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비만 오크 38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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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는 전투에 목숨을 걸었다.
루나와 싸울 때는 피부가 신성력으로 그을려도 버티고 버텼고, 그레모리와 싸울 때는 몸에 불이 붙어도 그 고통을 참아냈다. 할파스와 싸울 때는 항상 전력으로 싸웠다.
이번 레비즈와의 전투에도 마찬가지. 나는 목숨을 걸고 레비즈와 싸웠고, 말로는 죽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언제나 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싸우다보면, 어느 순간 직감이라는 게 생긴다.
아, 이쯤되면 적어도 죽지는 않겠구나.
아, 이쯤되면 이제 슬슬 승기가 보이는 구나.
아, 이쯤되면 이제 이겼구나!!
"으하하하! 레비즈, 레비즈야! 레오 후작령까지 날아간다고 하지 않았느냐! 이래서야 땅에 떨어지겠는데?!"
나는 아래에서 허리를 찔러올렸다. 정말 간신히 몸을 움직이는 정도였지만, 자지가 2cm 정도만 앞뒤로 움직여도 레비즈의 자궁구를 찌르기에는 충분했다.
"아, 아흐, 크흐으응!!"
레비즈는 죽어라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날려했다. 여전히 두 팔은 루나에게 붙잡혀있었고, 날개의 윗부분이 루나의 가슴에 눌려 제대로 펄럭이지 않았다.
종이 비행기가 가라앉듯, 루나는 아주 천천히 지상으로 주저앉고 있었다.
"슬슬 포기해!"
"그, 그럴 수 없다...!"
루나는 본격적으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에 맞춰 레비즈의 뱃속에 있는 스카 트올로지가 수도없이 꿀렁거리며 레비즈를 자극했다. 평범한 인간 모험가였으면 진작에 포기했을 법도 하건만, 레비즈는 죽어라 하늘을 날며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끝이다. 레비즈는 위아래로 찔러대는 자극에는 이길 수 있었어도, 자연의 법칙에는 이길 수 없었다.
사과는 떨어지기 마련이고, 날아다니는 모든 것은 무한히 하늘을 날 수 없는 법이다. 더군다나 무거운 물체가 달려있다면 더더욱. 그리고 레비즈에 달려있는 나와 루나가 격렬히 레비즈의 성감을 자극하며 체력을 소모시킨다면 더더욱.
"아, 앙, 아으, 흐으윽!"
레비즈는 헐떡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날개를 움직일 힘도 빠지는 듯 날개의 움직임이 점점 더뎌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우리의 몸은 아래로 곤두박칠 치기 시작했다.
"우오오오!!"
나는 내 몸을 믿었다. 지금까지 단련해 온 신체를 믿었고, 여전히 붉게 타오르고 있는 문신의 버프를 믿었고, 마지막으로 내 등과 허리를 믿었다.
설령 아래로 곤두박질쳐서 바닥에 떨어지더라도, 나는 등으로 온몸으로 둘을 받아낼 것이다. 나는 자이로드롭을 타다가 떨어지는 감각과 함께,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레비즈의 젖을 입에 물었다.
"하아아아악!!"
레비즈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자지를 물고있던 질근육이 경련함과 동시에 날개의 움직임이 멈췄다. 혀로 살짝 물고 있던 유두가 파르르 떨리며 내 혀를 진동시켰다.
레비즈는 가버렸다. 공중에서 절정을 느껴, 그만 날개를 움직이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이다. 그 다음 수순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쿠----웅!!
뒤에서 트럭이 나를 친 것 같은 느낌에 나는 눈앞이 순간 새하얗게 변했다. 불과 신성력에 타는 고통보다 더 아픈 고통은 처음이었다. 지상 몇 미터에서 떨어졌는 지조차 가늠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죽을만큼 아프더라도 죽지 않았다는 것.
"끄으으, 흐으으, 으으으!!"
나는 레비즈의 가슴을 깨물며 고통을 참아냈다. 얼굴을 가슴에 묻었으니 다행히 뒷통수는 땅에 닿지 않았고, 정확히 등부터 닿아 의도치 않게나마 바닥과 닿는 면적이 넓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떨어진 곳은 단단한 황야가 아니었다. 레오 후작령으로 직선으로 날아가며 산등성이를 넘어가던 와중이었는지, 우리가 떨어진 곳은 강가 근처의 진흙 가득한 뭍이었다.
'살았다.'
비록 일어나기에는 너무 몸이 아프지만, 나는 분명히 살아남았다. 스스로 살아있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자, 전신의 긴장이 풀렸다.
"흐어, 쌀 것 같다."
나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동시에 아래로는 진한 정액을 토해냈다. 바닥에 닿자마자 전신이 격통을 느꼈지만, 레비즈의 몸속에 들어가있던 자지는 레비즈가 조인 질압으로 인해 고통이 상쇄된 것만 같았다.
"...싸버렸네."
