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448화 (448/800)

449회

106일차

"......."

아스모데우스는 눈을 떴다.

기절하기 직전까지 사정당한 그녀의 자궁에는 오크의 씨가 가득 차있었다. 일부러 정액이 빠져나가지 않게 꼼꼼하게 마개까지 씌워놓은 건지, 그녀의 아래에는 정조대처럼 가죽으로 된 지퍼 팬티가 입혀져 있었다.

"어...그러니까...."

겨드랑이에 집착하던 오크의 이상성욕에 어쩔 수 없이 겨드랑이에 귀두를 댄 이후, 아스모데우스는 다시 음부에 오크의 남근을 받아들고 성교를 나눴다.

두 타천사가 동시에 겨드랑이를 핥아대르나, 아스모데우스는 결국 정신을 잃고 기절했다. 그리고 깨어나니 몸은 샤워라도 하고 온 것 마냥 깔끔하게 씻겨져 있었다.

"...이것들이 왜 진짜 색욕의 군단이 아니지?"

아스모데우스는 세계를 향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유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마왕 솔로몬 뿐. 하지만 그를 만나기 위해서는 아주 어려운 길을 걸어야했다.

"일단 일어나...아 씨, 이 미친 변태새끼봐라."

아스모데우스는 자신에게 입혀진 옷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가슴부터 음부까지 착 달라붙는 옷은 상당히 보드랍고 따뜻하기는 했지만, 팔 부분이 없어 겨드랑이가 훤히 드러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마나를 가볍게 끌어올려, 자신의 몸에 입혀진 의복의 정보를 읽어냈다.

"레오타드...투피스 타입?"

옷의 기억속에는 늙은 인간 장인이 손으로 한 땀 한 땀 바늘을 움직이며 옷을 만들고 있었다. 그게 황태자가 입을 정장이 아니라 자신이 입고있는 노출도 심한 옷이라는 게 다소 충격이었다.

"이 군단에는 종족 관계없이 변태만 모여있는 건가...."

아스모데우스는 주변을 슬쩍 눈으로 살폈다. 자신만 있는 특별실은 마치 이곳에서 살아도 되겠다 싶을 만큼, 침대를 비롯한 기본적인 가구들이 놓여있었다.

"이래서는 포로가 아니라...포로 맞네."

절그럭. 몸을 일으키려고 하니 하반신이 당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뒤로 고개를 돌리니 골반에 걸쳐진 밴드를 따라 가죽으로 된 끈이 사슬마냥 걸려있었다. 어찌나 단단한지 쇠사슬보다도 끊기 어려워보였다.

"진짜 소름돋네."

아스모데우스는 문 앞에서 멈춰서야만 했다. 팬티에 엮인 가죽 끈은 침대에서 문까지 아주 아슬아슬하게 닿을만한 길이였고, 아스모데우스에게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만 자유로웠다.

"포로는 포로라는...히익."

"뭐하시오?"

문이 열리며 알몸의 오크 하나가 들어왔다. 아스모데우스는 뒷걸음질쳤지만 침착하게 그를 응대했다.

"흐흥, 포로들 돌아가면서 윤간하려는 거냐?"

"무슨 소리. 왠만한 던전 주인은 군단장님 전용이오. 바깥에 있는 다크엘프들이라면 모를까."

오크는 나무 트레이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익숙한듯 낯선 음식들에 아스모데우스는 침이 꼴깍 넘어갔다.

"포로를 상대로 이렇게 자유롭게 대해도 돼?"

"그쪽이 특별한 것이오. 밖에 보면...."

오크 병사는 문 밖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다크엘프들이 기구에 구속된 채 절정을 느끼고 기절했다가 다시 새로운 오크에게 사용당하고 있었다.

"사람마다 대우하는 법이 다른 법이지. 그대는 군단장 님께 스스로 투항했다고 들었소. 군단장님께서 특별히 관리하시는 만큼, 우리는 그쪽을 군단장님의 여자로 생각하고 대할 뿐이오."

"군단장의 여자...?"

아스모데우스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스타로트 던전에서 이곳까지 오며 박히고 절정하느라 차분하게 생각할 기회가 없었지만, 자지를 박으면서 스스로를 군단장이라고 칭한 이가 딱 한 명 있다.

"성교 한 번 했다고 자기 여자라고 한다고? 세상에."

