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회
105일차
달린다.
목숨을 걸고 달린다. 앞을 가로막는 몽마는 많았지만 나를 향해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몽마는 없었다.
"건드리면 싼다!"
나는 내 앞에 놓은 아스모데우스를 들고 몽마들을 위협했다. 복도에 뛰쳐나온 놈들은 검을 들거나 손톱을 세우며 뛰쳐나왔지만, 나와 아스모데우스의 모습을 보자마자 좆을 세웠다.
"오지마! 나 지금 한 발 장전했다! 너희들 거기서 한 발자국이라도 더 다가온다면!"
꿀럭. 부랄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나는 사정감을 간신히 참고 아스모데우스의 몸을 앞뒤로 흔들었다.
"너희 서큐버스 대장은 오크의 아이를 임신할 것이다!!"
한 번 미친척하고 날뛰니 적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이제 서큐버스 구역을 빠져나왔어.'
거리상 앞으로 몇 백 미터는 더 달려가야만 할 위치. 이미 포털의 방향은 바뀌어버렸기에 원군은 없다.
등 뒤에는 기절한 메어리.
그리고 앞에는 투항했으나 혼절한 아스모데우스.
나는 둘을 데리고 도망치기로 결정했다. 메어리를 버린다는 선택지는 애초에 없었고, 한 번 자지를 꽂은 여자에게 싸기도 전에 뺀다는 선택지도 없었다.
"우오오오!!"
기합을 내지르며 복도를 달렸다. 몽마들은 내 목적지를 눈치채고 하나 둘 쫓아오기 시작했다.
"메어리는 안 된다, 이 놈들!"
나는 몸을 돌려 뒤로 달렸다. 알몸의 아스모데우스를 일부러 상처입힐 생각은 없었지만, 몽마들은 아주 잠깐이나마 멈칫하며 검을 휘두르지 못했다.
"싼다! 싼다고 했어!!"
"저 새끼 잡아아아아!!"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봉인문의 마법진이 절반만큼 빛나고 있었다. 아스모데우스가 살아있으니, 구역장 한 놈이 바로 부활했다는 뜻.
"아스모데우스 조져! 씨발, 오크한테 범해진 걸레따위가 중요해?! 군단장님 특별 지시다!"
"어우, 개같은 새끼들."
몽마들의 표정이 변했다. 나는 순식간에 좆됐음을 직감하고 몸을 돌렸다.
"저 오크나 성검의 용사를 포획하거나 죽이는 자에게는 '인장'을 맛볼 기회를 제공하시겠단다!!"
"""죽어라아아아아!!"""
몽마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엘프 서큐버스보다도 먹음직스럽고 박음직스러운 존재, 인장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눈이 돌아가고 말았다.
"씨발, 색욕의 군단장 이 꼴알못 새끼!"
어떻게 인장을, 마왕의 딸을 포상으로 걸 수 있다는 말인가. 역시 이 군단과는 공존할 수 없다. 애초에 고작 이 정도 수준으로 색욕이라고 말을 하는 것부터 나는 용서할 수 없다.
문제는 그건 그거고 지금 내가 죽게 생겼다는 것. 메어리의 머리칼이 조금이라도 다치면 그게 내 죽음이나 마찬가지.
"섹스! 인장과의 쎅쓰!!"
인큐버스들이 복도를 날아오기 시작했다. 캠비어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나이트메어들이 영체가 되어 벽을 타고 넘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이 외치는 섹스의 메아리 속에서 복도를 일직선으로 달렸다.
"이제 조금만 더-"
순간, 발밑이 허전했다. 앞으로 내딛은 발이 아래로 훅 꺼지기 시작했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곳에는 파다가 남은 구멍과 삽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이 씨벌?"
어떤 놈이 삽질을 하다말고 이런 식으로 내팽겨친단 말인가. 군단장으로서 용서할 수 없는 행위다. ...용서는 할 수 없지만, 문제는 지금 내가 앞으로 고꾸라진다는 것.
"으아아아!!"
나는 메어리의 등을 묶은 허리띠를 힘으로 끊었다. 메어리의 몸이 순간적으로 떠오름과 동시에, 나는 앞으로 넘어지는 관성과 함께 있는 힘껏 그녀를 포털로 집어던졌다.
"한 명!"
탈진한 메어리가 그대로 앞으로 날아가며 포털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나는 앞으로 넘어지기 직전,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자지를 박은 여자를 다치게 할 수는 없지.'
나는 두 팔을 아스모데우스의 등으로 넘겨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무릎을 양옆으로 잡아당겼다. 아스모데우스는 여전히 기절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넘어진다. 하지만 가장 먼저 바닥에 닿는 것은 나의 팔꿈치와 무릎.
콰득.
"...쓰읍."
까졌다. 까진게 아니라 뼈가 부러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프다. 관절이 박살난 게 틀림없다.
"씨발...여기서 끝인가."
