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회
112일
자고로 속옷은 편안해야한다.
하나의 속옷을 입고 다음 속옷을 입을 때 까지, 나의 몸과 가장 먼저 닿는 부위인 만큼 내 몸에 편안해야한다.
침대가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것 처럼, 속옷도 입었을 때 편안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로도페리라는 속옷이, 이너아머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몸 사이즈가 정말 입고 다니기에 최적화 된 사이즈로구나."
"끄읍, 으브븝!"
로도페리는 내 가슴에서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입에 가죽으로 된 마스크를 새어 소리는 내 몸에 곧장 전해져 들렸다.
"2성 시절의 륜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걷는데 위화감이 없다. 손을 일부러 엉덩이에 붙이지 않아도 될 정도다.
그 때보다 나도 체력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로도페리의 작은 체구는 들고 돌아다니면서 박기에 최적화 된 몸매였다.
"역시 장비는 드워프제가 최고지."
"그게 무슨 드워프제야. 그냥 드워프지."
"드워프 국왕이랑 왕비가 만들었으니 드워프제 아닌가? 흐흐흐."
"미친 새끼. 그래서 후기는 어떻게 보내주려고? 네 딸 쩔더라?"
"착용감이 아주 일품이라고 해줘야지."
나는 부활한 일부 병사들에게 포털 앞의 관리를 맡기고 그레모리와 함께 그녀의 던전 전체를 순찰했다. 행여나 던전 안으로 숨어든 적이 있나 살피며, 나는 걸어다니며 로도페리의 안을 범했다.
털썩, 찌걱, 털썩, 찌걱.
일부러 다리에 힘을 주며 걸을 때마다 땅을 디디는 충격이 로도페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몸에 달라붙는 살결에서 땀이 흘러나왔으나 찝찝하지는 않았다.
"맨날 애액의 늪에서 질펀하게 살다보니까 끈적하다는 느낌도 없구만."
"걔 물 많아?"
"아니. 침도 안 흘리려고 해서 좋다. 깨끗해서 좋아."
드워프라고 한들 나름 공주는 공주라는 걸까. 로도페리는 쾌감으로 아래가 젖어도 애액만 흘릴 뿐 눈물이나 침은 결코 흘리지 않았다.
내 가슴과 배가 그녀의 침범벅으로 물드는 일이 없어서 천만 다행이었다.
"그럼 로도페리도 손에 넣었으니...흐흐흐. 어디 슬슬 장난질 좀 쳐볼까."
"어떻게 하려고? 알로켄 던전에서 죽은 애들...버릴 건 아니지?"
"당연한 말씀. 로도페리를 잃는 한이 있더라도 알로켄 던전을 탈환할 것이다."
드워프는 그냥 한 번 맛보면 그만일 별미일 뿐, 내게 더 소중한 것은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군단의 부하들이다.
"로도페리랑 죽은 내 부하들이랑 둘 중 뭐 선택할래? 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나는 부하들이지."
"걔 보지 별로야? 흠, 소녀체형의 거유라는 틈새시장을 노리기에 제법 좋아보이는데...."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을 한 사발로 들이키는 군. 그레모리야, 누가 너를 얘랑 합성시켜준다냐?"
"그냥 해 본 소리야, 해 본 소리. ...흐흠, 확실히 가슴이."
그레모리는 내 로브 안에서 헐떡이고 있는 로도페리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갑옷 아래 숨겨진 로도페리의 거유는 한 손으로 잡히지 않을 만큼 크긴 컸다.
"야, 손 때. 내가 지금 배로 느끼고 있잖아."
"치. 만진다고 닳는 것도 아니잖아?"
"네 가슴 만져."
"야. 누구 때문에 보지 갈아치운다고 가슴 두 덩이 뚝뚝 떨어졌는데 너무 한 거 아니야?"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원래 마녀 그레모리의 가슴은 로도페리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거유였다. 본체는 탄력없이 다소 쳐지기는 했지만, 그건 그거대로 감촉이 좋았었다.
"그래서 다음은 뭘로 합성해주리?"
"그린엘프!"
"안 될 건 없지만...."
그레모리의 적발과 그린엘프 종의 녹발이 섞이면 어떤 색깔이 되는 걸까. 설마 김치엘프가 탄생하지는 않겠지. 나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생각에 그만 지릴 뻔 했다.
"그레모리야, 나 고민이 있다."
"갑자기 무슨?"
"여기다 쌀까, 아니면 변기에다가 쌀까?"
"으으읍!?!!"
로도페리가 뭔가를 눈치채고 격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레모리와 함께 돌아다니다가 내가 도착한 곳은 그레모리 던전의 병영 안, 화장실이었다.
"지금 싸고 싶은데."
"주먹으로 때려서 이기나 자지로 때려서 이기나 똑같다며?"
"그랬지."
"그럼 변기나 육변기나 그게 그거지."
"역시 그레모리다."
나는 그레모리의 똑똑함에 그만 지려버렸다. 고환이 떨리며 힘차게 밖으로 쏟아낸 정액이 삽시간에 자궁구를 뚫어버렸다.
"으곡, 푸허어."
