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433화 (433/800)

. 434회

102일차

<아스타로트 던전, 가장 끝 방.>

"드디어, 오셨군요."

청색 머리칼의 서큐버스 여인, 아스타로트는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창에 미소를 지었다.

"63위.... 후훗. 어쩐지 아래에서 올라가게 하던 놈들이 딱 거기서 멈추더라니. 예상대로군요."

"당장 응전하겠습니다."

인큐버스로 합성되어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 자, 오리아스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주장했다. 포털이 열린 위치는 아스타로트가 바로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위치는 당연히 그들이 있는 곳에서 가장 먼 곳이었다.

"진정하세요, 오리아스. 모처럼 이걸 두고 싸우는 전쟁입니다. 그분께서 주신 임무를 생각하면, 그냥 싸울 수는 없지요."

아스타로트는 품안에 고이 간직한 물건을 꺼내들었다. 쇠사슬로 봉인된 유리함 안에는 최상급마석보다도 더 값어치 있는 물건이 자리잡고 있었다.

환생결정.

새로운 존재로 태어날 수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솔로몬 시스템 궁극의 물건.

당장에라도 사용하고 싶은 물건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솔로몬은 자신의 마법으로 한 가지 제약을 걸어놓았다.

"군단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사슬을 깨뜨릴 수 있는 열쇠입니다. 모두 들으세요."

아스타로트의 주변에 시립한 이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적의 군단장 또는 인장을 생포하거나 죽이는 자에게 이 환생결정을 보상으로 드리겠습니다."

"우오오!!"

간부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하나같이 죄다 강력하기로 소문난 이들은 전의를 불태우며 당장 포털의 방향이 바뀌기만을 기다렸다.

"사흘동안 열심히 지키다가 쳐들어가면 되겠군요!"

"괜히 전력 아끼려고 간 보지 마라. 중요한 건 저들을 이기는 것이다."

"흥, 네 놈들이 서로 이간질만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길 수 있다."

"...아스타로트 님?"

"괜찮습니다. 원래 이런 곳이니까요. 서로에 대한 반목이 있을 지언정, 우리는 군단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 이들입니다. 군단의 이름으로 함께하는 것입니다. 알겠습니까?"

""""예!!""""

"좋습니다. 그럼 여기서 또 좋은 선물을 약속하지요."

아스타로트의 말에 오리아스를 비롯한 네 명의 간부가 전의를 불태웠다. 환생결정이라는 보상만으로도 짜릿하건만, 아스타로트가 목줄을 잡아당기며 베일 속에서 꺼낸 여인을 보자마자 절로 음심이 치밀었다.

"색욕의 인장. 이 여인을 하룻밤동안 마음껏 취해도 좋습니다."

베일 속에서 드러난 여인은 엘프와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에게는 하복부에 자리잡은 인장이 하나 있다는 것.

그리고 여인의 은밀한 부위를 지키는 것 처럼 나무뿌리가 정조대마냥 하반신을 휘감고 있다는 것.

"우리는 약속을 했습니다. 우리가 다른 군단으로부터 승리할 경우, 스스로 채운 정조대를 풀기로 말이죠."

"그렇다면 저희가 드디어 마왕의 딸을 먹을 수 있는 겁니까?"

"예. 얼마든지 먹으세요. 대신 적 군단을 상대로 큰 활약을 해야할 겁니다."

간부들의 의지가 충만해졌다. 환생결정만으로도 행복한 상상이 펼쳐지건만, 마왕의 딸이자 인장까지 한 번 범할 수 있다는 것에 음심또한 절로 가득 차올랐다.

"저는 그동안 인장의 꿈속에서 들어가 마음껏 범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대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로 하죠."

주르륵. 드라이어드 여인의 정조대에서 달콤한 꿀같은 진액이 흘러나왔다. 아스타로트는 그녀의 허벅지에 흐르는 농밀한 애액을 손가락을 가볍게 훔쳐 핥아먹었다.

