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9회
104일차
버진 엘프들을 구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구하기만 해선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을 구하고 또 방치하면 같은 일이 발생할 것이고, 나는 그걸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냥 군단에 영입하면 기존 엘프들은 뭐가 돼?'
아무리 엘프들이 착하고 인정이 많다고 해도, 군단장으로서는 버진 엘프들을 그냥 받아들일 수는 없다. 설령 그들이 강제로 범해져 다크엘프가 되었다고는 한들, 기존의 엘프들과 응당 차별이 있어야 했다.
- 버진 엘프들은 어차피 다시 태어나야만 할 존재들이다.
엘프의 귀는 한 번 잘리면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군단에게는, 마왕군에게는 찢겨진 처녀막도 재생시켜주는 환생 찬스가 존재한다.
- 버진 엘프들을 구출하면 그들이 환생할 때까지 가둬놓고 알만 낳게 할 것이다.
환생할 때까지 그들은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위해 기존의 시설을 버진 엘프 전용으로 개조할 계획이었다.
- 우리 던전의 지하 1층. 루나가 관리하는 구역의 안쪽에 엘프들을 위한 감옥을 만들 것이다.
기존 목장은 우리 군단 전체에서 포획하는 인간 모험가나 마족 등을 사로잡아 식량을 만드는 곳이었다면, 지하 1층은 순수하게 엘프들만을 위한 축사가 될 것이다.
- 아아, 그것은 '엘프 목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환생하기 전까지는 지상으로 올라올 수 없다. 탈출하고 싶어도 쿠키엘프들이 떡하니 버티고 있을 계단이 아니면 어디로도 탈출할 수 없다. 땅을 파고 아무리 내려간다고 한들, 시스템에 의해 마법적인 결계로 막혀있으니까.
- 우리 군단 전체에 포상을 내릴 때 기준이 추가되는 것이다. 엘프 목장으로의 초대권이 말이지.
일반 죄인들은 그레모리의 목장에 보내져 안드라스와 하피들에게 착정당한다면, 우리 군단에 공로가 많은 이들은 엘프 목장으로 보내져 마음껏 엘프들을 맛보게 할 것이다.
- 버진 엘프들은 다시 환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우리 군단 애들은 엘프와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일석이조의 기회.
나는 그 청사진을 위해, 아스타로트 던전에 붙잡힌 '가축'을 찾으러 왔다.
* * *
"여기 되게 복잡하게 되어있네. 구역 안에 또다른 구역이 있고 말이야."
"진짜 말 그대로 던전 안의 던전이네요."
우리는 졸지에 이름도 모를 보스의 서큐버스 구역에서 매핑을 해야만 했다. 전체 구조를 파악할 때처럼 일일이 숨어다니며 할 필요는 없었지만, 중간중간 우리를 기습하려고 달려드는 서큐버스들을 때려 잡느라 정신이 없었다.
"으휴. 양 옆으로 문이 달려있으니 더럽게 짜증나네."
"주인님, 이 구조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아요?"
"...알다마다. 목장 감옥의 구조랑 똑같지 않느냐. 다닥다닥 붙어있는 거."
"네. 아발론 지하도 마찬가지였죠. 최대한 많은 밀실을 확보하기 위한 곳...."
혹자는 창관이라며 멸칭을 붙였던 바로 그곳.
마치 지하에 있는 어두운 시설마냥 긴 복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방들은 마치 을 연상케했다.
막사를 짓거나 병영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면 한 곳에 여럿이 들어갈 수 있지만, 아무래도 여성체인 서큐버스들은 1인 1실의 원룸형 구조를 더 선호하는 듯 했다.
"두더지 찾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엇차."
나는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바로 현관같은 곳에 대기하고 있던 서큐버스가 내 배를 향해 칼을 찔렀다.
"죽어라, 돼지 오크!"
"지방 어택!"
