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회
106일차
약 한 시간 뒤.
우리는 지하 2층에서 1층으로 올라가는 구역에서 10명의 다크엘프를 추가로 확보했다.
“킁킁, 여기서 다크엘프 냄새가 난다.”
아군 병사들이 몽마들을 상대하는 사이, 벽 곳곳에 숨겨진 비밀통로를 발견한 갤러해드는 무려 10명이나 되는 다크엘프들을 찾아냈다. 그들은 갤러해드가 아니었으면 거의 찾아내지 못했겠다 싶을 정도로 밀실에 꽁꽁 숨겨져 있었다.
이걸로 우리가 구출한 다크엘프의 수는 약 서른.
버진 엘프가 80여명에 이르렀던 걸 기억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턱없는 수치였지만, 그래도 약 30명이라도 다크엘프를 구출한 게 어디인가.
“갤러해드여, 혹시 드라이어드는 없던가?”
“예. 아쉽게도 인장은 찾지 못했습니다.”
색욕의 인장 아스모딘.
드라이어드로 태어난 그녀는 엘프와 정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의 정령으로 마왕 솔로몬이 요정왕을 상대로 낳은 자식이라고 전해들었다. 엘프들과는 다른 순수하고 풋풋함이 묻어나는 매력을 가진 존재라고 하더라.
그런 인장이 아스타로트같은 멍청이에게 희롱당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나는 적의 중추로 향하는 미로의 앞에 섰다.
“이대로 그냥 가면 시간 엄청 걸리겠지? 안 그래도 지금 다크엘프들 구하면서 시간 좀 지났는데.”
“분명 중간에 나오는 식물견들 때문에 시간이 지체될 거예요.”
“하지만 길이 없어. 천장으로 날아가려고 해도 막혀있는 걸.”
미로 이외의 통로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되는 법.
“라임, 주특기 발휘하자.”
“알겠어, 주인. 슬라미아 전원 집합~”
느긋한 라임의 목소리에 슬라미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12명이 한 자리에 모여 라임의 몸을 중심으로 서로의 몸을 베베 꼬기 시작했다.
“미노타우르스들은 슬라미아들을 들어올려라!”
몽마들을 죽이느라 상처 투성이기는 했지만, 미노타우르스 여섯은 거뜬히 슬라미아들을 천장으로 들어올렸다. 가운데에 자리잡은 라임이 적당한 방향을 잡은 뒤, 슬라미아들은 천장을 굴착하기 시작했다.
구구구구.
12중으로 돌아가는 슬라미아 굴착기는 사람이 걸어갈 정도의 속도로 빨랐다. 슬라미아들을 천장에 집어넣은 미노타우르스들은 지쳐 바닥에 쓰러졌다.
“하르파스. 하피 에일로들을 데려와다오.”
“실어나르게?”
“계단을 만들 시간도 없고, 미노타우르스들도 많이 다쳤다. 지금은 날아서 올라가는 게 나아.”
“주인은? 좀 있다가 올라가게?”
“...네가 좀 도와줘야겠다.”
하르파스의 표정이 굳었다. 아직 하피 에일로들은 지하 2층에 머무르고 있었고, 그들이 포털을 넘어오려면 제법 긴 시간이 필요했다.
“나 혼자 주인을 들고 천장까지 날아오란 거야?”
“드래곤 날개까지 달아줬잖냐. 힘내라, 하르파스.”
하르파스는 잠시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가 내게 바닥을 가리켰다.
“로브 좀 깔아봐. 내가 그냥은 못 들 것 같아.”
나는 하르파스의 뜻대로 로브를 깐 바닥에 반듯하게 누웠고, 그녀는 내 전신을 휘감은 로브의 윗부분을 잡고 날개를 퍼덕이기 시작했다.
“으으으으!!!”
하르파스가 펄럭이는 날개가 마치 헬리콥터를 방불케 했다. 내 몸 또한 아주 천천히 지상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으아아! 주인, 나 너무 힘들어!!”
“이제 2m 좀 올라간 것 같은데….”
“주인이 직접 들어보던가!!”
하르파스는 짜증을 부렸지만 나는 조용히 입을 꾹 다물었다. 천장까지 점프를 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었고, 지금 나를 천장에 올려보낼 수 있는 자는 하르파스 뿐이었다.
“군단장님을 올려드려라.”
“상처가 덜한 형제들이여, 바닥에 엎드려 달라.”
오크 병사들이 내가 올라가는 아래에 엎드려 탑을 쌓았다. 그들은 등으로 나를 밀어올렸고, 하르파스가 잠시 나를 오크 셋의 등 위에 내려놓고 휴식을 취할 정도였다.