"후우. 빨리 다른 인장의 맛도 먹어봤으면 좋겠군요. 그래서 이제 슬슬 적의 침입을 막고자 하는데...당장 이쪽으로 가보세요. 여기에 포털이 열렸습니다."

아스타로트의 명령에 네 명의 몽마 간부들이 빠르게 사방으로 흩어졌다. 수성전일 때는 각자 맡은 구역을 철저히 지킬지언정, 포털의 방향이 바뀌는 순간 바로 적진을 향해 모두 힘을 합하여 진격할 것이다.

"포털이 어디에 열릴 지는 자명한 바.... 후후, 어디 저쪽 군단은 어떻게 움직일 지 기대해볼까요?"

스륵. 아스타로트가 드라이어드의 입에 채워진 입마개를 풀었다. 드라이어드는 입이 열리자마자 입에 고여있던 침을 뱉었다.

"감사."

아스타로트는 드라이어드의 침을 받아 자신의 컵 속에 든 차에 섞었다. 드라이어드는 진심으로 역겹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아스타로트는 차의 향을 즐기며 맛을 음미했다.

"당신 덕분에 설탕과 꿀을 사지 않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스모딘."

아스타로트는 아스모딘의 턱을 잡고 입술을 강제로 맞췄다. 아스모딘은 격렬히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저항했으나, 아스타로트가 마법까지 동원하여 강제로 키스를 하는 탓에 저항할 수 없었다.

"후후, 마지막 힘을 이용해 정조대는 찼을 지언정 입은 보호하지 못하셨죠. 걱정마십시오. 그대의 정조는 제가 맛을 본 뒤에 다른 부하들에게 돌려 줄 예정이니까요. 당신은 질렸어요. 새로운 인장을 옆에 두고 고이고이 먹을 겁니다."

"...아버님께서, 흐끅, 가만두시지 않을 거야...!"

아스모딘은 눈물을 흘리며 아스타로트에게 침을 한 번 더 뱉었다. 아스타로트는 볼에 묻은 침을 뱀처럼 긴 혀로 닦아내며, 아스모딘의 탐스러운 가슴을 가볍게 움켜쥐었다.

"당신이 인장이 된 것의 의미를 모르는 것 같군요. 아직도 모르겠습니까? 당신의 아버님...솔로몬은 군단에 딸을 팔았습니다. 딸을 강간하든 범하든 부하들에게 윤간시키든, 군단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힘이 되라고 말한 겁니다."

"아니야!"

"좋을 대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만약 솔로몬님께서 이걸 보고계신다면...왜 당신을 구하러 오지 않을 까요? 아, 혹시 분노의 군단에서 당신을 구해줄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아스타로트는 입꼬리를 비틀며 아스모딘의 엉덩이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렇게 믿고 계시길. 저는 계속 당신이 스스로 다리를 벌릴 때까지 마음껏 보지 이외의 곳을 즐기겠습니다."

아스타로트는 아스모딘보다 거대한 젖을 아스모딘과 맞추며, 서서히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하아...또 꿈 속에서 강간당하기 싫으면 스스로 박으세요."

"......."

아스모딘은 눈물을 흘리며, 어쩔 수 없이 아스타로트의 클리 위에 자신의 나뭇가지를 쑤시기 시작했다.

잠시 뒤.

"아스타로트 님! 포털의 입구에 이상한 방패가!"

포털의 앞에 신성력의 방패가 설치되어 있다는 걸 알게된 건, 아스타로트가 드라이어드의 나무 자지에 박혀 절정으로 가버리고 난 다음이었다.

* * *

<반나절 뒤.>

"흐흐, 짜식들. 지금쯤 방패 건드렸다가 정화되었으려나?"

"나름 성검의 힘이니까요."

메어리는 통로에서 수박바를 휘두르며 싱긋 웃었다. 던전에 들어온 만큼 그냥 본래의 모습을 꺼내도 될 법도 한데, 메어리는 수박바 형태 자체가 마음에 든 것 같았다.

"포털을 통해 넘어온 이가 성검의 용사라...놈들, 엄청 헷갈릴 거다."

"저희는 그 사이에 그...매핑하고요?"

