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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387화 (387/800)

나 혼자 비만 오크 38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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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죽일 거라면 알뜰하게. 그리고 이왕 죽일 거라면 확실하게.

거기에 이왕 사정을 봐주지 않을 걸 생각하면 더욱 지독하게 '처리'해야한다.

라스베가스와 라스피카에서 마물과의 행위를 거부한 자들은 대략 2천명에 달했다. 나머지 인원은 본심이 어떻든 슬라임 미약에 절여져 각자 희망하는 마물과 적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인님, 엘프들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조금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만 활발하게 전후처리를 하며 움직이던 에일라가 내게 질문했다. 나는 양손으로 쥔 고삐를 살짝 잡아당겨 전차를 멈췄다.

"엘프들에 대한 요구?"

"예. 죽기 전에 엘프랑 꼭 해보고 싶다고...."

"거지같은 놈들. 마물이랑 하라고 했지, 엘프랑 하게 해준다고 했더냐. 어이가 없군."

오냐오냐 해줬더니 기어오르는 놈들이 있다. 역시 호의가 계속 되면 둘리가 된다고, 하는 꼬라지가 1억년 전 공룡이 남의 집에서 깽판치는 택이나 마찬가지였다.

"엘프 중에 인간이랑 하고 싶다고 한 자가 있다더냐?"

"3명 있습니다."

"신청자는?"

"...대략 500명이 넘습니다."

"미친 놈들. 3대 500을 하라고? 엘프들 구멍 셋을 동시에 사용해도 전부 다 안돌아가겠구만. 절대 안 된다. 엘프들에게도 일러다오. 인간 포로들을 상대할 바에는 이번 전쟁에서 활약한 인간 모험가들을 상대하라고. 라스촌의 모험가들이 아직 있지 않느냐."

"그렇게 전해두겠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그냥 죽여야하는데...."

에일라 왈, 이왕 복상사로 죽일 거라면 엘프랑 한 번 하게 한 다음 죽이라더라. 기껏 마지막 가는 길 편안하게 보내려고 했건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죽기 직전이라서 더욱 그런 걸 수도 있다고 생각은 들지만.

"그냥 놔두면 폭동이 일어나겠지?"

"예."

"젠장. 엘프들이 워낙 대단하니까 어쩔 수 없군."

그러려니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엘프들에게 강제로 인간과 하게 내버려 둘 수 없는 노릇.

"안드라스를 동원해라. 인간들에게는 엘프들이 부끄러워서 안드라스 탈을 쓰고 한다고 전해라."

"아, 알겠습니다. 안드라스들을 투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엘프와 하고 싶다는 인간들은 엄청나게 많았다.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지만, 어차피 엘프도 인간도 안드라스도 목 아래는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원효대사 해골물인 셈이지.'

설령 진짜 엘프가 아니라고 한들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4성인 미노타우르스도 엘프와 하고 싶으면 본인의 허락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엘프들을 지나가다가 자빠뜨려 그냥 박을 수 있는 건 오크들 뿐이다.

애초에 포로들이 엘프와 하든 안드라스와 하든, 눈이 가려진 이상 엘프인지 안드라스인지 구분이나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에일라는 옆에 있던 부하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주인님, 이들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 겁니까...?"

"아아, 이것은 '휠체어'라고 하는 것이다.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 나를 태우고 다닐 아이들이지."

나는 클리안과 니프란, 그리고 라임의 목에 걸린 고삐를 잡아당겼다. 가죽 스트랩으로 묶인 목줄은 본인들 스스로 채워지기를 희망했다.

"걷는 건 가능하지만 달리지는 못 해. 걸을 때도 조금 아프고. 그래서 몸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이 아이들의 신세를 지게 되었다."

"조금...특이하긴 하군요."

라임, 클리안, 니프란 셋 다 슬라임을 베이스로 한 마물이다보니 서로 몸을 하나로 붙여 다니는 것이 가능했다.

클리안과 니프란 둘이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뱀의 하체를 둘이서 나선 모양으로 베베 꼬았다. 라임은 그 위에 차체를 엎듯 몸을 덮었고, 나는 라임이 만든 안장에 올라탔다. 클리안과 니프란 사이에 상체를 빼꼼 내민 라임은 일부러인지 둘과 비슷한 벨리알의 얼굴로 가운데에서 둘을 조율하고 있었다.

"머리 셋 달린 지옥의 괴수를 케르베로스라고 하지. 이건...그래. 슬라베로스라고 부르도록 하자꾸나."

"명칭이야 뭐.... 그보다 주인님. 왜 앞에 륜이 엎드려 있는 겁니까?"

에일라는 내 앞에 라이더 자세로 엎드려있는 륜을 가리켰다. 말 안장에서 상체를 숙이고 앉아있는 륜의 자세는 분명 뭔가를 연상케 하는 자세-아니 체위였다.

"꼭 주인님과 지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맞다. 지금 박고 있는 거."

"......주인님?"

"히힛, 전혀 눈치채지 못했죠?"