“후우, 주인. 그냥 여기서 뛰어 오르는 건 어때? 높이 될 것 같은데.”
“그랬다가는 오크탑이 무너질 거다. 적군에 입은 피해보다 나 때문에 입은 피해가 더 클 걸?”
“......그럼 진짜 내가 저기까지 다 올려야 한다는 거야?”
하르파스는 울상을 지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하르파스는 로브를 바짝 움켜쥐고 천장을 향해 수직으로 날아올랐다.
“끄으응!”
젖먹던 힘까지 사용한 하르파스가 간신히 나를 천장의 구멍에 올렸다. 혹시나 무너지는게 아닐까 싶어 벽을 양손으로 짚은 나는 하르파스에게 머리를 숙여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고생했다. 이제 본진으로 돌아가서 쉬어도 좋다.”
“이, 이런 일로 퇴각할 줄이야….”
하르파스는 허탈한 얼굴로 바닥을 향해 나풀거리며 떨어졌다. 나를 무려 6m 높이 천장 위로 들어올리며 모든 체력을 소비하고 만 것이다.
“당장 싸울 수 있는 이들만 따라올라오라. 미로는 통과하지 않는다.”
미로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메어리가 버지니움 실드를 세운 채 성검을 들고 서있었다. 언제든지 적이 빠져나오면 바로 성검으로 죽이겠다는 배치이자, 우리가 천장으로 넘어가는 동안 역공같은 허튼 짓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경고의 표시였다.
“주인님, 혼자가시는 건 아니시죠?”
륜이 내 뒤에 따라왔다. 나는 천장을 엎드려 기어가다가 다리를 벌렸고, 륜은 내 아래로 비집고 기어들어왔다.
“주인님 가시는 곳에 제가 빠질 수 없죠.”
“손은 괜찮느냐?”
“이거요? 조금 있으면 괜찮아져요.”
륜의 손은 퉁퉁 부어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겠지만, 몽마들을 향해 수백에 이르는 화살비를 퍼부운 손가락은 부어오르는 게 당연했다.
“아프면 얘기하거라. 바로 퇴각할 것이니.”
색욕의 인장도 중요하기는 했지만 륜이 더 중요하다. 나는 슬라임 부대의 꽁무니에 바짝 붙어 기었다.
“주인님, 색욕의 인장을 가지시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음...일단 조교실에 집어넣을까?”
“만약에 아스모데우스처럼 순순히 저희한테 붙으면요?”
“에이, 설마 마왕 딸인데 그렇게 쉽게 가랑이를 벌릴까. 더군다나 처녀라잖냐. 자기 남은 힘으로 나무 정조대를 찼다고 하는 여자인데.”
아스모데우스는 색욕의 인장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알고 있었다.
아스타로트가 인장의 음부를 노렸으나, 인장은 위협을 느끼고 스스로의 고간에 나무의 힘으로 정조대를 찼다고 했다. 그 바람에 매일매일 아스타로트에게 고간부위를 제외한 모든 곳이 범해지고 있다고 들었다.
“쓸모없는 아스타로트가 참 이럴 때는 도움이 되는군.”
“주인님 먹기 좋게 미리 손질해서요?”
“정답이다, 륜. 일부러 조교실에 푹 절여놓을 것도 없겠어. 흐흐흐.”
남이 빚은 떡을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될 일이니 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가. 나는 군침을 삼키며 계속 기었다.
“주인, 다 옴.”
라임과 슬라미아들이 굴착을 멈췄다. 그들은 아래로 내려가는 통로를 만들었고, 이제 내가 아래로 점프하기만 하면 바로 중추에 들어가는 셈이었다.
“흐흐흐, 그럼 아스타로트 면상이나 보러 가볼까.”
나는 간신히 들고 온 철퇴를 앞으로 놓았다. 그냥 떨어지기 미안하니 화려하게 등장할 계획이었다.
“길을 열어라, 라임!”
“힘내, 주인.”
라임과 슬라임들이 몸을 빼내 통로쪽으로 빠져나왔다. 나는 다이빙을 하는 것처럼 아래를 향해 점프했다.
투둑!
간신히 유지되고 있던 구멍이 내 무게에 무너져내렸다. 나는 흙더미와 함께 아래로 떨어졌고, 팔부터 떨어지기 전에 아래로 내린 철퇴를 잡아당겼다.
“오빠왔다!!”
철퇴를 위로 들어올린다. 문신을 통해 강화된 근력은 수십 kg의 철퇴를 하늘로 들어올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내 몸도 허공에서 빙글 돌았다. 그리고 철퇴를 아래로 내리찍었다.