쓰라린 관절의 고통을 무시하고 몸을 강제로 일으켜세웠다. 한 번 비틀거렸지만 두 다리는 아직 굳건히 움직일 수 있다.
'그건 안 되지.'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당장 아스모데우스의 안에 싸지도 못했고, 꼴알못 군단장에 의해 포상으로 걸린 색욕의 인장도 따먹지 못했다. 아스타로트에게 이 굴욕을 되갚아줘야만 했다.
"나는...아직 죽지 않는다...!!"
"당연하죠, 주인님."
환청일까.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머릿결을 스치는 상쾌한 바람은 달콤한 복숭아향을 머금고 있었다.
구구구구.
어디선가 진동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천장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꿀럭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무언가 무너져내리는 소리와 함께 몽마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으아악!"
"이거 뭐야?!"
"왜 천장이 무너지고 지랄인데?!"
몽마들의 비명은 쏟아지는 토사에 파묻혔다. 고개를 돌리니 통로에는 무너진 천장이 작은 언덕처럼 쌓여있었고, 그 위에는 슬라임 본연의 모습을 하고 있는 붉은 점액 덩어리가 내 쪽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주인, 어떰?"
"너희...왜 안 넘어갔...?"
"시간 되자마자 엘프 언니들은 다 포털로 보냈어요."
륜이 내 왼팔을 붙잡았다. 인간으로 변한 라임이 내 오른팔을 붙잡았다.
"야, 뭐해! 저기 천장에 구멍 있잖아!! 기어들어가!!"
뒤에서 오리아스의 고함이 들렸다. 완벽하게 계획을 세우고 무너뜨린게 아닌지라, 사람 한 명이 기어서 넘어올 수 있을 만큼의 틈이 있었다.
"주인님, 달리실 수 있으세요?"
"당연하지."
"허세네요. 지금 아파서 죽을 것 같으시면서. 히힛."
륜은 싱긋 웃으며 라임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라임은 내 앞에 엎어지며 모습을 바꾸었다.
"짜잔, 나가 물침대. 주인이 한창 라스 중인데 편하게 해야지?"
"와...이건 또 언제 터득했냐."
"슬라브돌 기본이지."
라임은 상체는 나가 벨리알의 형태를 취하며, 하체는 내가 퍼질러 누울 수 있는 물침대처럼 형태를 바꾸었다. 나는 등을 라임에게 기대며 누웠다.
꿀럭, 꿀럭.
라임이 마치 탱크라도 되는 것 마냥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내가 달리는 속도보다는 빠르지 않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내가 둘의 부축을 받아 기어가는 속도보다는 빠를 것 같았다.
"어머나, 직선코스네요?"
륜이 다리를 꼬며 아스모데우스의 위에 걸터앉았다. 덕분에 아스모데우스의 자궁구가 내 귀두를 꽉 누르게 되었다.
"류, 륜아...! 나 자지가 아프다...!"
"흥. 적진에서 여자 탐하다가 늦게 오신 벌이에요."
륜은 여유롭게 활을 전방으로 겨누며 바람화살을 쐈다. 막 언덕을 기어오려던 인큐버스가 정수리에 화살을 맞고 절명했다.
"흐흥, 여유롭네요. 이대로 느긋하게 가도 될 것 같은니까...."
꿀럭, 꿀럭.
륜이 엉덩이를 시계방향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륜이 움직이는 느낌이 아스모데우스를 통해 내 자지에 전해졌다.
"주인님은 아래에서 즐겁게 라스하시면 되요. 나쁜 건 주인님을 유혹한 이 못된 엘프...? 서큐버스일테니까요."
바람화살로 몽마들을 견제한 륜은 엉덩이 아래로 축 쳐진 꼬리를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역하트 모양의 꼬리부분을 잡고 손가락으로 튕긴 뒤, 그대로 아스모데우스의 애널 구멍 속으로 찔러넣었다.
"주인님을 다치게 만든 못된 엘프! 제가 여왕님 대신 공주로서 벌을 내릴게요."
"아니, 잠깐만, 륜아. 네가 그거 찌를 때마다 보지가 조인다고...!"
기절했어도 신체 반응은 정상적이었다. 오히려 애널이 륜에 의해 자극되는 바람에 아스모데우스의 보지는 본능과 성욕만 남아 내 자지를 쥐어뜯는 한 마리의 암캐와도 같았다.
"라임아, 조금만 더 빨리 가다오! ......이런 젠장."
"풉."
라임은 돌기 하나를 자지 모양으로 꺼내 아스모데우스의 입 안에 밀어넣었다. 돌기의 관을 통해 흘러가는 붉은 점액에 나는 고개를 뒤로 젖혔다.
"너희들 너무 여유로운 거 아니냐."
"적진에서 적 간부랑 섹스하는 주인만 하겠음?"
"다 들렸어요. 엘프 따먹기 장인님."
"......."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륜과 라임은 킥킥 웃으며 포털의 지척까지 나아갔다.
