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8회
112일
잠시 광란의 포로 심문이 있었다. 40명의 인간 여자들은 완벽하게 기절한 한 명의 여기사를 제외하고 모두 우리 군단의 노예가 되었다.
"스스로 목장으로 기어들어가라."
노예가 되었다고해서 그들에게 주어진 운명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목장에 들어간 이들은 요정들이 겪은 것과 같은 길을 걸어야했다.
가축으로서의 삶을 살다가 복하사하여 죽을 것이냐.
아니면 요정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냐.
그 기준은 라스를 깨닫는 가, 깨닫지 못하는가. 라스의 도리를 깨우친 자는 그린엘프로 다시 태어날 것이며, 그렇지 못한 자들은 죽어서 구울이 되어 우리 군단의 경험치가 될 것이다.
"우와...크네. 나 한 번 박혀보면 안 돼?"
"진정해."
나는 45cm로 커진 자지를 끌어안은 그레모리의 머리를 토닥이며 진정시켰다.
"너는 아까 나랑 인간들 위에서 질펀하게 한 번 했으면서 그러냐?"
"흥, 하지만 그건 원래 사이즈잖아. 이건 그거보다 2배, 아니 그보다 조금 더 큰 수준이라고."
전투 후의 열기를 섹스로 승화할 때는 그냥 원래 크기대로 했지만, 역시 우리 군단 최고의 색녀답게 극태자지에 눈독을 들인 것이다.
"안 된다. 하고 싶으면 분신 만들어와."
"왜? 내 보지 걸레될까봐?"
"어."
여기사로 연습하길 천만 다행이었다. 아무리 문신이 성마법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한들, 팔뚝만한 자지가 작은 균열을 강제로 열어젖히니 벌어지는 건 당연했다.
- 뭐, 뭐든지 할게요! 다리도 벌릴게요! 그러니까 크기 좀...줄여주세요!!
한 번 사용하여 늘어진 콘돔을 다시 원래대로 줄일 수 없듯, 포로들은 여기사처럼 될까봐 전전긍긍하며 머리를 숙였다. 나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원래 크기로 되돌려 한 번씩 찍어먹었다.
사정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고레어인 이들은 속살부터 남달랐다. 나는 그들의 치골에 내 이름을 새겨넣었고, 쾌감이 1/10으로 줄인 상태에서 모두 절정으로 보내버리며 승리를 따냈다.
40연승.
5성이 된 나는 40명의 포로들을 전부 다 한 번씩 절정시키는데 불과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문신으로 쾌감을 줄이게 해도 컵라면 익는 속도보다 더 빨리 가버리는 포로들은 절정과 함께 순순히 패배를 인정했다.
"역시 조금 아쉽군. 45cm, 라스푸틴 모드를 한 번 밖에 써보지 못하다니."
"그럼 내가 분신 만들어오면 되는 거지? 좋아. 마석내놔. 45cm짜리 좆집 대령할테니까. 후후, 거의 말자지급-아얏!"
나는 그레모리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미친 년아, 죽은 애들 부활시켜야지."
"중급 마석 하나 정도는 괜찮잖아? 섹스만 할 목적으로 분신 만드는 거면 마나 그렇게 많이 안 쓴단 말이야."
"죽은 애들 싹다 부활시키면 그 때 박아줄게. 지금은 안 돼."
하급과 중급의 호환이 되지 않다보니, 살아남은 병사들은 지금 열심히 서브던전 뺑뺑이를 돌며 마석을 긁어모았다. 전투 때마다 마석을 소비하여 쌓아놓은 재고가 마땅찮았고, 쌓인 재고 이상으로 많이 죽어버렸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애들 다 살아날 때까지 알로켄 던전으로 넘어갈 생각은 없어. 쟤들도 지금 당황스러울 거야. 이쪽으로 넘어온 애들이 소식이 끊어진 지 한참 됐으니까."
