, 후작성의 사람들은 성녀에 대한 시각을 다르게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남자들은 꿈을 떠올리면서 성녀를 시간할테고, 여자들은 꿈을 생각하면서 성녀에게 경멸을 보낼 것이다. 그게 진실이 아니라고 한들, 직접 꿈을 통해 성행위를 경험한 이상 쉽게 떨쳐낼 수는 없을 터."

남자들에게는 궁금증을 유발할 것이다. 과연 내가 맛 본 성녀의 속살이 실제와 꿈이 얼마나 같을까.

여자들에게는 환멸을 유발할 것이다. 자신이 오크 자지에 굴복해 쾌락을 느꼈다는 것을 부정하기 위해, 사실은 성녀가 오크 자지에 금방 가버리는 탕녀라고 욕을 할 것이다.

"성차별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성별의 차이는 이해해야지. 이제 후작성에서 성녀는 개걸레가 되었다."

"언제까지 딥 페이크를 사용하실 생각이십니까?"

"성녀가 후작성으로 돌아올 때까지."

성녀는 트랄과 함께 움직인다. 트랄은 용사들을 각성시키기 위해 세상을 떠돈다. 그러면 언젠가는 우리 던전에 돌아오게 되어있다.

"에일라, <아리에스>를 찾으러 올 것이다. 만약 그 이전에 새로운 성검의 용사를 찾으면 트랄이 우리 쪽을 방문하게 되겠지."

"그럼...여섯 곳이 남아있군요."

"고작 네 달 만에 성검의 용사들을 그렇게 찾은 걸 보면, 녀석이 성검의 용사 찾는 속도도 엄청 빠른 편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최소 반 년으로 잡고 성녀의 이미지를 계속 깎아나가야 해."

성녀는 사실 탕녀라는 것을 암암리에 퍼뜨리는 것이다. 아직은 여신교단의 위세가 넓게 퍼져있지만, 뒤로는 다들 성녀를 상대로 자지를 흔들고 눈총을 보낼 것이다.

감히 불경한 생각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 것이다.

"성녀를 붙잡으면 후작성 광장에서 범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의 앞에서 공개로 씨를 뿌리는 거지. 던전 밖에서 하니까 임신할 때까지 계속 범하고 범할 것이다."

"흠...그럼 공중화장실로 돌려버리시는 겁니까?"

"아니. 나의 <라스푸틴>으로 지도할 것이다."

로도페리처럼 근육 이완을 한다거나, 그레모리처럼 분신에다가 박는다거나 하는 행위는 없을 것이다. 나는 성녀를 나의 사이즈에 맞게 강제로 넓혀버릴 것이다.

"궁금하지 않느냐? 자지에 의해 억지로 벌려진 보지는 신성력에 의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인가, 아니면 신체의 자연적인 변화라고 판단해서 치료되지 않을 것인가."

"여자 하나를 아주 끝장내려는 생각이시군요."

"주먹 하나는 들어가게 만들어놔야지."

건방진 성녀에 대한 참교육은 이미 사이단을 통해 숱하게 매뉴얼을 짜놨다. 사이단은 적극적으로 내게 범해지며, 스스로 이런 쪽으로 괴롭히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제공했다.

"나는 신사니까 포로들 상대할 때도 나름 정중하게 대하는데, 그 년은 글렀어. 레비즈처럼 만들지는 않겠지만, 온갖 굴욕을 맛보게 하여 정신을 망가뜨려주지."

"하지만 주인님, 성녀 본인의 말에 따르면...<대영웅>을 낳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솔직히 그게 걱정되기는 한다.

"대영웅이라. 분명 마왕의 7군단 정도는 가볍게 물리칠 놈이겠지?"

성녀가 트랄에게 매달리는 것도 트랄의 씨를 받아 인류를 구원할 대영웅을 낳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고, 본인의 입에 의하면 그것이 여신의 인도라고 말했다.

"트랄의 우수한 씨를 받아서 잉태하면 태어나자마자 6성 255레벨은 나오겠군."

"걱정되지는 않으십니까? 혹시 성녀가 트랄 님을 범하기라도 한다면."

"걱정마라. 옆에 있는 용사들이 트랄을 꽉 붙잡고 버티고 있으니."

요정 둘과 여전사 하나가 성녀가 조금이라도 트랄과 함께 할 수 없도록 견제하는 것에 나는 안심하고 트랄을 떠나보냈다.

