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비만 오크 33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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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10분 지났어요."
"쳇."
"끙."
하겐티의 이름에 대한 처우는 일단 차치하고. 생산적인 논쟁을 벌이는 동안 10분의 시간이 지나, 우선 미노타우르스들의 의견을 들어봐야했다. 과연 그들은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누가 먼저 말할래?"
"군단장에게 묻겠소.
미노타우르스 하나가 쭈볏거리며 손을 들었다. 그는 다른 이들의 눈치까지 보며 내게 물었다.
"인간과 박으면, 나중에는 엘프와도 할 수 있소?"
"음…."
나는 곧장 대답하기 난감했다. 인간박이가 꼭 엘프박이가 되는 건 아니다. 쿠앤크 엘프들이 미노타우르스와 하고 싶은 이가 있을 때의 이야기라, 내가 공수표를 날리며 선뜻 확답을 할 수 없었다.
"그건 모르지. 우리 군단은 자유로운 성행위를 지향한다. 남녀간에 마음이 맞았을 때, 그 행위를 축복하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이오?"
"너희들이 엘프들 상대로 하고 싶게 만들지 않으면, 나도 엘프들을 상대로 너희와 강제로 하게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자유의사를 존중하기에 쿠앤크 엘프들은 크림과 쿠키로 나뉘어 각자의 위치에서 군단에 봉사하기로 했다. 다른 일반적인 마물들과는 달랐다.
"그런 말도 안되는!"
물론 내 미묘한 구분에 대해 미노타우르스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던전의 주인, 군단의 주인이 아니오! 명령을 내리면 그만일 터!"
"엘프들에게 싫으면 하기 싫게 허락해주는 것도 내가 주인이니까 할 수 있는 선택이지. 혹시 이중에 미노타우르스들에게 윤간 당하고 싶은 쿠키엘프가 있다면, 나는 얼마든지 그녀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짐을 나르던 쿠키엘프들은 하나같이 질색을 하며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거대한 남근에 관심은 있어보였지만, 넣었다가 가랑이가 찢어질 정도였기 때문이다.
"본인들이 원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역시 커도 너무 크면 안 맞다니까.'
엘프들의 상대는 역시 오크가 딱이다. 엘오딱.
"유감스럽게도 엘프들은 아직까지 너희들에 대해서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듯 하군."
"......죽이시오! 인간에게 박고 엘프와 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지!"
"그래?"
나는 손을 들어올렸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장난스럽게 웃고 있던 쿠키엘프들이 한순간에 활 시위를 당겼다.
"쏴."
새애액--!!
쿠키엘프들의 화살이 미노타우르스의 손발목을 꿰뚫었다. 순식간에 힘줄이 끊어진 그는 하겐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벌러덩 넘어졌다.
"끅, 끄윽…!"
"다음 생에는 엘프랑 꼭 해보길 바란다. 라임, 데려가."
내 지시에 라임과 슬라임 드래곤들은 미노타우르스의 몸을 번쩍 들어올리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무, 무슨 짓을?!"
"먹는 짓."
슬라임 드래곤 한 마리가 입을 쩍 벌리며 미노타우르스의 머리를 베어물었다. 미노타우르스들의 시선이 바로 돌아갔다.
'경험치 효율적으로 올리려면 슬라임들이 먹는 게 맞지.'
죽여달라고 했으니 죽이기야 하자미나, 륜이나 루나가 화살로 쏴죽여도 레벨 차이 때문에 경험치 손실이 올 게 뻔했다. 그럴 바에는 슬라임 부대의 한 끼 식사가 되는 편이 나았다.
"흠흠, 혹시나 말하는데 너희의 선택지는 세 개다. 떠나거나, 우리 군단에서 살 거나, 방금 저 놈처럼 죽거나."
어떻게 죽는지 본보기까지 보였다. 나머지는 이제 미노타우르스들의 선택에 달렸다.
"내가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보겠소."
"그래. ...흠, 뭐냐?"
내게 질문하겠다고 나선 이는 하겐티에 의해 공개 자위쇼를 명령받았던 미노타우르스 중 하나였다. 그는 자신의 고간을 가리켰다.
"인간과 박으라는 명령은 인간을 죽이라는 말이오?"
"음? 왜?"
"그야 내 것이 너무 커서 인간에게는 들어가지 않소. 분명 들어가지 않을 것이오."
"......."
논리정연한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미노타우르스들의 삽입은 거의 피스팅에 맞먹는 고통을 수반할 것이다. 엘프에게 박으나 인간에게 박으나 똑같이 상처를 입을 지도 모른다.
'하피 에일로를 직접 보여줘야하나? 사실 걔들밖에 파트너가 없기는 한데.'
서로서로 3m 체구를 가진 남녀 마족. 미노타우르스들이 엘프가 아닌 하피 에일로와 하는데 거리낌이 없으려면 우선 편견을 버려야했다.
'우리 군단은 종족에 대해서 불가능은 없다.'
