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361화 (361/800)

나 혼자 비만 오크 361편

<--  -->

레비즈는 급히 병력을 인솔하여 던전을 빠져나왔다. 천장이 무너지는 건 전혀 예상치 못했고, 병사들은 혼비백산하며 던전을 빠져나왔다.

"...젠장."

병사들은 하나같이 얼이 빠져있었다. 눈앞에서 본 충격적인 장면에 다들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제대로 싸우면 단번에 목이 달아날 놈이…."

레비즈는 배불뚝이 오크를 생각하며 이를 갈았다. 당장이라도 던전 안으로 달려가서 오크의 심장을 찌르고 성기를 갈라버리고 싶었지만, 던전으로 들어가는 입구 자체가 막혀버렸다.

"이러면 다시 들어갈 수 있나…?"

얼핏봐도 무너져내린 토사는 두터워보였다. 던전을 뚫고 가기까지 한 세월 걸릴 듯 했다. 사람의 힘으로 직접 파려고 하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 게 뻔했다.

"정비가 필요해…."

잠깐 휴식을 취할 시간이 필요했다. 맑은 정신으로 사고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오크에게 애완견 취급을 받던 불쌍한 여인이 떠올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기사단장님! 부디 명령을!!"

토벌대 병사들 중 일부는 벌써부터 던전의 입구에 서서 다시 진격하기를 원했다. 그들은 분명히 과하게 흥분한 상황이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문제였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 딸이 오크에게…!"

"살려주십시오! 제 아내가 인질로 잡혀있을 겁니다! 만약 저 미친 오크가 저지르기라도 한다면, 아아악!"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병사들에게 동정심이 일었으나 레비즈는 그들에게 비정한 명령을 내려야만 했다.

"귀환한다. 자비야바의 진지로 돌아가 재정비하겠다."

"단장님!!"

"검 한 자루로 흙더미를 파낼 수는 없어!!"

레비즈의 일갈에 병사들은 입을 닫았다. 숲이 떠나갈 정도로 크게 울린 레비즈의 포효는 신성력으로 증폭되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저렇게 막힌 통로를 뚫으려면 마법사나 정령사가 필요해! 우리는 급하게 달려와서 대부분 칼잡이들 뿐이고! 모험가들이라도 많으면 다행이지만 그것도 아니지!"

스피카 성에서 던전까지 반나절 가까이 전속력으로 달려왔다. 인질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달려온 남작령 병사들이 대부분이었고, 던전 공략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모험가들은 대부분 자비야바의 근처에 주둔 중이었다.

"전열을 재정비한다! 모험가들에게 던전을 맡겨! 우리는 비어있는 자비야바를, 우리 가족의 집을 우선 탈환한다!!"

병사들의 불만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의기로 인질을 구하기에는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걸 본인들 스스로 체득했기에, 던전 공략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퍼뜩 든 것이다.

"......크흑!"

병사들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살기로 적을 죽일 수만 있다면 던전을 통째로 무너뜨렸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던전은 굳건히 통로가 닫혀있을 뿐이었다.

"자비야바까지 다시 이동한다! 그리고 혹시 이중에 A급 모험가가 있는가---!!"

레비즈의 말에 모험가들 중 어깨 갑옷이 움푹 파인 용병 한 명이 나타났다. 큰 체구에 푸른 머리칼이 산발이 된 남자는 다크엘프들의 바람 화살을 튕겨내다가 어깨를 다친 듯 했다.

"저 혼자입니다. 다른 동료들은 지금 도시에 남았습니다."

"그대의 이름은?"

"바르바."

"오오, 그대가 〈철혈〉의 바르바인가!"

남자의 등에는 자신의 몸보다 더 큰 거대 메이스가 묶여있었다. 던전 안에서 휘두르기에는 레비즈의 것처럼 다소 커보였지만, 남자는 레비즈가 이명을 기억할 정도로 전선에서 크게 활약하던 용병이었다.