"아아, 이른바 제수씨라고 하는 것이지. 용사인 딸도 있는데 용사인 제수씨들이 있는 게 뭐가 문제가 되겠느냐."

"본인들이랑은 얘기 한 번도 안했잖아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성녀 그 년, 지가 왕따당하고 있는 줄도 모를 거야. 알고 있는데 끝까지 모른 척 할 수 있고."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하기는 하지만, 그 중 최강은 연적이다. 트랄같이 매력적인 남자를 두고 용사들끼리는 뭔가 합의를 본 것 같지만, 성녀는 트랄을 독점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페어리에 강한 누님이라면 트랄의 아내들로 적절하지. 거기에 용사들이 더 늘어난다고 생각해봐라. 남자든 여자든 그 누가 성녀가 트랄과 하나가 되기를 바라겠느냐?"

"그래서 성검의 용사를 찾는 것에 가만히 계시는 거군요."

"그래. 용사가 늘어날수록 트랄에게는 아내가 더 생길 것이며, 성녀에게는 적이 더 늘어나는 셈이지. 흐흐흐."

그게 용사들과 내가 눈빛으로 주고받은 밀약이었다. 그게 내가 메어리를 통해서 용사들에게 전한 나의 메세지였다.

"성녀만 아니면 나는 트랄의 앞길을 축복해줄 수 있지. 내 던전은 주지 못하지만, 바알의 던전이라도 털어서 그걸 신혼집으로 마련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성녀는 안 된다?"

"당연하지. 자고로 부모를 보면 어떤 자식이 나올 지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느냐. 아무리 트랄의 씨가 우월하다고 한들, 씨가 싹을 틔울 밭이 폐기물 쓰레기장이면 오염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랄하시네요. 그래서 뺨이 부어오를 때까지 자지로 후려치셨나?"

"크흐흐, 고통도 모두 쾌감으로 바꿔놓고 맘껏 때려달라고 하던 녀석은 어디로 갔지?"

나는 사이단을 번쩍 들어 다시 자지를 삽입했다. 느긋하게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앞으로의 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후작성에 대해서는 공작이 끝났고, 마르코시아스 던전을 상대로는 방어선을 공고히 구축해뒀다. 이제 남은 건...."

"사수좌 전선."

사지타리우스 백작가. 그레모리 사단은 알로켄 던전 앞 황야에 만들어진 요새를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점령한 요새를 그대로 우리의 것으로 만들었다.

불과 하루.

하루 거리를 앞에 두고 사지타리우스 백작성이 있다. 백작이 죽은 이상 굳이 건드릴 필요는 없기에, 나는 그레모리 사단이 느긋하게 공략을 마치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아아, 세 전선이 모두 평화롭기는 처음이군."

이대로 섹스만 하면서 느긋하게 힘을 기르고 싶다, 라고 생각한 순간.

삐빅.

시스템이 내 단잠을 깨웠다. 알로켄 던전에서 날아온 급보에 나와 사이단 둘 다 잠에서 깨어나야만 했다.

[사수좌 전선에 용사출현.]

"...씨발?"

예상치 못한 급보에 나는 그만 예고도 없이 샤이탄의 안에 싸버리고 말았다.

* * *

<사지타리우스 령, 전진요새 엡실론.>

"어우야, 미친 것 같네."

그레모리는 구울 군단을 압도적으로 쓸어버리는 적의 존재에 전신이 떨렸다. 피부를 찌르는 짜릿함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 요새 버리고 도망쳐야할 것 같은데?"

"사단장 님, 그건...."

"알아. 여기 밀리면 다시 알로켄 던전 안으로 기어들어가야 하는 거. 근데 저건 아니잖아!"

쾅! 쾅쾅!

대지가 요동친다. 하늘에서 달빛이 쏟아져 내릴 때마다 구울들은 폭사했다.

[젠장, 구울들이 멍청해서 피하지도 못합니다.]

라스투자드와 12사도는 혼신의 힘을 다해 구울들을 흩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구울들이 밀집된 지역을 향해 떨어지는 별똥별은 마치 구울들을 추적하기라도 한 듯 휘어지며 대지를 덮었다.

"알로켄, 짐은 다 챙겼어?"

"예. 지금 바로 도망칠 수 있습니다."

"가자. 저거 우리가 상대 못 해."

휘이익. 그레모리는 남은 마나를 쥐어짜내 분신을 만들어냈다. 그냥 분신을 만드는 것으로도 모자라,  품에서 마액 포션을 꺼내 꿀꺽꿀꺽 삼켜 분신을 만드는 데 즉석으로 써먹었다.