포로가 된 40명을 제외하고 모두 죽었다. 아마도 승승장구하던 토벌대 놈들은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다. 승기를 잡기 직전에 역전 당하는 셈이므로.
"일단 나랑 하르파스, 그리고 네 던전에 등록된 애들부터 부활시키자. 알로켄 던전은 탈환하고 난 다음이다."
"음...그럼 오크들 일부랑 워울프들은 전력에서 빠지는데?"
"어쩔 수 없지."
알로켄 던전에 등록된 이상 알로켄 던전에서 부활시켜야한다. 다행히 퍼시발은 크게 다치기는 했어도 병상에서 회복하면 상처를 모두 복구할 수 있다.
"그레모리. 적은 분명 드워프의 장비가 핵심이었지?"
"그래. 그것 때문에 더럽게 골치가 아팠어. 우리가 빼먹은 장비들보다 훨씬 더 좋은 장비로 왔더라."
"흐흐. 그것도 이제는 소용없게 됐지."
우리 군단은 150명 가량의 선발대를 던전에 묻었다. 당연히 그들 모두를 발가벗겼으며, 그들이 가진 장비를 우리가 다 챙겼다.
"이제 놈들의 장비는 우리 것이다."
"누가 너무 신나서 죄다 박살내는 바람에 절반이 망가졌지만."
"절반도 한참 안되기는 하지만...그래도 챙긴 게 어디냐."
비록 그 과정에서 내가 신나게 때려죽이고 다닌 덕분에 망가진 장비들이 수두룩했지만, 얼추 정리하여 50명 정도가 무기와 갑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장비는 얻으면 돼. 그레모리야, 지금부터 내가 가만히 앉아서 적의 장비를 얻는 걸 보여주도록 하마."
"어떻게 하려고? 포털 넘어가서 난동부리게?"
"흐흐. 스마트하게 싸우는 거지."
필요한 병사는 단 둘. 나는 병상에 누워있던 하르파스와 살아남은 슬라미아 한 명을 챙겼다.
"아아, 이것은 자동사냥이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둘과 그레모리를 데리고 포털의 앞으로 향했다.
* * *
<그 시각, 알로켄 던전 요새 안.>
"...선발대 뒤진 것 같지 않냐?"
"끔찍한 소리 하지 마라. 그 다음이 우리다."
토벌대에 참가한 모험가, 페르에 무르차와 키르도 마르키어는 불안감에 몸이 떨렸다.
알로켄 던전 내부에 대기중인 자신들은 선발대가 모종의 일로 돌아오지 않을 경우, 그들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편성된 정찰대에 소속되어 있었다.
"아니면 지금까지 안 돌아올 이유가 없잖아."
"몰라. 던전 공략 끝났나보지."
"그런 것 치고는 세 시간 넘게 지났는데?"
"너는 지금 선발대가 뒤졌으면 하는 거냐, 아니면 선발대가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라는 거냐?"
두 남자는 서로 티격태격하며 포털만 바라봤다. 선발대에 소속된 모험가들 중에는 그들의 지인이나 동료도 있었고, 토벌대로 함께 싸우며 전우애를 다진 기사들도 있었다.
"그 땅딸보 영감, 뒤졌으려나?"
"돌아가면 맥주 오지게 사준다고 하던대. 씁."
선발대에 따라간 소수의 드워프조차 돌아오지 않았다. 둘의 불안감은 결국 현실이 되었다.
"정찰대. 포털을 넘어 내부의 상황을 파악한다."
"예, 예. 다녀옵죠."
고압적인 표정의 기사는 명령만 내린 채 자리를 떠났다. 두 모험가는 던전 공략의 경험을 살려 장비를 갖췄다.
"역시 살려면 장비가 최고지."
"그러게. 살면서 언제 공짜로 드워프제 갑옷을 입어보겠냐. 흐흐."
몸이 다소 굼뜨기는 하지만 괜히 눈먼 고블린의 독화살에 갑옷이 뚫리는 건 사양이다. 두 남자는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철갑을 두드리며 조심스레 포털 앞으로 다가갔다.
