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비만 오크 39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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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두 시간 동안 던전 내 산책을 돌고 온 나는 코쿤의 상태를 보러왔다. 정확히 시간을 맞춰 온 덕분에 라인의 코쿤이 좌우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크크큭."
아니나 다를까, 라인은 나오자마자 오만함이 느껴지는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나타났다. 메어리와 레비즈가 절반 정도 섞인 듯한 외형의 라인은 완벽한 여성체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이 몸의 이름은 라인. 분노의 군단 슬라임 군단의 적녀이며, 용의 힘이 깃든 진정한 드래곤 슬라임이니라."
"그거 나한테 하는 말이냐?"
"아니죠, 아빠. 이 세상을 향해 말하는 거죠."
라인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뿔과 날개는 그에이의 형태와는 달리, 다소 동글동글하고 아기자기한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진정한 사랑을 모르는 이 건방진 세계에 아빠의 이름을, 그리고 슬라임으로서 세계를 재패할 제 이름을 널리 알리는 거죠. 크흐흐."
"각오했던 것보다 다행이기는 하군. 그런데 라인아. ...너 옷은 못 만드냐?"
"네!"
라인은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형이지만 여전히 피부는 붉었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외형은 살아움직이는 거유 마네킹 모델과도 같았다.
"유두랑 음부가 없는 게 특이하군."
"꺼낼까요?"
"아니다. 아예 없으니 그나마 배덕감은 덜하구나. 그래도 옷은 입고 다니거라."
"스타킹 신고 다니면 되죠? 알겠어요."
"...스타킹만 신고 다니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라인은 키득키득 웃으며 플라우로스를 향해 달려갔다. 슬라임과 텐타클이라는 다른 종족이지만 부정형의 액체형 마물이라는 점에서 둘은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라인의 꼬리가 가진 촉감을 확인하며 플라우로스에게 지시를 내렸다.
"플라우로스, 레비즈를 꺼내보거라. 이제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하니."
플라우로스는 조교실 안으로 들어간 촉수를 잡아당겼다. 외부와 내부의 시간은 흐름이 상이하여 걸치고 있는 건 불가능했으나, 몸이 촉수로 이루어진 플라우로스는 아무 문제없이 촉수를 안으로 밀어넣을 수 있었다.
'움직임이 100배 느려지기는 하지.'
떨림이 100배 느려지는 셈이었다. 안쪽에서 일부러 손으로 쑤시지 않는다면 아주 천천히 자극이 전해지는 셈이었다. 쾌감이 전해지는 정도는 줄어도 그걸 느끼는 시간이 백 배 늘어나니, 쾌감 백 배는 틀린 말은 아니다.
우우웅.
조교실의 문이 열리며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신에 붉은 점액이 가득한 하프 드래곤, 레비즈는 흐리멍텅한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봤다.
"아...."
"이제 좀 고분고분해졌구나, 레비즈."
나는 바지를 내려 빳빳하게 선 자지를 꺼냈다. 플라우로스에 의해 내 앞에 얼굴이 놓인 레비즈는 제 입술 위에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는 자지를 주시했다.
"빨아라. 그러면 조교실에서 꺼내주도록 하지."
"......."
레비즈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더니-
"캬아악!!"
이를 벌리며, 날카로운 이로 내 자지를 물어뜯으려했다. 하얀 이에는 붉은 점액질이 덕지덕지 묻어있었으나 그 형태는 짐승의 것처럼 온전했다.
"어림도 없지!"
휘릭. 나는 자지가 물리기 전, 허리를 옆으로 살짝 비틀어 레비즈의 깨물기를 피했다. 자지는 아슬아슬하게 레비즈의 입꼬리를 스치며 옆으로 튕겨나갔고, 레비즈는 허공을 깨물었다.
"빠샤!"
짜--악.
철편으로 사람의 볼을 때리면 이런 소리가 나올까. 나는 허리를 다시 반대방향으로 돌려 레비즈의 뺨을 후려쳤다. 자지로 후려쳤다.
"......."
레비즈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프 드래곤으로 살면서 언제 뺨을 맞아보았겠는가. 그것도 손바닥도 아닌 자지로 맞은 건 살면서 처음일 것이다. 나는 문신을 활성화하고 레비즈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이게 포로 주제에 감히 군단의 상징을 깨물려고 해?"
짜악, 짜악.
때린 곳을 다시 때린다. 레비즈의 볼에 튕겨나옴과 동시에 허리를 당겨 다시 볼을 때린다. 레비즈의 볼에는 굵고 붉은 선이 세 줄 그어졌다.
"레비즈야, 레비즈야. 네 저항은 무의미하다. 왜 그런지 아느냐?"
나는 자지를 아래로 내려 레비즈의 턱을 강제로 들어올리게 했다. 레비즈는 고개를 좌우로 비틀며 내게서 벗어나려 했으나, 나는 그녀의 머리를 양손으로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신성력이 봉인된 지금의 네 년은 그저 쾌감에 절여진 폐급 하프 드래곤일 뿐이지. 드래곤의 힘으로 촉수를 끊어내려해도 소용도 없다. 근육에 힘을 주려고 해도, 그보다 더 빨리 쾌감에 떨어질테니."