인간박이 운운한 건 그만큼의 각오가 되어있느냐 하는 의도로 물었던 것이다. 미노타우르스들의 주된 라스 임무는 하피 에일로들의 상대가 되어주는 거지만, 인간 중에서도 미노타우르스와 하고 싶다는 자가 있을 수 있지 않은가.
'근데 지금 보여주면 진짜를 솎아내지 못 해.'
인간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더라도 스스로 나서서 박고 다닐 전사가 필요했다.
"...네 말이 옳다. 인간은 분명 너희, 특히 너의 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
가능과 불가능의 문제를 따지기 이전의 신체적 차이로 인한 근본적인 문제였다.
"하지만 인간 중에도 그런 쪽으로 단련된 이들이 있다. 이미 우리 군단의 인간들 중 일부는 수많은 남자를 섭렵했지. 고블린, 오크, 슬라임, 안드라스, 워울프, 낙타, 촉수나무, 심지어 후타나리 듀라한까지. 이런 말이 있다. 불가능,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그런 존재가 있다면, 가히 가능성의 짐승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요정들 중에도 분명 누구 하나는 있다.'
"인간을 무시하지말라. 그들 또한 침대 위에서는 한 명의 전사이니라."
"끄응...."
박으면 죽을 수도 있으니 할 수 없다. 그런 가정은 우리 군단에 통하지 않는다.
"샤이탄, 혹시 방법이 있나?"
"성마법 중에 근육 이완 마법이 있습니다. 고통이 조금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어떤 거근이 들어와도 행위 이후에 신체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성마법이죠."
"그렇다고 하는군."
"어, 그럼 그거 쾌감으로 치환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역시 륜이다. 똑똑해."
인간박이의 운명을 거스러려던 미노타우르스의 논리는 완벽하게 논파되었다.
"너희들 인간과 해본 적 있나? 없지? 인간도 엘프도 먹어본 내가 증언하마. 둘이 큰 차이 없어."
사실 차이있다. 아니, 많다. 엘프의 뒤는 배변기관이 아니라 뒤에 달린 질이나 마찬가지인 생식기관이라거나 하는 소소한 차이들이 있기는 하다.
"설마...."
물론 그런 차이는 그들이 직접 경험하면 알게 될 문제고, 미노타우르스들은 내가 그저 '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 했다. 인간과. 사실 내 처음도 인간이 가져갔지. 어찌할테냐. 던전의 주인, 군단장부터가 인간박이다. 그런데도 엘프와 한 번 하기 위해 우리 군단에 들어오겠느냐? 보장은 못한다."
미노타우르스들에게 긴 침묵이 내려앉았다. 나는 또다시 장고의 시간이 필요한가 싶었지만, 다행히 한 녀석이 바로 입을 열었다.
"군단장은...하겐티처럼 우리를 쓸 것이오?"
"그건 너희가 하기에 달렸지."
내 말에 미노타우르스들의 표정이 굳었다. 나는 재빨리 하겐티의 시체를 발로 톡톡 건드리며 첨언했다.
"너희가 하겐티가 했던 것처럼 하면 나도 똑같이 대하겠다. 하지만 너희가 분노의 군단 소속의 한 명으로서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한다면, 결코 하겐티와 같는 추태는 없을 것이다. 나 군단장이 약속한다. 그리고...."
몇몇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만약에 우리 엘프 중 미노타우르스랑 하고 싶다고 하는 자가 있다면, 나는 말리지 않겠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장하도록 하지. 너희가 군단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면 엘프들도 생각이 달라질 터. 이 놈들아, 죽기 전에 엘프랑 한 번 하고 죽어야지? 미노타우르스와 엘프, 생각보다 괜찮군. 다시 태어난다면 나도 미노타우르스로 태어나고 싶을 정도다.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테니. 흐하하!"
"주인님, 뭔가 음흉한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키 얘기는 절대 아닐 거야. 그치?"
"...부정은 않으마."
나는 머릿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자신의 것이 너무 커서 상대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소머리 거인과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어떻게든 넣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작은 엘프.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그리고 파종해서 알을 낳으면....'
엘프와 미노타우르스들이 정을 나누어 엘프를 낳으면, 그 엘프는 젖소엘프가 되지 않을까...?
'내가 신종 만들어본다.'
미노타우르스와 엘프가 결합한 라떼엘프. 종족 특성은 루나처럼....
"좋아. 쿠키든 크림이든 엘프 하나는 미노타우르스에게 무조건 내가 반하게 만든다. 쿠앤크에는 우유가 진리지."
"무슨 헛소리를 하는 지는 모르겠는데, 엘프가 그렇게 쉽게 반할 것 같아?"
"어."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 경험담에 따르면, 엘프들은 그렇게 성적으로 개방적이지는 않아도 흥미 하나는 상당한 종족이다.
"괜히 마물과 접하는 걸 금기로 해놨겠어?"
쉽게 빠지고 반하기 때문에 아예 접근조차 못하도록 금기로 정해놓은 것이다. 무엇에? 남자에.
"숲에 남자가 없던게 다 이유가 있는 거라니까."