"종족별로 한 명씩 아내를 들이시는 게 군단장님의 꿈이오. 아아, 그것은 로망이라고 하는 것. 그대는 엘프-서큐버스라는 새로운 혼종으로 들인게 아니실까 하오만."

"......미친."

그럼 타천사 둘은 뭐란 말인가. 특히 한 명은 자신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존재였다.

"그럼 나는 서큐버스 아내로 들이려고 데려온 건가? 흐응, 나도 나름 32위 던전 주인이기는 했지."

"이미 자리가 있소. 샤이탄 님께서 서큐버스 자리를 꽉 잡고 계시지."

"......."

아스모데우스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오크는 아스모데우스의 결박 상태를 눈으로 슬쩍 확인한 뒤 문고리를 잡았다.

"밥 잘 먹고 겨드랑이 잘 닦고 기다리고 있으라는 군단장님 지시요. 승리하고 돌아오면 아스타로트와 색욕의 인장 두 명을 양 옆에 놓고 겨드랑이를 핥게 하겠다 하시더군."

"...미친, 푸흡."

아스모데우스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테이블에 앉았다. 오크는 무관심한 얼굴로 문을 닫고 다시 좆질을 하러 떠났다. 아스모데우스는 그릇에 담긴 빵을 들어 걸쭉한 스프에 슥슥 문질렀다.

"그 도도한 공주님이 한 남자의 아내가 됐다고? 흐흐흐, 이거 재미있는데...."

와작.

아스모데우스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걸쭉한 크림스프에 빵을 찍어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와, 자기 전용이랍시고 스프에 마나까지 담아서 주는 거 봐라."

할짝. 아스모데우스는 입가에 묻은 걸 혀로 훔치며 씩 웃었다.

"아...맘에 안들면 안에서 싹 다 날려버리려 했는데 좀 더 즐겨도 되겠는 걸. 후후후. 이왕 둘이 싸우는 거 섹스 더 잘하는 쪽이 이겼으면 좋겠는데~"

아스타로트 던전의 몽마 병사들이 위아래로 피를 흘리고 있는 시각, 아스모데우스는 천하태평하게 스프를 홀짝이며 한정된 자유를 만끽했다.

* * *

위이잉.

봉인문이 열렸다.

네 명의 간부를 죽인 우리는 큰 병력손실 없이 몽마들을 제압했다.

"역시 인간들을 동원하는 게 답이었어. 흐흐, 기사단이 지상으로 들어가니까 아주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군 그래."

아스모데우스에게 들은 정보대로라면 적 병력은 우리 군단 전체가 하나로 모여 전면전을 펼쳐도 힘이 조금 모자랄 정도로 강력했다.

하지만 그 병력도 각 구역마다 따로따로 배치되어있다면 의미가 없다.

네 구역을 모두 클리어하면 열리는 봉인문 따위, 침입자의 경험치 파밍을 위해 제발 공략해줍쇼하고 스스로 가랑이를 벌리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꼴알못인 줄 알았는데 던전 짓는 것도 개판이군. 역시 아스타로트는 살려둘 수 없다."

갱생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죽여마땅하다. 안그래도 빡치는 소식이 들려와 당장이라도 모가지를 떼어놓고 싶다.

[니프엘라로부터 급보. 후작가 기사단이 두 명의 다크엘프 구출. 크림 엘프들이 기절한 그들을 간호 중입니다.]

나는 샤이탄으로부터 전해진 급보를 떠올렸다. 인간들은 '지상 1층'에 있는 다크엘프 인질을 구출해버리고 말았다.

"이 머저리 같은 아스타로트 년. 지하랑 지상이랑 동시에 병력이 들어오면 엘프 포로들을 차라리 싹다 지 침실에 넣었어야지. 윗층에도 두면 어쩌냐."

가축 손실이 일어났다. 무려 두 명의 다크엘프가 인간들의 손에 넘어갔다.

"지하가 위험하다고 지상으로 싹다 올려? 그럼 지상도 위험하면 자기 층으로 바로 내렸어야 하는 거 아닌가? 빠져가지고. 역시 아스타로트는 죽여야겠다."

꾸욱. 나는 레비즈의 가슴을 위아래로 눌렀다. 내 손에 눌려 수평이 된 성창이 소닉붐을 일으키듯 전방으로 날아갔다.

서걱!!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던 봉인문은 종잇장처럼 박살났다. 반으로 갈라진 문 너머, 위를 향해 용솟음치는 마법진이 모습이 보였다.