나는 바로 앞으로 배를 들이밀며 엎어졌다.
유일하게 드워프의 중갑으로 보호하지 않는 곳을 노린 건 좋은 시도였으나, 나의 배는 드워프제 갑옷보다도 단단한 곳이다. 서큐버스의 단검은 옆으로 미끄러졌고, 나는 서큐버스를 그대로 깔아뭉갰다.
"으하하, 월척이다!"
방 안에는 벽에 쇠사슬로 손목이 묶인 다크엘프들이 셋이나 있었다. 그들은 서큐버스가 쓰러지는 것에 눈에 이채를 띄었으나, 곧 자신들을 구한 이가 나라는 걸 보고 입술을 벌벌 떨었다.
"어, 어떻게 당신이 여기에...!"
"구하러 왔다!"
나는 서큐버스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주먹으로 명치를 때린 뒤 몸을 일으켰다. 뒤따라 온 륜은 서큐버스의 명치에 활을 겨눠 확인사살을 했다.
"어디보자...천장 도르래에 사슬이 연결되어 있네? 꽤나 매니악하게 놀았군."
"킁킁, 세 명 다 초코냄새가 나요. 주인님, 언버진이에요."
"그래. 혹시 처녀다크엘프라거나 그런게 있을까 했는데 존재할 리가 없지."
어쩌면 하는 마음으로 기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는 천장에 걸린 쇠사슬을 잡아당겼다. 사슬은 세 명의 목에 채워져 있었다.
"자, 가자."
"......?"
"풀어주는 게...아니었...?"
"왜 풀어주냐, 이걸. 잡아당기기 전에 따라와라."
나는 사슬을 잡고 문밖으로 빠져나왔다. 다크엘프들이 바닥에 질질 끌리던 말던, 나는 다크엘프들을 구출한 만큼 다시 입구에 데려다 놓을 필요가 있었다.
"이걸로 8명째지?"
"생각보다 적네요. 다른 쪽에도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럴 것 같다. 구역이 네 곳이니까 엘프들도 1/4로 배분됐을 거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거든."
서큐버스라고 여성 엘프 포로가 필요없다는 건 편견이다.
서큐버스가 물리적으로는 꼬리를 남성기처럼 사용할 수 있고 꿈으로는 상대를 남자로 만들어거나 스스로 남성기를 달고 강제로 범할 수 있다. 나는 이미 샤이탄을 통해 서큐버스의 가능성을 알았다.
"서큐버스 구역에 있는 다크엘프들이라고 해봐야 몽마들한테 안 돌려진 게 아니라는 건가...조금 아쉽군."
"처녀면 뭐 주인님께서 한 번씩 넣어보시려고 하셨어요?"
"어."
"......처녀면, 끙. ...맛만 보시는 거예요?"
절그럭, 절그럭.
나와 륜의 대화에 뒤에 따라오던 다크엘프들이 격렬히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 엘프의 배신자!"
"어머, 저거 저한테 한 얘기 같은데."
륜은 싱긋 웃으며 몸을 돌렸다.
"언니, 우리 구면이죠? 저 맨날 엄마 없다고 욕했잖아요."
"엘프의 배신자! 너 같은 년이 하이엘프 공주가 되었다니, 엘프 전체의 수치야!"
"아하, 귀 모양 보고 아셨구나. 그런데 계속 그렇게 말씀하셔도 될까...주인님, 사슬 저한테 주실래요?"
나는 륜에게 세 명의 목줄이 묶인 사슬을 넘겼다. 륜은 그걸 힘차게 잡아당기며 셋을 무릎꿇렸다.
"여왕님의 명령조차 무시하고 숲을 빠져나가더니 이렇게 됐네요. 언제는 여왕님의 명령은 절대적이라면서요? 자기가 여왕이 되면 무조건 자기 말을 따르라고 할 때는 언제고. 저희한테 그러면 일말의 동정심도 사라지네요. 지금 당신들 구ㅈ...."