로도페리의 자궁이 내려앉았다. 몸 전체에 힘이 빠져 아래로 쳐졌다. 자지로 그녀를 떠받치지 않았다면, 분명 아래로 미끄러졌을 것이다.
"이거 진심 편한데...?"
사정하고 싶을 때 사정하고, 싸고 싶을 때 싼다. 로도페리의 하복부에 새겨진 자궁문신이 빛을 발할 때마다,로도페리는 쾌감으로 열어젖힌 자궁구로 마음껏 정액을 받아들였다.
"역시 포대기. 조상의 지혜는 위대하군."
"오크의 조상이 이런 것도 사용했어?"
"내가 하는 소리의 절반은 그냥 헛소리라고 생각해라. 아무튼 이건 제법 연구해 볼 가치가 있겠어."
로도페리의 작은 체구를 뛰어넘어 언젠가 루나까지 이런 식으로 안고 다니게 되는 그 날까지, 나는 워킹 섹스의 묘리를 연구할 것이다.
찌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던전 시찰을 마친 우리는 그레모리 던전의 중심부에 도착했다.
쌓여있는 시체는 한곳에 모였고, 나는 상처를 입었다가 부활한 나의 부하를 향해 두 팔을 들어올렸다.
"부활을 축하한다, 하서스. 그리고 라스투자드."
크어억.
[군단의 일원으로서 한 번 죽은 것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두 언데드는 그만 죽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언데드 답게 다시 살아났다.
흑마법이 아니라 솔로몬의 시스템을 이용한 마석 찬스였지만, 가성비 좋은 언데드 답게 중급 마석으로 금방 살아날 수 있었다.
'아직 4성을 찍지는 않았지.'
진화를 위해 이것저것 준비는 했지만 실제 진화는 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최적의 때.
"그럼 슬슬 알로켄 던전을 탈환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시작해볼까. 하서스, 라스투자드."
나는 두 언데드에게 좌우로 갈라져있는 시체를 가리켰다. 한쪽은 덩치가 큰 기사들이고, 다른 한쪽은 찢어진 로브를 입은 모험가들이었다.
기사와 마법사.
크게 두 부류로 나눈 적의 시체는 공교롭게도 하서스 쪽이 훨씬 더 많았다.
마법사보다 기사가 훨씬 더 많은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기야 했지만, 레벨의 밸런스를 생각하면 그 숫자가 정말로 적당했다.
"이제서야 조건을 만족할 수 있게 되겠군."
하서스와 라스투자드.
본래는 3성이 될까말까 하던 이들이 합성을 통해 무럭무럭 진화하여, 최근에는 드라고니안 알의 힘으로 ★★★☆까지 성장 가능한 존재가 되었다.
부족한 레벨은 적의 시체로.
두 명이 각자 진화할 수 있는 또다른 ☆의 조건은 충분.
<진화> [하서스]를 진화시킵니다.
#예상결과 : <구울 나이트>
1) 레벨을 끝까지 올린다. ( 46 / 55 )
2) ★★★ 이상의 '기사'를 13개체 이상 먹어치운다. ( 2 / 13 )
<진화> [라스투자드]를 진화시킵니다.
#예상결과 : <구울 리치>
1) 레벨을 끝까지 올린다. ( 51 / 55 )
2) ★★★ 이상의 '마법사'를 13개체 이상 먹어치운다. ( 1 / 13 )
그간 내가 그다지 신경을 써주지 못한 두 언데드. 신경을 쓴다고 했지만 그리 큰 성장을 도와주지 못한 언데드.
이번 기회에, 나는 사지타리우스 백작가의 토벌대에 더불어 백작령 전체를 언데드들의 성장 발판으로 삼을 것이다.
"지금부터 마음껏 먹어라."
우리 군단이 강해지는 비결.
"배가 터질 때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라."
그것은 '먹는 것'이다.
* * *
<알로켄 던전, 토벌대 임시 요새.>
"무엇을 하는 것이오! 공주님께서 돌아오지 않으시니, 당장 가자고 하잖소!"
"지, 진정하십시오...!"
사지타리우스 백작은 진심으로 죽을 맛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죽고 싶었다. 더 솔직히 얘기하면 죽이고 싶었다.
"상대의 노림수를 차근차근 알아내고 난 뒤에...."
"원, 역시 쫌생이 인간 같은 놈은 안 되겠군! 이래서 인간들은 안 되는 거야!"
"......."
사지타리우스 백작은 배알이 뒤틀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로도페리 공주가 얼마나 자신을 신사적으로 대했는 지 깨달을 수 있었다.
"끄어억, 나 때는 말이야! 어! 드워프들이 떴다 하면 마족 놈들이 마왕님 살려주십쇼하고 도망다니고 그랬어! 근데 인간들은 뭐하는 거야! 엉?!"
로도페리라는 미녀를 통해 가지고 있던 편견들이 산산조각 나기 시작했다.
"어 씨발, 술 맛 존나게 좋구만. 인간 놈들은 하여튼 지들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새끼들이야!"
"지들 공주가 잡혀갔는데도 저렇게 입 싹 닫고 있을까? 응? 지들 가지고 있는 무기들이 다 누가 만들어 준 줄도 모르고!"