콰---앙!!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라임이 무너뜨린 토사는 마나의 폭발과 함께 땅으로 꺼졌다. 통로의 너머에는 오리아스와 갓 부활하여 내려온 듯한 카임과 포칼로르가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륜. 잠시만 나와다오."
"네."
륜은 아스모데우스의 위에서 내려와 활을 셋에게 겨눴다. 활에 세 개의 바람화살을 동시에 건 륜에 세 마족은 선뜻 우리에게 달려오지 못했다.
"보아라, 색욕의 군단이여. 전장 한복판에서도 섹스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나는 하체를 아래로 내려 아스모데우스의 안에 꽂은 자지를 과시하며, 간신히 참아왔던 사정감을 해방했다.
"너희들의 색욕에 몹시도 화가나는구나."
라임이 포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나 또한 머리부터 포털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뷰릇, 뷰르르릇.
"흐으으...색욕의 군단장에게 전해라."
살았다는 안도감에 참아왔던 사정감이 폭발했다. 포털을 넘어가기 직전, 나는 아스모데우스의 안에 분명히 정액을 싸질렀다.
"네 색욕, 내가 가져가겠다."
고오오.
나는 방향이 바뀐 포털을 통해 하르파스 던전으로 귀환하는데 성공했다.
뷰릇, 뷰릇.
"륜아, 라임아."
나는 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사랑한다."
주인을 지키기 위해 적진에 남아 목숨을 구해준 이들이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으랴. 나는 붉어진 둘의 얼굴을 보며 의식을 잃었다.
"......다른 여자한테 자지꽂고 말만 안하셨으면 참 좋았을텐데."
"동감이야."
흐릿한 의식 속에 들은 푸념은 분명 환청일 것이다.
* * *
<잠시 뒤, 아스타로트 던전 최심부.>
"좆 떼시죠, 이 무능한 놈들."
침대에 누운 아스타로트는 무릎을 꿇은 셋에게 빈정거렸다. 그녀는 손목이 쇠사슬에 의해 구속된 드라이어드-색욕의 인장 아스모딘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한숨을 토해냈다.
"나 참. 다 잡은 오크를 놓치다니. 거기에 아스모데우스까지 납치를 당했습니다.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입니까."
"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상대는 성검을 사용하는 용사를 대동한 비겁자로...."
"하, 당신들에게는 죽었다 살아나는 마왕님의 가호가 있지 않습니까. 성검의 용사도 뭐 이상한 기술 하나 쓰고 기절했잖아요. 어디서 변명입니까?"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끝나나요? 당장 모든 병력을 데리고 포털을 넘어가세요. 적장이 지친 지금이야말로 아스모데우스를 탈환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짝! 아스타로트가 아스모딘의 가슴을 쥐어뜯자, 벽이 무너져내리며 수많은 마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꽃이 개처럼 진화한 듯한 마수들은 꽃잎 안쪽에 돋아난 수술 수 가닥을 나풀거리며 도열했다.
"무능한 당신들에게 제 직속 마수를 빌려주도록 하죠. 텐타클 플라워. 지옥견과 합성한 성욕의 화신. 무려 4성짜리 마물들입니다. 이들을 빌려줄 터이니, 꼭 그 아스모데우스 니ㅁ...크흠. 그녀를 데려오는 겁니다. 알겠습니까?"
"""예!"""
세 간부는 부활한 부하들과 새로이 참전한 마수들을 데리고 지하로 내려갔다. 파후우에게 뿔이 뜯겨 죽었던 서큐버스들은 하나같이 살기를 내뿜으며 납치당한 아스모데우스를 되찾기 위해 이를 갈고 있었다.
"......아스모데우스를 되찾고, 적 군단의 맛있어보이는 여자들을 먹는 겁니다. 후후후."
콰득. 아스타로트는 아스모딘의 허벅지에 흐르는 밀액을 핥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도 이제 끝이에요, 아스모딘. 다른 인장들의 맛은 어떨지 진심으로 궁금하네요. 그러면 이제...너는 캠비어들에게 돌려지는 거란다. 깔깔깔!"
아스타로트는 낄낄거리며 최심부에서 떠났다. 홀로 남은 아스모딘은 고개를 떨구며 중얼거렸다.
"레즈섹스밖에 못하는 빡대가리 년이 지랄은."
아스모딘은 차가운 목소리로 빈정거렸다.
"......하, 오크 새끼. 자지 좀 쓰는데."
츄릅. 아스모딘은 허벅지를 스스로 비비며 히죽 웃었다. 아직도 아랫배가 꽉 차는 감각이 들어 아스모딘은 미소를 멈출 수 없었다.
고오오.
하복부의 인장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아직도 질속을 가득 채우는 뜨거운 감각에 아스모딘은 자궁이 두근거렸다.
"색욕...언제 가지러 오려나. 히힛."
아스타로트 던전의 최심부에는 드라이어드 여인의 웃는 듯 우는 듯한 신음소리만 울려퍼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