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1회
107일차
파종을 통해 낳는 알은 일반적인 알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소환 시설을 통해 부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활용 방법이지만, 마왕은 시스템적으로 '마족다운' 활용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첫번째, 알을 제물로 바치는 것. 태어나기도 전의 알을 한 개체의 경험치로 바치는 것이 그 첫번째 마족다운 활용이다.
그리고 두번째가 기존의 종족을 알과 합성하여 새로운 종족으로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건 이미 내가 레비즈가 낳은 알을 드라고니안으로 여럿을 합성하며 시도해봤고, 직접 효과를 누렸다.
이번에 내가 할 행위도 후자다. 단지 드라고니안이 엘프가 되었을 뿐이고, 합성으로 환생하는 대상이 엘프로 확정이 되지 않을 뿐이다.
"이런 상황이다. 할 수 있겠느냐?"
나는 요정들에게 모든 확률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리고 엘프로 태어나지 않을 경우 그에 해당하는 조치도 투명하게 밝혔다.
엘프로 환생시켜 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남작령을 상대로 기만책을 펼쳤던 것처럼, 이번에는 엘프로서 적진에 침투해야만 했다.
기사들을 상대로 구출받은 척 아양을 떨어야 할 수도 있다. 인간 사회에 엘프로서 녹아들어야 할 수 도 있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19금 망가 속 엘프들이 자주 겪는 것처럼 노예상인에게 팔려 노예가 되거나 할 수도 있다.
물론 마지막은 당연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요정들의 레벨은 3성 평균 수준이고, 엘프로 다시 태어나면 어지간한 기사들에 육박할 정도로 강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보다 강한 변태가 나타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엘프로 환생하고 싶은 자는 남아다오. 너희의 선택을 존중하마."
요정들의 고민은 짧았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며 씩 웃더니, 한 명도 빠짐없이 손을 들었다.
"엘프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데 그런 게 뭐가 문제겠어요?"
"저기, 엘프가 되면 수명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하프엘프랑 비슷하게 되는 건가요?"
"오크 여자로 다시 태어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랜슬롯처럼 되는 거잖아요!"
다행히 큰 반향은 없었다. 오히려 본인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것에 나는 감사할 따름이었다. 스스로 인간을 그만두겠다는 결단을 내려준 이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나는 그들의 합성에 선물을 하나 제공했다.
"중급 마석 하나를 통째로 갈아넣은 나의 마액을 품고 환생하라."
이미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알을 비롯하여, 요정들이 새로이 태어날 알들은 모두 내 자손 오크들이 뿌린 씨앗이다. 당연히 엘프로 태어난다거나 고등급의 개체로 태어날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물론 내 씨가 담긴 마액이 끼얹져진 알과 합성된다고 하여 확률을 높이거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저 부적처럼 고등급의 환생을 기원해줄 뿐, 그 이상의 효과는 없었다.
"누가 먼저 해보겠느냐?"
"제가 먼저 해보겠습니다."
조금은 색이 바랜 연분홍빛 머리칼의 여인이 앞으로 나섰다.
"너는...."
머리칼이 조금 하얗게 새어버렸다거나, 얼굴이 조금 푸석푸석한다거나, 망사 아래로 보이는 살결이 다소 험해 보이는 건 분명 착각이 아니었다. 그녀는 앳된 얼굴과는 달리 상당히 몸을 험하게 사용한 듯 했다.
"니무에로구나."
"니무에. 이름을 기억하고 계시는 군요."
"기억하다마다. 라스베가스를 공략했던 때 이후로 우리 군단이 포로로 잡은 모험가 중 한 명이 아니더냐. 라스피카에서 네가 메어리를 도와 요정들을 이끌어주기도 했지."
니무에는 아발론의 요정들에게 있어서 일종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존재였다. 아발론의 책임자는 메어리였지만, 실무진의 우두머리나 실질적 대장은 니무에였다.
"먼저 용기를 내어줘서 고맙다. 인간이 아닌 새로운 종족으로 태어난다는 것이 분명 두려울텐데.'
"훗, 그래도 엘프로 태어나는 거잖아요."
니무에는 나를 향해 무릎까지 꿇으며 엎드려 절을 했다.
"어디 칼도 제대로 못 써서 몸으로 돈이나 벌어먹고 살던 D급 모험가가, 여자로서의 행복을 알게되고 이렇게 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유일한 부끄러운 곳인 닳은 신체를 엘프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주시는 건데, 제가 어떻게 이 기회를 포기할 수 있겠어요?"
"......."
나는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 하지만 군단장의 위엄을 유지하기 위해 속으로만 눈물을 삼켰다.
"니무에, 혹시 엘프로 태어난 이후에 바라는 바가 있나?"
"바라는 건 하나 뿐입니다, 군단장 님."
니무에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훔치며 게슴츠레 웃었다.
"군단이 영원히 이어져, 제가 죽을 때까지 라스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
<마물합성> 2개체 이상의 마물을 합성하여 하나의 개체로 만들어냅니다.