아무 의욕도 없던 루시펠과 달리, 레비즈는 전신에 촉수 자지가 휘감겨 있었다. 그 수만 하더라도 족히 백 가닥에 이를 정도로 플라우로스는 레비즈의 구속에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아무리 성기사단의 단장이라고 해도, 보지까지 단련할 수는 없었을 거다. 흐흐, 이참에 안쪽까지 단련해보는 건 어떠냐? 침대 위에서 랜스 차징을 해도 거뜬히 견뎌낼 수 있는 여기사가 되어보는 거다."
"이...!"
레비즈는 이를 갈며 말을 참았다. 또 내게 욕을 하려고 한 듯 했지만, 나는 그보다 더 빨리 레비즈의 목젖을 자지로 찔렀다.
"카학?!"
"나는 지금 너와 이야기를 나누러 온 것이 아니다. 네게 통보를 하러 온 거지. 플라우로스, 레비즈를 들어올려라. 세워."
레비즈의 몸이 번쩍 들어올려졌다. 그녀는 화형당하기 전에 십자가에 묶인 마녀처럼 허공에 세워졌다.
"레비즈, 혹시나 까먹었을 것 같아서 얘기하마. 루나가 너에게 얘기했던 것을 기억하느냐? 나와 함께 너를 범했던 엘프가 했던 말이 기억나는 지 물었다."
"......."
레비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와 말을 섞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듯 했다.
"입을 열지 않겠다면 강제로 열게 하는 수밖에. 플라우로스, 한 가닥."
나는 플라우로스의 촉수 자지를 손에 움켜쥐었다. 갓 잡아올린 장어처럼 생동감넘치게 움직이는 촉수 자지의 끝은 정확히 레비즈의 고간부를 향해 전진했다.
"대답하지 않으면 아랫입을 강제로 열어버리게 하겠다."
"......어차피 박을 거잖아, 개새끼야."
"여전히 입이 험하군. 그 위세가 얼마나 갈 지는 모르겠지만, 개새끼면 개새끼답게 행동하지. 윗 입이 시끄러우니 아랫 입을 닥치게 하는 수밖에."
푸욱. 나는 촉수 자지를 레비즈의 보지속으로 밀어넣었다. 레비즈는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참으려했다.
"흐흐, 루나가 했던 말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알려주마. 엘프들이 우리 군단에 들어온 이유를 기억하느냐?"
"......그 말도 안 되는, 끄흥, 공갈?"
"그래. 공갈이지. 사실대로 말하면 너희는 엘프들의 영토를 저어어언혀 침범하지 않았다. 오크들이 온 길을 따라 걸었을테니."
레비즈의 추격대가 던전을 습격했을 당시, 레비즈의 토벌대는 인간 포로들을 이끌고 던전으로 온 오크들을 '추격'하고 있었다. 당연히 오크들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왔을테니, 우리가 엘프의 숲을 일부러 침범하지 않은 이상 레비즈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건 기존의 영토이니라. 이 숲 전체가 우리 군단의 영토이며, 이 숲 전체가 엘프들의 영토이니라. 나는 엘프들을 우리 군단의 것으로 만들며, 그들에게 이 숲 전체에 대한 관리 권한을 주었지."
"거짓말 하지마라. 나를 골리기 위한 개소리인 것 뻔히 안다...!"
레비즈는 이를 갈며 으르렁거렸다.
"던전 입구에 있던 목조 건물들, 그리고 거대한 나무 방패. 엘프들이 나무를 그냥 베게 했을 리가 없다! 네 놈이 분명 힘으로 찍어 누른 게 분명해...! 엘프는 네게 복속한 거다!"
"정답이다. 힘으로 찍어누른 게 아니라 이걸로 찍어누르기는 했지만...뭐 틀린 말은 아니지."
나는 다른 촉수 가닥을 집어 레비즈의 볼을 톡톡 건드렸다. 자지로 뺨을 후려쳤던 곳을 정확히 두드렸다.
"그래. 엘프는 내 부하가 되었다. '엘프 여왕' 또한 내 아내가 되었지. 엘프라는 종족 자체를 대변할 수 있는 여왕이 우리 군단의 부하라는 거다. 그게 무슨 말을 의미하는 지 알고 있느냐?"
이미 언질은 줬다. 그걸 깨달은 레비즈의 낯빛이 점점 창백해졌다. 나는 레비즈의 볼을 톡톡 건드리며 레비즈를 자극했다.
"네가 그리도 가고싶어했던 레오 후작령에 엘프들이 갈 것이다. 여왕의 전갈을 가지고 레오 후작령을 방문할 것이야. 네가 모은 성기사단이 그곳에 있다고 했지? 자, 과연 그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안 돼...! 네 놈, 진짜로 인류연합에게 엘프가 마왕군의 편이 되었다고 말 할 생각이냐?! 너희가 패배하면 엘프도 몰살당하는 거다!"