나는 안정감과 함께 고개를 뒤로 젖혔다. 동시에 내 이마에 레비즈의 얼굴이 툭 떨어졌다. 눈을 감은 레비즈는 눈물과 침을 뚝뚝 떨어뜨리며 기절했다.
"야...레비즈야. 기절하면 어떻게 하냐...네 레어 지금 내 정자로 가득 차고 있는데."
나는 손을 내려 레비즈의 엉덩이 윗부분을 가볍게 토닥였다. 손등에 루나의 치골이 닿았다. 다행히 루나도 크게 다친 곳은 없는 듯 했다.
"야!"
"나 살아있다. 자지도 괜찮다. 걱정마."
"허리는?!"
"......몰라. 요양 좀 하면 되겠지 뭐."
몸과 자지는 지켰어도 허리는 조금 있어봐야 하지 않을까. 루나가 몸을 잽싸게 일으킨 사이, 나는 레비즈의 엉덩이를 살포시 눌러당겼다.
"으어어, 진짜 쩐다...."
레비즈는 기절했어도 몸은 본능적으로 안에 들어온 남자를 환영하고 있다. 레어는 주인의 뜻과 상관없이 자기 안으로 찾아온 오크 대부대를 환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스스로 자궁구를 열어젖혔겠는가.
"루나, 우리 이긴 거 맞지?"
"그래. 레비즈 기절했으니까 우리가 이겼어. 적 대장 잡으면 끝난 거잖아."
레비즈의 날개는 옆으로 떨어졌다. 꼬리는 축 늘어져 진흙탕에 떨어졌다. 나는 레비즈를 일으켜 세울 힘이 돌아올 때까지 호흡을 골랐다.
"슬라미아들에게 부탁 좀 하지. 슬라임 드래곤들 싹다 긁어모아서 나를 좀 던전까지 이송시켜다오. 뒷 일은...샤이탄과 에일라에게 맡기마."
"야. 만약에 우리 군단 애들이 적 병력들 못 잡았으면 어쩌려고."
"대장이 도망간 병사들을 못 잡을 리가 있나. 나는 그렇게 약하게 키우지 않았다."
안그래도 승기가 기운 상태에서 레비즈를 쫓아온 것이다. 나는 우리 군단이 토벌대를 상대로 처절했으나 확실한 승리를 했다고 확신했다. 확신하기에 안심하고 긴장을 놓을 수 있었다.
"......루나야."
"응."
"함께 목숨을 걸어줘서 고맙다."
"알면 그냥 조용히 있어. 내가 부하들 부를테니까."
루나는 진흙이 묻는 것조차 신경쓰지 않고 내 옆에 반듯하게 누웠다. 그러더니 하복부를 만지작거리며 배에 손을 올렸다.
고오오오----!!
밤하늘을 향해 은빛의 광선이 쏘아졌다. 이전보다는 훨씬 약하고 파괴력도 작았지만, 루나가 쏘아올린 신호를 보면 금방 우리 군단병들이 달려올 것이다.
"루나야, 너 머리칼에 진흙 다 묻었다."
"나쁠 게 뭐 있어. 이게 다 너 살려준 건데. 여신께서 살려주신 거 아닐까? 나 제발 너 죽이지 말아달라고 여신께 간절히 속으로 기도했거든."
"레비즈 엉덩이 위에서 보비면서?"
"그래. 기도를 어떻게 하든 내 진심이 닿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겠어. 후후, 우리 자지 여신의 총애를 받고 있는 거 확실한가봐."
루나는 내 볼을 쓰다듬으며 베시시 웃었다. 진흙이 묻은 손으로 내 볼에 성흔을 그리는 루나의 장난에 허탈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여신도 나한테 바라는 게 있으니까 그런 거겠지. ...근데 너 왜 자꾸 나를 자지라고 부르냐?"
"틀려?"
"...틀린 말은 아닌데, 우리끼리 있을 때는 자지보다는 자기라는 말이 더 좋은데."
"......."
목숨을 건 비행 때문일까. 달빛에 비친 루나의 얼굴은 다소 상기되어 있었다.
"싫어. 부끄러우니까 앞으로 자지라고 부를래."
"...마음대로 해라. 아, 근데 네 자지 큰일났다."
"뭐? 왜? 허리 아파? 막 박거나 하는 거 못 하겠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나는 내 자지의 견실함과 레비즈의 몸상태에 헛웃음이 나왔다.
"귀두가 자궁구 안으로 들어가서 안 빠져나온다."
"......뭐?"
"씨발, 땅에 떨어지면서 귀두가 자궁구 뚫고 안으로 들어가버리더라고. 근데 이 년이 기절하면서...꽉 닫아버렸다. 미치겠군."
"푸, 푸하하핫!"
루나는 박장대소하며 엎어졌다. 진흙을 흰 피부 전체에 한가득 뒤집어썼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않고 땅을 손으로 치며 깔깔 웃었다.