"철혈? 철혈이 왜 여기에 있어?"

"최전선에 있어야 할 사람이 어째서 여기에...?"

"아니, 그보다 저 남자가 철혈이라고?"

병사들의 눈에 동요와 안정이 동시에 생겨났다. 단신으로 60위권 던전은 쉽게 토벌할 수 있는 강자가 왜 이곳에 있는지 의문이 들면서, 동시에 이미 몇 번이나 던전을 토벌한 실력자가 이곳에 있다는 것에 안도감이 든 것이다.

물론 레비즈는 그의 존재를 알면서도 일부러 그를 호출했다.

"그대가 보기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입구를 막은 던전을 뚫기 위한 방책은!"

"......중장비를 가져와서 토사를 전부 삽으로 퍼내거나, 땅의 정령과 계약한 정령사를 부르거나, 마법으로 땅을 다져버리거나. 안타깝게도 지금 이곳에 있는 병력으로는 저런 던전을 뚫을 수 없습니다."

관록있는 모험가의 말에 병사들이 침울해졌다. 사기는 떨어졌을 지언정, 당장 던전을 공략하기 힘들다는 명분이 생긴 것이다.

"......어쩔 수 없군! 여신의 종복들이여! 지금 느끼고 있는 분노를 마음속에 담아두어라! 자비야바를 우선 탈환하여 그들이 돌아올 집을 마련한 다음, 전력으로 던전을 치겠다! 교단에 연락하여 성기사단을 부를 것이야!"

토벌대 병사들의 얼굴에 희망이 내려앉았다.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성기사단을 호출하겠다는 성기사단장의 말에 던전을 토벌하여 인질들을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 확실히 생겨난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뒤돌아서는 건 후퇴가 아니다! 빼앗긴 집부터 되찾는 것이다! 자비야바로 다시 진격하겠다--!!"

병사들은 다시 힘차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말은 진격이었지만 다소 발걸음이 무거운 행군이었다. 레비즈는 병사들이 계속 뒤를 돌아보는 것을 알면서도 제지하지 않았다.

'바뀌었어.'

병사들이 자비야바를 공성하고 모험가들이 던전을 공략해야했다. 하지만 적의 계략에 의해 상대가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레비즈는 자비야바로 이동하며 적의 전술을 곰곰이 곱씹었다.

'사람의 마음을 교묘히 이용하는 놈이야.'

던전 공략을 잘하는 모험가들은 비싸보이는 미끼를 던져 자비야바로 끌어들였고, 상대적으로 야전과 공성전에 뛰어난 병사들은 인질을 잡고 던전으로 끌어들였다. 심지어 던전 안에서는 인질들이 어떤 식으로 이용되고 있는지 직접 보임으로써 병사들을 흥분시켰다.

'적에게 말렸다.'

상대가 평범한 마왕군의 대장이었다면 적을 칭찬할만큼 뛰어난 용병술과 계략이었다.

조금 과장 보태어 전선에서 자신이 주로 상대하던 15위 엘리고스나 16위 제파르같은 자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인 오크는 칭찬은 커녕 당장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 너를 따먹겠다.

"이 미친 오크가...!"

생각만 해도 역겹기 그지 없다. 어떻게 마물이 인간을 범하려 들 수 있단 말인가. 오크가 인간은 범하겠다는 말은 곧 자신을 알 낳는 인형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죽여버리겠어.'

그냥 죽이는 걸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그리도 성행위를 좋아하니 우선 그 더러운 성기부터 잘라내어, 오크의 엉덩이에 쑤셔박을 것이다. 성기사단의 이단심문관 중에도 마물에 대한 복수심 넘치는 자가 한 명 있으니, 그에게 부탁하여 오크의 뒤에 달궈놓은 쇠말뚝을 박아달라고 창할 것이다.