# 합성대상 : 니무에(★★★), 알(?????)
# 합성결과 : ????(★★★~)
인간은 엄밀히 따지면 마물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 군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나는 니무에에게 알을 안아들게하여 소환시설로 그녀를 옮겼다. 니무에는 알을 꼭 품은 채, 코쿤 속에 몸을 웅크렸다.
그렇게.
니무에를 시작으로 하여, 오크들이 다크엘프들을 상대로 좆질하여 얻은 알과 인간요정들은 하나 둘 다크엘프들이 낳은 엘을 챙겨 소환시설의 앞에 줄을 섰다.
* * *
<그 시각, 후작가 레굴루스 성 초입.>
후작가의 기사단은 안다이할과 함께 귀환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번 전투를 통해 안다이할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었다.
- 이 남자, 의외로 할 때는 하는 남자가 아닌가?
후작가 안에 있을 때는 억눌려있던 상황 때문에 그런 건지, 아니면 밖에 나와서 스스로의 재능을 마음껏 펼친 건지, 그도 아니면 위기 상황에 재능을 발견한 건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가 던전을 공략하면서 보인 지성, 카리스마, 그리고 엘프들을 구한 실적은 기사단에게 있어 다음 세대의 후작으로 칭송하기에 충분한 성과였다.
"돌아가는 즉시 휴식을 취하도록 하지. 그리고 선물을 받은 물건들은 성에서 적절히 배분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예?"
"기사단이 피와 땀을 흘려 얻은 물건이다. 기사단에게 돌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뭐, 후작 각하께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면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금일봉 정도는 돌아가야 하지 않겠나."
"안다이할 님...."
안서니우스는 괜히 코가 찡했다.
한 번 후작의 자리를 물려받았다가 다시 후작의 작위를 부친에게 돌려줘야했던, 그 무능한 망나니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에 안서니우스는 지금은 후작가를 떠난 '그녀'가 떠올랐다.
'이므신할 님, 보이십니까? 당신의 동생이 이렇게 성장하였습니다.'
전대 후작. 여성의 몸이지만 본래 후작의 자리를 이어받았어야 했을 그녀가 떠올라 안서니우스는 눈물이 핑 돌았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조금 감상에 젖을 수밖에 없었다.
"도착했군. 그런데...."
안다이할은 굳게 닫힌 성문에 일단 멈춰섰다. 성문 위의 병사들은 자신들을 확인했으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며 당황했다.
"이건 도대체?"
"각하! 도망치십시오!!"
성벽 위의 병사 하나가 고래고래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쳤다.
"성기사단이...! 후작님을!!"
푸-욱.
병사의 등 뒤에서 날카로운 검이 그의 가슴을 찔렀다. 성벽 아래로 고꾸라진 병사는 그대로 떨어져 절명했다.
"뭐, 뭘 하는 것이냐아아!"
안서니우스가 검을 빼어들며 호통을 쳤다. 하지만 병사들은 일그러진 얼굴로 활까지 들어올렸다.
"성기사단, 후작님. ......쳇"
안다이할은 성벽의 상황을 살피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기사단에게 자신들이 온 뒤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모두, 퇴각한다!!"
"예?!"
"병사들이 저런 식으로 나오는 경우라면 하나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어!"
기사들은 우물쭈물하며 당황했지만, 곧 활을 자신들을 향해 겨누는 병사들과 남은 기사들의 모습에 이를 악물고 기수를 돌렸다.
"이단...."
안다이할은 고개를 들어올렸다.
성벽 위.
마녀 레비즈 휘하의 성기사단의 깃발이 펄럭이며, 그 아래에 성기사들이 곳곳에 배치되어있었다.
* * *
<후작가 레굴루스 성, 성 내 별실.>
"......나의 선택은 틀렸단 말인가."
초췌해진 몰골의 후작은 침대에 누워 피를 토했다. 옆에서 후작을 간호하던 엘렉트라는 손수건으로 그의 피를 닦아냈다.
"그렇지 않아요. 만약 싸우려고 하셨으면 후작가의 백성들이 다 다쳤을 거예요."
"그래. ...종교란 무섭군. 아니, 이건 맹목적인 충성심인가...."
마녀 레비즈 안.
그녀의 아래에 있던 성기사단이 반란을 일으켰다.
- 레오 후작은 마족의 사주를 받아 남작령 탈환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라는, 그야말로 당치도 않은 말을 하며 레굴루스 성을 점거했다. 엘프들을 구하기 위해 기사단의 전력이 빠져나간 틈을 노려, 예전부터 준비했다는 것처럼 레굴루스 성을 신속하게 점령했다.
"에렉타일은...집사장은 어떻게 되었는 지 들었느냐?"
"아뇨. 전혀요. 분명 어디에는 있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셔요."
"...아무리 생각해도 성기사단의 움직임은 이상했다. 마치...내부에 내통자가 있는, 쿨럭!"
후작은 다시 피를 토해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엘렉트라의 손목을 붙잡았다.
"아가, 이제는 괜찮다. 내게는 시간이 그리 많지 남지 않은 것 같구나."