륜은 말을 하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구제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주인님, 이 언니들 다 가축으로 만들어버리죠."
"잘 참았다, 륜."
엘프들 그 누가 다크엘프가 된 이들에 대해 안쓰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륜은 애써 비정함을 가장하며 셋을 구역의 입구까지 끌고왔다.
"이런 미친...!"
다크엘프들은 성기방패의 신성력, 메어리가 사용하는 성검의 정체, 그리고 이미 우리에게 새로이 사로잡힌 다크엘프들의 모습을 보며 경악했다.
"왜. 내가 너희들 지켜주려고 저렇게 세팅해놓은 거 아니냐. 기껏 잡은 가축들이 상처 입는 거 막으려고."
꿀럭, 꿀럭.
이미 사로잡힌 다크엘프들은 손과 발이 구속된 채, 가슴과 국부에 붉은 점액의 브라와 팬티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든 걸 체념한 슬픈 눈빛으로 륜이 끌고오는 세 다크엘프를 향해 쓰게 웃었다.
포기하면 편해. 그런 눈빛이었다.
"라임, 시작해."
"알겠어, 주인."
라임은 양손을 슬라임 특유의 부정형으로 만들었다. 흐물흐물거리는 라임의 손길이 다가가자 세 다크엘프는 서로를 떠밀며 비명을 질렀다.
"으, 으아아! 오지마!"
"어딜 도망쳐요."
륜은 사슬을 잡아당겨 그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계속 도망치려했다. 목에 붉은 핏자국이 생기겠다 싶어, 나는 그들의 등을 짓밟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단 세척은 해야겠지?"
라임의 손이 다크엘프 한 명의 앞뒤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다크엘프는 관장액처럼 몸속으로 들어가는 라임의 점액에 연신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했다.
"왜 그래? 너희 안에 있는 아스타로트 군단의 오물을 씻어주겠다는데."
"시, 싫어어어!!"
"아오, 진짜 제일 까탈스럽게 움직이네. 안되겠다, 라임아."
나는 다크엘프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녀의 앞뒤 구멍에서는 붉은 점액이 끈적거리며 흘러내렸다.
"그냥 싹다 먹어치워버려. 세척 풀코스 가자."
"얌."
라임은 자신의 몸속에 다크엘프를 집어삼켰다. 다크엘프는 마치 라임이라는 방호복을 겉에 입은 것처럼 안에 갇혔다.
꿀럭, 꿀럭.
라임은 다크엘프의 전신을 몸 안쪽에서 잡아먹기 시작했다. 진짜로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자지에 붙어있는 이물질을 닦아내듯 다크엘프의 몸에 묻은 이물질을 닦아내는 식이었다.
"아아, 이것은 세탁기라고 하는 것이다."
10분 뒤.
푸슝.
라임이 뒤로 뱉어낸 다크엘프는 알몸이 된 채, 마치 갓 샤워라도 하고 나온 것처럼 피부가 뽀송뽀송해졌다. 나는 그녀의 손과 발에 다시 가죽 스트랩을 채워 구속했다.
"어디 도망갈 생각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라. 메어리 근처에서 도망가다가 잡히면 나 그때는 가만히 안 있을 거다."
"어, 어쩔 건데!"
"어쩌기는. 한창 엘프 따먹고 싶어서 안달난 인큐버스들 사이에 던져버리는 거지. 야, 서큐버스 구역에서 여자들 상대하느라 편했지? 지금 다른 구역에 있는 엘프들은 인큐버스들한테 돌림빵 당하고 있을텐데 말이야."
"......."
다크엘프는 입술을 깨물며 침묵했다. 나는 그녀의 뺨을 가볍게 두드린 뒤, 마른 가슴을 들어올리며 유두를 깨물었다.
"읏?!"