안장에 앉은 나는 륜을 앞에 태웠고, 륜은 자신의 하체를 적절히 위치를 조정하며 구멍에 스스로 끼워넣었다. 슬라베라스는 륜이 마음껏 라이딩 자세로 즐길 수 있도록 몸의 형태를 잘 유지했다.

"잘 걷지도 못하신다면서 이건 하셔도 되는 겁니까?"

"나는 가만히 있는 거다. 앞뒤로 움직이는 건 륜의 몫이지."

"주인님, 에일라는 자기도 한 번 타보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오오, 그런 거냐? 역시 에일라. 나중에 앞에 태우고 라스베가스 성벽을 한 바퀴 돌자꾸나."

"......약속입니다."

에일라는 본색을 드러냈다. 내가 허리를 다쳤지 자지를 다친 것도 아니고, 내가 허리를 흔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체위는 많았다.

"에일라, 그것보다 별다른 문제는 없었느냐? 엘프와 하고 싶다고 난동부린 걸 생각하면 병사들의 소요가 있었을 법도 한데."

"불손한 자들은 모두 구속했습니다. 슬라임 공구리를 하기에는 너무 많아서 일단 구덩이를 파서 그 안에 가뒀습니다."

"잘했다. ......에일라, 나는 그들을 전부 죽일 생각이다. 복상사로 모두를 죽이기 어렵다면, 그들은 마왕군이 하는 것처럼 참수할 것이다."

흠칫. 에일라는 고개를 떨구었다. 인간들의 죽음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녀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이번처럼 이용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레오 후작령이라고 한들, 천 명이 넘는 난민들을 못 본 척 하지는 않을 겁니다."

"적의 자원을 소모시킨다는 의미에서는 적절하다. 허나 우리 군단에 들어오지 않으려는 자들을 또 난민으로 보내면 그들이 적으로 돌아오겠지. 이번에는 요행으로 그걸 잘 이용했지만, 앞으로도 그게 잘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흔히들 클리셰라고 부르는 것들이 있다. 마왕군에 의해 마을이 쑥대밭이 되었고, 살아남은 아이가 절치부심하여 마왕군을 향해 검을 들어올리는 이야기는 으레 있는 일이다.

"행여나 이번에 놓아준 놈들 중 절치부심하여 우리 군단에 칼을 들이미는 자들이 또 생길 수 있다. 위험의 싹은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그럼...."

"복상사로 죽이지는 않겠다. 마물과 한 번 질펀하게 한 번 하고 난 뒤, 우리 군단에 들어오기를 거부하는 자들은 모조리 참하라."

내 확실한 지시에 에일라는 고개를 떨구었다.

"주인님,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무엇이냐?"

"그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한 번 더 주고자 합니다."

"에일라, 누누히 말하지만 아무리 너라도 이건-"

"굳이 저희의 피를 묻힐 필요는 없을 겁니다."

에일라의 단호한 목소리에 내가 더 놀랐다.

"그들이 분노의 군단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죽어서도 후회를 하도록 함이 어떠십니까?"

"......자세하게 한 번 이야기해보거라."

나는 에일라의 말을 충분히 귀담아 들었다. 그리고 에일라의 계획을 듣고 난 다음, 나는 에일라를 내 쪽으로 잡아당겨 끌어안았다.

"네 의견을 따르도록 하마."

* * *

"우와악?!"

로트 리르콘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안드라스를 손으로 위협하며 저항했다. 하지만 여인은 로트의 손짓을 마치 재롱잔치를 보는 것처럼 로트를 제압하고 바닥에 쓰러뜨렸다.

"후후, 저항하면 재미없는 거라스."

"시, 싫어---!"

로트는 격렬히 저항했다. 한 손에 두 손목이 함께 붙잡혔지만 몸을 최대한 비틀었다. 한 손에 바지가 홀라당 벗겨져도 끝까지 허벅지를 붙이며 저항했다.

부우욱.

하지만 안드라스의 거친 손놀림에는 저항할 수 없었다. 날카로운 손톱은 바지 옆을 스쳤고, 로트는 벌벌 떨리는 눈으로 치골 근처를 긁고 지나간 손톱을 바라보았다.

"저항하면 이걸로 찔러 죽일 거라스."

"으, 흐으, 으으으...!"

저항하면 죽는다. 하지만 저항하지 않으면 마물과 통정하게 된다. 마물에게 씨를 뿌린 자가 되고 만다.

"흐흥. 역시 인간 자지도 별미인 거라스...."

안드라스는 로트의 위에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여인 보다도 훨씬 탄력있는 마물의 속살에 로트는 시작과 동시에 신음이 절로 나왔다.

"하앙...빨리 싸는 거라스."

"시, 싫다...!"

로트는 고개를 좌우로 격렬히 흔들었다. 마물과 통정을 함에 있어서 여인은 아이를 뱃속에 가지지 않으면 그래도 괜찮았지만, 마물의 뱃속에 씨를 뿌리는 남자는 사정이 달랐다.

"여, 여신께서 천벌을 내리실 거야...! 제, 제발 그만둬!"

"이상한 거라스. 마물과 하는 게 그렇게 싫으면 사정할 리가 없는 거라스. 꼴리니까 싸는 거라스!"