분란의 씨앗이 있다면 아예 싹을 잘라버리면 그만. 나와 륜, 루나의 관계가 그러하듯, 한 번 남자에 취하면 마음이 깊어질 대로 깊어지는 성향이 엘프들의 종족적 특성인 듯 했다.
'지금은 다들 오크 한 우물이지.'
쿠앤크 엘프가 되면서 다들 한 번씩 오크 맛을 보기는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엘프들도 새로운 남자를 찾을 것이다. 그들이 각자 제각기 다른 맛을 가지고 있듯, 엘프들 또한 새로운 맛을 찾아 이 종족 저 종족을 찾아다닐 것이다.
"같이 던전에서 부딪히며 살다보면 그런 엘프도 나오지 않을까? '저 미노타우르스, 침대에서는 어떨까?' 라고 생각하는 그런 엘프가."
"저는 주인님이 미노타우르스처럼 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알았다, 륜아. 조만간 성기 확장하는 방법을 찾아보자꾸나."
"히힛."
아무튼 미노타우르스들도 우리 군단에 멋진 활약을 보이면 언젠가 빛을 보게 될 날이 올 것이다. 나는 미노타우르스들에게 당당히 제안했다.
"엘프들이랑 하고 싶으면 우리 군단에 들어와서 노오오오력을 하라 이 말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따라 포기해야하는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미노타우르스들에게는 엘프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지고 있던 관념들을 버려야했다.
"밑도 끝도 없이 엘프랑 하고 싶다고? 인간박이도 안 하고 어딜 엘프부터 건드리면서 꿀을 빨려고!"
아무 논리도 없는 폭거였으나, 인간박이를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도 없이 우리 군단에 들어올 수는 없었다.
"더이상은 기다릴 수 없다! 선택의 시간이다!"
나는 해머를 들어올리며 미노타우르스들에게 선택을 강요했다. 그들 중 몇몇은 쉽사리 말을 하지 못했으나, 나의 강압에 코를 벌름거리던 미노타우르스 하나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소리쳤다.
"인간에게 박을 바에는 인간의 손에 죽고 말지!"
"너 사형!"
나는 해머를 들고 미노타우르스의 머리를 후려쳤다. 아무리 스펙이 뛰어나다고 해도 거의 90레벨에 육박하는 내게는 그저 조금 강하고 덩치 큰 마물에 불과했다.
"끄어엉…."
미노타우르스는 구슬픈 소리를 내며 고꾸라졌다. 나는 해머를 회수하여 반쯤 부서진 미노타우르스의 뿔을 잡아 멀리 집어던졌다.
"오늘 라임이랑 애들 포식하겠군. 다음. 너, 어떻게 할 거냐?"
"......."
내게 지목을 받은 미노타우르스는 눈알을 굴리다가 몸을 일으켰다. 내게 시선을 맞추지 못하는 놈은 웅얼거리듯 작게 속삭였다.
"...던전을 떠나겠소."
"그래? 그럼 너는 일단 저기 통로 쪽으로 가있어라. 다음, 너는?"
"살려준 것은 고맙소. 하지만 도저히 인간과는 못하겠소."
"그렇단 말이지…. 너는 저기 반대편, 함정 앞에 서 봐. 다음?"
"그...그러니까."
"즉답을 못 해? 나는 바쁘다. 다음."
나는 미노타우르스들을 각각 두 곳에 서게 하며 그들을 구분했다. 즉각 대답을 하지 못하는 6마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반 씩 통로와 함정 앞에 멀뚱멀뚱 서있었다.
나뉘어진 부류는 전부 셋.
적개심까지 보이며 거절한 통로 쪽 놈들.
군단에 들어오고 싶어하지만 인간박이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하는 함정 쪽 놈들.
그리고 남들 눈치를 보느라 대답을 머뭇거린 놈들. 나는 내 말에 어영부영하며 답을 못했던 여섯의 어깨에 나의 피로 ★4라는 문신을 그렸다.
"너희 여섯 명. 한 번 만 더 기회를 주겠다. 인간박이의 오욕을 참고 엘프와 할지도 모르는 기회를 얻기 위해 우리 군단에 들어오겠느냐, 아니면 너희도 저들과 같이 우리 군단을 떠나겠느냐?"
"......나는 따르겠소!"
미노타우르스 하나가 허리를 바로 세우며 소리쳤다.
"엘프와 할 수 있다면 뭔들 못할까!"
미노타우르스는 소리를 지르고 눈을 감아버렸다. 옆으로 퍼진, 군단을 떠나기로 한 미노타우르스들은 역겨운 벌레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정말 인간과 할 수 있겠느냐?"
"물론이오! ...그것이 군단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이라면, 나는 이 자리에서 당장 하겠소! 인간을 데려오시오, 나의 새로운 주인이시여!"
미노타우르스는 바지까지 벗어내려했다. 나는 잽싸게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좋다. 그 기개다. 너에게는 '진심'이 느껴지는 구나."
새로운 인간박이는 언제나 환영이다.
========== 작품 후기 ==========
아래는 스포
나아아아중에 진짜로 할 예정