"음...너는 그래도 지금까지 다크엘프들 중에서 제일 진하다. 최소한 초코 파우더를 우유에다 태우기는 했네."
안쪽에서 구출한 엘프라서 그런지 확실히 맛이 남달랐다. 강한 서큐버스에게 질좋은 엘프 포로들이 부여받았다고 가정하면, 지금보다 더 안쪽에 더 많은 다크엘프와 타깃이 있을 지도 모른다.
"야, 엘프들아. 하나 물어보자."
나는 겁먹은 엘프들과 시선을 마주치며 물었다.
"이 구역 대가리 서큐버스, 혹시 어디있는지 아는 사람?"
유감스럽게도 아무도 없었다.
* * *
"젠장! 이 년들은 안에서 뭘하고 있는 거야! 야! 나와! 나와서 일하라고, 일!"
오리아스는 서큐버스 구역의 벽을 발로 차며 성질을 부렸다. 몇 시간에 한 번 꼴로 성질을 부리던 빈도는 점점 시간이 갈수록 텀이 줄어들고 있었다.
"끙...."
"......."
오리아스를 말려야 할 카임과 포칼로르도 오리아스의 행동을 묵인했다. 다른 구역과 복도 라인은 모두 확인이 끝났지만, 지하로 숨어든 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 쪽 구역 다 파서 확인했다고! 이제 너희들만 남았다고, 이 개념없는 것들아!! 꿈속에서 엘프들 남자로 만들어서 셀프 육변기라도 되고 있냐?!"
상당히 모욕적인 발언이었음에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인내심이 다한 오리아스는 결국 벽을 향해 힘차게 발을 들어올렸다.
"이 개같은 년들!"
콰앙! 오리아스가 발로 벽을 찍자 벽이 우수수 무너지기 시작했다. 오리아스는 갈라진 균열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어디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한 번-"
피슝.
오리아스의 시야가 사라졌다. 아예 목 위가 소멸했다. 카임과 포칼로르는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이런 미친...!"
"설마 지금까지 조용하던게...."
파스스.
오리아스의 머리통을 날려버린 보-빔의 신성력은 안개처럼 사그라들었다. 오리아스는 목 위가 날아간 채 벽에 머리를 박았다.
"......."
카임과 포칼로르는 오리아스의 시체를 들고 봉인문 앞에 설치된 버지니움 실드 위에 집어던졌다.
파지직!
오리아스의 시체가 소멸하기 무섭게 버지니움 실드가 소멸했다. 카임과 포칼로르는 곧장 바닥을 향해 뛰어내렸다.
"역시!"
서큐버스 구역을 향해 길게 지하도가 뚫려있었다. 카임과 포칼로르는 마나를 끌어올리며 적과 싸우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군단에 영광을!"
"이 거지같은...어?"
퍽. 둘은 막다른 길 앞에 멈춰섰다. 아무리 사방팔방을 살펴봐도 길은 보이지 않았다.
"야, 야! 너 나이트메어잖아! 뚫고 올라가봐!"
"그게 가능할 것 같냐?! 여기는 서큐버스 애들만 건드릴 수 있다고!"
"젠장, 그럴 시간 있으면 닥치고 삽이나 가져와! 여기 위로 뚫고 올라간다!"
봉인문의 1/4가 빛으로 반짝이는 가운데, 카임과 포칼로르는 아스모데우스 구역으로 올라가는 길에 삽질을 시작했다.
* * *
"아빠, 버지니움 실드가 부서졌어요. 걸린 것 같아요."
"쳇. 타이밍 한 번 더럽게 짜증나는 군."
서큐버스들이 숨어든 문을 전부 다 박살내고 들어가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동안 우리는 전부 17명의 다크엘프를 구출하는데 성공했고, 이제 딱 하나의 문만 남겨두고 있었다.
"야, 젖소들아. 이제 직접 일어나서 따라와라. 여기서 도망친다."