"아, 아니다! 크, 크허헉!"

로트는 할 말을 잃었다. 생리적인 혐오감 이전에 미약에 몸을 달아오르게 만들어놓고 일방적으로 말을 하니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로트의 몸은 솔직했다.

찌걱, 찌걱.

안드라스가 하체를 딱 붙이자 로트는 고개를 뒤로 젖혔다. 여자의 아래에 깔려 제대로 허리 한 번 흔들지 못하고 사정한 건 그의 섹스 인생에 있어서 가장 굴욕적인 경험이었으나, 이게 그의 마지막 경험이었다.

"흐흐흐, 인간. 네가 낳은 자식은 새로운 우리 군단의 병사가 될 거라스. 그러면 네 자식도 다른 인간을 범하고 또 자식을 낳을 거라스."

"웃기지 마라...! 내가 여기서 살아서 도망치면 너희들은 반드시-"

"미안하지만 네가 살아서 나갈 일은 없을 거라스."

안드라스는 부리로 로트의 입술을 콕콕 찌르며 씩 웃었다.

"복상사로 죽을 때까지 여기서 너는 나한테 씨를 뿌리는 거라스."

"으, 흐으, 으으윽!!"

로트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성욕에 패배한 쓰레기라거나 하는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자신이 마물에게 사정함으로 인해, 마물이 알을 낳고 그 새끼가 또다른 인간을 범할 것이라는 생각에 눈앞이 아뜩해졌다.

"사, 살려줘...!"

로트는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복상사로 죽든 뭐든, 결코 죽고 싶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흠...."

안드라스는 로트를 한참동안 내려다보며 무언가를 고민했다. 그러고는 날카로운 손톱을 들어올려 로트의 이마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음, 음음. 분명 이거였라스."

"크으윽...!"

생살이 긁히는 고통에 로트는 입술을 깨물며 고통을 참아냈다. 분명히 무슨 글씨를 쓰는 듯 했고, 안드라스는 제법 긴 글자를 로트의 이마에 적었다.

"우리 군단장님의 아내인 〈공주기사〉께서 너희들에게 자비를 베푸셨라스. 네게 마지막 선택이라스."

안드라스는 작은 거울같은 것을 꺼내 로트의 이마를 비췄다. 로트는 자신의 이마에 새겨진 문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마물박이

"아, 아아, 아아아...!!"

먼 옛날, 범죄를 저지른 노예는 그 죄질에 따라 다른 형태의 낙인을 찍는다고 들었다. 하지만 로트의 이마에 적힌 공용어는 로트가 어떤 사람인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세상 누가 미쳤다고 마물에게 박았다는 걸 이마에 상처자국까지 만들며 광고하겠는가. 로트는 제 이마에 박힌 문구에 좌절했다.

"선택하라스. 이대로 바깥으로 추방되고 싶라스, 아니면 우리 군단에 들어올라스?"

안드라스의 제안에 로트는 어느쪽을 선택해도 자신의 운명은 끝임을 직감했다. 군단에 들어가면 인류를 배신하는 셈이엇고, 바깥으로 추방되면 교단의 이단심문관들에 의해 화형당할 게 뻔했다.

"......군단에 들어가면 이 상처는 어찌되는 것이오?"

"적당히 지나다보면 상처가 아물어졌을 거라스. 어차피 우리 군단 내에서 마물박이는 훈장이나 다름 없는 거라스. 낄낄."

안드라스는 비웃으며 두 번째 사정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마치 답을 빨리 하지 않으면 그 시간동안 정액을 갈취하겠다며 허리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크윽...!"

로트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마물과 통정한다고 하더라도, 개똥밭에 구르는 한이 있더라도 살아있는 것이 훨씬 더 나았다.

"군단에 들어가겠소...!"

"좋은 선택이라스. 그런데...."

안드라스는 슬쩍 뒷편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아발론의 제복을 입은 서큐버스 한 명이 로트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쟤는 안 돼. 꿈으로 확인해봤어. 성인도 안 된 여자애를 강간한 쓰레기야."

"윽."

한창 허리를 흔들고 있던 안드라스는 역겨운 것과 마주했다는 듯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서큐버스의 팔을 잡아당기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나, 나 저 인간 씨 좀 빼달라스...."

"......하아, 알았어."

푸-욱. 서큐버스의 꼬리가 안드라스의 질속을 파고들었다. 연분홍빛 성마법의 발현에 로트는 왠지 모르게 직감할 수 있었다. 자신이 안드라스 안에 싼 정액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군단장님 특별 명령이라스. 너는 추방이라스."

"추, 추방이라니...?  이 상태로 인간 세상을 돌아다녔다가는 죽-"

"죽던지 말던지. 어...군단장님이 말한 강력범죄자는 우리 군단과 함께할 수 없는 거라스."

안드라스는 로트를 차가운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이죽거렸다.

"우리 군단의 동료도 아닌데 내가 알 바 아니라스."

"뭐...이단심문관한테 고문당할 때까지 변명거리 잘 생각해둬. 아니면 평생을 숨어살던가. 깔깔깔!"

"아, 아으...!!"

로트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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