"그래, 몰살 당하는 게 다행일지도 모르지. 인간 놈들이 엘프에 가진 환상을 생각하면, 성노예로 삼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야 할 판이니까. 하지만 레비즈, 누누히 말하지만 우리는 패배하지 않는다. 그 우리에는 당연히 엘프도 들어가지. 어리석은 년아, 내가 아무 대책없이 판을 벌리는 줄 아느냐?"
찰싹. 나는 마지막으로 레비즈의 뺨을 후려쳤다.
"역사는 네년을 이렇게 평가할 것이다. 던전을 토벌하겠다는 핑계로 엘프의 숲을 멋대로 침범하여 엘프들의 노여움을 산 자. 엘프가 마왕군에 들어가게 된 계기를 만든 자. 바보같이 패배하여 군단에 드래곤의 유전자를 제공한 자. 그야말로 전범이지."
"너, 너는 나를 어디까지 우롱할 셈이냐?!"
"나락으로."
물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모든 것을 밑바닥깢 떨어뜨릴 것이다.
"네가 우리 군단에 들어올 때까지. 나는 우리 군단에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한 자다. 하지만 나의 적에 대해서는 한없이 무자비하지. 특히 부하들을 멋대로 버리거나 자기 혼자 살아남으려고 하는 놈이 있다면, 더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레비즈의 눈에 절망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가 흘리는 눈물을 촉수 자지로 닦아냈다.
"인류에게 있어 네 년을 위대한 성기사단의 단장이 아닌 이름조차 부르지 않는 희대의 악녀로 만들어주마. 레비즈 안, 이름을 불러선 안 될 자. ...그래, 흠, 그렇군."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나는 레비즈의 얼굴을 붙잡고 빙글빙글 돌리며 레비즈에게 속삭였다.
"성녀조차 너를 손절하게 만들 정도로 타락시켜주마. 흐흐, 플라우로스. 다시 레비즈를 묶어라. 알 낳으면 바로 씨를 뿌려서 알을 까도록. 나는 다른 부하들을 보내겠다."
나는 레비즈를 두고 플라우로스의 던전을 떠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 개새끼야!!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레비즈는 지랄발광을 하며 내게 소리쳤다. 다시 입안으로 촉수 자지가 기어들어가려는 걸 어떻게든 고개를 돌려 피하며, 그녀는 내게 자신을 타락시킬 방법에 대해 물었다.
"씨발, 얼마든지 넣어! 하프 드래곤이 괜히 하프인 줄 알아?! 길어도 5천년을 살아! 너 같은 오크는 하루살이 수준이라고! 알아?! 내가 그렇게 쉽게 타락할 것 같아?!"
"풉, 하프 드래곤은 똑똑한 줄 알았는데 머리가 안 돌아가는군. 아니지, 대가리에 음란마귀만 가득차서 섹스로 타락하는 것밖에 생각나지 않느냐? '호에에, 레비즈는 오크 전용 산란기계예요오오오!'하게 만들 줄 알고? 크흐흐, 미안하지만 틀렸다. 내가 할 방법은 바로-"
나는 포털을 향해 다가가며 손을 흔들었다.
"속닥속닥."
레비즈는 과연 내 목소리를 들었을까. 사실 큰 관심은 없다. 레비즈가 듣거나 한 건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그녀가 싸움박질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라는 것.
"라인아,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 같으냐?"
"크흐흐, 당연히 힘이지요. 세계를 뒤집어 엎을 막강한 힘...!"
"그래. 그렇다면 그 '힘'이라는 게 무엇이냐?"
"......네?"
라인의 표정이 굳었다. 마물합성으로 ★★★★의 드라고니안이 되었어도 슬라임이 근간인 라인에게는 너무 철학적인 질문이었을까.
"나처럼 개인으로서 일인무쌍을 벌일 수 있는 전투력? 아니면 군단 전체를 아우르는 지도력? 그도 아니면 네 어머니들에게 사랑을 받는 정력? 흐흐흐, 제각기 다른 전장에는 그에 걸맞는 힘이 필요하지."
"......아빠가 침대위에서 제일 강하다는 건 알겠어요!"
"그래, 그거면 좋다. 라인, 너도 언젠가 퍼시발처럼 던전의 주인이 될 때가 오겠지. 그러면 그 때를 위해 잘 기억해둬라. 반드시 적을 때려잡는 것 만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는 걸. 라인아, 혹시 이런 말을 알고 있느냐?"
나는 손을 끄적이는 시늉을 하며 라인에게 미소지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것을."
"아빠, 혹시 아빠 좆을 펜으로 비유한 건가요? 크흐흐, 군단장의 남근은 깃털펜-"
"......누굴 닮아서 이런 건지, 원."
레비즈 잘못이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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