나는 라임을 천장으로 집어던졌다. 그러자 라임은 천장에 달라붙어 천장을 파먹기 시작했다.
우두두.
점액으로 막아놓은 구멍이 뻥 뚫렸다. 다크엘프들은 천장에 난 비밀 통로에 입을 쩍 벌리며 놀랐다.
"륜, 네가 앞장서서 쟤들을 인도해다오."
"어디로 이동하면 될까요?"
"다시 포털 입구."
슬슬 시간이 얼추 맞을 때가 됐다. 나는 양손을 겹쳐 받침을 만들었고, 륜은 내 손바닥과 어깨를 디디고 구멍 위로 점프했다.
"야, 젖소들아. 혹시 이거 못하는 놈 있냐?"
도리도리. 다크엘프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턱으로 위를 가리켰다.
"도망칠 놈은 당장 줄서서 이쪽으로 와라. 도망치기 싫으면 그냥 인큐버스들에게 강간당해 죽던가."
"......."
다크엘프들은 잠시 망설였지만, 곧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깨닫고 내 손을 딛고 뛰어올랐다. 다들 엘프답게 3m 높이 정도는 나를 디디고 손쉽게 뛰어오를 수 있었다.
"......왜 다들 올라갈 때마다 내 머리를 밟으려고 애를 쓰는 지 모르겠군."
"업보죠, 아빠."
메어리는 킥킥 웃으며 구역의 문을 걸어잠근 성기방패를 해제했다. 이제 밖에서 얼마든지 서큐버스 구역으로 출입이 가능해졌다.
"아빠, 이제 탈출하죠."
"...메어리. 딱 하나만 확인하고 가자. 방 하나만 남았거든?"
나는 구역의 정중앙에 있는 방을 가리켰다. 우리가 다른 구역을 돌며 딱 하나 확인하지 못한 방이 하나 있었다.
"위험해요. 이제 20분도 안 남았어요."
"20분이면 괜찮아. 그리고 네가 있지 않느냐. 여차하면 나를 지켜다오. 알았지?"
"..하아, 가죠."
메어리는 비르고를 가슴골 사이에 끼웠고, 나는 메어리를 안아들어 문을 향해 달렸다. 모든 문이 전부 박살나있는 와중에, 단 하나의 문만이 굳게 닫혀있었다.
"택배왔다!"
나는 문에다 발을 굴렀다. 나무로 된 문은 박살이 났고, 방 안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헐."
"...와, 미친."
나와 메어리는 방안에 들어가자마자 할 말을 잃었다. 그곳에는 내가 아는 얼굴의 엘프가 백발의 하얀 나체로 침대에 엎드린 채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1...장로?!"
"......안녕, 침입자들."
귀조차 온전한 하얀 엘프는 몹시도 귀찮은 얼굴로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녀의 머리에는 뿔이, 등 뒤에는 날개가, 엉덩이 뒤에는 꼬리가 달려있었다.
"엘프 서큐버스...?!"
"나는 아스모데우스. 이 구역의 관리자야. ...그렇긴 한데."
아스모데우스라 지칭한 엘프 서큐버스는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며 크게 하품했다.
"나 좀 데리고 도망가주라. 납치당한 척...."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무슨 의도가 있는 거지?! 함정이냐?!"
"똑똑한 줄 알았는데 의외네. 이러면 답이 되려나?"
아스모데우스는 나를 향해 다리를 벌렸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듯한 연분홍빛의 음부가 나를 향해 입술을 뻐끔거리고 있었다.
"투항할 거면 다리 벌리라며. 자, 투항."
"...나를 능멸하는 것이냐?! 화가 나는 군!"
나는 메어리를 내려놓고 아스모데우스에게 달려들었다.
"네년을 인질로 삼아야겠다!"
나는 바로 바지를 내려 아스모데우스의 속에 자지를 찔러넣고 들어올렸다.
그 순간.
투콰---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멀리서 벽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