"하프 드래곤이든 뭐든 우리 자지한테는 안 되는 구나! 후후, 역시 내 거야."
"......아니, 나 지금 존나 심각하다고."
격통 때문에 흐릿해지는 의식이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다. 몸이 체력회복을 위해 마치 스위치가 꺼지는 것 마냥 의식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나...24시간 발기 잘 안 풀리는데...."
"아."
"잘못하면 평생 박고 살아야 할...."
"아, 안 돼----!"
루나는 기겁하며 몸을 일으켰다. 안그래도 오랫동안 레비즈의 손을 잡느라 힘을 썼을텐데, 기절한 레비즈를 내 몸에서 들어올리려고 하니 힘이 부쳤다.
"이, 이 싸움 끝나고 나면 바로 박아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혹시나 내가 깨어나도 안 빠져있거든, 이 년 반드시 구속해놓아다오."
풀썩.
나는 의식을 잃었다. 루나가 레비즈를 들어올리느라 어떻게든 애를 썼지만, 그로 인해 조여오는 자지의 자극보다도 빨리 나는 의식이 끊어지고 말았다.
* * *
파후우의 바람과는 달리, 전장은 여전히 아직 교착상태였다. 정확히는 토벌대의 일부 병사들이 한곳에 모여 서로 등을 맞대고 원형의 진을 갖추고 있었다.
"너희들은 포위되었다.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안드라스의 탈을 쓴 에일라가 유니콘에 올라 나지막하게 제안했다. 포로라고 무작정 죽이지는 않는 분노의 군단 특성상, 인간들에게는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남아있었다.
"라스베가스 조약에 의거하여, 포로는 우리 군단 고유의 교화 과정을 거칠 것이다. 저항하는 자는 죽일 것이며, 저항하지 않는 자는 라스하게 될 것이다."
"라스?"
"마물과 통정하게 될 것이다."
에일라의 말에 군단병들이 하나같이 음흉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오크, 엘프, 안드라스, 하피 할 것 없이 인간들을 훑으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이, 이 미친 놈들! 그게 강간이랑 뭐가 달라!"
"너희는 우리를 죽이려고 했다. 우리도 너희를 똑같이 죽이려고 드는 것이다. 다른 게 있다면 일단 좋아 죽게 만드는 거지."
"차라리 죽여라!"
"얼마든지."
에일라가 손을 들어올리자마자 바람 화살이 병사의 목을 꿰뚫었다. 격렬히 저항하던 자가 한순간에 사망하니, 원으로 사람들을 둘러싼 병사들은 표정이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이...개...!"
"죽여달라고 해서 죽였다. 다시 한 번 더 말하마.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그러지 않으면...너희 병사들과 더불어 너희가 지키고 있는 난민들 모두를 죽일 것이다."
에일라의 협박에 토벌대 병사들의 안에 옹기종기 모인 난민들은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한창 전투중에 또다시 도망친 이들을 제외하고, 살아남은 토벌대 300여명은 대략 700여명에 이르는 난민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원진을 펼쳤다.
그리고 그 원진의 밖에는 분노의 군단이 넓은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수보다 당연히 마물들의 수가 훨씬 더 적었지만, 사람들은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너희를 지키려던 자들은 모두 도망쳤다. 성기사단의 단장인 레비즈 안은 레오 후작령으로 홀로 날아서 도망쳤지. 모험가들 대부분은 제 목숨 지키겠다고 이곳을 떠났다. 너희는 인류지만 인류에 버림받은 것이다."
토벌대와 난민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들 또한 이미 이성으로는 이해하고 있었다. 사제들이 죽고, 하프 드래곤의 모습을 드러낸 레비즈가 하늘을 날아 도망치고, 그에 약삭빠른 모험가도 몰래 전장을 빠져나가 도망쳤다.
결국 남아있는 이들은 도망치지 못하는 난민들이거나, 그들을 지키기 위해 남은 이들이 전부였다.
"마지막 기회다. 투항하라. 투항하면 목숨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
모두가 침묵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포로가 되어야 했으나, 포로가 되는 즉시 인류와 완전히 동떨어지는 건 분명했다.
"혹시나 마왕군에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걱정한다면 괜찮다."
털썩. 에일라는 탈을 벗었다. 어두운 밤에도 찬란하게 반짝이는 금발을 흔들며, 에일라는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는 군단이다. 인간이든 마물이든 구애받지 않는다. 마물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버려라."
휘이이잉----
순간, 남동쪽에서 밤하늘을 향해 은빛의 빛기둥이 치솟아올랐다. 그 빛기둥은 투석기로 날아간 엘프가 쏜 빛기둥이 분명했다.
"...이겼군. 자, 어찌할테냐."
에일라는 멀리서 전해진 승전보에 검을 높이 치켜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살아남기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면, 마물과 섹스하는 것도 못할 이유가 없을테지?"
죽거나, 섹스하거나.
상식을 파괴하는 이지선다에, 결국 인류는 제각기 스스로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