"하나, 둘-"
셋.
둘은 동시에 포털 너머로 발걸음을 옮겼다. 몸이 앞으로 쏠리는 느낌과 함께, 둘은 포털 밖으로 빠져나왔다.
"어?"
발밑이 허전하다. 두 모험가는 자연히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물?"
바닥에는 물이 흥건하게 깔려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는 마치 심연처럼 어두워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어, 좆됐-"
말을 마치기도 전에 두 남자의 몸은 아래로 떨어졌다. 중력에 이끌린 두 남자는 제발 아래의 물이 그냥 고여있는 것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런 달콤한 상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래는 야속하게도 물웅덩이였고, 두 남자의 몸은 아래로 가라앉았다.
"읍, 으읍?!"
페르에는 숨을 참고 위를 향해 팔을 뻗었다. 수영을 할 줄 아는 그이기에, 물속에서 헤엄을 치며 수면 위로 올라가려고 했다.
덥썩.
하지만 아래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 미약한 빛에 비친 건 눈을 감은 키르도가 물을 토해내며 자신을 잡아당기는 모습이었다.
"!!"
이대로 가다가는 죽는다. 페르에는 빠른 판단을 내려, 드워프제 군화로 키르도의 손을 걷어찼다.
"으븝!!"
키르도의 눈이 순간 커졌다. 믿을 수 없는 것을 봤다는 양 페르에를 바라보다가 발버둥을 쳤다. 물살이 거세게 출렁거렸고, 페르에는 전력을 다해 수면 위로 뛰어올랐다.
"푸하--!"
폐에 찬 물을 깊은 숨과 함께 토해냈다. 손을 힘겹게 앞으로 뻗어 땅에 간신히 팔을 걸쳤다.
"하아, 하아."
"자동사냥은 개뿔."
페르에의 눈앞에는 붉은 머리의 타천사가 시큰둥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죽기 직전임에도, 검은 스타킹을 신고 다리를 꼰 미인의 모습에 페르에는 잠시 넋이 나갔다.
"그래도 편하게 죽이기는 하네."
툭.
타천사는 구두의 뒷굽으로 페르에의 이마를 밀었다. 갸냘픈 여인의 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했고, 페르에는 손조차 쓰지 못하고 물속으로 밀렸다.
"어푸, 크어, 흐어억!"
"아이, 시끄러. 조용히 해!"
타천사는 몽둥이를 들어 페르에의 머리를 강타했다. 순간 정신이 혼미해진 페르에는 전신에 힘이 쭉 빠졌다.
"하아암. 진짜 귀찮아...."
의식이 끊어지기 마지막 순간. 페르에는 타천사가 죽창같은 것을 들어올리는 것 보고 말았다.
* * *
"포털은 벽에 설치되는 것. 포털이 깔린 벽만 가만히 내버려두면 바닥이든 천장이든 뭔 짓을 해도 상관없다 이거지. 흐흐."
슬라미아와 내가 함께 땅을 깊숙히 파내려간다.
그리고 그 안에 하르파스가 물을 쏟아낸다. 신물이 올라올 때까지 하르파스는 속에서 물을 게워냈고, 덕분에 완벽한 함정이 완성되었다.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함정이 깔려있으면 쌍욕먹기 정말 좋은 쓰레기 던전이지. 근데 뭐 딱히 상관없잖냐. 어차피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인데."
"당하는 입장에서는...정말 짜증나겠는 걸."
"하지만 하는 입장에서는 이것만큼 짜릿한 게 없지."
시간이 흘렀다. 나는 직접 물속으로 뛰어들어 바닥에 가라앉은 두 남자의 시체를 건져올렸다. 물에 떠올랐다면 그냥 건져올리면 되는데, 드워프제 갑옷을 입어 바닥까지 가라앉아 직접 챙기러 가야 했다.