"미안. 여기서 발을 잡아줘야겠어."

"흐흥, 그러려고 분신 만드는 거잖아?"

그레모리 분신은 히죽 웃으며 요새 밖으로 몸을 날렸다. 거의 본체에 가깝게 강화된 분신이었지만, 신성력의 비에는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이길 수는 없지만 시간을 벌 수는 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빛의 폭우를 향해 그레모리 분신은 땅에서 불기둥을 만들어냈고, 신성력과 마기섞인 마나가 부딪혀 폭발하는 진동은 대지를 덮었다.

"퇴각! 모두 알로켄 던전까지 후퇴!"

요새의 모든 재물을 챙긴 오크들과 구울들은 곧장 몸을 돌렸다. 기껏 빼앗은 요새였지만, 압도적인 힘 앞에는 설설 길 수밖에 없었다.

"젠장...."

사수좌 전선에서 얻은 3성급 구울들의 9할 가량이 별빛에 폭사하고, 이제 그레모리 분신까지 폭사할 것이다.

"이제부터 병사들 잃으면 좆 돼...!"

던전에 등록된 사단의 정예병들은 한 명의 피해도 없었지만, 고기방패가 사라진 이상 지금부터 죽는 이들은 모두 군단의 병사들이라는 말이었다.

파사삭.

하늘에서 별똥별이 다시금 떨어지기 시작했다. 분명 저 정도로 신성력을 끌어올리면 아무리 용사라고 한들 몸에 무리가 올텐데, 용사는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개의치 않다는 듯 하늘에서 신성력을 별똥별처럼 뿌렸다.

"젠장, 어떤 놈인지 면상이나 좀 보자."

그레모리는 분신과 시야를 공유했다. 눈이 타들어갈 정도로 밝은 신성력에 고통스러웠지만, 적의 모습을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천지차이였다.

"마족...죽여버릴 거야...!"

비틀비틀거리는 청록빛 머리칼의 여인은 날개달린 은빛의 말 위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전투에 그리 익숙하지 않은 듯 했으나, 그녀의 눈빛에는 복수심과 증오가 철철 흘러넘쳤다.

"아, 젠장. 하여튼 인간들 마구잡이로 죽이다보면 꼭 이런 일이 발생한다니까."

그레모리, 그리고 군단으로서는 자업자득인 셈이었다. 비단 인류 연합과 마왕군의 전쟁이 아니더라도, 지난 역사를 살펴봐도 성검의 용사들이 나타나는 배경의 3할은 '복수'때문이었다.

"죽여, 죽여버릴 거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일단 참는다."

고향 마을이 마족에게 습격을 받았다거나, 사랑하는 이가 마족에게 당했다거나. 그레모리는 자신이 탄 신성력의 말 위에 지쳐 쓰러진 성검의 용사, 청록빛 머리칼의 여인을 향해 물었다.

"야, 인간. 넌 뭐야?"

"나, 나는 사지타리우스 백작가의 안주인...미르망 인!"

여인, 미르망은 힘겹게 성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성검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형태의 무기였으나, 그레모리는 자신이 아는 메어리의 성검보다 더 강력한 신성력을 뿌리는 힘에 어이가 없었다.

"젠장. 처녀보다 밀프가 더 쌔다는 건가?"

"죽은 남편의 복수...!"

"씨발, 지 남편이 우리 던전 멋대로 쳐들어와서 우리 애들 죽게 만든 건 생각도 안 하네. 그래, 인간들은 모두 다 마족 잘못이라고 지랄하지."

그레모리는 전방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늘을 향해 만든 반구형의 실드는 이미 별빛에 깎여 파괴되기 일보 직전이었다.

"복수밖에 모르는 년은 자극해야 제맛이지."

힘으로는 이기기 어렵다. 그러므로 힘 대신에 뭔가 다른 방법으로 복수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순간, 그레모리는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라면 이 상황에서 무슨 말로 적의 정신을 흔들었을까.

"...흠흠. 야! 미르망 인!"

그레모리는 두 팔을 벌리며 활짝 웃었다.

"네 남편 쩔더라!"

"뭐...?!"

"네 남편을 복상사 시킨 사람이 누굴까?! 꺄하하하!"

콰-----앙!!

엡실론 전진 요새에 신성력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요새는 쑥대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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