"저거 계단인가?"

"아냐, 주인. 저거 전이 포털이야. 던전 다른 층으로 전송되는 거."

"......막 저거 타고 넘어갔더니 아래에는 가시창이 가득하거나 빠지면 죽는 독극물 호수거나 그러진 않겠지?"

몽마가 주력인 걸 생각하면 딱히 그런 함정은 없을 테지만 역시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만약 그런 함정이 있다면, 나는 부하들을 쉽게 보낼 수 없다.

"쓰벌. 아스모데우스한테 이미 들었는데도 괜히 쫄리네."

내 뒤로 군단 전원이 도열했다. 언제나 그렇듯 선두는 나. 어긋난 관절은 이미 전부 회복되었고, 나는 레비즈의 안에서 혹사당한 자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만전의 상태였다.

"슬슬 우리도 최종전 준비를 시작해볼까. 나도 이제 무기를 바꾸겠다."

뽁! 레비즈의 골반을 들어올려 자지를 뽑아냈다. 그리고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나는 레비즈의 몸을 옆으로 돌려 나와 마주보게 만들었다.

"......흐흐, 다 죽였...어?"

"힘세고 강한 아침! 꿈은 잘 꿨냐?"

"......."

레비즈는 넋이 나간 채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부, 분명히 죽였는데...!"

"응, 꿈속에서. 너 꿈에서 나 창으로 오지게 찔렀을 거야. 맞지? 그래서 나도 자지로 네 자궁구 오지게 찔러줬어."

"아, 아으, 으아--읍?!"

레비즈가 비명을 지르기 직전 라임이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레비즈의 하복부에 새겨진 성마법의 인장이 사그라들었고, 나는 레비즈가 날뛰기 전에 먼저 엉덩이를 손으로 눌렀다.

"지금부터는 네 시간이다, 스카."

쿵, 쿵쿵, 쿵쿵! 레비즈의 몸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내가 넣을 때는 쥐죽은 듯 가만히 있던 스카 트올로지는 내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앞뒤로 요동치며 레비즈를 자극시켰다.

"아까처럼 신성력을 모으기는 힘들 거다. 젖통이 텅텅 빌 때까지 신성력을 짜냈거든."

"크읍, 으으읍!"

레비즈는 핏발 선 눈으로 나를 할퀴려들었다. 하지만 손톱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내 피부를 긁어도 간지럼을 태우는 정도였다. 드래곤 특유의 날카로운 손톱은 평범한 인간의 손톱이 되었다.

"라임. 레비즈를 다시 조교실로 이송해다오. 수고 많았다."

"빨리 가둬놓고 다시 돌아와도 됨?"

"흐흐, 복귀하면 나야 고맙지. 하지만 그 전에 전쟁 끝낼 거다."

열쇠를 네 구역으로 나눠놓은 비양심적인 구조이나, 지하 1층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마법진으로 지하 1층에 진입하기만 하면 바로 적의 심장부로 직행할 수 있다.

저벅. 나는 포털의 앞에 멈춰섰다. 레비즈라는 갑옷을 앞에 끼우고 있을 때는 괜찮았지만, 이제는 새로운 갑옷을 입어야 했다.

가죽 속옷 위에 전신 타이즈.

전신 타이즈 위에 철제 중갑.

관절이나 중요 부위에 드워프제 보호구.

등 뒤에 겉에는 칠흑같이 어두운 로브.

그리고 머리에는 서큐버스의 뿔을 단 강철 투구. 겉을 검은색으로 칠한 투구와 앞을 가리는 마스크 덕분에 내 피부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설령 드러나는 부분도 검은 타이즈 때문에 검게 보였다.

"주인님, 그러고 계시니까 진짜 장군같아요."

"그렇게 보이려고 일부러 꾸몄지, 흐흐. 잘못하면 그들과 마주칠 수 있으니."

외형을 바꿀 방법은 없다. 그러니 외형을 철저히 숨긴다. 그 누구도 나를 알아볼 수 없게 목소리까지 바꿔야 한다. 어차피 이 모습은 색욕의 군단을 위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 오라, 메어리."

내 바로 앞에 강철깃털로브로 중무장한 메어리가 성검을 들고 섰다. 나는 메어리의 허리를 뒤에서 감싸며 번쩍 들어올렸다.

"준비는?"

"완벽해요."

"그럼 가자."