'지면 내가 박힐 거야.'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 자신이 몸을 내어줄 수 있는 이는 성검의 용사가 아니면 성에 차지 않는다.

"똑같은 오크인데 왜 이렇게 다른 거야...?"

한 명은 전생에 명망있는 귀족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였는데, 한 놈은 입에 올리기도 싫은 쓰레기였다. 역시 오크는 전부 죽여버려야 한다.

"성녀님...."

레비즈는 성녀에게 기도했다. 혹시나 오크가 성녀를 덮치기라도 한다면 자신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지금은 이쪽에 집중해야지. 적은...최소 30위권의 던전이니."

일부러 흘리듯 말한 소리에 병사들이 흠칫 놀랐다. 왕국의 조그마한 남작령에서 처리하기에는 너무나도 강대한 던전이었다.

'일단 자비야바로 돌아가자.'

기사 그에이가 수행 사제들과 함께 진지를 구축해놓았을 것이다. 인질들이 적어도 살아는 있다고 알게 된 이상, 우선 자비야바를 탈환하는 게 급선무였다.

사아아---

어둠이 가시고 서서히 햇볕이 세상을 비추기 시작했다. 레비즈는 그 빛이 제발 인류의 승리를 기원하는 빛이기를 바라며 창대를 움켜쥐었다.

"그래, 승리하는 건 인류야."

레비즈는 마음을 다잡으며 진지를 향해 움직였다.

두 시간 뒤.

"기사 그에이, 적에게 납치당했습니다! 일반 병사들, 모험가들 중 적에게 납치당한 수가 무려 56...!"

"뭐...라고...?"

본진에 돌아오자마자 레비즈를 반긴 건 인질이 늘어났다는 비보였다.

* * *

모험가 미르프 허트너는 불행히도 적의 기병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듀라한을 태운 유니콘은 자신의 뿔로 남자들의 목덜미 부분을 찔러 납치했다.

목이 찔린 건 아니다. 목 뒤의 갑옷이나 옷이 꿰뚫렸을 뿐이지만, 그럼에도 납치당한 이들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깔깔깔!"

듀라한들은 여성스러운 웃음을 터뜨리며 납치한 모험가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압했다. 올가미 때문에 납치당한 이들은 저항하지 못했다.

와당탕!

납치당한 병사들은 모두 라스베가스의 광장에 던져졌다. 광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오크들은 능숙한 손길로 그들의 몸을 꽁꽁 묶었다. 마치 관속에 누운 미라처럼.

"사, 살려줘!!"

미르프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격하게 저항했다. 몸이 애벌레처럼 말렸지만 고개만큼은 움직일 수 있었다.

"어머, 얘 좀 잘생기지 않았니?"

"인간에게서 여자 냄새 엄청나. ...그것도 아이 낳은 여자의 냄새가."

미르프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두 여인에 침이 꿀꺽 넘어갔다. 한 명은 시체처럼 창백한 피부의 여인이었고, 다른 한 명은 어린 아이같은 외형이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시체 여인의 목에는 목이 잘린 흔적이 남아있고, 어린 소녀의 이마에는 노란 뿔이 달려있다는 것.

듀라한, 그리고 유니콘.

남성형인 놈들은 봤어도 여성형인 자들은 본적이 없었다. 여성이라는 것도 놀라웠지만, 더욱이 놀라운 건 그들이 인간 기준으로도 상당한 미인이라는 것이었다.

"아아. 나는 너희들에게 잡아먹히는 건가?"

"응."

"잡아먹으려고 납치해온 거거든. 흐흐."

듀라한과 유니콘은 미르프를 내려다보며 혀로 입술을 핥았다. 미르프는 그게 요염하다고 순간 생각했지만, 실상은 자신을 잡아먹을 생각에 군침이 도는 셈이었다.

"...자비를! 산 채로 잡아먹지만 말아다오!"