"크흐흐. 넘어오자마자 디딜 발판이 없어서 얼마나 놀랐을까?"
"포털을 이런 식으로 쓰는 건 아마 네가 처음일 거야."
"쓰레기 같냐?"
"쓰레기 같아서 한 번 더 지릴 것 같은데."
나와 그레모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키득거렸다.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전술에 있어서 나와 그레모리는 찰떡궁합이었다.
"흐흐. 던전의 시스템을 지들 멋대로 사용한 대가지."
평소에는 내가 그레모리의 제안을 양심의 문제로 적당히 넘어가지만, 지금은 그럴 상대가 아니다. 나는 그레모리가 제안할 법한 작전을 생각해냈고, 그레모리는 흔쾌히 작전을 받아들였다.
"이거 일일이 때려 죽이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게 파밍이 가능한데?"
"익사한 시체를 몇 번이고 건드려야 하는 나도 좀 생각해주지 않겠어?"
"네가 정리하는 것도 아니잖냐."
나는 두 남자의 몸에서 갑옷을 벗겨냈다. 바닥에 가라앉은 무기는 나중에 회수하기로 하고, 전신에서 값나가는 것을 모두 벗겨낸 다음 남자의 몸만 옆으로 밀어넣었다.
"자, 다음 먹이다."
"주인님. 물 빼고 먹으면 안 될까요?"
"불로 지지고 난 다음에 먹고 싶은데...."
"이것들이 어디서 반찬 투정이야. 하르파스 입에서 나온 물이라고 해도 그냥 강물이야, 강물. 포상으로 생각하고 먹으라고."
슬라미아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남자들의 시체를 해치웠다. 물타입 구울로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나는 그냥 슬라미아들의 먹이로 던져줬다.
"다음은 언제...오, 왔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이번에는 제법 많은 수의 이들이 포털을 넘어왔다. 나는 효율을 위해 장대를 들어 넘어오는 이들의 투구를 후려쳤다.
"우리 애들 죽인 건 너냐!!"
퍼억, 퍼억.
모험가들의 정수리를 후려친다. 의식을 잃은 이들은 물속에 가라앉는다. 곱게 보내주는 경우가 그러하며, 조금 독하게 보내주는 경우는....
"아, 저 놈이다. 저 남자 마법사가 우리 오크들 셋을 죽였어."
"그럼 죽어야지."
나는 남자 마법사가 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계속 장대로 찔렀다. 놈은 물거품을 일으키다가 고개를 아래로 떨궜다.
"저 여신관! 쟤가 신성력으로 우리 듀라한들 정화시켜버렸어!"
"그럼 죽어야지."
나는 여신관을 물밖으로 빼내어 명치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여신관은 게거품을 물고 쓰러졌고, 나는 그녀를 뒤로 집어던졌다.
"목장으로 보내라."
"남녀차별 반대!"
"아니 여기서 성평등을?"
"여자만 살려주는 악덕 군단장 규탄한다!"
"꼬우면 지들도 파종으로 알 낳을 수 있게 태어나라고 하던가."
남녀차별이 아니다. 오크들이 뿌리는 씨를 받아낼 곳이 있다면 나는 남자라도 살려줄 수 있다. 그런 남자가 있다면.
"근데 이거 진짜 좋기는 좋네. 넘어오자마자 반응 못하면 바로 물에 빠지는 거 아냐."
"그렇지. 뭐, 이것도 만능은 아니다. 네 말대로 넘어오자마자 날개를 펼친다거나 반응하면 되고, 다른 하나는-"
입이 근원이라고 했던가. 아니면 던전 시스템을 교묘히 이용해 날로 먹으려고 한 것에 대한 신의 벌인가.
"포털을 향해 멧돼지처럼 돌진하는 경우가-"
"우랴아아앗!!!"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는 작은 소녀는 포털을 넘어와, 물웅덩이를 지나쳐, 나를 향해 자기 몸집만한 도끼를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