"아버님! 무슨 말씀이세요!"
"...후우, 조금 쉬고 싶구나. 아가, 차를 다오."
후작은 입안에 고인 검은 피를 게워내고 차를 한모금 삼켰다. 그리고 눈을 서서히 감으며 침대에 몸을 눕혔다.
"이런 일을 겪게 하여 미안하구나.... 나는, 조금 쉴...."
스르르. 후작의 눈이 감겼다. 엘렉트라는 후작의 옆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조용히 그들이 감금된 별실의 문을 확인했다.
밖에는 성기사 둘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엘렉트라는 문에 걸린 빗장을 눈으로 슬쩍 확인한 뒤, 후작의 침대에 다가왔다.
"......이걸 들키지 않고 들고오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스륵. 엘렉트라는 다리를 좌우로 벌렸다. 검은 스타킹의 고간부위를 스스로 찢어, 하얀 속옷 사이에 숨겨놓은 작은 유리병을 꺼냈다.
그 안에는 노란점액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아버님, 죄송해요."
엘렉트라는 유리병의 뚜껑을 열었다.
"지금이 아니면...기회가 더는 없는 걸요."
노란점액의 향이 엘렉트라의 코를 간질였기 때문일까. 그녀의 눈이 점점 몽롱하게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 * *
나, 플라우로스, 그레모리, 하르파스 등.
우리 던전의 모든 소환 시설을 이용해 요정들은 엘프의 알을 들고 합성에 들어갔다. 합성에는 시간이 제법 걸리는 편이었고, 요정들은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기요, 더 세게는 못 해? 나랑 할 때는 막 강간하는 것처럼 해놓고는."
"이, 이건 성행위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라는 군단장 님의 배려-으거어억!"
요정들은 오크들의 뒤에서 전립선을 공격하며 오크와 엘프를 동시에 괴롭혔다.
흥분한 오크들은 다크엘프들을 상대로 무자비하게 허리를 흔들었고, 몇몇은 기구에서 다크엘프를 뽑아 교배프레스로 허리를 흔들었다.
"하아앙, 흐아아앙!!"
잡혀온 뒤로 계속 자지가 박혔던 다크엘프들은 그저 쾌락에 빠진 비명만 지를 뿐이었다. 그들의 배에 박힌 성마법은 모든 감각을 쾌감으로 치환하고, 거기에 성감을 증폭시켰다.
"으히익! 나, 낳아버려어어!!"
거기에 절정의 극의라고 할 수 있는 '산란'.
오크가 유일하게 자지를 빼는 순간이자, 다크엘프에게는 오르가슴의 빅뱅이 일어나 정신이 날아가는 순간.
꿀럭, 꿀럭!
다크엘프의 균열이 좌우로 열리며, 안에서 주먹보다 큰 알이 튀어나왔다. 요정은 그걸 산파라도 되는 것 마냥 조심스레 받아 바구니에 차곡차곡 쌓았다.
"자, 빨리 박고 싸요. 지금 벌린 상태로 기다리고 있잖아."
"아니, 이건 출산 이후에.... 그리고 조금은 쉴 수 있도록 해야...."
"어머? 나랑 할 때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사정사정했는데도 자궁에 사정하더니 지금 장난하나? 지금 종족 차별하는 거야? 나는 인간이고 얘는 다크엘프니까? 군단장 니이이임! 오크가 보지 차별해요오오!"
"아, 넣으면 될 거 아니오!"
오크는 다크엘프의 안에 다시 좆질을 시작했다. 다크엘프는 절정의 여운을 즐길 새도 없이, 다시 자지를 머금고 신음을 흘렸다. 요정은 큭큭 웃으며, 다크엘프의 젖을 옆으로 잡아당겨 꽉 움켜쥐었다.
푸슈우웃.
초콜릿 향이 담긴 다크엘프의 젖이 인간의 손에 짜였다. 요정이 젖을 짜는 감각 마저도 다크엘프는 쾌락으로 느껴 몸을 떨었다.
"흐흐, 엘프 목장은 착유가 국룰이지."
비록 지금은 손으로 젖을 짜야하지만, 언젠가 깔대기나 착유기 등을 이용하여 젖을 짜리라. 다크엘프들의 농익은 초코우유는 우리 군단의 명물이 될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본 게임을 시작해볼까...."
나는 좆질하는 오크들의 사이를 가로질러, 특별실로 향했다. 다른 특별실보다 더 넓은 방안에는 이미 짙은 초콜릿 향이 물씬 풍기고 있었다.
"샤이탄, 문을 열어라."
"예,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하지만 속지 않는다. 이 달콤함 속에는 역겨운 독이 담겨있음을. 나는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 썅년아?"
"......."
안에는 전신의 힘줄이 잘려 사지가 구속된 다크엘프-아스타로트가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머저리 같은 년. 일단...."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귀부터 움켜쥐었다.
"귀부터 뽑고 시작할까?"
나는 힘으로 그녀의 귀를 잡아 비틀어 뜯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