어차피 죽을 거라면 고통없이 죽는 게 낫다. 산 채로 고블린들에게 뜯어먹히던 동료의 모습이 생각난 미르프는 자비를 구걸했다.

"단 번에 죽여주기를…!"

"좋아. 죽여줄게."

"단, 좋아 죽을 거야."

사락, 사락.

듀라한은 바지를 벗어내렸다. 유니콘은 치맛자락을 들어올리며 미르프의 얼굴 위에 올라탔다.

"?!?!"

갑작스레 보인 여인의 음부, 아니 유니콘의 성기에 미르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죽기 전에 내가 헛것을 보는 것인가? 하지만 하체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생생했다.

"군단장님이 그러셨어. 인간은 죽음의 공포 직전에 번식욕구가 절정에 이른다고."

부우욱. 듀라한은 미르프의 바지를 속옷 째로 잡아당겼다. 유니콘의 손 한 뼘만한 길이의, 인간 중에서도 제법 길고 두꺼운 자지가 딱딱하게 굳은 채 고개를 들이밀었다.

"아, 아으, 으아아…?"

미르프는 자신에게 놓인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잡아먹힌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이건 성적으로 잡아먹히는, 흐어억!"

찌걱.

미르프는 귀두를 감싸는 차가운 감촉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온도는 분명 시체처럼 차가웠지만, 귀두를 휘감아오는 건 분명 성경험이 많은 여인의 혀놀림이었다.

"인간…빨아…."

"흡?!"

유니콘은 자신의 고간을 미르프의 얼굴에 갖다박았다. 따스한 햇볕에 놓인 마굿간 지푸라기 같은 냄새가 미르프의 코를 찔렀다.

"......할짝."

미르프는 본능적으로 혀를 움직였다. 수많은 유부녀들을 사냥해 온 그는 피부를 통해 상대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저들은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납치해 온 것이다. 여기서 응하지 않으면 진짜로 잡아먹힐지도 모른다.

"......할짝, 츄릅, 후르릅."

미르프는 최선을 다해 혀를 놀렸다. 다행히 숱한 유부녀들을 건드리며 느꼈던 닭장같은 냄새는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흘러나오는 애액이 말의 젖을 마시는 것만 같았다.

"후후. 그래. 죽기 싫으면 열심히 해야지. 이봐, 인간. 너는 상대를 잘 만난 거야."

듀라한은 입봉사를 멈추고 몸을 일으켰다. 상반신은 중갑을 입은 여인이 하의만 발가벗은 채 자신의 귀두 위에서 조갯살을 비벼대고 있었다.

"크흑?!"

"분노의 군단, 포로를 상대로 하는 라스 시간이야. 우리 둘을 상대로 버텨내면...살아남는 거지."

찌걱. 들어갔다. 자지가 보지에 들어갔다. 인간의 자지가 듀라한의 질속으로 쑥 들어갔다. 남자를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차갑고 끈적한 여인의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살아남으면 너는 인질이 되는 거고…죽으면, 그거지. 복상사."

"......!"

"그러니까 우리 둘을 먼저 가게 해봐...흐읏. 하아, 하아."

듀라한이 본격적으로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갑옷이 절그럭거릴 수록 질은 엄청난 압박감으로 미르프의 자지를 꽉꽉 조여오기 시작했다.

'죽을 것 같….'

하체에만 신경쓰면 괜찮을 법도 하지만, 상대는 둘이었다. 유니콘은 상체를 숙여 미르프의 위에 올라타, 요령좋게 미르프의 치골 부위를 혀로 자극하기 시작했다.

'진짜 복상사할 것 같다…!'

마물과 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진짜 정기가 뽑혀 죽을 지도 모른다. 미르프의 의식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아으, 흐아. ...좀 힘드네."

"파트너, 힘들어? 바꿀까?"

"아냐. 후우, 죽은 남편보다 좀 커서-"

"흐으으읍!!"

미르프는 복상사할 기세로 허리를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인도주의적 포로 대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