쿵! 나는 메어리를 안고 포털로 뛰어들었다. 눈앞이 밝아지고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듦과 동시에, 나와 메어리는 새로운 장소에 도착했다.

"쏴----!!"

역시나.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적 몽마들이 일제히 우리를 향해 마탄을 발사했다. 나는 메어리의 허리를 잡아당겨 정신을 일깨웠고, 메어리는 성검을 앞으로 놓고 버지니움 실드를 전개했다.

카가가강!!

무수히 많은 마탄이 버지니움 실드를 두드렸다. 메어리는 이를 악 물며 성검을 움켜쥐었고, 나는 메어리가 받아내는 마탄의 반동을 몸으로 뒤에서 지탱했다.

키이이익!!

등 뒤에서 비명이 들린다. 기습에 최적화된 고블린들이 뛰어드는 소리가 들린다. 대응하기 위해서는 메어리를 놓아야 하지만, 그랬다가는 버지니움 실드가 무너지고 만다.

푹, 푸욱!!

고블린들은 송곳처럼 날카로운 단검으로 내 관절부를 찔렀다. 살갗을 파고들지는 않았지만 옷 위에 대고 못을 망치로 때린 것처럼 따갑고 쓰라렸다.

"군단장님!"

"쏴라."

"...네!"

성검 비르고가 빛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버지니움 실드 너머, 우리를 대기하고 있던 나이트메어들이 영체가 되어 천장과 바닥으로 숨어들었다.

"최대출력으로---!!"

굳게 닫혀있던 버지니움 실드의 중심이 활짝 열렸다. 메어리는 실드의 정중앙을 향해 성검을 찔러넣었고, 신성력이 전방을 향해 직격으로 발사되었다.

키에에엑!!

미처 사선에서 도망치지 못한 나이트메어들이 포격에 휘말려 소멸했다. 우리를 기습하기 위해 모여든 적 병사들의 진형이 붕괴되었다.

"놓는다, 메어리."

나는 메어리의 허리를 놓고 양손을 뒤로 뻗어 고블린 둘의 대가리를 붙잡았다. 급하게 육성한 고블린인지 머리를 쥐자마자 목뼈가 으스러졌다.

"포털을 넘어오는 적을 상대로 기습을 시도한 건 좋지만, 우리도 그걸 가정하고 움직인다는 걸 생각했어야지."

콰득, 콰득. 고블린들의 몸통을 잡아 뼈를 으스러뜨렸다. 무기를 떨어뜨리고 바닥에 엎어진 놈의 몸통을 들어올려 우리를 향해 마탄을 쏘려는 몽마에게 집어던졌다.

퍼--엉!!

직격으로 날아온 마탄이 고블린의 몸통에 적중해 폭발했다. 그 사이 내 등 뒤로 우리 군단의 병사들이 하나 둘 포털을 타고 지하 1층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긴 말 않는다. 인장을 내놓아라, 아스타로트.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나는 등에 묶어둔 내 무기를 들어올렸다.

"저항하는 자는...."

적을 때려죽이는데 최적화 된, 신성력으로 폭사한 스톤골렘의 척추를 깎아 만든 통짜 돌덩어리 위에 강철깃털로 코팅을 한 대형 철퇴.

"이 철퇴로 귓방망이를 후려주마. 엘프의 귀를 자른 것처럼, 너희들의 귀도 없애주마."

키이익!!

바닥에서 나이트메어 하나가 뛰처나왔다. 성기방패의 아래로 파고든 놈은 내 목을 움켜쥐려고 손을 뻗었다.

빠---악.

나는 철퇴로 놈의 귀를 후려쳤다. 영체였던 나이트메어는 귀가 으스러지는 걸로도 모자라 목이 꺾여 바닥을 굴렀다.

"저런. 나는 귀만 부수려고 했는데."

콰득. 바닥에 엎어져 부들부들 떠는 나이트메어의 목을 짓밟아 터뜨렸다. 영체라 피가 터지지는 않았다.

"목뼈가 이렇게 약해서야. 쯧. 아, 그렇게 겁먹지 마라."

하나 둘 뒷걸음질치는 몽마들을 향해 나는 철퇴를 앞으려 겨눴다. 성기방패의 앞뒤로 철퇴를 넣었다 빼니 겉에 신성력이 은은하게 묻어나왔다.

"너희들 두개골이 단단하기만 하면 귀만 으깨지고 끝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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