"그래."

슬라브돌이 된 라임은 몸을 빙글빙글 돌며 앞으로 나아갔다. 예전에 그레모리 던전을 상대로 했던 것처럼, 던전의 벽을 뚫으며 던전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다.

"구조 되게 직관적이라서 바로 파악이 끝났지만."

나는 양피지에 그린 적 던전의 구조를 살폈다. 내 예상대로 적은 포털의 위치를 침입자의 요격에 최적화된 곳에 포털이 열리도록 던전을 만들어놓았다.

■■■■■▽■■■■■

■■■■■□■■■■■

■■■■■□■■■■■

■■■■■□■■■■■

■□□□■□■□□□■

■□□□■□■□□□■

■□□□◁□▷□□□■

■■■■■□■■■■■

■□□□◁□▷□□□■

■□□□■□■□□□■

■□□□■▣■□□□■

■■■■■☆■■■■■

"이거 완전 사천왕 같은 거 아니냐? 네 명을 모두 쓰러뜨리고 열쇠를 얻어야만 마법진을 사용할 수 있다거나."

현재, 우리의 위치는 ☆.

봉인된 문인 ▣를 라임의 힘으로 벽을 뚫고 스킵했지만, ☆은 상대 던전의 가장 끝이 아니라 끝을 향해 전이하는 포털 같은 것이었다.

"계단이 아니라 마법진 형태로도 만들 수 있다니. 이건 처음 보는 군."

"상위 던전의 특징 아닐까요?"

"쯧, 그러면 네 마리 싹다 잡아야 하는 거잖아."

"아빠, 지금 적이 실드를 두드리고 있어요."

수박바를 통해 적의 위치를 확인 메어리가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성검의 폭풍을 쓰려면 방패에 검을 꽂아야 해요. 여기서는 무리에요."

"걱정마라. 방패는 깨져도 괜찮다. 어차피 며칠 뒤면 저쪽 포털을 통해서 우리 군단 애들이 넘어와야 하니까."

오만의 군단이라는 이름으로, 하르파스 던전을 통해 넘어올 우리 병력들은 적들을 무참히 짓밟을 것이다. 그걸 위해서 우리는 적 던전의 구조를 파악하고 미리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 해야했다.

"메어리야. 이런 사천왕식 던전 구성을 가장 쉽게 공략하는 방법이 무엇이겠느냐?"

"압도적인 힘으로 전부 다 때려잡는다!"

"그렇다. 하지만 그냥 정면에서 때려잡는 건 너무 위험해. 우리가 고립될 수도 있거든."

"한 구역을 공략하다가 다른 구역의 놈들에게 뒤를 공격 당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그래. 적들은 마족이다. 그걸 신경쓰지 않을 수 없지."

어떤 악랄한 수법으로 우리를 공략할 지 모른다. 따라서 우리는 그보다 더욱 악랄하고 치졸하지만 효율적인 방법으로 적을 쓰러뜨릴 것이다.

"메어리. 성기방패의 크기를 최대한으로 줄이면 어느정도로 줄어들지?"

"일단 수박바 벗겨야 하는데 괜찮을까요?"

"물론."

메어리는 수박바를 전방으로 뻗었다. 분홍빛의 아지랑이가 새어나옴과 동시에, 수박바의 겉면이던 점액이 떨어지고 본래의 성검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성검 비르고.

던전에 들어온 순간부터 성검 비르고는 막대한 신성력을 품에 갈무리하며 들끓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적 던전을 성검의 폭풍으로 부숴버리고 싶어하는 욕구에 미쳐버리는 듯 했다.

우우웅.

레이피어의 끝에서 꽃잎 모양의 분홍색 방패가 돋아났다. 나뭇잎의 기공을 닮은듯한 방패는 작은 라운드 실드 정도의 크기까지 줄어들었다.

"이게 한계에요."

"방패 본연의 의미에 충실한다는 건가.... 쯧, 좀 더 작았으면 좋았으련만."

"혹시 버지니움 실드에다가 박으시려는 건 아니시죠?"