“흙먼지는 자체 효과!”
콰-------앙!!
거대한 폭발과 함께 흙먼지가 사방으로 터져나왔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중력에 내 무게까지 함께 실려 떨어진 철퇴는 바닥을 말그대로 터뜨려버렸다.
“안녕하신가, 아스타로트.”
흙먼지를 걷어낸 뒤, 나는 본능적으로 적이 있을 것 같은 곳을 향해 주먹을 겨눴다.
“네 귀를 잡아 으깨러왔노라. 순순히….”
“안녕, 대장 나으리.”
청록의 드레스를 입은 은발의 다크엘프가 다리를 꼰 채 나를 맞이했다. 그녀는 천장에 머리가 닿을 법한 나무 구조물의 굵은 가지에 걸터앉아있었다.
“내 던전에 온 걸 환영해. 나는 29위 던전의 주인, 아스타로트. 그쪽은 뭐지?”
“이름따위 알아서 뭐하게. 어차피 죽고 나면 아무것도 모를텐데.”
“그건 맞는 말이네. 하지만 나는 다른 생각인 걸. 명계에 가면 누가 너를 지옥으로 보냈는 지는 알고 있어야 할 거 아니야?”
“그건 공감한다. 가서 지옥의 왕에게 전하라. 아스타로트는 ‘라스’에 의해 지옥에 떨어졌다고.”
나는 철퇴를 집어들었다. 눈앞의 존재는 아스타로트가 분명했다.
<아스타로트>, Lv.88, ★★★★☆.
4성에 5성으로 진화가 가능한 존재. 별이나 레벨의 상태가 꼭 나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안심했다.
“어쭈, 88렙?”
“......꼴에. 이름은 파후우 주제에 89레벨이 뭐야. 젠장.”
아스타로트의 인상이 제대로 찌푸려졌다. 나와 아스타로트는 서로의 정체를 시스템으로 한눈에 파악했다.
상성의 차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일단 레벨은 1이라도 내가 앞서있다.
“29위 던전 주인이나 됐으면서 나보다 어떻게 레벨이 낮냐, 응? 할파스도 너보다는 높았다.”
“할파스? ...아하, 하르파스 던전이라길래 뭔가 이상한가 싶었더니. 할파스를 잡은 거야? 대-단하네. 자기가 지금 할파스 잡았다고 자랑하는 건가? 풋, 어차피 성검의 용사로 잡은 걸 가지고 자랑은.”
아스타로트는 대놓고 나를 빈정거렸다. 나는 찬찬히 그녀를 위에서 아래로 뜯어봤다. 다크엘프 특유의 탄 피부도 피부지만, 하이엘프보다 짧고 다소 뭉툭한 귀가 시선을 끌었다.
“아스타로트는 몽마계열 마족이라고 들었는데 아니네. …...너 이 새끼, 혹시 합성했냐?”
“맞아. 내 몸에 직접 다크엘프를 섞었지.”
아스타로트는 드레스 앞 부분을 살짝 걷으며 가슴을 자랑했다. 엘프 특유의 분홍색 유두가 훤히 드러났고, 나는 그녀에게서 풍겨지는 살짝 역한 초콜릿 냄새에 속이 다 뒤틀렸다.
“초코우유가 상했군. 유통기한 지난 걸로 모자라 뙤약볕에 방치된 가공유같구나.”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불쾌한 기분인데.”
“불쾌하라고 한 말 맞다. 몇 명이나 섞었지?”
“음…13명?”
“미친 년.”
아무리 던전의 주인이라고 한들 스스로를 합성하는 도박을 저지르다니. 만약 까딱 잘못하기라도 한다면 합성하는 대상에게 의식이 먹혀서 영원히 죽어버릴 수 있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던전 주인에 대한 합성은 시스템에서 막힌 줄 알았는데.”
“죽기 직전인데 뭔 수를 못 쓰겠어?”
“그건 또 그렇군. 그래서...나머지 다크엘프들은 어디에 있지?”
씨익. 아스타로트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그녀는 두 팔을 좌우로 펼치며 내게 싱긋 웃었다.
“그럴 때는 다른 놈들은 다 어디에 있는 지 묻는 게 인지상정 아닐까?”
“닥쳐라. 식물견들 미로에 숨겨놓은 걸 누가 모를 줄 알고? 시간 끌려는 거면 잘못 판단한 거다.”
짝! 내가 손뼉을 치기 무섭게 미로에서 빠져나오는 출구 쪽의 천장이 무너져내렸다. 아스타로트는 무너진 통로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병신. 지가 도망칠 길을 막아버리네.”