"배은망덕한 새애애애끼들."
"........"
그런 말을 지껄이니까 더 모험가들이 반발심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그런 식으로 도발하니까 기사들의 표정이 뒤틀리는 게 아닐까.
"에잉, 씨벌. 이딴 놈들을 도와주겠다고 나선 우리가 병신이지!"
"아이고, 우리 공주님! 불쌍해서 어떻게 해! 밤낮으로 무기 만들고 자식새끼같은 방어구 무상으로 나눠줬더니 글쎄, 저 놈들이 지들 목숨 아깝다고 씨발 요새에서 기다리잡니다!"
제발 좀 닥쳤으면. 백작은 드워프들의 지랄맞음에 인내심이 바닥에 달했다. 그나마 이성적인 백작이 이런 상황일진데 다른 이들은 오죽하랴.
"...제발 진정하시지요. 장로님들. 아직 저희는 도망친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기사들이 남아있는 건 백작의 지시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기에, 그래도 모험가들이 남아있는 건 선수금으로 받은 재화에 대한 일말의 양심 때문이었다.
"적이 어떤 식으로 나올 것인가에 대해 조금 더 파악한 뒤에...."
"이 던전 빼앗기고 죽어가면서 튀는 놈들을 상대로 파악은 지럴. 30년도 못 산 것 같은 애새끼가 혈통빨로 귀족이니 뭐니 들먹이는 것 보니 좆같기 짝이 없구만. 새끼야, 네 애비가 네 할미 젖물고 태어났을 때도 난 이 얼굴이었어!"
"......."
장로 드워프의 모욕에 모든 인간들의 표정이 굳었다. 최대한 이성적으로 대하려고 했던 남작 조차도 표정이 순간 일그러질 지경이었다.
로도페리라는 존재가, 두 종족을 서로 이해하고 중재하던 여인이 사라진 것이 토벌대의 두 종족 사이를 크게 갈라놓았다.
"인간 씨발롬들아! 우리는 공주님 구하러 간다!"
"...다 뒤질텐데, 땅딸보 새끼들이...."
"뭐야?! 방금 어떤 새끼야?! 귀쟁이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 귀 좋아, 개새끼들아!"
그건 로도페리를 구하기 위해 당장 포털을 넘어야 한다는 의견과 정찰이 중요하다는 의견 사이의 언쟁으로 번질 수밖에 없었다. 백작은 머리가 아파져 잠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뭔가 해결책이-
고오오.
포털을 통해 무언가가 넘어왔다. 모두가 무기를 들고 경계했지만, 곧 넘어온 이의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
"11장로!"
로도페리를 드워프 본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왔던 장로 중 한 명으로, 포털 너머를 마저 정리하기 위해 넘어갔던 드워프 장로가 돌아왔다.
위잉, 위잉.
그리고 그의 뒤로 사람들이 하나 둘 포털을 넘어오기 시작했다. 로도페리는 저들을 구하기 위해 넘어갔으니, 분명 로도페리는 크게 활약하고 있는 것이 틀림 없었다.
"응...?"
백작은 포털을 넘어온 이들의 움직임에서 이상함을 느꼈다. 마치 죽은 자가 움직이는 듯한 걸음걸이에 검에 절로 손이 갔다.
"11장로! 괜찮-"
콰득.
11장로가 입을 벌리며 다가선 드워프의 목덜미를 깨물었다. 눈꺼풀을 들어올린 11장로는 썩은 동태눈처럼 눈동자가 흐리멍텅했고, 전신에 물기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전군 요새 안으로!"
백작의 외침에 기사들은 빠르게 요새 안으로 움직였다.
모험가들 또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포털을 넘어온 이들의 존재가 무엇인지 직감하고 요새 안으로 달렸다.
"뭐, 뭐야...?!"
오직 던전의 마족들을 상대로 제대로 싸워 본 적이 그리 많지 않은 드워프들만이 당황하며 밍기적거렸다. 그들은 도망이 아니라 싸울 준비를 하며 무기를 들어올렸다.
"포털을 넘어오는 자들에 주의하라! 저들은...모두 구울이다!!"
백작의 참담한 외침과 함께, 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구울들이 입을 쩍 벌리며 토벌대에게 달려들었다.
* * *
"알뜰하게 사용해줘야지."
우리는 포털 앞에서 익사하여 죽은 정찰대원들의 시체를 건져올렸다.
"흐흐흐. 진화를 하고도 시체가 남다니. 이건 써먹으라는 여신의 계시."
죽은 자의 시체를 사용하는 것에 부디 용서를. 나는 여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렸다.
"백작가 놈들의 입에서 야언좆 소리가 나오게 해주지. 흐흐흐."
야, 언데드 좆같더라.
어차피 악랄하기 짝이 없는 오만의 군단장으로서, 나는 사랑과 평화의 수호자인 라스푸틴으로서 하지 못하는 짓을 마음껏 저지르기로 했다.
"지금의 나는 라스푸틴이 아니라 루시퍼...아오, 속옷이 오늘따라 조금 꽉 끼는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