".....해봐?"

허공에 좆질을 하는 셈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구멍은 구멍이다. 나는 자지를 꺼냈다가 괜히 문제가 생길까봐 다시 바지속으로 집어넣었다.

"나중에 국부 사이즈로 줄이면 그 때는 시도해보자꾸나. 혹시 아니? 저게 진짜로 성검 비르고의 구멍일지."

"가능성이 있네요. 꼭 가능하도록 만들어볼게요."

메어리는 버지니움 실드를 해제했다. 크기를 확인한 이상,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적 던전을 공략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좋아. 반드시 넷을 죽여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가정하에, 작전을 세워보자고. 아직까지 우리가 이쪽으로 숨어들었다는 건 들키지 않았으니 말이야."

아스타로트 던전에 있어서, 지금부터는 아주 재미있는 일이 펼쳐질 것이다.

"모두가 잠들면 그 때 움직이기 시작하자고. 흐흐흐."

우리는 시간 상 늦은 밤이 될 때 까지, 조용히 버지니움 실드로 만든 쉘터 속에서 휴식을 취했다.

* * *

<아스타로트 구역, 오리아스 구역.>

"젠장. 아직까지도 뚫지를 못했어. 놈들은 혹시 성직자를 노예로 삼은 건가?"

"뭐야. 아직도 못 잡았어? 애들 무능하네."

침대 위에 누워 빈둥거리던 서큐버스가 방긋 미소지으며 인큐버스-오리아스를 맞이했다. 오리아스는 지친 얼굴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오냐. 전부다 무능해서 아무도 잡지 못했다. 심지어 신성력 방패도 뚫지 못했어."

"그건 당연하지. 마족보고 그런 방패 뚫으라고 하는 건 자살행위야. 혹시나라도 건드리려고 하지마, 오빠."

"니미씨발."

오리아스는 진심으로 역겨운 표정을 지으며, 서큐버스의 엉덩이를 발로 걷어찼다.

"이 거지같은 새끼가 어디서 오빠라고 지랄하는 거야?"

"아잉, 하나뿐인 여동생한테 이러기야?"

"이 개새끼. 너 두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형님, 빨리 뒤지십쇼'하면서 덜렁덜렁 거리던 새끼가 어디서 서큐버스로 합성되었다고 귀여운 척이야?"

"다시 태어났으니까 과거는 잊어주세용!"

퍼억. 오리아스는 서큐버스의 배를 걷어찼다. 서큐버스는 배를 부여잡고 끅끅 거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하앙, 오빠가 나를 때렸엉...."

"이 개 미친 새끼.... 나 화장실 간다."

"응? 오빠, 한 발 빼러 가는 거야? 내가 대신 빼줄까?"

서큐버스는 입 앞에서 주먹을 탁탁 부딪히며 요염히 웃었다. 오리아스는 서큐버스의 이마를 발바닥으로 걷어찬 뒤 방문을 나섰다.

"똥이다, 새끼야."

"아, 그래? 아쉽네...."

서큐버스를 내버려 둔 뒤, 오리아스는 급히 화장실로 달렸다. 인큐버스가 되었지만 배변활동은 반드시 필요했고, 생각을 할 시간이 필요했다.

"후우...."

군단에 들어오며 본래의 모습을 집어던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건 분명 고무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스스로를 지켰지만, 동생은 변해버렸다.

"서큐버스...."

이름 모를 서큐버스가 동생과 합성되면서, 동생의 인격은 사라진 듯 했다. 어디 동생이라는 놈이 형이었던 자의 자지를 탐하려고 든단 말인가.

"어으, 시원하다."

오리아스는 화장실을 나섰다. 역시 확실하게 선을 그을 필요가 있었다. 동생과 합성된 존재이나, 아무리 그래도 형제로서 선은 지켜달라고.

"야, 내가 좀 생각을 해봤는데...."

비릿한 혈향. 그리고 알싸한 신성력의 기운.

"어, 으아아아악!!"

서큐버스의 머리에는 주먹만한 구멍이 뚫려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