“머저리. 내가 천장에서 내려온 걸 잊었느냐?”
“날지도 못하고 척 보니 무거워서 천장까지 뛰지도 못할 것 같은데 괜찮겠어? 튀려면 인간들 쳐들어오는 쪽으로 도망가야할텐데.”
“흥. 네가 여기서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으냐? 너는 여기서 죽는다. 마침 다크엘프가 되었으니, 네 손에 뜯겨나간 다크엘프들의 귀에 대한 원수를 갚아주도록 하마.”
동맹을 맺는다거나 할 존재는 아니다.
엘프의 귀를 자른 것 만으로도 곱게 죽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13명이나 되는 엘프를 합성으로 먹어치운 건 용서할 수 없는 중죄였다.
“아니지, 좋은 생각이 났다. 너는 꼭 포로로 잡겠다. 네 자궁에 나의 씨를 뿌릴 것이다. 네가 합성으로 먹어치운 엘프의 수만큼, 네 군단이 죽인 엘프의 수만큼 낳고 난 다음 죽이도록 하지.”
“어머. 네 씨를 받았다가는 엘프들 다 돼지 엘프가 되어서 태어날 것 같은데? 쿠쿡. 역시 멍청해서 대화로 시간을 끄는 줄도 모른다니까.”
아스타로트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녀가 앉은 거대한 나무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거야말로 이쪽에서 할 말이다. 일부러 시간을 줬더니 기껏 반격하는 게 거대 나무 괴물이냐?”
“흐흥, 그냥 거대 나무 괴물 수준이 아닐걸?”
쯔어어억.
나무의 윗부분이 사방으로 갈라졌다. 안에서 돋아난 꽃잎은 마치 동물의 혀처럼 침으로 번들거렸다. 꽃잎의 크기는 훨씬 커졌지만, 분명 생김새가 식물견의 꽃잎과 비슷했다.
“아, 씨발. 낚였네.”
“뭐래. 미로에 병력 숨긴 줄 알고 네 멋대로 착각한 거지.”
“...그래. 그건 내 실수군. 근데 어쩌라고. 70레벨 짜리 20마리 정도 섞는다고 90레벨 되냐?”
“안 되지. 그래서 카임, 오리아스, 포칼로르. 몽마들 싹다 부활시켜서 섞었고, 85레벨짜리도 하나 섞었어.”
“......미친?”
실수로 철퇴의 손잡이를 부러뜨릴 뻔 했다. 나무 괴물의 몸통에는 온갖 몽마들의 얼굴이 나무껍데기에 돋아나기 시작했다. 마치 우리가 죽인 모든 몽마들의 원혼이 나무에 깃든 것처럼 얼굴이 생겨나, 보기에 너무나도 소름끼치고 역겨웠다.
그중에는 다크엘프로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미친년이 따로 없군. 엘프들은 지가 쳐먹고 합성마수를 만들면서 자기만 쏙 빠져나와?”
“후후, 나보다도 더 좋은 핵심이 있는데 내가 뭐하러.”
짝. 아스타로트가 손뼉을 쳤다. 꽃잎의 윗부분에서 꽃봉오리가 피어나듯 나무껍질이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
꿈틀, 꿈틀.
“으윽.”
안에서 수술처럼 보이는 돌기들이 촉수마냥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꽃의 수술이 인간에게 남근같은 역할을 한다고 한들, 저렇게 진짜로 남근처럼 움직이는 건 보기 흉했다.
“우리 라실이 처럼 자지 모양이라도 통일하…. 이 씨발년이.”
수술 자지의 한 가운데. 암술처럼 돋아난 여인을 보고 나는 험한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아하하! 화났어? 화났니?"
아스타로트는 배를 잡고 깔깔 웃으며 암술 여인을 가리켰다. 알몸인 그녀는 허벅지 부터 나무 속에 파묻혀있었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였다.
“인장을 가지고 무슨 짓을 한 거냐!!”
“합성!”
낭창하게 웃는 아스타로트의 아가리를 찢어버리고 싶었다. 암술이 된 드라이어드 여인의 하복부에는 연두색 색욕의 인장이 은은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소개할게! 우리 색욕의 군단 최강의 합성마수!”
레벨, 무려 95. 아스타로트는 이지를 잃은 듯한 드라이어드의 가슴을 움켜쥐며 나를 향해 윙크했다.
“인장이 뭐 어때서. 내 마음대로 쓰라고 주신 거 아니야?”
<아스모딘>, Lv.95, ★★★★★.
아스타로트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기만 할 뿐이었다.
“왜 그렇게 심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